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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이 친구 혹시 아세요? 8
1부 팬과 덕 1 팬 : 그날이 오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12 어서 말을 해 15 홍대 앞 작은 공연장 ‘클럽 타’ 19 야구 앞에서는 전사가 되는 이들 24 트레이드도, FA도, 은퇴도 없는 사람들 28 그날이 오면 32 2 아빠의 눈물 : 아빠, 왜 울어? 너와 나는 태양처럼 젊었다 36 고향의 영광과 치욕 40 서울 깍쟁이의 등장 43 나의 화려한 날은 가고 49 일어나, 챔프! 51 3 덕 : 부지런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터넷이 낳은 신인류의 사랑 56 타틀즈 60 진정한 팬은 누구? 65 계파 68 흔하지 않은 경우 72 4 성덕? : 성립될 수 없는 말 ‘성공한 덕후’ 성공이냐, 실패냐. 76 안팀장과 야잘잘을 79 뷰철민과 톺아보기 83 야잘잘러 86 레전드 넝쿨 캐기 89 5 성덕! : ‘덕’분에 운 좋은 ‘덕’후 SBS스포츠와 ESPN 92 음악이 야구를 만났을 때 95 시구 앞에 헌신짝처럼 버린 팬심 100 잠실 그라운드 가장 높은 그 곳 104 많은 분들의 덕분입니다 110 6 이별 : 엘지와 이별한 선수들, 매일 이별하며 사는 팬들 백투백 혹은 랑데부 홈런 114 국내 최고의 외야수 ‘김잠실’ 119 2009, 2012, 2013 시즌 MVP 121 왠지 나를 그런 쪽에 가깝게 했소 126 징글징글한 첫사랑 131 2부 야구 소년 7 재욱이 형과 김재박 : 그날 내 인생에 가장 큰 낙인이 찍혔다 제기동 미도파백화점 136 나왔다, 《소년중앙》 8월호! 140 MBC청룡과 그라운드의 여우 142 우리들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일들이 145 8888 147 8 야구와 만화, 그리고 야구 만화 : 독고탁과 히로, 소년의 미래와 아저씨의 과거 삼위일체 150 안녕, 독고탁! 153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156 갑자원을 향하는 고교야구 선수가 되어 159 둘이 예전처럼 친했으면 해 163 9 유니폼과 숫자 : 등에 박힌 번호가 아닌 가슴에 걸린 그 이름을 위해 사실은, 정말 입어보고 싶었어 168 7번 하면, 역시 172 자신의 번호와 함께 은퇴한 노송 177 Revolution #9 180 그저 숫자일 뿐 184 10 야구 영화, 그리고 야구와 영화 : 30년 후 꿈의 구장에서 이뤄진 꿈 잘 만든 것 188 옥수수밭에 나타난 야구 선수들 191 동네 공터에서 한 마지막 야구 194 야구도 널 사랑해줬어? 198 11 형 : 형이네 몇 년생? 200 편지엔 이렇게 쓰지 않았잖아 204 긴 머리 휘날리며 눈동자를 크게 뜨고 207 What! Why Not? 210 숨 가쁘게 살아가는 순간 속에도 214 3부 숫자 너머의 감동 12 잠실구장에 가까워지면 냄새가 난다 : 다시 보기도, 설명도 없는 불편한 좌석의 감동 겨울엔 사랑방 중계 220 피리 부는 사나이 224 주세페 메아차 혹은 산 시로 227 어떤 오디오도 라이브를 이길 순 없지 229 13 공 : 저 하늘 위를 나는 흰 점 홍키공 234 선수는 멈추고 관중은 쫓는 공 236 운명을 바꾼 1구 238 우표 수집책은 어디 갔을까 243 다 같은 공이 아니다. 245 14 말 : 띄우거나, 말리거나, 망치거나 멋이 넘쳐 흘러요 248 금값이 비싸다 252 거추장스러운 고추장 255 말의 잔치를 벌여보자 259 15 멋 : 숫자 뒤에 무엇 환상 속의 그대 262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266 위풍당당 행진곡 268 왕종훈 271 한 번을 만나도 느낌이 중요해 273 16 엘 ‘지우’ 승 : 엘린이의 탄생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276 역으로 가나요 278 많이 컸네 281 이제는 날아오를 시간이라고 생각해 286 기도하는 사랑의 손길로 289 ** 클로저 야구도 널 사랑해줬어! 297 에필로그 3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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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강을 넘기 직전 누군가 뒤에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말렸다면 나는 넘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지금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몸과 마음이 더 깨끗하고 건강할까? 알 수 없다. 인생에는 만약이 없다. 야구가 그렇듯이.
---p.15 나는 내가 좋고 편하고 잘하는 방식으로 야구를 마음껏 좋아했고 여전히 좋아하고 있다. 그랬더니 엄청난 일들이 생겼다. 남들은 나를 ‘성덕’ ‘슈퍼팬’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 나에게 야구에 입문해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하면 항상 같은 대답을 한다. 어느 선수건, 어느 팀이건 좋으니 그냥 한번 야구를 보시라고. 그러다가 어느 쪽에 흥미가 생기면 한껏 좋아해 보라고. ---pp.73-74 유니폼 등 뒤에 박힌 번호가 아닌 가슴에 걸린 그 이름을 위해 뛰라는 말은 감동적이다. 하지만 그 유니폼 앞의 팀 이름에 뒤에 걸린 숫자가 합쳐지면 그 감동은 더 커진다. ---p.186 “선생님은 레드삭스를 정말 사랑하죠. 그런데 레드삭스도 선생님을 사랑해주던가요?” [나를 미치게 하는 남자Fever Pitch]에 나오는 그 학생의 대사에 나를 포함해 잠시 멍했던 사람들이 분명 꽤 있었을 것이다. ---p.199 다른 공보다 크기도 작고 흰색이라 사인을 받아 보관하기도 좋아서 전 종목 중에서 사인볼이 가장 많은 것도 야구다. 야구공은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와 팬을 더 밀접하게 연결하는 매개체다. 방망이, 글러브를 사용하고 베이스가 있어서 이름조차 ‘베이스볼’이 지만 언제나 야구를 상징하는 것은 빨간색 실밥이 그려진 야구공이다. ---p.237 마라도나는, 그리고 그의 두 골은 단순히 점수와 숫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묘한 점이다. 결국은 숫자의 합으로 승리를 얻고 그것이 최고의 가치인데, 더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것은 숫자 뒤에 있는 다른 것들이다. ---p.265 잠실구장에 가까워지면 냄새가 난다. 그냥 코로 느껴지는 후각에의 특정한 자극이 아니라 온몸의 감각과 마음에까지 와닿는 그런 ‘냄새’가 난다. 지하철역에서 내리는 날엔 이미 플랫폼에서부터 그 냄새가 종합운동장역에 진동을 한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우르르 내리는 사람들의 유니폼과 모자에서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개찰구를 지나 뛰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발에서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음료수랑 오징어를 놓고 손님을 부르는 아주머니의 목소리에서 나는 것 같고, 바람을 빵빵하게 넣고 탕탕 쳐보는 응원봉에서 나는 것도 같다. (……) 중계로 얻을 수 있는 그 많은 것들을 물리칠 수 있는 바로 이 냄새. 다시 보기도 없고, 친절한 설명도 없는 데다 때로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물어봐야 하고, 잠깐 한눈이라도 팔면 공이 어디 있는지 찾는 데도 한참 걸리고, 비좁은 좌석에 가방 둘 곳도 마땅치 않고, 화장실에 가려면 연신 고개를 숙이며 몸을 굽혀 나가야 하는 이 불편함을 모두 이겨내는 이 냄새. 바로 이것 때문에 야구팬들은 피리 부는 사나이에게 홀려 따라간 아이들처럼 잠실구장을 찾는다. ---pp.224-226 야구는 정말 입체적인 경기다. 수많은 선수들이 구석구석에서 자기 역할을 깔끔하게 해내고서야 비로소 한 경기를 이길 수 있다. ---p.328 빗맞은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고 2루수 신민재의 글러브로 들어간다. 해냈다. 엘지트윈스가 1994년 통합 우승 이후로 29년 만에.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이 순간을 상상했다. 어떤 기분일까. (…) 역시 오지환이 가장 많이 울까. 아니면 임찬규가 뛰어 나오지도 못하고 덕아웃에서 울고 있을까. 의외였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약간 따뜻해지는 느낌 정도다. 눈물도 나오지 않고 마운드로 몰려가는 선수들의 뜀박질도 느린 화면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한과 설움이 소용돌이 치면서 적어도 몇 분간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줄 알았는데. 마음속에는 한 문장만 떠오른다. “이게 뭐라고….” ---p.343 감정이 조금씩 올라온 건 관중석의 엘지 팬들을 바라보면서였다. 저 많은사람들의 삶에서 겹치는 것이라고는 엘지트윈스 하나 정도일 텐데 저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수건을 들고 똑같은 마음으로 야구장을 지켜보고 있었구나. 이 순간을 직접 눈에 담기 위해서 그렇게 어렵다는 티켓 전쟁에 뛰어들고 또 성공한 거구나. 누군가는 두 팔을 들며 활짝 웃고 누군가는 몸을 숙여 오열하는 모습을 보니 그 안에 내가 보였다. 그 긴 시간 동안 환호하고 좌절하고 기뻐하고 슬퍼했던 내 모습이 모두 담겨있었다. 그래, 참 긴 시간이었다. 20대였던 내가 50대가 되었으니. ---p.3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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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유광 점퍼를 입히다
디자인도 바뀌었다. 기존 디자인이 야구팬을 겨냥했다면 이번에는 ‘엘지’팬에 더 집중했다. 표지에는 엘지트윈스 유니폼 위에 유광 점퍼를 입혔고, 추가된 50여 쪽도 유광 점퍼를 느끼도록 했다. 1994년부터 2023년까지의 기록을 추가 ‘클로저’ 파트에 들어간, 개정판에서 추가된 내용은 1994년 엘지의 통합우승 후 2023년 통합우승까지 29년간의 기록이자 통한의 에세이다. 저자는 각 시즌의 안타까웠던 순간들, 앞이 보이지 않았던 시간들, 기를 쓰고 이겨내려고 했던 상황들을 장인처럼 한땀 한땀 복기해 넣었다. 《야구도 널 사랑해줬어?》에서는 마음이 너무 아파 차마 쓰지 못했던 내용들이다. 엘지팬의 29년 추억이 담긴 사진도 팬들로부터 받아 함께 넣었다. 이제는 유물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오래되고 흐릿한 사진부터 2023년 야구장을 찾은 사람들의 미소까지, 서로 모르고 있었지만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 남긴 것들이다. 이 책에는 야구팬만이 알 수 있는 디테일이 문장 속에 숨어 있다. 같은 팀이라면, 처음 만나도 짧은 질문과 대답으로 서로를 안아주고 보듬어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엘지팬이라면 알 수 있는 에피소드와 느낌 하나하나가 문장 속에 살아 있다. 1994년 우승을 경험한 세대라면 30년 가까이 야구와 친구로 지낸 내 속을 환하게 보여주는 문장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올라올 것이다. 숫자 너머의 감동 무엇보다, 이 책은 좋아한 것을 한껏 좋아한 이야기다. 저자는 “웃다 화내다 울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껏 좋아하면, 그 대상은 나중에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큰 기쁨을 전해준다”고 이야기한다. 남들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날, 자나 깨나 항상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오랜동안 곁에 두고 좋아하라고, “애정을 주는 것을 아끼지 않으면 정말 엄청난 일들이 벌어진다”고 이 책은 이야기한다. 승리의 감동, 팬심이 주는 감동, 숫자 너머의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며 웃다가 울며 낄낄거려 보기를! 저자와의 일문일답 Q: 《야구도 널 사랑해줬어?》의 개정판 《야구도 널 사랑해줬어!》를 쓴 이유는? 2021년《야구도 널 사랑해줬어?》를 쓰던 때 엘지트윈스는 아주 오랜 암흑기를 끝내고 강팀으로 도약하고 있었다. 이 책은 그때까지 버티고 버티던 나와 팬들을 위한 어떤 위로의 메시지였고, 아울러 이 야구라는 오랜 친구가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까지 인생의 대부분을 쏟아부었는지에 대한 우리들의 회고였다. 2022 시즌에 꿈에도 그리던 우승을 차지한다면 이 긴 여정에서 한 번쯤 부둥켜안고 같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전환점이 되리라 생각했다. “야구도 널 사랑해줬어?”라는 대사가 나온 영화 [나를 미치게 하는 남자]도 그 긴 시간 보스턴 레드삭스를 응원하고 있는 팬들이라면 이런 영화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졌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영화가 제작되는 동안 86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었다. 그리고 엘지트윈스에게도 때마침 그 타이밍이 찾아온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 기대는 다시 한번 무너졌고 2023 시즌에 한 박자 늦게 우승이 찾아왔다. 정말 야구는 날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 이듬해, 갑자기 이 친구가 사랑 고백을 해버린 것이다.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차마 쓰지 못했던 얘기들을 넣어 “야구도 널 사랑해줬어!”라고 외쳐야만 했다. Q: 《야구도 널 사랑해줬어!》를 쓰려고 마음먹은 것은 언제인지? 숱한 위기를 딛고 드디어 정규 시즌의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1994년 이후로 누리지 못했던 영광의 순간이 현실적으로 다가올 때였다. 원래의 책에 유광잠바를 입혀 지난 책에서는 넣지 못했던 영광의 순간을 담아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하고 정작 한국시리즈에서 패하면 그때 내가 받을 심리적 타격과 다른 팀 팬들로부터의 손가락질이 겁나기도 했다. 그래도 써야 했다. 나와 함께 이 길을 걸어온 동료들의 절절한 마음을 담아. Q: 누가 이 책을 읽었으면 좋은지? 2023 시즌 통합우승을 보며 깨어난 전국, 아니 전 세계의 엘지트윈스 팬들이다. 매일 야구를 끊으면서 또다시 야구장으로, TV 앞으로 모이던 야구팬들. 간절하게 우승을 바라고 있는 다른 팀의 팬들도 팀의 이름만 바꾼다면 모든 내용에 공감할 것이다. 나 혼자가 아님을, 같이 가고 함께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Q: 야구를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가장 오랜 친구. 29년간 ‘엘지트윈스’는 떠나가버린 첫 연인 같은 존재였지만, ‘야구’라면 얘기가 다르다. 야구는 언제나 나와 함께하고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가장 오랜 친구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야구는 그런 친구다. 올해도, 내년에도 야구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Q: 엘지팬들에게 한 마디 그동안 너무 애쓰셨습니다. 그 누가 우리의 마음을 다 알까요. ‘우승 적기, 왕조 시작’에서 우승, 적기, 시작 이 세 단어를 빼겠습니다. Q: 엘지 아닌 야구팬들에게 한 마디 엘지트윈스는 떄로는 시기의 대상이었고 주로 비아냥의 대상이었습니다. 엘지트윈스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팬들의 마음을 다독여준 분들께 다시 한번 크게 감사드립니다. 지금 야구로 인해, 자신의 팀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눈을 들어 엘지트윈스의 팬들을 보세요. 영원히 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시간이었지만 결국엔 오고야 말았습니다. 나는 그대들이 야구와의 연을 끊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압니다. Q: 남은 이야기… 우승을 했지만, 새로운 시즌부터 다시 분노와 좌절의 회로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걸 모두가 안다. 야구는 참 입체적인 경기고 시즌도 어마어마하게 길다. 시즌의 절반 정도는 욕설을 하고 머리를 쥐어뜯을 것이다. 144경기 중에서 두 손이 머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저 높이 올라가는 일이 조금 더 많기를 기대할 뿐이다. 야구도 널 사랑해줬지만, 사랑한다는 건 끊임없이 변한다. 어쩌면 시간이 끝날 때까지 그 사랑을 계속 확인하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야구가 있어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