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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산 좋고 물 좋은 자그마한 동네, 어두니골 1부 꽃이 피던 그때 그 시절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싸우게 된 원인 ‥풋고추석박김치 미역을 메고 오빠가 돌아왔다 ‥미역국 이로 박박 긁어 먹다 ‥우유 가루떡 공기 천 판 내기 결전의 날들 ‥주먹밥 보솔산 수리취 누가 다 뜯어갈까? ‥수리취떡 할머니의 누에 사랑 ‥꽁치구이 멀리까지 나물 뜯으러 가는 날 ‥곤드레밥 전나무 잎으로 살아난 팔불출 할아버지 ‥전나무 물 나물 한 다래끼와 바꿔 먹는다 ‥요술양념장 아이가 계란을 깨뜨려도 좋다 ‥계란찜 고기 맛이 나는 맛있는 가루 ‥미원국 산에서 나는 으뜸가는 자연 간식 ‥송기 신랑이 제대하기 전에 한글을 배우자 ‥삶은 감자 2부 동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다 옥선이네 집에서 퉁소 소리를 듣다 ‥강냉이냉죽 탄탄하고 씩씩하게 자란 찐돌이네 아이들 ‥개구리구이 쌀보다 옥수수가 맛나네 ‥풋강냉이기정 삼복더위에 여자들끼리 가는 피서 ‥생떡 미역국 낮에도 맘 놓고 수영할 수 있는 옷 ‥고얏국 아침에 따서 바로 요리해 먹다 ‥첫물 고추무침 옥자는 많이 컸습니다 ‥삶은 강냉이 영철이 아부지, 왜 호박잎을 안 먹어유? ‥호박잎쌈 삼치라우 여울물을 타고 온 아이들 ‥골뱅이죽 빠지직 빠지직 가재 씹는 소리 ‥가재죽 동네에서 큰 솥단지째 끓여 먹던 죽 ‥어죽 천렵꾼들이 모였습니다 ‥쏘가리 회 어렵게 수확한 보리를 타작할 때 ‥보리밥 꼬투리를 하나하나 까야 한다 ‥파란콩 순두부 마낙쟁이가 된 큰오빠와 작은오빠 ‥장어죽 3부 온 가족이 일을 하다 무슨 일을 하든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단풍들이 깻잎 집안에 큰소리가 나는 원인 ‥꽃계란 하늘이 세상을 만들 때 그렇게 만들었단다 ‥도토리밥 돌아서면 먹고 돌아서면 배 꺼지는 타작날 ‥타작밥 바느질보다 미꾸리를 잡고 싶습니다 ‥미꾸리찜 세 번째 큰 무로 뽑아오거라 ‥고등어머리찌개 오늘 자네만 믿네 ‥동동주 온 가족이 호박을 줍는 동안 ‥연두색 호박국 모두 묵 쳐 먹고 가시길 바랍니다 ‥도토리묵 노래자랑에 노란 원피스를 입고 나간 수희 ‥전병 옥순이가 찾던 중앙청 꼭대기 같은 밥 ‥밤밥 이밥에 채김치 넣고 양푼째 올리는 제사상 ‥이밥 뱀이 밤한테 얻어맞고 나한테 달려들었어 ‥삶은 밤 시누이와 올케가 열심히 만든 떡 ‥추석 송편 도야지 내장국 먹는 보름 미리 잔치 ‥돼지국밥 4부 한가한 날, 술 한잔 같이하다 둘은 구덩이 파고 여덟은 등 두드리는 거 ‥꽁맨두 한바가지 할머니의 마지막 감자떡 ‥나이떡 메밀로 만들어 콧등 치던 어머니 음식 ‥꼴두국수 김장 날, 속을 데우기 위해 먹는 죽 ‥배추 밑동죽 평생에 한번은 실컷 먹어보자 ‥굴비구이 혼자 있을 새가 없는 일교 어머니 ‥메밀 적 억부 어머니가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양식 ‥미꾸리탕 고기는 눈 닦고 보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밀만두 내 언제 한번 먹게 해주꾸마 ‥총각무 동치미 그해 겨울은 고소했네 ‥잣죽 촌스런 나물을 먹고 가는 대화 할머니 ‥콩비지밥 어메는 어디 가고 언나들끼리 쌀을 빻나 ‥절편 고추는 머리 쪽을 들고 먹어야 한다 ‥콩죽과 고추 장아찌 대보름에 처녀들은 밤새 노래합니다 ‥찰밥 백사를 잡았다고 소문냅시다 ‥감기약 60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되다 ‥팥죽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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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사람, 맛있는 언어, 맛있는 음식.
요술양념장을 만드는 새댁, 수리취떡 잘 해먹는 수리취떡이네, 시간이 아까워 주먹밥을 먹어가며 공기 천 판 내기를 하는 소년들, 돌 밑에 손을 넣고 눈을 하얗게 치뜨며 개구리를 잡는 소녀 등 하나같이 맛깔난 사람들이다. 여기 사람들은 싫어서 고개를 타래미고, 쌀알이 마들마들 남은 떡을 찌고, 은절 들었다 깨성해 일어나는데, 이런 싱싱한 사투리를 오물오물 읊조리다 보면 말맛이 꾸수름하다. 음식 얘기는 해서 무엇하랴. 산비탈 그늘에 묻어놨다 봄에 먹는 풋고추석박김치부터 싸릿가지에 구워 먹는 보리꽁치, 나물밥에 나물 반찬, 생떡을 넣은 미역국에 파란콩 순두부까지 온갖 그리운 음식들이 깨 쏟아지듯 나온다. 그러니 이제 산에서 나물 한 다래끼 캐고 밭에서 팔뚝만 한 강냉이 따고 강에서 고기 잡아 어죽 끓여 먹는, 자연이 곧 밥상인 큰어두니골 작은어두니골로 함께 떠날 일만 남았다. - 권여선 (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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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오리지널 ‘먹방’ 아닐까요?
사람들은 ‘먹방’ 예능을 좋아합니다. 화려한 요리의 비주얼과 출연자들의 탄사가 보는 사람의 시각 청각과 함께 미각을 자극하지요. 제 직업은 드라마 PD지만, 저는 TV 시청보다 독서를 더 즐깁니다. 똑같은 이야기라도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활자를 통해 머릿속에 그리는 게 훨씬 더 재미나요. 글자가 만들어내는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거든요. 『강원도의 맛』을 읽는 내내, 감각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어린 시절 시골 풍경이 생생하게 눈앞에 그려져요. 어머니가 고시랑고시랑 들려주는 정겨운 수다가 귓전을 울리고요.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느새 입안에는 군침이 가득 고입니다. 이런 게 오리지널 ‘먹방’ 아닐까요. 마을 사람들과 음식과 정을 나누는 대목에서 고향의 풍경을 다시 만납니다. 손주에게 옛이야기 들려주듯 흥겨운 수다를 풀어주시는 어머니 덕에 책장을 넘기다 말고 문득 추억에 젖어봅니다. 나이 70에 글 쓰는 재미를 알아버린 작가님 덕분에 오감충족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 김민식 (PD,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