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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 51부나도 가로등 하나로 서 있고 싶다 ― 14볼펜 ― 15호수에 내리는 비 ― 16냉이꽃 ― 17삐져나오다 ― 18사막과 선인장 ― 19히말라야 ― 20기회 ― 22늙은 나무의 노래 ― 23밑바닥 ― 24관계의 무덤 ― 26지하철을 타면 ― 27신데릴라와 유리구두 ― 28들개 ― 30다시 돌아갈 수 있는 지점에서 ― 32시지포스 오디세이아 ― 34불을 켜지 마세요 ― 362부거대한 문 ― 38별밤 ― 41손톱 ― 42당신을 우러르는 내가 있습니다 ― 42천 번 만 번 되풀이 되어도 ― 46입춘 ― 48물고기와 바다 ― 49태풍 속에서 ― 50마음을 쓰자 ― 52박꽃 ― 53하얀 사슴 ― 54사랑의 마술 ― 57셋 ― 58따지고 보면 ― 59설탕 ― 60중독 ― 61뒷모습 ― 623부화산 ― 64거울도 사진처럼 ― 65갯벌에 누워있는 목선 ― 66꽃에 비하면 ― 68친구에게 ― 69인생의 파도 ― 70인연 ― 71나무 이야기 ― 72다시 월요일 ― 73마르크 샤갈의 전시회장 ― 74짝퉁세상 ― 76양파를 위한 변명 ― 78질투 ― 79희망을 희망함 ― 80뱀 ― 82소식 ― 844부그릇 ― 86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 87세상의 중심 ― 88구토 ― 90벽과 경계 ― 91하늘 ― 92새 문양 ― 93사이의 시간 ― 94한번 울었으니 됐어 ― 95우리 아버지 동옥 씩 ― 96파블로프의 개 ― 100지평선 ― 101커피를 마시는 이유 ― 102사랑을 고백하러 갈 때처럼 ― 104나무가 구불구불 자라는 것은 ― 105정물화 ― 1065부그림자 ― 108모르는 번호 ― 110사골국물 ― 112성인식 ― 114지하철 종로3가역 ― 116친절에 대하여 ― 120모카커피를 마시며 ― 121헛물을 켜다 ― 122천사를 찾습니다 ― 124절구를 찧으며 ― 126시나위 ― 128간절한 것은 한 번으로도 충분하다 ― 130자장면을 먹으며 ― 132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많다 ― 134여름에서 가을로 ― 136유언 ― 137해설 작은 풀꽃도 지레 지지 않는다 · 장영우 ―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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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쓸 때꽃이라는 명사 앞에아름답다는 형용사를 붙이면식상해진다고 합니다밤하늘을 수식하는 어둡다는 표현처럼그러나 어찌사랑하는 당신을 당신이라고만부를 수 있겠습니까조금은 식상해도사랑하는 당신이라고 부를밖에요백야를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는어두운 밤이 식상하지 않을 것입니다벌과 나비가 날아드는 꽃이 아니라파리를 끌어들이는 시체꽃을 본다면아름다운 꽃은 식상하지 않을 것입니다사랑하는 사람에게는사랑하는 당신이 식상하지 않은 것처럼꽃을 보며‘아, 아름답구나’ 하는 경탄은천 번 만 번 되풀이되어도식상하지 않습니다내가 당신을 부를 때사랑하는 당신이라 부르는 것을지겨워하지 않는 것처럼무언가가 식상해졌다면그것은 표현 때문이 아니라마음이 보이지 않아서겠지요- 「천 번 만 번 되풀이 되어도」, 전문이 시를 길게 전문을 인용한 것은, 이 시가 윤서주의 ‘사랑론’인 동시에 ‘시론詩論’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윤서주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당신’이라 부르지 않고 현란한 수사와 비유로 치장하는 것은 사랑의 순수성을 왜곡하거나 폄훼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는 그의 시가 대체로 간결·직절한 어법으로 핵심만 꿰뚫는 특질을 지니고 있음을 보아왔다.윤서주는 사랑과 시가 식상해지는 이유가 “표현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보이지 않아서”라고 설명하지만, 그가 「마음을 쓰자」에서 강조했듯이, ‘마음’ 못지않게 중요한 게 ‘몸’, 즉 ‘실천’이다. 그리고 그 ‘실천’은 사랑하는 사람과 시를 읽는 독자에게 자기 마음이 정확하고 진실되게전달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고, 그 ‘방법’이 전적으로 ‘언어의 운용’에 의해 이루어질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동서고금의 모든 연인과 시인이 ‘사랑하는 당신’이란 자기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수사와 조사措辭를 차용해온 것도 상투성(cliche의 식상함을 피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연인과 시인은 상대에게 자기 마음을 좀 더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수많은 밤을 새워 자기만의 표현을 창작해내는 것이다.윤서주 시는 버스정류장에 문득 피어난 한 송이 하얀 냉이꽃 같은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정신세계는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 히말라야처럼 짱짱한 오기로 빛난다. 특별하고 괴기한 상상력이나 비유에 기대지 않고 무덤덤하게까지 느껴지는 그의 시가 좀 더 단단하게 영글고 큰 파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마음’만이 아니라 ‘표현’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말조차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을 터이다. “시는 마음을 쓰는 것이며, 그것은 결국 몸을 쓰는 것”이란 자기만의 시론을 그는 이미 터득한 시인이기 때문이다.- 장영우·문학평론가시인의 말첫 시집을 세상에 내보낸다두렵고 떨린다태풍 속을 스스로 헤쳐 나가기 위하여더 이상 태풍에 휘둘리지 않기 위하여힘들어도 한 발 더 나아가자삶이란 늘 내딛지 않은 아득한 한 발 앞에 있지 않은가좋은 시정직한 시를 쓰기 위해진실 곁에 머무는 용기 있는 시인이 되도록노력하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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