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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부- 무중력 호텔 빨간 유도등 오이 모독죄 부드럽고 달콤한 맛 크리스마스 케이크 죽은 영혼이 기억처럼 다가왔다 앉아 싸 무표정한 아름다움 자줏빛 감자 큐피드의 전파 수크디오 바이러스 2부- 목욕물이 출렁거린다 서랍 속의 이무기 치킨 중독 헛바퀴 밥이나 잘 챙겨 먹고 다녀라 약속의 콕 내 인생의 판타지 인어공주 상생 파티의 추억 담배 한 개비 미개인 소울 치과 3부- 쓴 그림, 그린 글 달걀을 세웠던 아빠 재다이얼 유 오케이, 아임 해피, 한잔해 연기벌레의 충동 끝은 곧 시작이니까 굴절 밥맛 나는 사람 라이방 푸른 수염의 변태 핑크의 환생 비었지만 가득한 다 식은 투메릭 진저 춤추는 하얀 국화 고목은 언제나 나를 내려다본다 |
김주욱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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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를 무슨 맛으로 먹느냐고 묻는다면 담백한 맛의 깊이를 아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심오하고 묘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 p.19 「부드럽고 달콤한 맛」중에서 여자의 매운 손맛이 온몸에 퍼질 때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p.49 「큐피드의 전파」중에서 기다리는 동안 한지에 싼 어머니의 뜨끈뜨끈한 유골 가루를 배에 대고 있었다. --- pp.82-83 「밥이나 잘 챙겨 먹고 다녀라」중에서 알코올 냄새를 맡은 촛불이 활활 타오를 때 상생 제례의 진행자는 주크박스를 열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 과학자들이 만든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악을 틀었다. --- p.110 「상생 파티의 추억」중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싫을 때는 시선을 더 끌었고, 시선을 받고 싶을 때는 시선을 끌지 않았다. --- p.172 「라이방」중에서 모두 경건한 의식에 빠졌을 때 나는 머리에 흰 국화를 올리고 골반을 돌리면서 춤을 췄다. --- p.203 「춤추는 하얀 국화」중에서 처음 내 집에서 잤던 날 그녀는 서둘러 옷을 입고 지갑에서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베개에 올려놓았다. --- p.208「고목은 언제나 나를 내려다본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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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경계를 넘어서다
『찰나』의 이야기들은 10분 남짓, 다섯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분량이지만 읽고 난 뒤의 여운은 깊고 크다. 각각의 소설들은 좁은 텍스트 속에 머무는 데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소설 바깥을 꿈꾼다. 김주욱이 그려낸 각각의 세계관 속에서 기존의 엄격하고 근엄한 질서는 가볍게 전복된다. 농담과 은유에 바탕한 그의 문장은 우리 생의 아이러니와 위선을 날카롭게, 그러나 산뜻하게 포착해 낸다. 이어 마지막 3장의 소설들은 소설의 외피를 넘어,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과 어우러지며 독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늘의 독자에게 소설 너머의 소설, 『찰나』를 통해 새로운 소설 읽기를 경험할 것을 권하며, 일상과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김주욱의 소설이 다음 번 가 닿는 곳이 어디일지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