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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마음 읽기 : 상처거나 그리움이거나
자서전 … 12 그리움 관찰일지 … 14 청춘 기록 … 16 지그시 눈을 감고 … 17 가족사진 … 19 추억은 전화도 없고 … 20 내 뒷모습은 … 22 서른아홉의 간이역 … 24 동병상련 … 25 중년 … 26 행복요양원 그 여자 … 28 낭만 … 30 섬 … 31 그리움 … 33 안부 … 35 지금도 … 36 첫눈 … 37 2부 고백하기 : 독백 혹은 성찰 고백 … 40 사막여행 … 41 강물 … 43 해 질 녘의 단상 … 44 여행 중 … 46 뻔한 일요일 … 47 나도 가끔은 … 49 시작(始作), 시작(詩作) … 51 딱 좋은 날 … 52 어느 자작나무의 장례식장에서 … 54 이삿짐의 재발견 … 56 안부 2 … 58 나는 나쁜 시를 쓰고 있었다 … 59 이별의 문법 … 61 고백의 순간 … 62 가을이 가난해서 … 63 틈 … 64 3부 안아 주기 : 사랑 그리고 위로 고향 … 68 치유의 시간 … 69 마음 풍경 … 71 사모곡 … 72 행복 … 74 사랑법 … 75 엄마 생각 … 77 돌이켜 보면 … 78 사랑 … 80 그리고 사월 … 81 사랑, 그거 … 83 힐링캠프 … 84 미안하다 … 86 선물 … 87 자꾸만 눈물 나려고 해 … 89 어느 별에서 … 90 행복 2 … 91 지리산 상사화 … 92 4부 세상 속으로 : 공감하고 소통하고 홀로 … 96 그리움의 성지 … 97 시적 공간 … 99 밤 기차 … 100 동백꽃 질 때는 … 101 새벽기도 … 102 노을 … 104 혼돈시대 … 105 자작나무 숲 … 106 쉬어가자 … 107 여백주기 … 109 흰 국화 … 110 세상은 언제나 안녕하고 … 111 시 … 112 진달래 … 113 스물에는 … 114 피할 수 없는 … 116 중력 … 118 해설_이병일(시인,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 아포리즘, 위안과 공감의 힘 … 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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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지 말아야 할 것을 떠나보내고 가슴에선 별들이 사라졌고, 넘어지지 않아야 할 곳에서 넘어지고 세상은 절벽이 되었다 거침없이 아팠던 계절, 한 마리 날것이었던 시절
--- p.16 「청춘 기록」중에서 아득한 우주에서 빛나던 별들이 시간 바깥으로 떨어져 시들어 버리면 돌멩이가 된다는데 툭, 툭 발로 차던 돌멩이들이 그래서 그렇게 눈에 밟혔나 봐 시리도록 --- p.25 「동병상련」중에서 너는 아프지 않다고 했다 미처 하지 못한 괄호 속의 말은 강물이 되었고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여름밤 별들과 먼저 취해 버린 소주병들이 강둑에 걸터앉아 무심히 한 시대를 바라보았다 --- p.31 「섬」중에서 일주일을 온통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요 덜컹거리는 휴지로 홀로 남을 눈물을 닦아 줄 것이다 다시 혼자가 된 당신의 시간은 기억의 반대편 어디쯤에서 멈출 것이다 --- p.48 「뻔한 일요일」중에서 짐을 싼다는 건 버려야 할 것을 버린다는 것 버린다는 건 아쉽도록 비운다는 것 비운다는 건 여백을 주고 투명해진다는 것 --- pp.56~57 「이삿짐의 재발견」중에서 숨 쉴 수 있는 틈, 틈이 있으면 살 수 있다 바람이 드나드는 틈, 틈이 있어야 무너지지 않는다 --- p.64 「틈」중에서 몇 해 전 봄날에 헤어진 눈사람을 생 각했다 눈사람도 겨울이 오면 신비로운 힘에 이끌려 이처럼 불쑥 한라산에 다시 오를 것이다 (…) 서쪽 하늘에 걸터앉은 낮달이 속삭인다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는 공간 하나쯤은 가져도 된다고 지치고 힘겨운 시간 앞에서 중력은 늘 치유의 공간으로 너를 끌어당길 것이라고 --- p.118 「중력」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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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쓸쓸한 눈으로 마주하는 존재의 맨 얼굴 다음에 다시 올게요 습관이 된 말을 뱉으며 서두를 것이다 엄마인지 아닌지 모르는 그림자가 손을 뻗으며 검은 눈물만 흘릴 것이다 (…) 다음에 다시 올게요 백세요양원, 당신 집을 나오면서 자꾸 눈가를 훔칠 것이다 - 「뻔한 일요일」 부분 옥세현은 평범함에서 특별함을 발견해 내는, 나아가 평범한 것이 특별한 것이라고 믿는 시인이다. 그는 시적 표현이나 형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대신 자신이 시에 담아내는 일상의 가치들, 즉 위안과 공감, 아픔과 반성의 힘을 소중히 여긴다. 그리하여 그의 시들은 담담한 일상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어렴풋이 아려 와 오랜 시간 사라지지 않는 통증을 닮았다. 주저앉은 낙타는 고비 사막의 모래바람으로 사라지고 대신 짐짝을 짊어진 세월이 힘겹게 산을 오른다 뒤를 덮친 산그늘에도 나는 죽지 못했다 죽지 못해서 슬펐던 나는 계속해서 나쁜 시를 쓸 것이다 - 「나는 나쁜 시를 쓰고 있었다」 부분 시인이 자신의 시를 ‘나쁜 시’라고 칭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수려한 문장 대신 취중 고백에 가까운 언어 혹은 번쩍이는 사유보다 삶의 곤란을 반추하는 말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집의 해설을 쓴 이병일 시인에 따르면 “세상엔 나쁜 시는 존재하지 않는다.”(124p) 삶의 단면을 어루만지며 절박함과 애절함을 오가는 옥세현의 시는 화려한 수사로 말들을 꾸미는 대신 담담하고 투박한 언어로 ‘삶’이 한층 더 깊은 의미를 갖게 해 준다. “힘겹게 산을 오”르는 것만큼 혹은 차라리 “죽지 못해서 슬”플 만큼 고된 시작(詩作)임에도 “계속해서 나쁜 시를 쓸 것이”라는 시인의 결의는 쓸쓸해서 더 결연하고 담담해서 보다 단단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