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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그래피, 그리고 청년이라는 문제
베스텐트 한국판 10호
원서
West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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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1부 쟁점 / 포르노그래피: (비)윤리성과 성

포르노 십자군과 감정적인 플랫폼 정치 (수산나 파소넨)
(비)도덕적 자기정위의 공간으로서의 포르노그래피 (레오니 칠히)
포르노그래피, 에로티시즘, 욕망에 관한 대화 (제니퍼 도일, 제니퍼 내시)
자웅동체적 에로스: 시민사회 및 미학에서의 포르노그래피 (페터 고르젠)

2부 한국판 특집 / 청년 의제에 대한 청년의 목소리

일베 남성성의 변주와 구조적 한계 (송민정)
‘청년 세대’ 담론의 비판적 재구성 (정성조)
20대 페미니스트 여성들의 ‘페미니즘’과 그 의미 (오혜진)
이것은 젠더의 갈등인가? 젠더정치에 관한 소고 (최태섭)
‘청년 여성 정치’는 ‘페미니즘 정치’가 될 수 있을까 (심미섭)
복잡한 불평등 시대의 한국 청년, ‘젠더 갈등’의 정치 (홍찬숙)

베스텐트 독일판 차례
저역자 소개

저자 소개 3

율리아네 레벤티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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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ne Rebentisch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철학과 독문학을 공부했으며 포츠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대학 철학과에서 교수자격학위를 취득했으며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의 주요 일원이기도 하다. 오펜바흐 조형예술대학에서 철학과 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학, 윤리학, 정치철학을 중심으로 현대예술과 자본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의 관계에 관해 독창적인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설치미술의 미학』 『창조와 우울: 현대 자본주의의 자유』(공저) 『자유의 예술: 민주적 실존의 변증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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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모임 사회비판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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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발족한 비판적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철학자, 사회학자, 정신분석학자, 문화예술이론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베스텐트 한국판’을 기획했으며, 비판적 사회이론을 소개하고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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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聖薰

서울여대 교수.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철학과에서 악셀 호네트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회철학의 관점에서 현대사회의 문제를 포착하고 비판하며 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오랫동안 탐구해 왔다. 특히 인정 개념과 인정 이론을 토대로 현대사회 변동과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여러 연구 논문을 집필했으며, 최근에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적 정치이념을 정립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새로운 사회적 자유주의』는 이런 노력의 결과물로서 경쟁 사회를 넘어서 협력 사회를 지향하는 새로운 자유주의 이념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서울여
서울여대 교수.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철학과에서 악셀 호네트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회철학의 관점에서 현대사회의 문제를 포착하고 비판하며 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오랫동안 탐구해 왔다. 특히 인정 개념과 인정 이론을 토대로 현대사회 변동과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여러 연구 논문을 집필했으며, 최근에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적 정치이념을 정립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새로운 사회적 자유주의』는 이런 노력의 결과물로서 경쟁 사회를 넘어서 협력 사회를 지향하는 새로운 자유주의 이념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서울여대 교양대학 현대철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이며,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의 공식저널 『베스텐트』 한국판 책임편집자를 맡고 있다. 비판적 연구자들의 모임인 ‘연구모임 사회 비판과 대안’의 일원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미셸 푸코의 비판적 존재론』 『인정의 시대』가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 『포스트모던의 테제들』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 『현대 페미니즘의 테제들』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정의의 타자』 『인정투쟁』 『분배냐, 인정이냐?』(이상 공역) 『사회주의 재발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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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48*213*30mm
ISBN13
9791192092287

책 속으로

“둘째는 베스텐트 한국판 특집으로 우리나라 저자들의 글이 실려 있다. 이번 특집의 주제는 청년세대 내에서의 젠더 갈등이다. 사실 이런 주제에 관한 기사들이나 학술 논문들은 지난 대선 이후 유행처럼 생산되면서 청년 담론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담론은 대개 기성학자 내지 기성세대에 의해 주도되면서 정작 청년 본인들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이번 특집은 바로 청년 자신이 자신들이 겪는 문제에 관해 직접 발언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고, 이 때문에 특집에 실린 글들은 대부분 청년세대에 속한 젊은 연구자들의 것이다.”
--- p.9

“지난 수십 년간 페미니즘 영화 이론의 선구자들은 이원적 성 역할을 넘어선 판타지의 유희공간을 변호해왔다. 게르트루트 코흐의 글에 근거한 칠히의 입장에 따르면, 세부 묘사만을 탐닉하는 이성애적 주류 포르노그래피의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여성의 호기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고유한 성 역할을 넘어선 판타지의 생성적 기능에 대한 통찰은 페미니즘과 퀴어의 입장에서 포르노그래피를 전유하는 데 있어 다른 식의 포르노그래피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과도 관계가 있다.”
--- p.15

“오드리 로드의 「에로틱의 활용」에서 그 대목을 말해주시니 반갑네요. 로드의 에세이는 성차별주의야말로 매우 강력한 사회적 모순을 다루고 있고, 우리가 성을 통해 누가 되고 무엇이 되는지와 관련된 공포와 증오에 집중하는 유독한 체제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주었어요. 로드의 말로 하면 “우리는 우리 안의 긍정을 두려워하도록, 우리의 가장 깊은 열망을 두려워하도록 자라왔습니다.” 그래서 성을 중심으로 하는 여러 페미니즘과 퀴어의 글은 인생을 사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 p.67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에서부터 낙태죄 폐지에 이르는 다양한 페미니즘의 의제는 단지 성차에 따른 문화적 지위나 인정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및 분배 부정의와 통합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그러나 페미니즘의 의제는 대개 ‘여성’에 관한 것으로만 이해되면서 그것이 ‘청년 세대’의 문제임이 탈각되어 왔다. 청년 여성의 저항을 ‘여성’의 문제로만 축소하는 관점의 가장 큰 문제는 한국 사회가 당면한 위기가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라는 점을 적절하게 포착하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데 있다.”

--- p.162

출판사 리뷰

· ‘성 전쟁’과 ‘젠더 갈등’의 시대, 어떤 목소리를 듣고 응답할 것인가?

베스텐트 한국판이 10호째를 맞았다. 베스텐트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산실인 사회연구소에서 펴내는 공식 저널이다. 2012년부터 발행된 베스텐트 한국판은 현대 사회의 첨예한 이슈에 대한 최신 논의를 번역 소개하는 한편, 독자적 편집권을 갖고서 한국 연구자의 글도 함께 게재해 비판적 사회이론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왔다. 그중에서도 ‘디지털 자아’, ‘능력주의와 페미니즘’, ‘가정폭력과 포퓰리즘’ 등 최근의 사회정치적 쟁점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논의가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책 『포르노그래피, 그리고 청년이라는 문제』(베스텐트 한국판 10호)는 ‘포르노그래피’를 둘러싼 최신 논쟁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청년세대의 젠더 갈등’에 대한 청년 당사자의 입장에 귀를 기울인다. 특히 30대 남녀 청년 연구자 다섯 명이 대거 참여한 한국판 특집은 ‘일베’의 남성성 연구, 청년세대 담론의 비판적 재구성, 20대 페미니스트 여성 참여관찰, 젠더 갈등의 정치적 의미 고찰, ‘청년 여성 정치’를 현장에서 수행해온 활동가의 회고 등 청년 의제에 대한 청년 연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포르노그래피는 디지털 매체가 대중화된 이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 문화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이를 둘러싼 윤리성과 비윤리성 논쟁은 과거의 일방적인 금지주의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포르노그래피가 함축한 사회적 폭력을 비판하는 입장과 포르노그래피를 통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옹호하는 입장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가지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새로운 관점이 등장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청년세대의 ‘갈등’에 대한 분석 역시 복잡한 불평등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 공정성의 논리에 따라 작동하는 현재의 ‘청년세대’ 담론은 마치 젠더 자체를 갈등 요소인 것처럼 부각시키면서 다층적 불평등의 요소를 은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여러 분석과 연구는 ‘젠더 갈등’ 프레임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벗어나 그 속에서 어떤 목소리를 듣고 응답해야 하는지에 대한 유의미한 지침이 되어준다.

· 포르노그래피는 비윤리적인가?

이 책 『포르노그래피, 그리고 청년이라는 문제』(베스텐트 한국판 10호)에서 우선 주목하는 것은 포르노그래피를 둘러싼 최근의 논쟁이다(1부). 저자들은 성문화의 다양화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포르노그래피 자체가 처한 상황은 처음 등장할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13쪽)라고 말한다. 이 점은 특히 1970년에서 1990년대까지 벌어졌던 성(性)을 둘러싼 전쟁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온라인 포르노그래피를 연구하는 미디어학자 수산나 파소넨은 「포르노 십자군과 감정적인 플랫폼 정치」에서 ‘여성의 권리 보호’라는 명목으로 감행된 포르노그래피 웹사이트에 대한 십자군적 투쟁이 오히려 “여성으로 식별되는 바로 그 사람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한”(14쪽)한다고 비판한다. 포르노그래피는 여성 학대의 표현이자 수단이라는 단일한 관점만을 전제한다면, 성 노동자의 성적 자기결정권만이 아니라 포르노 판타지를 연기하는 여성 연기자, 그리고 포르노그래피 생산물의 다양성과 미학 등은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포르노그래피와 다큐멘터리를 연구하는 영화학자 레오니 칠히는 「“결혼 혹은 혼음?” (비)도덕적 자기정위의 공간으로서의 포르노그래피」에서 지난 수십 년간 페미니즘 영화 이론의 선구자들이 이원적 성 역할을 넘어선 성적 판타지의 유희공간을 변호해왔음에 주목한다. 사회적으로 고유한 성 역할을 넘어선 판타지의 생성적 기능에 대한 통찰은 페미니즘과 퀴어의 입장에서 다른 식의 포르노그래피를 구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그렇다면 진짜 문제는 포르노그래피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떤’ 포르노그래피인가에 있는 것이다.

포르노그래피와 에로티시즘의 관계에 관해 연구해온 예술 비평가 제니퍼 도일과 페미니즘 법학자 제니퍼 내시는 심층적인 대담을 통해서 성을 둘러싼 전쟁이 오늘날에도 잔존하고 있지만, 반포르노그래피 입장과 성 긍정적 입장 사이의 견고한 경계선 자체가 현재 상황에서는 오히려 재협상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 주목한다. 성 전쟁을 둘러싼 입장들은 단순히 서로 분리되고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우 다양한 토론을 불러오는 수많은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도일과 내시는 바로 이 지점에서 표현 형식의 정치가 중요해진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자웅동체적 에로스: 부르주아 시민사회 및 시민미학에서의 포르노그래피」에서는 근대적 성 윤리성을 근본적으로 문제 삼았던 미술사학자 페터 고르젠의 글이 소개된다. 특히 그가 1960년대 말부터 발전시켜온 ‘성애미학’과 관련된 구절들을 뽑아 모아 놓았다. 고르젠에게 포르노그래피는 미학적 삶의 실천을 위한 장소가 될 수 있다. 포르노그래피는 자본주의 사회가 그 사회의 성들을 소비사회의 유지를 위해 활용하는 장소이면서도, 동시에 바로 이러한 활용으로부터 성들을 탈자본주의화하고 탈윤리화하기 위한 심미적-정치적 형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 청년 의제에 대한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 답하다

이 책의 2부는 2018년 이후 한국 청년세대의 대표적인 정치적 의제로 등극한 ‘젠더 갈등’에 대해서 청년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듣는 한국판 특집을 준비했다. 그동안 이 주제에 관한 기사들이나 학술 논문들이 유행처럼 생산되어 왔지만, 이런 담론이 대개 기성학자 내지 기성세대에 의해 주도되면서 정작 청년 본인들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이번 한국판 특집은 바로 청년들 자신이 자신들이 겪는 문제에 관해 직접 발언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고, 이 때문에 특집에 실린 글들은 대부분 청년세대에 속한 젊은 연구자들의 것이다.

먼저 여성학자 송민정은 「일베 남성성의 변주와 구조적 한계」에서 흔히 ‘루저 남성’들의 집결지로 평가되는 일베의 ‘남성성 문화’를 분석한다. 여기서 그는 ‘루저 남성성’이라는 간판과 달리, 실제로는 일베에 다양한 계층의 참여자들이 포진하며, ‘루저 남성성’은 의도적 재현에 불과하다고 분석한다. ‘루저 남성성’은 일베 사이트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본질적 정체성이 아니라 수행적 전략이고, 그들은 디지털 성폭력이라는 극단적 여성혐오를 그 전략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막장 언어로 도덕적 금기를 깨고 극우적 혐오문화를 확산시키는 일베의 목적이, 오히려 지금까지의 지배적 남성성 문화를 확고히 하는 데 있음을 분석해낸다.

다음으로 사회학자 정성조는 「‘청년세대’ 담론의 비판적 재구성」에서 ‘청년세대’라는 호명이 과연 모든 청년을 아우르는지를 묻는다. 그는 ‘청년세대’ 또는 ‘청년세대의 위기’라는 일상적 어휘들이 실상은 특정 청년과 특정 위기만을 선택적으로 호명하는 담론권력을 행사한다고 분석한다. 즉 청년 여성은 ‘청년세대’에서 배제되어 ‘여성’이라는 젠더 범주로 밀려나고, ‘청년세대의 위기’는 이성애 가족의 남성 가장이라는 ‘정상적 남성성’에 닥친 경제적 위기로만 제한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청년세대’라는 호명 자체가 여성, 비이성애적 섹슈얼리티, 소위 ‘비 정상적’ 남성들을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타자화의 담론정치를 수행한다. 이러한 비판을 통해서 그는 청년세대 내부의 불평등 및 주체됨의 이질성을 드러낼 수 있는, 청년세대 담론의 재구성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여성학자 오혜진은 「20대 페미니스트 여성들의 ‘페미니즘’과 그 의미」에서 20대 여성들의 ‘온전한 시민 되기’ 분투 과정을 ‘페미니스트 되기’라는 틀을 통해 묘사한다. 20대 여성들이 페미니스트로 주체화하는 다양한 과정은 순수하게 개인적이거나 평화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페미니즘의 ‘매뉴얼’을 구하고 ‘모범답안’을 찾으며 ‘진영’을 선택해야 하는 사회적 압박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진영들’ 간의 날 선 대립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압박과 대립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는 여러 연구를 인용하면서도, 여성들의 이러한 ‘시민 되기 진통’ 과정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회학 연구자 최태섭은 「이것은 젠더의 갈등인가? 젠더정치에 관한 소고」에서 청년 여성들의 이러한 지난한 과정이 청년 남성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 수 있고 또 어떤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에 대해 자기성찰적으로 이야기한다. 여성들의 페미니스트 주체성이 때론 ‘뒤틀린 정치 주체’로 나타날 위험성을 느끼면서, 저자는 페미니즘이 가진 ‘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그런 불안과 위험성에서 벗어날 ‘출구전략’으로서, 구체적 불평등 상황의 복잡성에 주목하자고 제안한다. 구체적이고 복잡한 불평등의 상황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 하는 과제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존재하고, 여성들 내부의 위계 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페미당당 활동가 심미섭은 「‘청년 여성 정치’는 ‘페미니즘 정치’가 될 수 있을까」에서 마찬가지로 자기성찰적인 회고를 통해서,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정치 및 조직문화를 비판한다. ‘청년 여성 정치’를 ‘페미니즘 정치’가 될 수 없도록 만드는 기제가 바로 기성 정치문화, 조직문화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경험하고 저자는 페미니즘 가치관과 대의제 정치제도가 공생 가능한가에 대해 회의하게 되었으나, 여성 청년 대중들이 정당정치의 그런 얄팍한 전략에 휘둘리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을 보며 희망을 느끼기도 한다. 그가 볼 때,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여성 청년들이 그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기성세대와 달리 영웅, 스타, 선생님 등을 더 이상 찾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회학자 홍찬숙은 「복잡한 불평등 시대의 한국 청년, ‘젠더 갈등’의 정치」에서 소위 586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30대 남녀 연구자들이 제기한 문제들, 특히 복잡한 불평등의 문제들에 대해 이론적으로 성찰한다. 여기서 한국 청년들이 다양한 불평등과 위기를 경험하고 있지만, ‘젠더 갈등’ 프레임은 그러한 복잡한 불평등의 경험을 ‘젠더 갈등’으로만 단순화한다는 점에서 실재와는 거리가 먼, 탈진실의 관념적 구성물임이 드러난다. 그리하여 그는 ‘젠더 갈등’ 이슈가 주목받을수록, 그 누구에게도 평등 분배의 이익은 실현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그것은 임의적인 방식으로 불평등의 복잡성을 축소하려는 정치적 기획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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