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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글
1. 마실 것을 가져올까요? 2. 빌어먹을 파논 3. 온 몸으로 맞선 데뷔전 4. 기적의 치료법 5. 신이 만든 고약한 작품 6. 지그프리트와 트리스탄 7. 야생동물 같은 갤러웨이 소떼들 8. 지그프리트 법칙 9. 장난의 희생자 10. 그 사람들은 특별한 데가 있다 11. 영원한 이별 12. 청구서가 또 날아왔더구만! 13. 친애하는 헤리옷 아저씨 14. 하보틀 양을 소개합니다 15. 좌절된 양계업자의 꿈 16. 돼지 소동 17. 지그프리트의 손버릇 18. 뭘 좀 안다고 까불다가 19. 바로 그거야, 다양함 20. 우리에겐 능률이 필요하다 21. 형이 즐거워한다는 쪽에 걸겠어요 22. 불가능을 이겨 내다 23. 조수로 살아가는 재미 24. 돼지와의 난투극 25. 유감이지만 괜찮지가 않네요 26. 과학적인 치료약 27. 완벽에 대한 열망 28. 도축업자 제프 말록의 재능 29. 신의 섭리 30. 수술이 대성공이군요 31. 켄터키 악극단원과 얼간이 탈옥수 32. 똑똑한 수의사와 바보 수의사 33. '남자' 돼지들은 다.........? 34. 속 좁은 늙은 악마 35. 세상은 요지경 옮긴이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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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죽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지요. 안 그렇습니까? 이 놈은 지금도 아파하고 있습니다만, 얼마 안 있어 훨씬 더 심한 고통을 겪게 될 겁니다. 영원히 잠들도록 해 주는 것이 더 인정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어쨌거나, 이 놈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아 왔으니까요.'
나는 활달하면서 사무적으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이 오래된 판에 박힌 소리는 공허한 느낌을 줄 뿐이었다. 노인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잠시만요' 하고 말했다. 그러더니 개의 곁에 천천히 그리고 힘들게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다만손으로 나이가 먹어 회색빛이 감도는 주둥이와 귀를 몇 번이고 어루만지고 있었다. 꼬리가 바닥에 닿으며 툭, 툭 소리를 냈다. 그는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나는 벽에 걸려 있는 색 바랜 그림들이며 해지고 때묻은 커튼, 스프링이 부서진 안락의자를 찬찬히 살펴보며 그 우울한 방안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 p.120-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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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질은 대리석처럼 단단해서 칼질 한 번으론 아주 얇은 부스러기만 떨어져나왔다. 게다가 말은 그의 아픈 발을 땅에서 떼어낸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점차 그의 몸무게를 통째로 내 등에 기대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그렇게 편안해본적이 없었을 것이다. 나는 끙끙대며 그놈의 갈빗대를 팔꿈치로 쿡쿡찔러보았지만, 그 놈은 기껏해야 잠시 자세를 바꾸었을 뿐 곧 다시 나에게 기대고 있었다. 흉터는 점차 희미해지더니만 칼로 둥글게 파 내고 보니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나는 작은 소리로 욕지거리를 하고 다른 곳을 파기 시작했다. 등의 통증은 한계에 다다르고 땀은 눈으로 흘러들어오는 와중에 이곳마저 그냥 사라져버린다면 발을 놓아두고 쉬어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파논이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고통스럽게 깎아 나가면서 구멍은 깊어져 갔지만 나의 무릎 또한 걷잡을 수 없이 떨려왔다. 말은 행복하게 쉬고 있었던 것이, 친절한 인간이 1500파운드도 훨씬 넘는 몸무게를 지탱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창피할 정도로 실패하면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고 있던 참에 칼날 밑에서 고름이 살짝 뿜어져 나오더니 곧이어 계속해서 뚝뚝 흘러나오는 것이 보였다.
--- p.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