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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종의 서로 다른 고양이가 있다. 고양이들은 코코, 프린세스, 보리, 순심, 레오 등 각자의 이름이 있다. 누군가 고양이들의 이름을 부르자, 하나둘 자리를 떠난다. 시간이 흐르고 아무도 이름을 불러 주지 않은 어느 한 고양이만 덩그러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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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이 세상 모든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독려하다 버림받은 고양이를 소재로 한 그림책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는 이름 없는 고양이를 통해 유기묘의 외롭고 애처로운 처지를 이야기한다. 작품 속에는 고양이 30여 마리가 등장한다. 이 고양이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집 안인지, 밖인지 헷갈릴 만큼 그 경계를 흐리게 그려 놓았는데, 이는 공간의 확장을 통해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지만 한순간에 외면받는 존재로 전락한 유기 동물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장치이다. 세상에는 사랑받는 반려동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동물도 많이 있다는 작가의 의도가 작품 전반에 드러난다.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새 가족을 맞이하는 일이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일깨우며, 깊은 울림을 준다. 글 대신 그림만으로 온전히 전하는 이야기 “레오야”, “순심아”, “벨라야”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에는 누군가 고양이를 부르는 말 외에는 글이 없다. 오직 그림만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독자는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찬찬히 사유해 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그림을 통해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상상하게 되는 셈이다. 그림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면, 이어지는 장면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발견하게 되고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유기묘가 느끼는 감정을 차분히 드러내는 수채화 이들의 상처와 외로움을 극대화한 구성 차분한 컬러를 입힌 수채화를 통해 상처, 슬픔, 외로움, 오랜 기다림 등 유기묘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담담하게 전달한다. 질감이 살아 있는 터치로 고양이 한 마리 한 마리를 더욱 세밀하게 표현했으며, 집 안의 낡고 오래된 것들이 품고 있는 편안한 느낌도 함께 담았다. 낮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고요한 시간을 통해 묵직한 여운도 준다. 옆으로 누워 있는 고양이, 장난치는 고양이, 책장을 오르는 고양이… 작품 속에는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한 고양이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모여 있는 공간의 흐릿한 경계, 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뀌어 가는 바깥 풍경은 결국 홀로 남은 고양이의 상처와 외로움을 극대화한다. 섬유미술을 전공하고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작가의 경험 또한 이번 작품에서 빛을 발한다. 카펫과 담요 패턴, 컬러 등에 변화를 주어 자연스레 시간의 흐름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