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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이승하 | 서정주를 무덤에서 꺼내어 부관참시하라 시 권덕하 | 귀꽃의 시간 외 1편 김신용 | 진흙쿠키를 굽는 시간 7 외 1편 김이강 | 여름 잎사귀 외 1편 박구경 | 외딴 저 집은 둥글다 외 1편 박래은 | 8시 55분에 옵니다 외 1편 박혜정 | 해바라기 라디오 외 1편 유용주 | 여자만 외 1편 윤희경 |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가짜뉴스 외 1편 이은규 | 명랑한 달리기 외 1편 정완희 | 콩 고르기 외 1편 단편소설 김의경 | 시디팩토리 최미래 | 작은 개를 껴안듯이 특집 | 디스토피아, 현실과 악몽 사이 박성현 | 디스토피아, 파국과 희망을 향한 진혼곡 이정현 | 코로나 시대와 예견된 디스토피아 정지창 | 코로나 이후 시대의 삶과 문학 산문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우울 김선재 | 내력벽 양안다 | 여름이 오면 우리는 나아질 텐데 리뷰 이성진 | 이 세상 사람의 딴 세상 이야기 -배명훈,『SF 작가입니다』(문학과지성사, 2020) 최은묵 | 여백으로 쓴 울음의 주소 -박은영, 『구름은 울 준비가 되었다』(실천문학사, 2020) 편집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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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 통권 136호에서는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양날의 검’과도 같은 자리를 차지하는 서정주의 문학과 생애를 돌아보며 날카로운 화두를 던지는 이승하 시인(그는 서정주의 제자이기도 하다)의 <권두언>을 비롯하여 중견 시인인 권덕하ㆍ김신용ㆍ박구경ㆍ유용주ㆍ정완희 시인의 신작시, 그리고 한국 문단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김이강ㆍ박래은ㆍ박혜정ㆍ윤희경ㆍ이은규 시인의 신작시를 만날 수 있다. 현 시대를 꿰뚫는 진지하고도 날카로운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지면에서는 이 시대 청년 세대의 생존 문제를 다룬 김의경 작가의 「시디팩토리」와 코로나19가 닥친 현 시국을 은유하듯 ‘유독물질 가득한 거품으로 뒤덮인 세상’을 그려낸 최미래 작가의 「작은 개를 껴안듯이」가 소개된다. 가난의 살아 있는 모습을 최대한 클로즈업 시키지 않으면, 차갑게 얼어붙은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없는 이 세계에 대한 반작용일까? 풍자일까? 더 자극적으로 잘 연출된, 저 포르노그래피의 장면들- 저기 봐! 그런 장면 속에 묻힌, 둥글고 납작한 시선들이 돌처럼 뒹굴고 있다 - 김신용 시 「진흙쿠키를 굽는 시간 9」 부분 4층에 삽니다 꼭대기는 유리합니다 유리창은 열리지 않습니다 갇혀 있는 하늘에도 가끔은 새가 날아듭니다 종잇장을 던져 올리면 천장이 더 높아집니다 경계선을 착각한 위성들이 하늘에서 반짝입니다 일기예보는 누렇습니다. - 박래은 시 「8시 55분에 옵니다」 부분 뉴스에서는 유독물질이 대기에서 뭉쳐져 거품의 형태로 떨어지는 거라고 했지만, 호수와 강에 사는 물고기들이 흰 배를 드러내고 떠오를 때까지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한국과 가까이 있는 섬나라는 사면에 둘러싸인 바다에서부터 생존권이 막혀 버렸다. 버블경제로 시작하여 버블로 덮여 버린 버블아일랜드, 라는 우스갯소리가 도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그 섬을 빠져나가거나 작정하고 그 안에 갇히거나 했다. 이제 한국 차례였다. 남쪽 방향에서 천천히 올라오기 시작한 거품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범위를 좁혀 갔다.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들었다. 다 같이 뭉쳐서 힘을 내면 이번에도 이겨낼 수 있을 거야.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사건이 흘러갔듯이. 하지만 진짜 재앙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적응되어 가는 데에 있는 것이고, 이번 건 재해일 뿐이니까 이겨내고 지나가는 건 살아남은 사람들의 몫일 것이다. - 최미래 소설 「작은 개를 껴안듯이」 부분 <특집>에서는 현실인지, 악몽인지, 허구의 이야기인지 도무지 구분하기 힘든 코로나19 사태를 진단하며 “디스토피아, 현실과 악몽 사이”라는 주제 아래 박성현 시인, 이정현?정지창 평론가가 깊은 고찰의 논고를 실었다. 세 작가는 유토피아의 꿈이 어떻게 반유토피아적 악몽으로 변질되는지를 그린 문학작품들을 분석하고 오늘날의 위기를 헤쳐나갈 지혜와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박성현 시인이 마지막 부분에 언급한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알레고리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메트로폴리스>에서 프리츠 랑 감독은 ‘폭동’(혹은 혁명)이 아니면 새로운 바벨탑의 지상과 지하는 만날 수 없도록 설계한다. 이 설계도의 분할선은 매우 끈질기고 집요하며 강력한데, 각각의 세계가, 각각의 질서와 몫으로써 충분히 안정적이었다. 물론, ‘중개자’의 등장으로 각각의 최적화된 구조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되지만 말이다.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와 겹쳐지고 뒤섞이며 혼돈과 무질서로 빠진다. 두 개의 극에 의해 두 계급의 일상이 찢어지는 것이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를 대칭하며, 파국과 희망을 향한 하나의 진혼곡을 연주한다. -박성현, 「디스토피아 파국과 희망을 향한 진혼곡」 부분 <산문>에서는 김선재?양안다 시인의 글을 통해 코로나 시대의 우울함을 각자가 과연 어떻게 견뎌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짐작하게 되며, ‘따로 또 같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거울을 마주하게 된다. <리뷰> 지면에서는 한국에서 SF 작가로서 입지를 굳힌 배명훈 작가의 에세이 『SF 작가입니다』와 2018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며 “고단한 삶의 현장을 미학적인 문장과 상상력으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는 박은영 시인의 시집 『구름은 울 준비가 되었다』를 소개한다. 편집 후기 코로나19의 어두운 그늘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는 가운데 ‘과연 문학의 소용이란 무엇인가’라는 끝없는 질문을 담고 《실천문학》 통권 136호를 펴냅니다. 이번 호에서는 중견 시인인 김신용ㆍ유용주 시인의 신작시를 비롯해 한국 문단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김이강ㆍ박래은ㆍ박혜정ㆍ윤희경ㆍ이은규 시인의 신작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현 시대를 꿰뚫는 진지하고도 날카로운 메시지들을 발견하리라 생각합니다. <소설>에서는 청년 세대의 생존 문제를 다룬 김의경 작가의 「시디팩토리」와 코로나19가 닥친 현 시국을 은유하듯 ‘유독물질 가득한 거품으로 뒤덮인 세상’을 그려낸 최미래 작가의 「작은 개를 껴안듯이」가 독자 여러분을 만납니다. <특집>에서는 현실인지, 악몽인지, 허구의 이야기인지 도무지 구분할 수 없는 현재의 코로나19 사태를 진단하며 “디스토피아, 현실과 악몽 사이”라는 주제 아래 박성현 시인, 이정현?정지창 평론가가 깊은 고찰의 논고를 보내 왔습니다. 세 작가는 유토피아의 꿈이 어떻게 반유토피아적 악몽으로 변질되는지를 그린 문학작품들을 분석하고, 오늘날의 위기를 헤쳐나갈 지혜와 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산문>에서는 김선재?양안다 시인의 글을 통해 코로나 시대의 우울함을 각자가 과연 어떻게 견뎌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짐작하게 되며, ‘따로 또 같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거울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요즘 들어 계속 떠올리는 하나의 문장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이루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기적은 계속 살아가는 거예요.”(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악몽 같은 현실이 펼쳐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로운 내일을 향해 걸어가고, 행동하고, 함께 무엇인가를 도모합니다. 일상의 회복이야말로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가를 뼈저리게 깨달으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질병 바이러스만 전염성이 강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원로학자의 아름다운 식견이 담겨 있는, 정지창 평론가의 마지막 문장을 인용하며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조신호가 되어 주는 나날을 상상하며……. “모든 사라지는 생명을 향해 연대의 손길을 내미는 시인들은 코로나 시대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지구별에서 인류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까치발을 하고 누군가를 향해 구조신호처럼 시를 타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