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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선 글그림
이야기꽃 202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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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저자 소개 1

글그림정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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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태어나고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작가공동체 힐스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고향인 부산에 살면서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그림책을 만드는 일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동네 뒷산에서 만난 길고양이 다크에게 반해 친구로 지내 오면서 『다크 이야기』를 지었습니다. 상처투성이지만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듯 당당하게 살아가는 다크처럼, 모든 이들이 살면서 겪는 크고 작은 아픔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다시 씩씩하게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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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24일
이용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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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기간 제한없음
  •  TTS 불가능
  •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쇄 기능 제공 안함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파일/용량
PDF(DRM) | 50.8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48쪽 ?
ISBN13
9788998751562

출판사 리뷰

왁자지껄, 시끌시끌한 자갈치시장에 막두 할매가 있습니다. “할매요, 도미 얼맙니까?” “싸게 줄게. 함 보소. 도미 싱싱하다.” “별론 것 같은데. 아가미가 덜 붉다. 살도 덜 탱탱하고.” “아이구, 당신보다 싱싱하요! 안 살라면 그냥 가이소, 마!” “내 육십년 가까이 장사한 사람이요. 거짓말 안 하요! 사지도 않을 거면서 멀라꼬 도미만 꾹꾹 눌러 쌌노!”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할매는 속이 따뜻한 사람입니다. “왔나! 오늘은 뭐 줄까?” “글쎄..., 뭐가 좋을까요? 울 어매가 요즘 밥도 통 안 먹고, 옷에다 똥도 싸고 힘드네요...” “그기 치매도 치매지만 기운이 떨어져 그런 기다. 광어 큼지막한 놈으로 하나 가가 미역 넣고 푹 고아 드려라. 도미 이거는 그냥 줄게, 소금 뿌려가 꾸어 드리고.” 그런 할매가 무서워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60여 년 전, 부모님을 찾아 헤매던 영도다리 위에서 마주친 거대한 벽. 그그그그그, 육중한 소리를 내며 일어서 어린 막두의 앞길을 가로막던 괴물 같은 다리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막두는 전쟁 통에 가족과 헤어진 피란민 아이였습니다. 혹시 헤어지게 되면 부산 영도다리를 찾아오라는 엄마의 말대로 걷고 또 걸어 그곳을 찾아왔건만 끝내 가족을 찾지 못하고 거대한 벽 앞에 섰던 어린 소녀. ‘언젠가는 만날 수 있겠지.’ 막두는 영도다리가 보이는 자갈치시장에 자리를 잡고 생계를 이어가며 틈날 때마다 다리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종소리가 울리면 달아나듯 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심장이 쿵쾅거려 그 거대한 벽을 마주볼 수 없었습니다. 십년, 이십년, 삼십년...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덧 막두는 아지매가 되고, 할매가 되었습니다. 어린 막두의 앞을 가로막던 영도다리는 언제부턴가 올라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티브이에서 영도다리가 다시 올라간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아이고야, 얼마만이고... 저게 지금도 그렇게 무섭을까? 내일 개통식에 가서 직접 한번 봐 볼란다.’ 그때처럼 사람이 구름 같이 모여 있었습니다. 할매는 한쪽에 서서 숨을 크게 들이쉬었습니다. 땡그랑, 땡그랑! 종이 울리고 이윽고 그때처럼 그그그그, 다리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할매는 이제 무섭지 않았습니다. 눈을 크게 뜬 채 끄덕끄덕 올라가는 다리를 똑바로 쳐다보았습니다. 60여 년 전 어린 막두가 있던 그 자리에 막두 할매가 우뚝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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