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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2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김학범
김영사 20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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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_ 전통문화는 우리의 미래다
들어가며_ 숨겨진 자연의 보물, 명승을 만나다

제1장 명산

한민족의 정기를 품은 한양의 조종, 삼각산
주왕의 전설이 깃들다, 청송 주왕산 주왕계곡
고원에 솟은 천마의 귀, 진안 마이산
맑은 바람이 이는 곳, 봉화 청량산
쌍계루와 어울린 한 폭의 그림, 백양사 백학봉
영원불멸의 비단 산, 남해 금산
땅끝 삼황의 아름다움, 달마산 미황사
청계천의 발원지, 백악산 일원
종 모양의 화산체, 서귀포 산방산
흰 사슴이 목놓아 우는 곳, 백록담
진달래와 철쭉이 화원을 이루는, 선작지왓
장엄한 설악의 큰 바위, 울산바위
날카롭게 선 공룡의 등줄기,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제2장 계곡 지형

천상의 새가 깃든 곳, 청학동 소금강
부처의 그림자가 드리우다, 울진 불영사계곡
신선의 땅을 닮은 두타산의 비경, 동해 무릉계곡
빨간 동백꽃이 흐드러지는, 선운산 도솔계곡
한여름에도 서늘한 골짜기, 지리산 한신계곡
구름을 두른 신선의 형상, 영월 선돌
한라의 만물상, 영실기암과 오백나한
신선이 봄나들이하는 곳, 방선문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포천 멍우리협곡
하늘이 빚은 빼어난 조형물, 설악산 십이선녀탕
내설악의 숨겨진 절경, 수렴동 구곡담계곡과 만경대
마고선녀의 유람지, 설악산 비선대와 천불동계곡
선계를 품은 강릉의 아름다운 명소, 용연계곡

제3장 해안과 도서

거제 해안 경관의 백미, 해금강
아홉 계단의 자갈 해안, 정도리 구계등
파랑이 만든 바위섬, 여수 상백도와 하백도
서해의 해금강을 만나다, 백령도 두무진
신비의 육계사주, 진도의 바닷길
변산 해안의 비경, 부안 채석강과 적벽강
영도의 기암절벽, 부산 태종대
통영의 고도, 소매물도 등대섬
부산항 관문의 상징, 오륙도
동해 제일의 해맞이 경관, 낙산사 의상대와 홍련암
살아 숨 쉬는 생태계의 보고, 순천만
하륜과 조준이 청유한 곳, 양양 하조대
안면도의 해넘이의 명소, 꽃지 할미ㆍ할아비바위
서귀포 해안의 장군바위, 외돌개

제4장 하천과 폭포

동강의 물굽이, 영월 어라연 일원
모래사장을 감싼 물돌이의 으뜸, 예천 회룡포
바다로 떨어지는 현폭의 비경, 서귀포 정방폭포
검은 용이 사는 한강의 발원지, 태백 검룡소
나라를 닮은 땅, 영월 한반도지형
누운 소를 닮은 못, 서귀포 쇠소깍
상고대 피는 하늘 호수, 사라오름
안의삼동 유람의 끝, 심진동 용추폭포
볏가리 바위를 두른 못, 포천 화적연
토왕골계곡의 선경, 비룡폭포와 토왕성폭포
구천 하늘 끝에 걸린 은하수, 대승폭포
물안개 피는 버드나무 못, 청송 주산지

부록_ 지도로 보는 명승
명승 목록

저자 소개 1

국내 문화재 분야에 있어 ‘명승’의 토대를 다지고 그 영역을 새로이 개척한 명승 분야의 선행 연구자. 10여 년에 걸쳐 진행된 명승 기초자원 조사와 지속적인 연구로 2003년 단 7곳에 불과했던 국가 지정 명승이 2014년 110여 개소가 지정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1952년 경기도 안성 출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토개발(조경) 기술사로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비롯해 한국조경학회 회장, 정보통신부 설계자문위원회 위원, 한국조경학회 및 한국전통조경학회 고문을 역임했다. 현재
국내 문화재 분야에 있어 ‘명승’의 토대를 다지고 그 영역을 새로이 개척한 명승 분야의 선행 연구자. 10여 년에 걸쳐 진행된 명승 기초자원 조사와 지속적인 연구로 2003년 단 7곳에 불과했던 국가 지정 명승이 2014년 110여 개소가 지정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1952년 경기도 안성 출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토개발(조경) 기술사로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비롯해 한국조경학회 회장, 정보통신부 설계자문위원회 위원, 한국조경학회 및 한국전통조경학회 고문을 역임했다. 현재는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위원장으로 있으며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저서로는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역사문화 명승 편』, 『마을숲』, 『문화재대관(명승)』, 『서양조경사』, 『동양 조경 문화사』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한국의 마을 원림에 관한 연구〉, 〈명승지정 활성화에 따른 자연유산 분야 발전방향〉, 〈지명 속에 나타난 한국 마을숲의 시원에 관한 연구〉 외 다수가 있다. 특히 문화재청에서 발간하는 〈헤리티지채널〉과 〈문화재사랑〉에 칼럼을 기고하며 우리나라 명승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공로로 2009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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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5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680g | 152*215*30mm
ISBN13
9788934968016

책 속으로

호남 지방에서는 흔히 춘백양추내장(春白羊秋內藏), 즉 “봄에는 백양사, 가을에는 내장산”이라고 말한다. 백암산 백양사는 가을 단풍이 매우 아름답다. 그럼에도 이러한 말이 자주 회자되는 이유는 특히 봄철 백양사의 신록이 빼어나게 아름답기 때문이리라. 계곡 입구에 자리한 우거진 숲에는 애기단풍나무와 갈참나무가 많다. 이 나무들이 빚어내는 파릇한 신록의 모습은 풋풋하고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와 백양사를 찾는 이들의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한다. 봄 풍경이 이토록 아름다운 백양사의 숲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가장 걷고 싶은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길은 백양사 입구의 주차장을 지나면서 시작해 절집이 위치한 곳까지 이어진다. _p46

록담이란 명칭은 흰 사슴(白鹿)이 이곳에서 떼를 지어 물을 마시며 놀았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흰 사슴과 관련한 백록담의 전설은 이러하다. 하늘의 선녀들은 여름철 복날이 되면 한라산 정상에 있는 호수에 내려와 목욕을 했다. 어느 날 방선문(명승 제92호)에 와서 놀던 산신령이 그 광경을 몰래 훔쳐보았다. 이를 안 선녀들이 옥황상제께 그 사실을 이야기하자, 상제는 산신령을 흰 사슴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후로 매년 복날이면 흰 사슴이 이곳에 나타나 슬피 운다고 해서 호수의 이름을 백록담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흰 사슴은 매우 희귀한 동물이니만큼 심성이 어질고 착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영물이라고 한다. _p87

‘청학(靑鶴)’은 상상의 새다. 날개가 여덟 개에 다리가 하나며, 사람의 얼굴에 새의 부리를 지닌 천상의 새다. 이 상서로운 하늘나라의 새가 울면 천하가 태평해진다고 한다. 소금강은 이와 같은 신비의 새, 곧 청학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천상의 새가 살고 있다는 청학동은 본래 인간 세상이 아니다. 사람들이 사는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의 세계다. 하지만 강원도 오대산의 동쪽 계곡에는 이와 같은 유토피아의 세상이 있다. 바로 청학동 소금강이다. 소금강은 금강산의 풍광에 비견할 정도로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 소금강계곡은 오르면 오를수록 감탄을 자아내는 곳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소금강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지정된 명승이다. 1970년 11월 23일 명주 청학동 소금강이 국가 지정 명승 제1호로 지정된 것이다. _p114~115

멍우리협곡은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이다. 선캄브리아기에 형성된 변성암류와 중생대 쥐라기의 화강암류가 관입되어 지표에 노출된 상태, 그리고 이러한 오랜 역사를 지닌 지질층과 상부의 제4기(지질시대의 마지막기로 신생대 빙하기인 플라이스토세부터 충적세인 홀로세까지) 현무암질 용암류 사이에서 발견되는 지질의 부정합 구조를 잘 관찰할 수 있다. 또 주상절리, 하식애, 고토양층 등의 발달 과정도 면밀히 살필 수 있어 지질 및 지형학적 가치가 매우 우수한 곳으로 꼽힌다. 그로 인해 멍우리협곡은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고 불릴 만큼 풍광이 뛰어나다. _p172

낙산사 의상대는 경치가 아름다워 예로부터 많은 시인과 묵객이 찾은 곳이다. 송강 정철 이외에 고려 말엽 문인 근재 안축(安軸, 1282∼1348)의 〈관동별곡〉에도 등장하는 명소다. 뿐만 아니라 진경산수가 풍미하던 조선 후기 화가들의 화첩에서도 볼 수 있다. 단원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海東名山圖帖)》과 겸재 정선의 〈금강산8폭병〉 등에는 낙산사의 아름다운 모습이 실경산수 화법으로 담겨 있다. 낙산사 풍경은 김상성(金尙星, 1703∼1755) 등 여러 사람이 제영(題詠)한 그림첩인 《관동십경》에도 담겨 있으며 《삼국유사》, 《동문선》, 《동국여지승람》 같은 고문헌과 다수의 유람기에도 등장한다. 이처럼 낙산사 의상대 주변의 풍광은 오랜 세월 옛사람은 물론 현대인에게도 시화의 주제가 되어왔으며 지금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_p274

사람은 누구나 굴곡 있는 삶을 산다. 높은 곳을 향해 열심히 올라 꼭대기에 서고 나면 다시 저 아래 낮은 곳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내려온 후엔 또다시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산을 오른다. 인생이란 한 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산 정상을 목표로 온 힘을 다 바친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쩔 수 없이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오르는 길이 가파를수록 하산하는 길은 더욱 힘들고 허무할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인생을 관조하는 눈이 생기면 내려가는 길이 그리 허전하지만은 않다. 가수 양희은이 부른 〈한계령〉의 노랫말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하는 산의 소리가 그토록 처연하게 들리지는 않으리라. _p378

늦가을 먼동이 터 오르는 어스름의 새벽.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찾은 깊은 산중의 호수. 단풍으로 곱게 물든 잔잔한 호수의 수면 위로 물안개가 연기처럼 하얗게 피어오른다. 물안개가 자욱한 비밀스러운 호수 안에는 신기하게도 늙은 버드나무들이 물속에 서 있다. 오래된 버드나무들이 굵은 밑둥치를 물속에 담그고 물안개에 휩싸여 있는 모습은 숨이 막힐 듯한 비경이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신비한 풍광이다. 이것이 바로 청송 주왕산 아래 깊은 산골에 자리한 주산지의 모습이다. 주산지는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풍광을 보여준다. 이러한 모습은 김기덕 감독이 만든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더욱 신비롭게 연출되었다. 영화는 인생을 사계로 구분해 이를 주산지의 사계절 풍광으로 묘사하고 있다. 즉 동자승의 천진한 소년기를 봄, 청년기를 여름, 중년기를 가을, 장년기를 겨울로 이야기한다. _p384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아는 만큼 보이고 본 만큼 사랑하게 되는 우리 명승
문화재청이 공식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절경 55곳을 가다!


따뜻한 5월의 봄날, 한라산을 오르면 파노라마처럼 시원하게 펼쳐진 선상의 화원을 만날 수 있다. 방애오름부터 영실기암까지 1,700여 미터 고도의 이 평원대지는 분홍빛 진달래가 빼곡히 들어차 온통 화려한 꽃의 향연장이 된다. 이렇게 진달래가 한바탕 잔치를 베풀고 그 향기가 시들해질 때쯤이면, 다시 이 벌판에 새로운 주인이 등장한다.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철쭉이 너른 벌판에 마치 불을 지른 듯이 활활 타오르는 장관을 연출한다. 분홍빛 진달래가 어린 새색시처럼 청아하고 순박한 아름다움이라면, 붉은빛 철쭉은 곱디고운 화장으로 세련되고 농익은 여인의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평원대지가 바로 진달래와 철쭉이 화원을 이루는 ‘명승 제91호 한라산 선작지왓’이다.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2: 자연 명승 편》은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채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대자연의 위대한 작품인 명승만을 탐방하여 기록한 자연유산 순례기다. 명승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조명한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역사문화 명승 편》을 이은,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한 빼어난 자연 절경을 담은 후속작이다. 문화재청에서 문화재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명승의 토대를 다지고 그 영역을 새로이 개척한 저자가 10년 동안 전국에 있는 명승을 직접 답사하여, 그 아름다운 절경을 철저한 고증과 함께 뛰어난 필치로 완성한 기념비적 저작이다. 200여 장의 사진을 수록하고 시간과 공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구성하여 현장에 있는 듯한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동양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남애항이 자리한 동해의 일출 명소 양양 하조대, 하늘나라 선녀가 흰 비단을 바위에 널어놓은 듯한 선경의 토왕성폭포, 다섯 살 동자가 관세음보살의 자비로 살아난 오세암을 품은 설악산 만경대, 날카롭게 줄지어 선 공룡의 등줄기를 빼닮은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달리던 천마가 지쳐 쓰러져 두 귀만 남겼다는 진안 마이산, 깎아지른 듯한 석벽의 황홀한 비경을 보여주는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포천 멍우리협곡까지. 자연이 빚은 천상의 세계와 인간의 역사가 만들어낸 숨은 절경, 그 옛날 수많은 시인묵객이 사랑하고 예찬한 천하의 걸작을 만난다!


인간과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기행문학의 백미
천 가지 아름다움을 간직한 자연이 빚어낸 걸작을 만나다!


이 책은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역사와 문화적인 고찰로 명승을 더 생생하고 흥미롭게 그려냈다. 명승 55곳을 특징에 따라 명산, 계곡 지형, 해안과 도서, 하천과 폭포 등 네 개의 장으로 나누고 각각의 역사와 자연적ㆍ문화적 가치, 그 아름다움을 상세히 기술했다.

명승 ‘제103호 설악산 공룡능선’은 험준한 설악산의 산릉을 대표하는 곳이다. 공룡능선이라는 이름은 능선을 따라 솟아오른 바위가 마치 공룡의 등줄기 같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비쭉비쭉 연이어 솟아오른 험준한 바위들이 날을 세운 산 능선 아래에 구름바다가 넘실댄다. 운해가 자욱하게 깔려 빚어내는 이 비경은 설악의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신비의 풍광이다. 세상에 신선이 존재한다면 아마도 그는 분명 이곳에서 살 것이다. 백두대간의 설악산 산역을 지나는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르는 주 능선에 위치하여 아래 남쪽을 파고든 가야동계곡과 그 너머로 흘러내린 용아장성이 한눈에 보이고, 외설악에 있는 천불동계곡부터 멀리 동해의 푸른 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는 설악산 최고의 전망 장소다. ‘CNN에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50곳’에 선정되기도 한 공룡능선은 산을 좋아하는 누구에게나 종주를 꿈꾸게 만드는 아름다운 우리의 명승이다.

명승 ‘제2호 거제 해금강’은 바다에 자리한 금강이라 해서 해금강이라 불리는 바위섬이다. 천혜의 비경을 품은 해금강은 두 개의 큰 바위섬이 서로 맞닿은 형상을 하고 있다. 바위섬 사이의 틈에는 짙푸른 바닷물이 드나들기 때문에 바다와 어우러진 암벽의 모습이 해금강을 한층 더 신비롭게 한다. 해금강에서 통영에 이르는 바다는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남해안의 빼어난 경승지에 전해지는 서불과 관련된 이야기도 전해진다. 영원히 죽지 않고 현세에 살기를 바랐던 진시황은 서불에게 신비의 영약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명한다. 서불은 동남동녀 500명을 거느리고 황해를 건너 신선이 산다는 한라산을 찾아왔지만 불로초를 구할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진나라로 돌아가는 길에 신비로운 이곳 비경을 보고 서불이 지나갔다는 의미로 암석 위에 ‘서불과차(徐市過此)’라고 새겼다 한다. 아름다운 절경에 매료되어 서불조차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 같다.

명승 ‘제12호 진안 마이산’은 태조 이성계와 관련이 깊다. 고려의 무장이었던 이성계가 왜구를 무찌르고 개선하는 길에 산을 보니 꿈속에서 받은 금척을 묶어놓은 듯하여 속금산이라 명명하고, 그 후 30일 동안 이곳에서 기도하며 건국의 큰 뜻을 품었다고 한다. 속금산의 위용을 보고 감탄하여 그 모습을 천마에 빗댄 시도 남기는데, 이를 본 아들 태종이 산의 이름을 마이산으로 개명했다. 마이산은 금강산처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봄에는 짙은 안개 속에 뚜렷이 솟아오른 두 봉우리가 바다 위에 떠 있는 돛대와 같다 해서 돛대봉이라 하며, 여름에는 하늘로 우뚝 솟은 것이 용의 뿔과 같다 해서 용각봉, 가을에는 단풍으로 치장한 살찐 말의 귀와 같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백설로 덮인 대지에 먹물을 찍는 붓끝과 같다 해서 문필봉이라 일컫는다. 특히 마이산 남쪽 입구에는 수많은 돌탑이 건립되어 있는데, 접착제나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도 100년이 넘는 동안 쓰러지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되어 있다. 이 돌탑은 마이산의 암봉과 매우 잘 어울려 특유의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명승 ‘제84호 영실기암과 오백나한’은 기암절벽과 수많은 바위로 이루어져 금강산의 만물상을 닮았다. 영실계곡의 바위에는 그 특이한 생김새만큼이나 특별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설문대할망이라 불리는 여신이 500명의 아들들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자식들이 양식을 구하러 나간 사이 저녁으로 죽을 끓이다가 가마솥에 빠져 죽고 말았다.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 아들들은 허기를 채우기 위해 끓고 있는 죽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는데, 막내아들이 국자에 걸려 나온 어머니의 뼈를 보고 만다. 너무나 슬프고 기가 막혀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간 막내아들은 서귀포 서쪽 끝에 자리한 ‘외돌개(명승 제79호)’가 되었고, 나머지 아들들은 죄책감에 그 자리에서 굳어 오백나한(오백장군)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바위의 형태는 정말이지 수백 명의 사람이 서 있는 듯한 모습이다. 영실계곡은 백록담, 물장올과 함께 한라산의 3대 성소로 꼽힌다. 한라산이 숨겨놓은 비경 중의 비경이라 할 수 있다.


어제의 향유, 오늘의 휴식, 내일의 위안
자연이 당신에게 전하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명승 안내서!


일반적으로 ‘명승(名勝)’은 아름다운 경승지를 일컫는다. 그러나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명승은 국보, 보물, 사적, 천연기념물 등과 같이 ‘문화재보호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국가 지정 문화재를 지칭한다. 항상 우리 가까이에 두고도 제대로 가보지 못하고 주목받지 못했던 명승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우리 유산의 숨겨진 가치를 재발견해낸 것이다. 그렇다면 명승은 다른 문화재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 왜 우리는 명승을 더 많이 발굴하고 소중히 지켜나가야 하는 것인가?
바로 명승에는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 문화재는 보존해야 하는 국보나 보물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혹은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규제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명승은 향유할 수 있는 우리 유산으로서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휴식과 위안의 장소를 제공한다. 점점 빨라져만 가는 속도에 함몰된 오늘날 현대인의 삶에서 우리가 누구인지, 어떠한 정체성을 지닌 존재인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여유의 공간인 것이다. 명승은 하나의 건물이나 장소가 아닌 자연을 병풍으로 두르고 서서 그 위용을 자랑한다. 그곳에 있으면 문명세계를 잊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명승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그래서 문화재청 천연기념물분과 내에서조차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명승에 관심을 갖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가치를 역설했다. 특히 문화재청에서 발간하고 있는 〈문화재사랑〉과 인터넷 〈헤리티지채널〉에 꾸준히 글을 게재하면서 명승을 홍보했다. 이러한 집념은 점점 의미를 잃고 개발의 압력에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는 명승의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2003년까지만 해도 7곳에 불과했던 명승이 2014년 5월 현재 107곳(명승 제109호)이 되었다.
명승은 국보나 보물에 비해 화려하지도, 천연기념물에 비해 개체가 한정되어 있지 않아 큰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그래서 어쩌면 왜소할 수도 있고, 어쩌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작은 바위 하나에도 우리의 역사가 곳곳에 서려 있고, 그곳에서 이 땅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던 선조들이 있다. 그래서 명승은 더 소중하고 더 아름답다. 이 책은 주변에 있는 이런 의미 있는 유산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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