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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세에 집을 나서 먼 길을 가다
2. 벗 3. 내게는 이름이 없다 4. 왜 음악이 없는 걸까 5. 난 쥐새끼 6. 내가 왜 결혼을 해야 하죠 7. 북서풍이 불어오는 오후에 8. 죽음의 기록 9. 오래된 사랑 이야기 10. 과거사와 형벌 11. 선혈의 매화검 12. 운명 13. 두 사람의 역사 14. 공중분해 15. 충수 16. 깡총깡총 17. 황혼 속의 소년 발문/이문구 |
Yu Hua,ユイ.ホア,余華
위화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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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목소리는 열여섯 살 때 이미 결정되었다. 그후 10여년 동안 똑같은 그 목소리는 거의 매일 귓가에 맴돌았다. 너무 익숙한 목소리는 나의 모든 격정을 말끔히 사라지게 만들었다. --우리는 덜커덩거리는 버스를 타고 40리 밖 어딘가로 가고 있었지. 네가 임신했는지 검사하려고 말이야. 그때 나는 정말 혼이 나가고 얼이 빠져 있었지. -넌 혼이 나간 적 없어. 그녀는 내말을 잘랐다. 널 알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니가 혼이 나간 적은 단 한 번뿐이야. - 내가 물었다. 그게 언젠데? - 그녀가 대답했다. '지금'
--- pp. 186-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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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한테 두 아들을 낳아주었지만, 똑바로 말하면 충수 두 개를 안겨준 셈이지. 평소에도 아무 짝에 쓸모가 없더니, 위급한 지경에선 도리어 목숨까지 앗아갈 뻔했으니 말이야.'
--- p.282, 5-7 <충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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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은 흔쾌히 승낙했다. 세상에 나온 처음의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는 건 타당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벌거숭이가 되어 네 가지 과거사와 만나는 장면을 그려보았다. 아마도 그의 과거사는 깜짝 놀랄 것이다.
형벌 전문가는 오른편 구석에 서서 낯선 사람이 어물을 벗듯이 옷을 벗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칼로 금이라도 그어 놓은 것 같은 낯선 사람의 쪼글쪼글한 육신이 드러났다. 그는 햇살이 어른 거리는 유리 옆에 섰다. 그 역시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형벌 전문가는 그늘진 구석에서 낯선 사람에게로 다가왔다. 번뜩이는 도살칼을 들고 있었다. 햇빛은 초조하고 불안하게 칼날 위에서 펄떡펄떡 뛰었다. 그는 낯선 사람에게 물었다. "준비 다 됐는가?" 낯선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말할 수 없이 평온했다. 성숙한 남성이라면 행복한 강림을 기다릴 때 마땅히 취해야 할 태도였다. 낯선 사람의 평온함 때문에 형벌 전문가는 이어서 발생할 일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오른손을 뻗어 낯선 사람의 허리 부위를 만지작거렸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음을 발견했다. 사건이 뜻하지 않은 결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걸 암시하는 것이었다. 지나치게 흥분했기 때문인지, 기력이 얼어붙었기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실상 오래 전부터 형벌 전문가는 기력이 점차 쇠진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칼을 드는 순간부터 두 손이 벌써 떨리고 있었던 것이다. --- p. 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