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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onse Daud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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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파니가 방 안에 들어선 순간 그녀를 끌어안고 싶은 걷잡을 수 없는 충동이 일어났었다. 온몸에 불같이 퍼지는 욕망을 삭이기에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고혹적이었다. 자그마한 얼굴, 좁은 이마, 오똑한 코, 육감적이고 아름다운 입술, 처음 만났을 때 입었던 이집트 농부의 옷차림보다 훨씬 화려한 파리 여인다운 옷차림 속에 감추어진 완숙하고 유연한 몸매가 너무도 매력적이었던 것이다.---p.26
장은 의자 등받이에 등이 붙어 버린 듯 꼼짝하지 않고 앉아 앞에 놓인 얼음을 띄운 찬 음료수를 빨대로 천천히 들이마시며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는 그 차디찬 음료수가 마치 독약처럼 몸속에 흘러 들어가 심장과 오장육부까지 모조리 녹여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날씨는 눈부시게 화창하고 진땀이 손에 밸 정도로 따뜻했는데도 그는 말라리아에 걸린 것처럼 떨었다. ---p.66 파니의 몸 구석구석엔 그동안 그녀를 거쳐 간 많은 남자들의 다양한 흔적이 여기저기에 묻어 있었다. 그러한 흔적들은 마치 서로 다른 지질층의 생성과 퇴적을 통하여 지구의 변모 과정을 알 수 있는 것처럼 그녀의 굴곡 심한 생활의 편린들을 보여주었고 ,그러한 흔적들이 밖으로 표출되면서 그녀를 종잡을 수 없는 복잡한 성격의 여자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래, 확실한 것은 현명함과 관계있는 일이야. 파니는 세상 누구보다 어리석은 여자야. 천박하고 또 나보다 십오 년이나 연상의 여자가 아닌가.’ ---p.91 아버지가 조간신문을 읽으며 뭐라고 열심히 훈계하는 소리를 흘려들으며 장은 카우달의 작품인 사포 상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중략) 파리의 거리를 지나치다가 상가 진열장에 놓인 똑같은 모습의 사포상을 볼 때는 그토록 역겹게만 느껴졌었는데 외따로 있는 그 브론즈를 보자 둥근 어깨를 끌어안고서 입맞추며 ‘당신의 사포예요, 오직 당신만의 사포예요!’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픈 강렬한 사랑의 욕구로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밖으로 나와 버렸다. ---p.145 “더러운 부르주아!” “화냥년!…… 끝장나서 속이 다 후련해…… 더 이상 너와는 살지 않겠어!” “가, 썩 꺼져 버려. 나도 지긋지긋하던 참에 잘됐어…….” 조셉은 팔을 걷어붙이고 욕을 퍼부어대며 싸우는 그들의 모습을 잔디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재미있다는 듯이 지켜보았다. 한참 싸움이 무르익어 가는데 난데없이 뚜우 하는 무시무시한 뿔 나팔 소리가 숲의 정적을 깨고 연못에 부딪쳐 메아리로 울려 퍼졌다. “지겹지도 않아요?…… 아직도 싸울 힘이 남았어요?”---p.208 그는 실내복 안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파니의 몸을 품에 안았다. 농익은 여자의 육체가 발산하는 열기와 체취 그리고 자기 입술에 그녀의 눈물이 번져 드는 입맞춤에 그의 감정은 혼란스러워져 갔다. 그녀는 그윽하게 그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하룻밤만, 딱 하룻밤만…….” 그때 멀리서 기적 소리가 들려왔다. ‘기차!……’ 그는 그녀에게서 몸을 빼내고 역까지 단숨에 줄달음질쳤다. ---p.2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