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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 안의 야수, 리바이어던 밖의 공동체
제주 공동체의 역사, 문화, 문학
홍기돈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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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Ⅰ. 제주 문화의 기원과 형성, 변동

삼다도/삼무도의 역사와 공동체문화
- 제주 공동체문화 연구방법론

1. 제주 섬의 삼다와 삼무
2. 역사를 구성하는 세 층위: 자연, 문화, 인간/사건
3. 장기지속의 역사와 공동체문화의 구축
4. 19~20세기 인물 · 사건의 역사
5. 공동체의 해체와 ‘오래된 미래’로서의 공동체주의

문명 전파에 따른 제주 문화의 변모 양상
- 문명, 국가, 지역공동체

1. 문명과 제주 문화
2. 요하문명과 제주 고대문화사
3. 성리학적 민족국가와 제주 공동체의 성립
4. 근대 민족국가와 제주 공동체의 대응
5. 맺음말
[보유] 벽랑국碧浪國 단상

모자이크로 완성된 제주민중사와 청주 한씨 서제공파의 족적
- 한경용 시집 『귤림의 꽃들은 누굴 위해 피었나』에 대하여

1. 작법의 특징 : 주석의 서사성과 빙의의 서정성
2. 유배의 땅 제주
3. 출륙금지령과 제주문화
4. 죽음으로써 삶의 근거를 확보하였던 장두들
5. 국가 환란과 제주인의 민족의식
6. 대립 구조를 해체하며 이어지는 민중의 생명력
[보유] 한천의 말년 행방과 후사 논란에 대한 단상

Ⅱ. 제주 공동체주의와 4·3문학

근대 이행기 민족국가의 변동과 호모 사케르의 공간
- 현기영의 『변방에 우짖는 새』, 『바람 타는 섬』을 중심으로

1. 벌거벗은 생명의 땅, 근대 이행기의 제주
2. 항쟁과 타협의 매개 장치 ‘장두狀頭’
3. 공동체주의 전통과 해녀항쟁
4. ‘상상된 공동체’의 선행요건들과 ‘돌아온 인텔리겐치아’의 자리

토벌대 · 남로당과 길항하는 공동체의 사상과 문화
- 장편소설로서 『한라산의 노을』의 의의를 중심으로

1. 작가의식이 놓인 자리와 교과서로서의 『한라산의 노을』
2. 세 번의 4·3 국면 전환 : 제주공동체를 둘러싼 외래자의 오독과 폭력
3. ‘48년 체제’ 너머 제주인의 삶, 문화, 사상
4. 장편소설의 본령과 『한라산의 노을』의 문학적 권위

공동체주의 관점으로 형상화한 4·3항쟁사
- 현기영의 『제주도우다』에 대하여

1. ‘제주 공동체 3부작’의 완결 『제주도우다』
2. 밤하늘 별자리로 빛나는 공동체정신
3. 패러다임으로 작동하는 민중의 비자각적인 공동체의식
4. 공동체 이념과 해방기 제주 자치의 수준
5. 외적으로 군림하는 미군정 친일파의 경무부
6. 토벌대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술 위에 구축된 ‘우익 vs 좌익’
7. 작가의 공동체주의가 빚어낸 전작과의 차이

증언으로서의 환청과 존재 근거로서의 제주 정체성
- 현기영의 「순이 삼촌」에 대하여

1. 작가의식의 두 층위 : 국가폭력 고발과 제주인으로서의 정체성
2. 환청 앓는 순이 삼촌이 서울살이를 했던 까닭

근대 민족국가와 타자의 시선으로 재현된 제주 공동체의 면모
- 1950~60년대 발표된 육지 작가들의 4·3소설을 중심으로

1. 4·3의 발발 : 제주 공동체에 대한 리바이어던의 예단
2. 「해녀」의 제주 공동체 : 야만에 머무르는 삼성혈三姓穴 중심의 혈족 연합체
3. 「비바리」의 제주 공동체: 자치 규약 바깥의 비바리와 제주인의 불가해한 운명
4. 「집행인」의 제주 공동체: 리바이어던에 내몰린 ‘수형수’와 ‘사형 집행인’
5. 리바이어던 안의 야수, 리바이어던 밖의 공동체

공동체 제의로서의 소설과 미래에서 도래한 망자
- 김창집의 「해원解?」에 대하여

1. 영게울림이라는 형식의 의미와 효과
2. 차라투스트라의 시선으로 파악하는 「해원」의 울림
3. 「해원」이 품고 있는 탈근대적 글쓰기의 가능성
[보유] 예술장르로서 영게울림에 대한 단상

문화충돌과 자각한 패리아로서의 정체성 구축 양상
- 현기영의 언어의식을 중심으로

1. 신화와 사실의 혼동을 둘러싼 제주어/표준어의 자리
2. 표준어 세계로의 진입과 모어母語 정체성의 균열
3. 탈향 제주인의 감정 개념 재구성 양상
4. 자각한 패리아의 정체성 구축 양상
5. 현기영에 대한 고정된 프레임을 넘어서

저자 소개 1

제주 출생. 1999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학비평가로 등단했다. 중앙대학교에서 1996년 ‘김수영 시 연구’로 석사학위를, 2003년 ‘김동리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평론집 『페르세우스의 방패』(백의), 『인공낙원의 뒷골목』(실천문학), 『문학권력 논쟁, 이후』(예옥), 『초월과 저항』(역락), 연구서 『근대를 넘어서려는 모험들』(소명출판), 『김동리 연구』(소명출판), 『민족의식의 사상사와 한국 근대문학』(소명출판) 등이 있다. 2007년 제8회 젊은평론가상(한국문학가협회 주관)을 수상하였으며, 『비평과전망』, 『시경』, 『작가세계』 등에서 편집위원을 역
제주 출생. 1999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학비평가로 등단했다. 중앙대학교에서 1996년 ‘김수영 시 연구’로 석사학위를, 2003년 ‘김동리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평론집 『페르세우스의 방패』(백의), 『인공낙원의 뒷골목』(실천문학), 『문학권력 논쟁, 이후』(예옥), 『초월과 저항』(역락), 연구서 『근대를 넘어서려는 모험들』(소명출판), 『김동리 연구』(소명출판), 『민족의식의 사상사와 한국 근대문학』(소명출판) 등이 있다. 2007년 제8회 젊은평론가상(한국문학가협회 주관)을 수상하였으며, 『비평과전망』, 『시경』, 『작가세계』 등에서 편집위원을 역임하였다. 2008년부터 가톨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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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58g | 154*210*25mm
ISBN13
9791193870143

책 속으로

제주 섬을 ‘삼다의 섬’, ‘삼무의 섬’이라고 부르는데, 한반도 여타 지역과 변별되는 특징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둘은 모두 유효하지만, 삼다와 삼무는 놓인 층위가 다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돌, 바람, 여자가 많다는 특징은 제주 섬의 열악한 자연 환경을 나타낸다. 돌 · 바람이 많은 사실이야 뻔히 확인되는 조건이니 새삼 첨언할 필요가 없고, 남자에 비하여 여자가 많았던 상황 또한 섬의 토질 및 섬을 둘러싼 사나운 바다라는 자연 조건의 직접적인 결과였다. 어찌하여 제주 섬의 남자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바다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가. 토질이 척박하여 농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 p.23

사회 구조를 만들어 내고 움직이는 거대한 동력은 지리적 조건 위에서 형성된다. 제주 섬의 독특한 공동체문화는 제주 섬의 지정학적 위치와 척박한 토질을 배경으로 출현하였다. 여기서 한반도 중앙권력은 제주 사람들을 뇌옥牢獄과도 같은 섬 속에 고립시키는 정책을 펼침으로써 공동체문화가 형성되는 역사적인 조건을 부여하였다. 제주 사람들의 생활 방식 및 의식 구조 변화를 강제한 중앙권력의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목호의 난 진압, 목마 경제 통제, 출륙금지령 발동을 꼽을 수 있다.
--- p.34

수눌음, 궨당, 분짓정신, 조냥정신과 같은 문화는 제주 섬에 갇힌 사람들이 생존 방안을 모색하면서 일구어낸 삶의 방식이었다. 척박한 자연환경 및 과도한 진상 · 관행화된 탐관의 횡포를 견디어내어 적응하면서 출륙금지령 시기 제주 섬에서 공동체문화가 출현하였다는 것이다.
--- p.47

조선이 망하고,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을 맞이하였어도 제주 섬에 대한 편견은 변함이 없었다. “제주도는 (중략) 몇 세기 동안 분리된 한 지방이었으며, 제주도의 거주자들은 좋은 평판을 들을 수 없었다.” 제주 섬을 둘러싼 이러한 지역감정은 제주 사람들과 제주공동체문화를 멸시하고 적대시하는 데 적지 않은 동력을 부여하였을 것이다.
--- p.63

출륙금지령이 선포되자 제주 섬에 고립된 사람들은 섬 안에서 어떻게든 식량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척박한 토질로 인하여 곡물 생산력이 낮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주인들은 직접 농사를 짓는 도리밖에 없었다. 한정된 지역, 연속되는 시간의 틀에 근거한 생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는 해상교역 시대에도 접하지 못했던 생존 조건이었다. 제주의 마을공동체는 그와 같은 조건 속에서 형성되었다.
--- p.112

예컨대 기억이 담고 있는 서사로써 역사와 맞서는 장르가 소설이고, 기억이 역사와 충돌하는 지점에서 주체하기 어려운 감정을 토해내는 장르가 서정시 아닌가. 문학을 포함한 예술은 본디 고정된 틀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사태와 대상을 총체적이고 생동적으로 이해하고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현재성’을 증명”하는 데 자리를 마련한다.
--- p.168

군사정권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반공몰이에 입각한 역사관을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였다면, 장편소설은 그 반대편에서 사실 복원 및 다른 관점에서 해석한 역사관을 제시해 왔다.
--- p.204

작품 제목 ‘제주도우다’는 소설에서 두 번 제시된다. 첫 번째는 일본에서 노동자로 전전했던 제주인들이 해방을 맞아 귀향하는 장면에서다. “시모노세키 항구에서 출국 심사하는 맥아더 사령부 미군이” 묻는다. “북조선으로 가겠느냐, 남조선으로 가겠느냐.” 그런데 귀향민들은 “전쟁 중에 정신없이” 살았던 터라 “삼팔선이 그어진” 줄도 몰랐다. “그래서 모두 이구동성으로 말해십주. ‘우린 남도 아니고 북도 아니고, 제주도로 가겠다!’ 하고.” 이에 “마중 나왔던 사람들이 감격해서 환성을 질렀다. ‘맞아, 맞아, 우린 북조선도 아니고 남조선도 아니고 제주도란 말이여!’”(1, 296) 여기서 ’북조선’, ‘남조선’은 각각 사회주의, 자본주의를 의미한다. 삼팔선이 그어진 사실도 모른 채 생업에만 몰두했던 그들이 특정한 이념으로 무장하였을 리 없다. 그들은 그저 고향을 그리워하며 떨어져 살아왔던 ‘제주도’ 공동체의 일원일 따름이다.
--- p.242

『제주도우다』는 제목 자체가 이미 공동체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현기영의 ‘스완송’ 『제주도우다』는 자신이 공동체주의자 고순흠의 후예임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 p.273

크로포트킨의 체험 · 제주 역사에서 드러났듯이, 자연 상태의 인간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속에 머무른다는 가설은 의심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조에 vs 비오스’라는 이분법을 넘어 ‘생명’의 지평 위에서 권력 문제를 재구성해야 하는 까닭은 이 대목에서 명확해진다. 자연 · 자치 · 자유를 원리로 삼은 공동체주의에 관한 논의도 그 과정에서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 p.310

자크 데리다는 현재 출몰하고 있는 유령을 미래에서 도래한 존재라고 주장하였다. 유령은 해원이 완료되는 시점에 이르러 스스로 소멸하는 법이니, 원한이 남아있는 한 유령은 해원을 위하여 현재 세계로 끊임없이 건너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살아있는 우리는 유령/망자가 출몰하는 지점을 따라가며 미래로 향하는 존재일 터이다.
--- p.326

현기영의 초기작에는 서울말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문화충돌과 연동하여 표출되어 있다. 제주어와 서울말 사이에서 상경 제주인들이 겪어야 했던 스트레스는 「해룡 이야기」에 잘 드러난다. 제주어(“어디 살암서?”)와 서울말(“어디 사니?”)이 뒤섞여 이도저도 아닌 발화(“어디 살암니?”)를 내뱉어 웃음거리로 전락한 인물은 희화화된 경우다.
--- p.344

제주 지식인들이 글의 세계로 진입하며 겪게 되는 존재의 균열은 육지와의 심각한 문화적 · 언어적 상이함에서 기인한다. 제주의 문화가 상이함을 유지하게 된 까닭은 일차적으로 섬이 끌어안아야 할 지리적 고립이겠으나, 제주도를 고립 · 배척하였던 중앙권력의 정책 또한 무시할 수 없다.

--- p.355

출판사 리뷰

문학평론가 홍기돈 교수가 책을 냈다. 글쓴이들이 책을 내는 일이 뭐 그리 특별할까 만은, 이번에 그가 펴낸 《리바이어던 안의 야수, 리바이어던 밖의 공동체》는 그의 정체성에 근원을 둔 의식의 오랜 질문에 대한 답안의 하나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저자는 제주 출신이다. ‘제주 출신’이라는 태생적 꼬리표는 다양한 층위의 권력이 작동하는 한국 사회에서 복합적인 문제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숙명성을 배태한다. ‘제주 출신’은 어떤 경우는 한계와 장애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주 출신’은 소위 중앙에 대해 아웃사이더로서의 의식을 지속하게 하기도 하는데, 이는 개인적 범주를 넘어 이 책의 제목에도 사용된 ‘리바이어던’과의 역사적 작용과 반작용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소위 제주 출신자들에게는 고향 제주에 대한 의식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궁극적으로 제주공동체에 대한 그의 성찰은 본인 자신이 물마루를 건너 공부하고 서울에 자리 잡으면서 꼬리를 물었던 질문이기도 했을 듯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의 오랜 이방생활에서, 그의 뇌리에서 사라질 수 없었던 제주 섬의 이해를 위한 끝없는 질문에 대한 보고서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에 그 심경이 표현되어 있다.

‘나는 누구인가’ 물을 때나 ‘어떻게 살 것인가’ 가늠할 때, 내가 제주 출신이라는 사실은 언제나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상수常數였다. 학교 근처 우당도서관 향토사자료실을 들락거렸던 고등학생 때도 그러했고, 대학교에 진학하느라 제주 섬을 떠나온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굴욕감을 동반한 서울말 사용에 길들면서, 거부감을 안은 채 ‘저들’의 기준에 따라 ‘나’의 생활 방식을 바꾸면서, 제주에 대한 공부를 이어 나갔다. 그러니까 제주 공부는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겠노라는 발버둥이었던 셈이다. 이 책은 그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책 제목 《리바이어던 안의 야수, 리바이어던 밖의 공동체》는 어렵지 않게 강력한 국가를 상징하는 ‘리바이어던’의 야수성과 그에 유린당한 ‘제주 공동체’에 관한 것임을 알아채게 한다.

고려~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모든 시기의 리바이어던은 척박한 자연 조건에 유폐된 제주인들을 끊임없이 유린했다. 하지만 그 야수같은 리바이어던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제주인들은 제주 공동체라는 상호부조의 질서와 문화를 구축해왔다고 저자는 평한다.

저자 또한 제주 공동체의 역사는 자연에서의 인간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에 놓인다고 전제하고 즉 강력한 국가-‘리바이어던’을 해결 방안으로 제안한 토마스 홉스의 전제가 잘못되었음을 제주 공동체의 역사, 문화, 문학을 탐구하면서 보여주고자 한다.

이 책은 2018년에서 2024년 사이 몇몇 학술지와 문학지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은 평론집이다. 각각의 글들은 시기별로 용처에 따라 저마다의 문제의식으로 쓰여졌을 테이지만, 저자가 최근에 이르러 그동안 지속해 온 제주 섬의 역사와 공동체문화에 대한 일종의 결론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1부에서는 제주문화의 기원과 형성, 변동을 모색하기 위해 1장에서는 삼다/삼무도의 담론을 분석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진 제주 공동체문화의 구축과정을 추적한다. 2장에서는 문명 전파에 따른 제주 문화의 변모 양상을 탐색하는데, 선사, 고대, 중세, 근대까지의 제주 섬의 역사와 무화를 탐구한다. 이를 통해, 제주공동체 문화가 어떻게 구축되고 변모하였는가를 모색한다. 3장에서는 청주 한씨 서제공파의 족적을 파헤쳐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제주민중사의 다른 층위를 탐색한다.

1부는 저자가 심혈을 기울인 부분으로 보인다. 특히 저자가 그동안 가져왔던 “제주 문화의 특징에 대한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는” 원자료들이 번역·출간되고, 이로 인해 제주문화의 “개별적인 특징들을 통일된 흐름으로 파악할 수 있게”된 상황이 된 이후에야 집필된 것으로 그가 상경 이후에도 내내 손을 놓지 않았던 ‘제주 공부’의 결과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부에서는 제주 섬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을 다룬 구체적인 평론들을 묶었다. 작가 현기영, 한림화, 김창집 등의 작품을 텍스트로 하는 비평문들을 모은 것으로 작가들이 작품에서 구현한 제주 공동체주의의 실체를 다룬다. 특히 현기영 작가에 대한 평론들이 주를 이루는데, 《변방에 우짖는 새》, 《바람타는 섬》, 《순이 삼촌》, 최신작인 《제주도우다》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현기영 작가의 중요한 작품들을 모두 아울렀다. 특히 저자는 1부에서부터 규명하고자 했던 제주 공동체문화, 공동체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 현기영을 평가한다.

『제주도우다』는 제목 자체가 이미 공동체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현기영의 ‘스완송’ 『제주도우다』는 자신이 공동체주의자 고순흠의 후예임을 증명하는 작품이다.(273p)

현기영의 4·3에 관한 마지막 장편소설(?)이랄 수도 있는 《제주도우다》 평문의 결론이다. 고순흠은 일제강점기 반도와 열도를 오가면서 고군분투했던 아나키스트다.

이 책은 저자의 비교적 근래 평문들 중 제주역사·문화, 제주 섬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을 다룬 글들을 모은 것으로, 오십대 중반에 이른 작가가 도달한 제주 섬에 대한 통섭적인 관점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저작물이다. 특히 제주 문화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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