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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사람을 만나는 길 6
1부 우리는 안녕한가? 1 우리는 안녕한가? 10 2 건물의 바깥 14 3 빼앗긴 건물의 바깥 18 4 방치된 건물의 바깥 26 2부 안녕으로 가는 길 5 공공공간의 사명 32 6 공간의 힘 40 7 사람을 만나자 48 3부 무엇을 해야 하는가? 8 만남의 설계: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3S 54 9 Secure: 보행 공간 확보 58 10 Separate: 보차 망 분리 70 11 Serve: 도시를 위한 건축 92 4부 어떻게 해야 하는가? 12 계획 범위 설정 116 13 광장 계획 122 14 보행 가로망 계획 128 15 차도 망 계획 132 16 필지 구획 138 17 가로 설계 142 18 상가 설계 150 19 공원 계획 154 5부 이어지는 길 20 Retrofit 160 21 설계의 바깥 168 에필로그: 마음이 머무는 길 184 추천의 말 186 참고문헌 192 도판출처 194 |
치열한 도시계획 업무와 비교하면 도시를 설계하는 일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도시의 모습을 걱정하거나 기대하는 사람은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다. 시민들도 차가 막히는 것을 이따금 불평할 뿐이었다.
--- p.6 우리가 사는 환경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계획하고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야기가 끝나갈 즈음엔 도시의 무엇을 보아야 할지, 또 그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명확한 기준이 머릿속에 그려지게 될 것이다. --- p.7 지금 우리는, 안녕하지 못하다. 경제 규모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 사회가 크게 진보하였음에도 도시민의 일상이 여전히 빈곤한 이유는 우리의 일상을 담는 그릇인 ‘도시’가 안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p.12 우리가 특정한 도시를 생각할 때 주로 떠올리는 풍경도 건물의 바깥이다. 건물의 바깥은 시각적인 미추의 차원을 넘어 우리 모두의 삶과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 p.16 과거의 길이 모든 이웃을 위한 장소로 다양하게 활용되었던 것과 달리, 지금 우리가 만드는 길은 사람이나 자동차의 통행을 위해서만 사용된다. 이웃과 함께 사용하던 공동체의 터전이 통행이라는 단일 목적에만 얽매이는 도구가 된 것이다. --- p.19 오늘도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길을 걷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중 두세 명은 영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게다가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의 60퍼센트는 거동이 어려운 노인이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걷는 ‘길’의 현실이자 우리가 이룩한 ‘교통 효율’의 대가다. 문제를 해결하고 장소를 되찾기 위해서는 보행자나 운전자의 준법 의식을 탓하기 전에 도시의 구조를 의심해야 한다. --- p.23 지금 우리의 도시는 그저 집과 일터가 있는 기계일 뿐이다. 우리의 삶이 묻어 있지 않은 공간에 애정이 담기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p.37 보행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단순히 인도만 확보한 수준의 도시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말하자면 굳이 걸으려면 걸을 수는 있는 수준의 도시를 넘어 자발적인 움직임을 유도하는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걷게 하는 도시’다. --- p.55 이웃과의 유대 형성이 어려운 현재 도시 구조는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 문제의 직간접적 원인이자 해결책의 모색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보행로와 광장이 보행자가 사회적 접촉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면 사람들은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사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 p.69 새로운 도시계획은 자동차를 배척하지 않는다. 자동차의 길과 사람의 길을 나누어 계획할 뿐이다. 자동차를 분리함으로써 길이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하듯이 자동차의 길도 그 특성에 더욱 적합한 길로 거듭날 수 있다. --- p.80 미흡한 도시계획이 초래하는 문제는 심미적인 면보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더욱 심각하다. 시각적 통일성이 부족하고 아름답지 못한 풍경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여지는 적다. 그러나 기능적인 검토가 부족하여 공공공간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도시 전체의 활력과 경제 활동, 안전 등 삶의 질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 --- p.96 도시 문제의 책임을 건축에 묻는 일은 본말이 전도된 무책임한 행위다. 도의적인 차원은 물론 문제 해결 차원에서도 타당하지 않다. 도시 구조가 정해진 상태에서 공간의 표피에 해당하는 건축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사후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건축은 죄가 없다. 단지 도시계획의 잘잘못이 건축을 통해 비로소 드러날 뿐이다. --- p.178 그렇게 한번 시야에 들어온 주변 환경은 마음속에 어떠한 불만과 기대를 키워낼 것이다. 불만은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다. 우리의 마음이 머무는 장소가 더 이상 추억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오늘 우리가 사는 바로 이곳이 되게끔 해야 한다. --- p.185 |
편리한 이동과 맞바꾼
풍요로운 일상을 되찾는 법 우리는 건물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곳곳에서 불편함과 맞닥뜨린다. 집을 나선 후 목적지에 닿기까지 우리는 몇 개의 횡단보도를 건널까? 내 뒤를 바짝 쫓는 자동차에 몇 번이나 길을 비켜주어야 할까? 매일같이 겪는 불편함에 우리는 이미 익숙해졌을지 모른다. 도시는 원래 불쾌하고 불편한 곳일까? 지금보다 더 좋아질 방법은 없는 걸까? 매일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길을 걷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중 일부는 영원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특히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의 60퍼센트가 거동이 어려운 노인이라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도시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도시의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문제의 근원을 찾아야 한다. 『사람을 만나는 도시』는 우리 도시의 현실을 들여다보며 무관심이 만들어낸 삭막한 도시 풍경과 편리한 이동을 위해 희생된 삶의 가치를 냉엄하게 뒤돌아본다. 오늘날 우리가 겪는 수많은 문제가 도시설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제시한다. “사회적 접촉은 사회적 고통은 물론 신체적 고통까지 줄여준다. 우리가 다친 자녀를 안아주는 행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우리는 사람이 모여 있는 활기찬 거리를 선호한다. 카페 의자가 대체로 보도를 향해 나와 있는 까닭도 도시 생활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인간의 가장 큰 기쁨이다.’라는 아이슬란드의 오래된 시구와 ‘사람들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온다.’라는 스칸디나비아 속담처럼, 타인을 향한 인간의 기쁨과 흥미는 도시에 활력을 부여하는 강력한 요인이다. 이렇듯 만남은 우리 삶의 밑바탕이자 궁극적인 목표다. 열린 공간에서 이뤄지는 만남과 대화는 개인의 생각을 여론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를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타인을 이해하며 더불어 살기 위해 우리는 더욱 빈번히 부닥치고 만나야만 한다. 그러므로,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 도시에는 단순한 통행로나 빈 공간이 아니라 만남을 위한 공공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 ‘안녕으로 가는 길’에서 |
“도시를 따뜻한 시각으로 보게 하는 책”
사람들은 자연을 좋아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을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사회적 동물이라서 그렇다. 이 책은 우리 도시가 삭막해진 주된 원인을 도시설계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해 사람 간의 만남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도시가 되었다는 데서부터 찾는다. 저자는 도시개발 과정에서 도시설계 부문을 강화해야 하고, 도시설계의 초점을 ‘사람들의 만남’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성취할 수는 없다. 어디선가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이 책의 출간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람을 만나는 도시 만들기 운동’이 우리 사회 전반으로 펼쳐지는 데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이 널리 읽혀 도시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로 공유되고, 나아가 이 책에서 제안한 것들이 도시 속에서 실현됨으로써 우리 도시가 변할 수 있는 단초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 황희연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명예교수, (사)주민참여도시만들기연구원 이사장) |
“좋은 도시란 어떤 도시인가”
좋은 도시란 어떤 도시인가. 도시의 규모와 산업, 환경과 교통도 중요하지만 한 도시의 매력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도시의 형태, 즉 ‘어떻게 생긴 도시인가’일 것이다. 전자가 도시계획의 과제라면 후자의 형태 문제는 도시설계의 과제다. 도시의 자연환경과 역사적 환경을 어떤 모습으로 가꿀지, 가로 공간과 건축물, 공원과 광장을 어떤 형태로 만들어야 하는지, 이 모두가 도시설계의 과제다. 이 책은 이런 우리 사회 현실에 단비 같은 존재다. 도시설계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지만, 무엇보다도 도시설계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일이 필요하다. 좋은 도시의 형태는 어떠한 것이며, 이를 만들고 가꾸는 것이 도시설계의 과제라는 사실이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상식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 책은 이 소중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저자는 자칫 복잡해질 이야기를 ‘사람들의 만남’을 열쇠말로 쉽게 그리고 일관되게 풀어간다. 알기 쉬운 내용만큼이나 읽기 쉽게 편집된 페이지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덧 좋은 도시의 형태에 대한 식견과 안목을 챙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도시설계 기반도 더 두터워질 것이다. - 박인석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前 국가건축정책위원장) |
“차와 도시는 공존할 수 있을까?”
‘걷기 좋은 도시’를 계획하거나 설계하기 위해 고민한 전문가라면 이 책에 제시된 기존 도시의 문제점과 걷기 좋은 도시의 모델에 상당 부분 동의할 것이다. 루쉰魯迅은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걷기 좋은 도시로 가는 길도 여럿이 해야 만들 수 있다. 그래야 걷기 좋은 도시를 막아서는 여러 현실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그 길에 동참하길 바란다. - 한상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前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안전연구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