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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서론
1. 왜 ‘개인’의 문제를 제기하는가? 2. 논의 방법과 전략 제2장 16-18세기 담론과 글쓰기에 나타난 개인의식 1. 개인의 자율성과 주체성에 대한 강조: 양명학 2. 글쓰기 담론에서의 자아 표현과 개성에 대한 중시 1) 성령시파에서 발견되는 개인의식 2) 동심설 등 몇 가지 주장에 나타난 개인의식 3. 개인의식의 성장과 글쓰기에 나타난 변화 1) 소품문: 서신, 일기, 유기를 중심으로 2) 자전적인 글 4. 소결 제3장 16세기 이후 소설 독자와 작가의 성격 변화 1. 출판문화의 보급과 소설 독자층의 성격 변화 1) 작품을 통해 본 독자층의 성격 2) 소설 평점을 통해 본 독자층의 성격 2. 16-18세기 소설 작가의 성격 변화 1) 16-17세기 작가의 성격 2) 18세기 작가의 성격: 『홍루몽』을 중심으로 3. 소결 제4장 소설 작품에 나타난 개인의식 1. 명말 ‘사대기서’에서 발견되는 ‘개인’ 1) 공적인 시공간을 살아가는 전형화된 인물: 『삼국연의』와 『수호전』 2) 사적인 시공간을 살아가는 욕망의 개인: 『금병매』 3) 내면을 향한 관심과 새로운 가치를 구현하는 인물 형상: 『서유기』 2. 18세기 『홍루몽』에서 발견되는 개인의 ‘내면세계’ 1) 등장인물에 분산되어 투영된 가보옥의 내면적 자아 2) 가보옥의 내면세계 3. 소결 제5장 결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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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시기 중국 사회에서 개인은 이질적인 성격보다는 동질적인 성격을 가진, 집단을 구성하는 일원으로 파악되었던 것이다. 흔히 중국 사회에서 개인보다 집단이 중시되었다고 알려져 있는 것은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16세기를 전후하여 사회.경제적인 조건과 토대가 변화하면서 개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다양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명 왕조의 체제 유학이었던 주자학(朱子學)을 대신하여 새롭게 등장한 양명학(陽明學)은 주자학에 비해 개인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인정하고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시기에 제기된 글쓰기 담론에서는 글쓰기의 공적인 기능보다 사적인 성격이 강조되어, 글쓰기의 본질이 성인의 도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자 개인의 진실 되고 솔직한 감정의 표현이라는 의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작품의 평가에서도 전통적인 규범이나 미학보다 작자의 개성이 더욱 중요한 기준으로 부각되는 경향을 보인다.
16세기 전후에 이르러 중국 소설은 도시의 발달, 독서 계층의 증가, 상업적인 출판문화의 보급 등을 배경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들어서 작가는 잠재적인 독자층의 기호와 취향을 고려하여 작품을 창작하고, 독자는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작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구매하고 서재에서 혼자 읽는 방식으로 그것을 향유하게 되었다. 상업적인 대규모의 출판 시장에서 작품을 공급하는 작가와 그것을 소비하는 독자가 만나는 이와 같은 시스템은 16세기 이전 중국 사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것이었다. 이는 작품을 베껴서 읽거나 소규모 모임에서 교유의 목적으로 작품을 주고받던 시문(詩文)의 작가-독자와도 완전히 다른 차원의 작가-독자의 개념이 형성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 시기의 소설은 당송대에 비해서는 분명 훨씬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사회를 배경으로 존재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소설 장르가 그런 사회적 성격과 경향에 적합했기에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자신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작품을 선택하고 구입하는 단계에 있어서나, 밀폐된 공간에서 눈으로 혼자 묵독의 방식으로 작품을 읽고, 반복해서 분석적으로 사유하며 읽는 독서 형태는 이 시기 개인화된 소설 독자의 성격을 말해 준다. 삼국연의와 수호전은 ‘사대기서’ 가운데 비교적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대략 16세기 전반기까지 소설 작품에서 개인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으며, 당시 개인화에서의 한계가 무엇인가를 보여 준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이들 작품에 등장하는 개인은 전반적으로 공적인 시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공적인 인물들이다. 다만 삼국연의에서의 개인이 주어진 공적인 임무와 역할에 대체로 제한되어 있다면, 수호전에는 사적인 시공간이 침투되어 있고, 집단의 통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개성을 가진 개인이 등장하고 있다는 차이점을 보인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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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 대한 인식 변화를 통해 본
16-18세기 중국 소설 중국 사회에서는 개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했으며, 어떠한 조건과 상황 속에서 개인의식은 더 두드러지게 자각되고 발현되었는가? 이 문제는 특히 동아시아 사회의 독특한 성격을 이해하고 규명하는 데 있어 매우 본질적인 한 부분이다. 중국에서는 대체로 한 개인이 개별적인 존재로서보다 사회 구성원으로의 역할과 의무가 중시되었고, 중국 사회에서 개인의 정체성은 집단에서의 역할과 의무에 의해서 결정되었다. 16세기 전후에 발생한 사회.경제적인 조건과 토대의 변화는 ‘개인’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가져왔고, 이에 대한 이해는 근대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이 전환기의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지표이자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개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16-18세기 중국 소설을 새롭게 조망하고 분석한다. 왜 ‘개인’의 문제를 제기하는가? ‘개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가지고 16-18세기 중국 소설 가운데 삼국연의,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의 ‘사대기서(四大奇書)’부터 홍루몽(紅樓夢)에 이르는 변화를 분석.고찰한 연구서가 출간되었다.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아시아연구소총서 모노그래프로 발간한 개인의식의 성장과 중국소설은 개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근대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전환기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거시적이고 광범위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시적이고 세밀하게 분석한 역작이다. 주요 소설 작품의 흐름을 제재 유형이나 탈역사화 같은 관점에서 보는 것에서 벗어나, 개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조망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작품 속 시공간과 인물 형상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 주목하여, ‘사대기서’가 16세기 전후 개인이 새롭게 ‘발견’되어 가는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면 홍루몽은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소설 장르를 둘러싼 전반적인 사회의 경향과 흐름 속에서 이 시기의 소설 장르가 개인화된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는 지금까지 중국 소설과 관련된 논의에서 거의 자각하지 못했고, 따라서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못했던 부분이라는 점에서 이 연구서가 가지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소설 작품의 성격과 평점을 통해 소설 독자의 성격을 분석한 점에서도 지금까지의 연구와는 변별점이 있다. 공적인 개인에서 사적인 개인으로 이 책에서는 사회경제적인 변화만이 아니라 여러 형태의 담론과 글쓰기 등 문인 문화를 포함하는 거시적인 흐름과 경향 속에서 중국 소설에서 나타난 변화를 설명한다. 이를 토대로 16세기를 전후하여 비약적으로 성장한 중국 소설이 이전 시기에 비해서 훨씬 개인화된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 중국 소설의 독자와 작가의 성격이 점차 개인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또 작가와 독자의 성격뿐만 아니라 소설 작품 속 등장인물도 개인화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음을 지적한다. 즉 ‘사대기서’부터 홍루몽까지의 작품을 통해서 공적인 개인에서 사적인 개인으로, 역사적 사건에서 자잘한 일상으로, 영웅에서 평범한 개인으로, 외면적 행동에서 내면세계로, 윤리도덕적 전형에서 자기만의 독특한 내면세계를 가진 인물로, 작품에서 사건과 인물을 그려내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상세하게 분석한다. 이를 통해 근대로 이행해 가는 시기에 중국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한 개인의식이 어떤 형태로 드러나고 있고 그것이 서구와는 어떤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유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