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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푸른 것들에의 꿈
2. 어린 사랑 3. 세상의 따순 것 |
孔善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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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섬진강가에 자생으로 피어난 자운영 꽃밭에 몸을 던져놓고 노래 불러봅니다. 풀 냄새 피어나는 풀밭에 누워 즐거이 즐거이 노래 불러봅니다. 즐거이 즐거이 노래 부를수록 눈에서는 눈물이 샘솟습니다. 나는 그것을 내버려둡니다. 왜 즐겁게, 즐겁게 노래 부를수록, 마음은 하염없이 슬퍼지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자운영 꽃밭이 너무 아름다워서일까요? 그래서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요? 꼭 그래서일까요? 아이들에게 눈물을 보이는 게 쑥스러워 나는 그만 자운영꽃 무더기 속에 내 얼굴을 콕 묻어버렸습니다. 나 죽어 이 세상에서 없어지면, 그 때 우리 아이들도 자운영 꽃밭에 얼굴을 묻고 제 아이들 몰래 울까 모르겠습니다. 제 엄마 자운영 꽃밭에 얼굴 묻고 울었던 때가 생각나 저희들도 그렇게 울까 모르겠습니다. 가난한 제 어미와 함께 놀았던 섬진강가에서의 한때가 못 견디게 그리워서, 그렇게 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운영 꽃밭은 예나 지금이나 너무 아름답고 그리고 너무 슬프군요. 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당장 오월 들녘으로 나가보세요. 거기 불붙는 슬픔이 당신의 가슴을 흔들어놓을 테니까요. 슬픔은 때로 저 자운영 꽃밭처럼 아름다운 것이기도 한 모양입니다 그려.
--- p. 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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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친구들이 감탄하는 그 감에 후동댁 아주머니는 한숨짓고 있다는 것을 차마 말하지 못한다. 다만 감탄의 이면에 누군가의 한숨도 있다는 것을, 이 세상의 마냥 좋은 것들이 그렇게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는 이제 이 세상이 나혼자만의 세상이 아니라는 그 조그마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타인의 한숨 소리에 귀기울이게 될 때, 타인의 수고로움에 작은 연대를 할 때,그럴 때 세상은 정말로 아름다워지고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 p.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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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친구들이 감탄하는 그 감에 후동댁 아주머니는 한숨짓고 있다는 것을 차마 말하지 못한다. 다만 감탄의 이면에 누군가의 한숨도 있다는 것을, 이 세상의 마냥 좋은 것들이 그렇게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는 이제 이 세상이 나혼자만의 세상이 아니라는 그 조그마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타인의 한숨 소리에 귀기울이게 될 때, 타인의 수고로움에 작은 연대를 할 때,그럴 때 세상은 정말로 아름다워지고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 p.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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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씨의 첫 산문집인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는 `산과 논과 밭 속에 파묻힌 곡성에서의 생활`과 `어린 사랑`이라고 표현되는 모성, 작가의 유년기 추억과 가슴 아픈 기억 그리고 모자가정을 이루게 된 현재까지의 삶이 녹아들어 있는 40여편의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는 작가 스스로 `아늑하고 따스한 곳, 작고 초라해도 흙이 있고 푸른 나무가 일렁이는 곳`이라고 표현한, 작가의 고향땅이기도 한 전남 곡성의 보성강가 농가에서 자녀와 함께 살면서 쓴 산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산문들에는 푸른 것들에 대한 그의 오랜 꿈과 시골살이의 경험들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도 어렵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로서의 생활 등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그려져 있다. 제2부는 공선옥의 작품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는 `모성` 또는 `꼬물꼬물한 어린것들에 대한 사랑`의 모습이 드러나 있는 글들이다. 씩씩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그린 「십리길을 걸어온 아이들」이나 밥과 옷과 집에 대한 전근대적 방식의 중요성을 말하는 「나쁜 엄마」 지겹고도 다정하다는 아이들과의 유치한 사랑놀음을 다룬 「어린 사랑」 그리고 자운영 꽃밭에 얼굴을 묻고 아이들 몰래 울던 일, 제 손으로 밥을 챙겨 먹을 수 없는 아이들을 집에 두고 일을 다녀야 했던 생활, 그리고 시골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은 눈물겨운 이야기 들에서 볼 수 있듯이, 그에게 있어서 모성이란 신난하고 바람 찬 삶의 조건들 속에서 때로는 정겹고 억척스러우며 강인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3부는 작가 자신이 헤맴의 시초라고 밝힌 70년대 유년기의 추억과 아름다운 기억과 풍경들, 가족이 해체되던 80년대의 20대 시절과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 등을 다루고 있다. 특유의 솔직하고도 선이 굵고 담담하며 해학스럽기까지 한 문체로 기술되어 있는 이 산문집은 독자들이 작가 공선옥과 그의 작품세계를 좀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