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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슬픈 기록들, 그 위무 앞에서 고통과 기억의 섬, 영혼을 위한 슬픈 기록
- 허영선 시인. 제주 4.3 연구소장 In the presence of this solemn archive, Solace for the sorrowful spirits An Island of suffering and remembrance, A sorrowful record of the lost souls - Heo Yeong - Seon Poet, Director of the Jeju 4.3 Research Institute 제주 여성의 삶을 관통하는 아픈 말들 - 해녀, 굿, 4.3 - 문봉순. 제주섬문화연구소 연구실장 May 3rd, Haenyeo and Gut: The Painful Tales of Jeju Women - Moon Bong-Soon Jeju Island Culture Research Institute Research Manager 바람의 말 - 성남훈 사진 INDEX |
Sung Namhun,成南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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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세요? 사라진 영혼들의 사라진 언어를. 나는 아직도 숲을 떠돌고 있답니다. 학살의 대지를 떠나지 못해 웁니다.
--- p.Ⅲ 스미고 포개진 첩첩 하얀 산을 넘어요. 눈 속에 덮인 흰 산 흰 조각의 영혼들이 허공을 향합니다. 검은 기억들이 흘러 흘러나와요. 더 이상 숨을 길 없는 막다른 동굴 속에서 기어코 구멍으로 본 것들은 무엇인가요. 캄캄한 굴속 어두운 심연으로 떨어지던 사람들. 끝없이 떨던 그들이 오로지 하늘 한번 보고 싶어서 숨 막히게 바라던 저 하늘. --- p.Ⅴ 십 분 동안의 연설이 끝나고 사람들은 줄줄이 끌려가서 총살당했다. 아들 둘이 함께 끌려간 집에서는 그 앞에서 넋을 빼고 있었다. 통물이라고 하는 곳에 큰 밭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한꺼번에 쏘아버렸다고 했다. 일곱 살 아이는 총소리가 난 것도 같았지만 아빠가 죽었다고는 생각도 못 했다. 정신을 차린 할머니가 집으로 가자고 손을 끌었다. --- p.XV 4.3이라는 말조차 입에 담지 못하고 숨겨야 했던 시절을 지나 4.3은 억울한 누명을 벗고 세상으로 나왔다. 무죄 판결이 나고 단계적으로 유족들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 p.XVI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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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던 살아낸 이들의 이야기
우리는 이제 어떻게 아픔을 기억해야 하는가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사진을 찍어 그 시간을 붙잡아 놓을 수 있고, 아직 살아남은 이들의 구설을 통해 전해질 수 있다. 성남훈 작가의 『서걱이는 바람의 말』은 이 두 가지 방법으로 과거를 기억했다. 당시 제주 4.3 사건을 겪었던 이들이 죽고, 살아남은 이들을 남몰래 숨죽여 위로했던 곳에 직접 가 이미 과거로 흘러갔지만 바람은 기억하고, 여전히 흐르고 있을 거라는 믿음 아래 카메라를 들어 셔터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의 말을 글로 담아 그 위에 얹었다. 우리는 성남훈 작가의 이러한 작업으로 하여금 삶 속에서 사라지는 과거를 기억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 · 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 · 단정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 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 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 말할 수 있다. 성남훈 작가는 직접 유족들을 만나고 제주 4.3 연구소와도 함께 작업하면서 과거라 부를 수밖에 없는 잊혀진 역사에 대해 재조명한다. 우리는 바람 속에 담긴 말과 소리를 찍은 성남훈 작가의 사진들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시각적으로도 체험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아름다운 관광지로 각광받는 제주도의 또 다른 과거를 단순한 아픔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닌 기억으로 그 시간을 우리 속에 잡아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