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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길, 나의 삶
2. 사랑할 시간이 없다 3. 고별강연 |
PARK, EEE-MOON,朴異汶, 본명:박인희(朴仁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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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그거 갈대가 아니라 생각하는 갈대라는 사실은 이성의 거울에 비추어 알 수 있고, 인간이 동물, 식물, 세포, 물질과 다름없는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은 과학이 보여주는 진리이다. 이성과 과학이 모든 대답을 제공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성과 과학이 그려 보이는 세계보다 더 믿을 만한 것도 없다. 이성과 과학은 진리의 원칙이다.
믿든 말든 사실은 사실이고, 싫든 좋든 진리는 진리이다. 진리는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이기를 요청한다. 사실은 사실대로 진리를 진리로 인정하는 혜안이 필요하고, 이러한 혜안을 가지려면 객관적 사실에 대한 정직성과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성,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실의 인식이야말로 참다운 나의 발결의 유일한 바탕이며 뜻 있는 삶의 원초적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 p.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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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삶을 택해야 할 것인가. 근본적 문제는 막상 따지고 보면 상반되는 욕망과 가치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옳고 귀중한지를 궁극적으로 아무도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다는 데 있다. 인간의 실존적 고민의 가장 궁극적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과 다른 사람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궁극적 잣대는 <저속성/고귀성>이라는 정신적/도덕적 속성이며, 저속한 삶보다는 고귀한 삶이 더 바람직하고 가치 있는 삶이며 하늘과 땅이 다 같이 아름다운 자연이더라도 하늘은 땅보다 역시 더 높고 푸르며 높은 푸른 하늘은 땅보다 더 아름답고 고귀하다. 이러한 사실은 생각하고 반성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명하다. 생각하고 또 반성해 보아야 한다.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해 보자. --- p.99~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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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맡으면 맡을수록,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렇다. 감동이 깊으면 깊은만큼, 생각이 투명하면 투명한만큼 한결 더 그렇다. 정말 모든 것들이 마냥 신기하고 경이롭다. 눈을 크게 뜨고 사물을 새로 보자. 귀를 깨끗이 씻고 소리를 새로 듣자. 머리를 식혀 새로 생각해 보자. 세계가 지금과 달리 무한히 신기해지고, 존재하는 모든 것은 황홀한 감동의 원천, 투명한 인식의 대상으로 바뀔 수 있다.
--- p.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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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특정한 종교도 믿지 않지만 누구 못지않게 종교적인 사람으로 자처한다. 나는 물리적인 우주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을 신뢰한다. 그런데 바로 그러한 우주야말로 가장 신비스러운 것으로 본다. ……
나는 언어를 떠난 인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러나 인식 역시 인간의 의식과 독립해 존재하는, 개념화할 수 없는 무엇에 대한 인식이지 인간의 상상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나는 궁극적으로 어떤 것이 선하고 어떤 것이 악한지, 어떤 삶이 옳고 어떤 삶이 그릇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선과 악, 옳고 그릇된 삶은 개인이나 집단의 의견에 달려있지 않다고 확신한다. 나는 행복하고 싶다. 그러나 그냥 편안함으로서의 혹은 쾌락으로서의 행복은 멸시한다. …… 나는 유토피아를 믿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 사회는 꾸준한 개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 나는 이성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모른다. 그러나 이성의 존재를 확신한다. 나는 이성이 판단의 절대적 잣대라고는 믿지 않고, 이성을 무조건 의지할 수 있는 빛으로 신뢰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성은 역시 사유의 잣대이며, 이성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빛은 아무데서도 찾아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 2000/10/11 (okhlj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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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 나의 삶은 사치스러웠다고 할 만큼 배움만을 위해 살아왔고 앎의 길만을 따라다녔지만 나는 아직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아직도 잘 알지 못한다. 배운 것이 있다면 잘 알 수 없다는 사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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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문 선생의 에세이집 『나의 출가』가 출간되었다. 불문학자이자 철학자이고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박이문 선생은 올해 2월에 포항공대를 정년 퇴임했다. 문학과 철학, 미학, 사회학, 근래엔 생태학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연구를 하고 저서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앞장섰던 그는 부산 동래고등학교 교사에서부터 이화여대 교수 등을 거쳐 올해 정년퇴직할 때까지 반세기 동안의 삶을 교단에서 보냈다. 그러므로 교직을 떠나는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소회를 풀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지난 삶을 일단 정리하고 앞으로의 삶을 전망하고 설계>하고자 이 에세이들을 썼다고 그가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듯이 모두 3부로 나누어 반세기 동안의 보기 드문 정신적 편력과 지적 방랑의 과정을 교단을 떠나면서 제자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들과 함께 솔직하고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