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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망
반역의 깃발 혼선 망명가의 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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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손등으로 눈을 부비고 선 딸을 한참이나 물끄럼이 처다보더니 무어라고 입속으로 중얼거리듯 한다. 봉희는 그 말을 알어 들을 수가 없어서 코 소리를 내어
“네?” 하고 알옛목으로 귀를 기우렸다. 어머니는 “어떤 말슴은 당최 알어들을수가 없단다” 하고는 “뭐라고 허섰어요? 좀 더 크게 말슴을 허서요” 하고 남편의 입에다가 밧삭 귀를 댄다. 자작은 무엇을 달라는 듯이 딸에게 바른손을 내밀며 “조 졸업장 좀 보자” 하고 간신히 얼버무리는 소리를 어머니가 다시 통역을 하듯 한다. 봉희는 제방으로 가서 방구석에 던젔든 졸업장을 들고와서 아버지의 눈 앞에 펴들었다. “응.” --- “히망” 중에서 봉희는 전신의 신경이 고막(鼓膜)으로 몰렸다. “사주를 가져오다니?” 하는 소리가 저절로 입속에서 부르짖어졌다. 기하(幾何) 문제를 풀든 연필을 집어던지고 일어서서 대청으로 통한 장지를 빠금이 열고 인숙이와 눈이 마주치기를 기다려 손짓을 했다. 인숙은 시누이가 부르지를 않드래도 한씨가에서 사주가 왔다는 중대한 소식을 전하려고 틈을 엿보고 있든 터였다. 인숙은 뒤를 돌려다보고 방으로 들어와 매우 긴장한 표정으로 시누이의 눈치를 살피며 “벌서 알었구려?” 한다. “방에 꼭 들어앉은 사람이 알긴 뭘 알우!” --- “반역의 깃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