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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새?
『장 블레즈』는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작가 에밀리 보레와 만화가 뱅상이 함께 작업한 책이다. 독특한 그림체와 따뜻한 이야기가 어우러져 보는 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선사한다. 그림책의 제목이기도 한 ‘장 블레즈’는 스스로 새라고 생각하는 고양이다. 그러나 새의 겉모습과 장 블레즈의 겉모습이 전혀 다르다는 이유로, 새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을 장 블레즈는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무도 그를 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독수리 시몽마저 장 블레즈에게 너는 날 수 없으니 고양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장 블레즈는 그들이 말하는 ‘새’의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 여러 가지에 도전하지만 전부 실패하고 만다. 가여운 장 블레즈! 새는 무조건 깃털이 복슬복슬하고 날개가 있으며, 부리가 있어야만 새인 걸까? 과연 장 블레즈는 자신이 고양이가 아니라 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그건 여자애들이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야! 남자애는 이런 색이 더 어울리지! 너무 여자애처럼 달려. 왜 남자애처럼 입어? 여자애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더 멋져 보이면 나는 남자아이가 아닌 걸까? 파란색을 더 좋아하면 나는 여자아이가 아닌 걸까? 치마보다 멜빵 바지, 원피스보다 청바지를 더 즐겨 입는 나는 남자아이인 걸까? 일상 속에서 아이들은 ‘내가 누구인지’에 관한 고민을 수없이 마주한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들이 보는 내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나는 어떤 사람인지’ 하나씩 찾아간다. 여자애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라는 건 없다. 파란색은 파란색일 뿐 남자아이의 색이 아니다. 내가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다닐 뿐이다. 내가 편한 대로 달릴 뿐 여자애처럼 달린다는 건 또 무엇인가? 나는 이런 색을, 이런 장난감을, 내가 어떤 사람인지 하나씩 알아가며 우리는 ‘나’를 받아들이게 된다.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정해! 새로 인정받지 못한 장 블레즈는 슬픔에 빠져 마을을 돌아다닌다. 그러다 유일하게 자신이 새라는 것을 알아주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은 어떠한 운 덕분이 아니라, 자신이 새라는 것을 끝까지 믿은 장 블레즈의 마음 덕분일 것이다. 『장 블레즈』는 내가 누구인지는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재치 넘치는 에밀리 보레의 글과 뱅상의 그림으로 어우러진 이 책은 다 읽고 난 후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