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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결혼 못할 줄 알았던 남자 부산에서 태어난 한국 남자 재미있는 건 다 서울에 있다 미안하다, 머리 크다 하라는 영어는 안 하고 넌 커서 뭐가 될 거니? 사고는 잘 치는데 위기에 강하다 연애할 땐 다 바보 같은 거야 호주에 가서 일본어를 배운 남자 일본에 가고 싶어지다 이 나라에 왜 왔어요? 2 일본에서 인연을 만나다 도쿄에서 내 짝을 찾는 법 가볍디가벼운 첫 만남 다른 나라 사람과 연애한다는 것 같은 색 옷만 입는 여자 연애의 시작은 늘 서투르다 감정에는 온도 차가 있다 친해지는 게 무조건 좋은 걸까? 시한부 연애의 딜레마 누구에게나 부끄러운 시간은 있다 차이를 이해한다는 것 그녀를 기쁘게 해주는 일 원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 길어진 연애의 종착점 3 왜 나 같은 놈이랑 결혼했을까 결혼은 언제 하면 되는가 프러포즈 대작전 일본인 장인에게 허락받기 수납 전쟁의 대서막 함께 식사하는 사이 결혼식을 올리다 신혼여행 대참사 남자 인생의 갈림길 유튜브를 시작하다 아빠가 된다는 기적 맞벌이가 당연한 건 줄 알았다 국적이 다른 엄마 아빠 4 삶은 걱정과는 다르게 흐른다 엄마가 하지 말란 짓 좋은 부모란 무엇일까 대부분의 걱정은 쓸데없었다 치카코의 가치관 인생이란 결국 운 아닐까 유튜브가 뭘까요 돈을 번다는 것 본인들만 아는 세계관 낯간지러운 단어 ‘아리가토’라는 마법 5 솔직한 사람, 치카코 돌아본 지난 시간들 에필로그 |
아론·치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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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나는 불확실한 미래에 떨었으나 지금은 그 불안을 많이 해소했다. 아내는 매우 단단한 사람이지만 나와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사람이었다. 우리는 사귀고 반년 동안 싸우기만 한 위태로운 관계였으나, 이제 그 다툼은 잦아들었다. 나 같은 놈은 아빠가 되기 힘들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 나는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안 될 것 같은 일이 너무 많았는데, 지금은 어찌어찌 다 되어 있다. 인생은 내 걱정과는 다르게 흘러갔고, 그걸 알아 가는 과정에서 했던 삽질은 무수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보내온 시간을 활자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생겼으니, 누구보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써내려가보자고.
--- p.7 흑백논리가 장악하던 내 어린 시절에는 모든 대상이 내 편인지 적인지가 중요했다. 훗날 세상의 모든 개념은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우며, 이해관계가 복잡할수록 우리 편과 적을 나누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일본은 같은 편이라고 말하기 꺼려지는 나라다. 배울 점이 많은 나라라는 건 알겠는데 또 미워할 수밖에 없는 나라. 동경과 증오가 공존하는 양면성의 나라. 이래서는 판단이 쉽지 않았다. 그놈의 빵이라도 한번 먹어봐야 판단이 될 것 같았다. 그런 내가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서 일본에 살고 있으니 신기한 모순이다. 따라서 이 책에 적힐 이야기는 이런 모순에서 시작할 것이다. 여느 한국인과 다를 바 없이 일본이라는 두 글자에 동경과 증오를 느끼던 한 남자가 일본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모순 말이다. --- p.19 분명 부모님은 내게 이렇게 살라고 하신 적이 없다. 어른들 이 제시한 방향에 따라 착실하게 산 사람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벗어나지도 않은 인생이었는데, 대학 졸업 후 해외에서 살기로 하면서 인생이 갑작스럽게 바뀌었다. 자고로 책의 저자란 엄마 말 잘 듣고 산 사람이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은 예외일 듯하다. 그럼에도 인생은 참 재미있다.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해외로 나간 한국 남자가 1년간 진하게 놀고 돌아와서 직장인으로 살았더라면, 애초에 이 글을 쓸 일도 없었을 테니까. 좋든 나쁘든 이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이 내 인생을 극적으로 만들었다. 1년만 놀다가 돌아가야지 했던 내가, 13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에 있다. 일본에서 직장을 잡고, 몇 번의 이직을 하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 가족을 꾸려서 살고 있다. 딱히 거창한 목적 없이 한 선택이었지만, 이제 와서 보니 우리 부모님이 원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단지 놀기 위해 왔던 일본에서 결과적으로 삶의 안정을 누리게 되었다. 이제야 엄마는 내게 이런 말씀을 하신다. “나는 네 걱정은 별로 안 했다.” --- pp.59-60 “…늦었네?” “일이 늦게 끝났어.” 너무도 태연한 목소리였다. 물론 알고 있었다. 네가 일이 늦게 끝난 사람이라는 건 이 세상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후의 이야기가 중요했다. 그때 그녀가 어린아이 달래듯 토닥토닥해줬다면 ‘지금이라도 괜찮다’며 만나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치카코는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오늘은 그냥 집에 갈게.” “뭐? 오늘 밥 먹기로 한 거는?” 오늘 만나기로 한 걸 그녀도 알고 있을 터, 약속 이행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 나는 그녀의 의사를 확인했다. 하지만 언제나 불길함은 들어맞는다. 그녀의 대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추격자]에 나오는 ‘개미슈퍼 아줌마’급이었다. “엄마가 잡채를 만들어놔서 가봐야 해.” ‘아… 잡채? 잡채면 집에 가는 게 맞지. 당면의 쫄깃함과 각종 채소가 한데 버무러져 새콤달콤하게 집으로 쳐가겠다고? 지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세상에 잡채 때문에 버림받은 남자가 나 말고 또 있을까? 찜닭에 들어간 쫄면이었다면 조금은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잡채는 안 된다. 잡채 때문에 약속을 파투 놓을 수는 없다. --- pp.91-92 식당에 자리 잡은 뒤, 간단한 인사가 끝나자 나는 조속히 본론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나도 살면서 처음 겪는 상황이라 참고할 레퍼런스가 드라마밖에 없었다. 드라마에서 많이 보지 않았는가. 그래서 본 그대로 했다. 문제는 내가 참고한 드라마가 한국 드라마였다는 것이다. “따님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결혼식은 내년 연말쯤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전에 1년 정도 함께 살길 희망합니다.” 사전 지지율 조사에서 압승을 거둔 지역구 후보의 확신에 찬 거리유세처럼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완벽한 스피치였다. 이 정도 설득력이면 제갈공명도 한 큐에 촉나라에 합류했으리라는 희망적 느낌! 긴장의 와중에도 우리의 계획을 당당히 피력했으니 ‘당선 유력’ 마크가 눈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치버지의 대답은 단호했다. “그건 좀 더 지켜봐야 하겠죠.” 나는 교과서에 적힌 대로 이야기했는데, 답변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계획과는 다른 전개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 pp.154-155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날 걱정한 일들은 대부분 벌어지지 않았고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다는 것이다. 국영수 성적이 곤두박질쳐도 나는 망가지지 않았고,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인생은 굴러갔다. 토익 점수 900점 이상을 못 땄어도 사람 구실을 하며 살고 있고, 취업 시기를 피해 외국으로 튀어나갔어도 잘만 일하고 있다. 평생 혼자 살 것 같은 두려움도 현실을 빗겨나갔으며, 집을 마련하지 못 하면 인생의 동반자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그 동반자, 지금 소파에서 낮잠 중이다.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인생 X될 것 같은 두려움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지만, 인생은 잡초처럼 끈질겨서 그렇게 쉽게 망가지지 않았다. 혹자는 너는 다 잘 풀려서 이런 말을 하는 거라 하겠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 그때는 진짜 뭐만 하면 다들 인생 망할 것처럼 겁을 줬었다고. 우린 그때 왜 그렇게 걱정했을까? 어떤 형태로든 결국 지금 다 살고 있지 않은가. 남들이 말하는 정답처럼 인생을 살지 못했다고 해서 인생이 망가지지는 않는다. 무언가를 계속하는 이상, 결국에는 무언가가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pp.252-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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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같은 S급 유튜버의
유머와 진지를 오가는 절묘한 균형 감각, 그리고 실천력 “모든 것의 시작은 호기심이었다. 그 호기심으로 나는 치카코와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영상을 올린다고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만약 올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기도 했다. 딱히 잘될 거라는 희망적인 생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아로치카는 소위 ‘네임드’ 유튜버지만, 시작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렵게 들어간 게임 회사에서 나온 저자 ‘아론’이 퇴사를 하고 새 직장을 알아보던 시기, 뭔가 인생이 꼬일 것 같은 생각에 뭐라도 해보자 하고 시작한 것이 바로 유튜브였다. 채널 구독자들에게 ‘전생에 나라를 판 아내’로 불리는 일본 여성 치카코와 만나게 된 계기도 비슷하다. “제한된 환경에서 운명의 누군가가 나타나길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예선 후보를 찾아 나서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항구를 개항해 신문물을 받아들여 새로운 만남을 창조하는 개화파적 연애를 하기로 결심했다. 쉽게 말해, 그때부터 나는 마음에 드는 여자의 번호를 따기로 했다.” 아론의 탁월한 실행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일이든 연애든 뭐든, 잘되지 않으면 가만히 주저앉아 불평을 하는 게 아니라, 대안을 생각하고 바로 실천하는 적극성이 책 내용 곳곳에서 두드러진다. 혹자는 역시 ‘될놈될’인 거네 하고 말지도 모르지만, 젊은 시절 그는 “인생 경험을 쌓아 사리 분별이 되는 여성이 나를 선택할 리가 없다”라고 자조했을 만큼,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 그가 바뀌게 된 것은 오랜 타지 생활을 겪으며 자기 앞에 던져진 질문을 외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결혼 못할 줄 알았어』에는 마냥 놀고 싶어서 일본으로 떠났던, 20대 젊은이의 방황과 성장이 담겨 있다. 이처럼 『나는 내가 결혼 못할 줄 알았어』는 젊은 시절의 방황, 만남, 그리고 그 인연을 통해 가족을 이루고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머 있게 그려낸다. 애초 아로치카 채널에서 저자의 글이 화제가 된 것은, 진지한 듯하면서도 엉뚱한 글의 재미 때문이었다. ‘번호 따기’를 ‘개화파’와 연결시키는 순발력에서 알 수 있듯, 그의 비유에는 허풍이 있지만 무해하고 즐겁다. 아론의 글은 웃음의 포인트를 확실하게 아는 아로치카의 영상을 빼닮았다. “우리 딸내미 이름이 괜히 지어진 게 아니지 않은가. 우리 딸 이름, 하라. 조금 더 살을 덧붙이자면 하라, 그냥 하라, 계속하라. 그래서 걔가 하라다. 내 대답은 하라다.” 뭐든 하면, 인생은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인생 X될 것 같은 두려움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지만, 인생은 잡초처럼 끈질겨서 그렇게 쉽게 망가지지 않았다. 혹자는 너는 다 잘 풀려서 이런 말을 하는 거라 하겠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 그때는 진짜 뭐만 하면 다들 인생 망할 것처럼 겁을 줬었다고.” 스펙이 없으면, 경제력이 없으면, 집이 없으면, 결정적으로, 남들과 다른 시도를 하면 인생 망할 거라고, 불행해질 거라고 겁주는 세상이 지겹다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내보기 바란다. 나대로, 내 감각대로, 내 욕망대로 살다 보니 전생에 나라를 판 일본 여성과 결혼도 했고, 31만 유튜버가 되었고, 원하는 게임 회사에 취직도 했고, 세상 귀여운 이중국적 딸 ‘묭삐’ 아빠도 된 사람이 하는 이야기니 믿어도 좋을 것이다. 심지어 ‘호주에서 영어 대신 일본어를 배워도’ 언젠가는 써먹을 일이 있는 게 인생인 것이다. “마치 호주 땅을 밟기 위해 일본어를 미리 예습했다는 듯, 하루하루 일본어가 쑥쑥 늘었다. 의도한 결과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마치 이마저도 다 인생의 큰 그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라도 하듯 ‘그럼 일본에나 가서 살아볼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호주까지 가서 말이다.” ‘뭐 대단한 걸 하려는 건 아닌’ 사람들을 위한 행복론 “시아와세, 행복. 일본인들은 이 간질간질한 단어를 자주 쓴다.” 노력, 도전, 패기, 목표, 성취에 이끌리던 부산 남자 아론이 소박하고도 확실한 행복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은 매사에 감사하는 아내 치카코 덕분이었다. 아내 대신 집안일을 해놓아도 아리가토(고마워), 카톡 리스트대로 장만 봐 와도 아리가토, 딸이랑 둘이 외출만 해도 아리가토…. 이 책에는 이처럼 매사에 고마워하니 더 고맙게 해주고 싶어지는 선순환을 체험한 아론이 점점 행복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묘사되어 있다. 결국 『나는 내가 결혼 못할 줄 알았어』는 한 사람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마주하며, 결혼과 가족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이야기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결혼이라는 인생의 선택이 관계의 종착지가 아니라, 삶을 이해하고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시작점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룬 모든 성취는 운이 좋았다는 것 말고는 설명할 수 없다. 심지어 행복한 가정을 이룬 나를 보고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지 않는가. 이놈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고.” ● 출간 전 구독자들의 응원 메시지 B급인가 S급인가,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_빛남** ‘이게 맞나?’ 싶은 삶을 통해 ‘이것도 맞다’를 보여준 가족 _파이** 전생에 나라를 판 여자와 전생에 나라를 구한 남자의 숨 막히는 애정사 _**catcher 대단한 걸 보려고 했던 건 아닌데, 보다 보니 이 가족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_찰가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