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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춤추는 소녀
2. 스타더스트 레뷰 3. 숨바꼭질 4. 덧없음 5. 의심스러운 시체 6. 금팔찌 7. 마지막 행운 8. 낯선 아내에게 |
Jiro Asada ,あさだ じろう,淺田 次郞
아사다 지로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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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 셔츠를 벗어 젖은 벤치에 깔고 나오미를 앉게 했다. 네온사인에 물든 나오미의 옆모습, 그 아름다움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짧게 자른 머리가 얼굴 윤곽을 두드러져 보이게 했다. 맨 얼굴이 아름다운 여자였다.
무슨 말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멈칫멈칫 하는 사이에 발차 시간을 알리는 벨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내 입에서 나온 말은 태어나서 한 번도,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이고 어떤 친구에게도 해본적이 없는 묘한 말이었다. "고마워." 입에서 그 한마디가 굴러나온 순간, 마치 샴페인 마개가 튀어나간 것처럼 양쪽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쳤다. --- p.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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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츠코와는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았어. 나능 아무리 노력해도 솔리스트가 될 만한 재능은 없어.'
정확히 말하면 돈이 없다고 해야할 것이다. 나리타에서 작별의 포옹을 할 때, 세츠코의 등에 둘러진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무게가 그를 자극했다. 일억 엔짜리 악기의 무게였다. --- p.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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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짱.
단 하루도, 당신 꿈을 꾸지 않은 날이 없었어. 당신은 어떨지 모르지만, 내 머릿속에선 십 년 내내 당신이 떠난 적이 없었어. 잘츠부르크라는 곳은 잘 몰라. 관광 안내 책자에서 보니,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아름다운 마을이더군. 당신에겐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몇 번이나 만나러 가려 했는지 몰라. 하지만 그곳은 너무 멀고, 무엇보다 나에겐 어울리지 않아. 아름답고 재능이 풍부한 당신은 오빠의 자랑이었고, 고교 시절부터 쭉 우리 모두의 마돈나였어. 그래서 당신과 내가 만나기 시작했을 때 모두 질투를 샀는지도 몰라. --- p.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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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사이로 저녁 해가 저물었다. 후지산의 푸른 실루엣이 노을진 하늘에 닿아 있었다.
'어땠어?' '뭐가요?' '이곳에서 사는 동안.' '행복했지요. 두려울 만틈.' 눈 아래로 한창인 벚꽃의 그늘에 가려 중앙공원이 보일 듯 말 듯 했다. 귓속에서 아이들의 환성이 똑똑히 들려왔다. '날이 저물어요. 애들 데리러 가야겠어요.' '그렇군. 그럼, 같이 가볼까.' 남편이 내민 손을 꼭 잡고 후사코는 가뿐하게 일어났다. 발 밑에서 꽃잎이 어지럽게 흩날렸다. 단지의 하늘 위로 두둥실 떠올랐다. 후사코는 오래도록 정이 든 자신의 방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잘 있어. 고마워.' --- p.128-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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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제는 어떻게 살아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도 모레도 갈피를 못 잡고 헤맬 자신의 일 따위와는 상관없이 시간은 지나간다. 결코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의 흐름이 너무도 무정하고 억울하게 느껴졌다. 여러 명의 자신이 지금도 시간의 여울 한복판에서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고 멈춰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허둥지둥 고향을 떠나오던 날 치토세 공항의 로비. 처음 발을 들여놓았던 가부키 거리의 광장 분숫가. 마치 따라와준 것만으로도 의무를 다한 것처럼, 여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떠나버렸던 우에노 역. 아들에게 외면당했던 교차로 한복판. 그 모든 곳에 또하나의 자신이 지금도 꼼짝 못 하고 서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 p. 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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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영혼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사랑의 빛깔!
『철도원』으로 화제를 몰고운 후, 『은빛 비』로 다시 한번 그 저력을 확인시켜준 작가 아사다 지로. 그의 이름은 더이상 우리에게 낯서지 않다. 『철도원』에서 시작되 아사다 지로 열풍은 그의 작품들이 다투어 국내에 번역 출간되고, TV드라마로도 제작ㆍ방영되는 등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등 소수 인기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지고 있던 국내 일본 문학 시장에 아사다 지로는 보편적 감동을 동반한 탁월한 이야기꾼의 세계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독자층을 일구어냈다.
『철도원』『은빛 비』의 뒤를 잇는 『낯선 아내에게』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바와 마찬가지로 눈물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따뜻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의 남다른 체험이 더욱 짙게 배어 있다.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눈길 닿는 대로 손 가는 대로 물 흐르듯 거침없이 펼쳐내는 솜씨 또한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어 "과연, 아사다 지로!" 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불량 청소년, 야쿠자, 경마에 빠진 사람들, 불법 체류자들의 삶 등 우리가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어두운 세계의 이야기들, 그 속에 꽃피는 사랑과 눈물과 슬픔이 그의 따뜻한 감성과 예민한 촉수에 포착되어 아사다 지로 특유의 색깔을 입고 아름답게 재현된다. 그의 붓끝에서 신기에 가깝도록 생생하게 살아나는 삶의 풍경과 마음의 무늬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아름다운 슬픔에 물들고 순순한 눈물에 씻겨 어느덧 우리의 마음은 치유되고 마는 것이다. 아사다 지로의 힘, 보잘것 없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어젖히는 그 마력은 『낯선 아내에게』에서 또다시 유감없이 발휘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