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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일기
미래의창 20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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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도착 1 7
2. 도착 2 15
3. 마이클 오닐의 영혼을 위한 기도 25
4. 메이요, 신의 가호가 있기를 37
5. 사람이 살았던, 해골마을 49
6. 정치색 짙은 통원 치과의사 57
7. 한 아일랜드 도시의 초상 63
8. 신은 시간을 만들 때 충분히 만들었다 81
9. 아일랜드의 비에 대한 관찰 91
1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 97
11. 듀크 스트리트의 죽은 인디언 113
12. 불 속을 들여다 본다 121
13. 쇄메스가 술 한 잔을 마시다 127
14. 미세스 D의 아홉 번째 아이 135
15. 서양의 신화에 대한 소고 145
16. 백조는 보이지 않았다 153
17. 아일랜드의 일상어 163
18. 이별 169

작품해설 179

저자 소개 1

하인리히 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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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nrich Boll

1917년 독일 쾰른에서 목공예 가문의 여섯째 아들로 태어났다. 1937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점에서 견습 생활을 하며 다양한 책을 섭렵했고, 이듬해 쾰른 대학에 입학해 독문학과 고전문헌학을 공부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나치 군에 징집되어 6년간 프랑스, 소련, 헝가리 등 여러 전선에서 복무하였으며, 전쟁이 끝난 후 미군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나 쾰른에 정착했다. 이후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하여, 1949년 병사들의 절망적인 삶을 묘사한 『기차는 정확했다』를 시작으로, 참혹한 참전 경험과 전후 독일의 참상을 그린 작품들을 주로 발표했다. 1951년
1917년 독일 쾰른에서 목공예 가문의 여섯째 아들로 태어났다. 1937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점에서 견습 생활을 하며 다양한 책을 섭렵했고, 이듬해 쾰른 대학에 입학해 독문학과 고전문헌학을 공부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나치 군에 징집되어 6년간 프랑스, 소련, 헝가리 등 여러 전선에서 복무하였으며, 전쟁이 끝난 후 미군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나 쾰른에 정착했다.

이후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하여, 1949년 병사들의 절망적인 삶을 묘사한 『기차는 정확했다』를 시작으로, 참혹한 참전 경험과 전후 독일의 참상을 그린 작품들을 주로 발표했다. 1951년 '47그룹 문학상'을 받으면서 문인으로서의 위치를 다졌고, 1953년에 출간한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로 비평가와 독자들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작가로서의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외에도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문제작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비롯해 『9시 반의 당구』, 『어느 광대의 견해』, 『신변 보호』 등의 작품을 집필했다. 1967년에는 독일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게오르크 뷔히너 상'을 수상했고, 1971년에 독일인으로는 최초로 국제펜클럽 회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이 작품들로 언어의 힘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유머가 소설을 살아남게 한다고 믿으며, 작품 속 유머를 통해 인간다움의 미학을 그려낸 뵐은 1967년 독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게오르크 뷔히너상을 수상했으며, 1971년 국제적 문학가 단체인 국제펜클럽의 회장으로 선출되어 세계 곳곳에서 탄압받는 작가와 지식인들의 자유를 위해 노력했다. 1972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전후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를 넘어, 행동하는 지성이자 ‘국가의 양심’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1958년 동맥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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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안인길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 및 동대학원 졸업. 독일 부페탈대학교 및 취리히 대학교 연구교수(5차). 건국대 독어독문학과 부교 수, 중앙대학교 독문학과 교수 역임. 현재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문인협회 이사 및 외국문학 분과회장을 맡고 있다. 하인리히 뵐, 막스 프리쉬, 마틴 발저 등의 독일 작가의 대표작품을 다수 번역하였으며 1978년 하인리히 뵐의 〈여인과 군상〉 번역으로 펜클럽 제정, 한국번역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안수길 단편모음집인 〈어떤 연애 외〉와 장편소설 〈통로〉 등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독일에서 출간하였다. 현재 안수길의 대표작 〈북간도〉의 독일어판 출간을 위해 번역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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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251g | 126*195*11mm
ISBN13
9788959892839

책 속으로

나는 기선의 갑판으로 나갔다. 그 때 나는 한 나라의 국경을 넘어섰다는 것을 보고, 듣고, 냄새 맡았다. 영국의 사랑스러운 면을 하나 보게 되었던 것이다. 켄트 지방은 상당히 목가적이었다. 빼어난 지형은 런던을 꼭 닮았다. 이후 시커먼 지역인 리버풀이 나왔는데, 이곳이 이 배가 지나가는 영국의 끝자락이었다. 리버풀에 닿기도 전에 벌써 이탄 냄새가 났다. 배의 중간층 방과 바에서는 후두음의 켈트어가 울렸다. 유럽의 사회질서가 그 형식을 달리 하는 이곳에서 가난은 오점이 아니다. 명예도 아니고 수치도 아니다. 그저 사회적 자신을 의식하는 계기이자 부(富)와 마찬가지로 대수롭지 않은 것이다. 다림질한 바지의 주름조차도 여기서는 느슨하다.---p.7

이 섬에는 유럽에서 ‘점령할 목적으로 군대를 파견’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유일한 민족이 살고 있다. 반대로 그 민족은 덴마크와 노르만족 그리고 영국인들에게 차례로 점령당했다. 아일랜드가 내보낸 것은 군대가 아니라 신부였다. 승려와 포교자들은 기이하게도 고대 그리스 테베 사람들의 고행 정신을 아일랜드를 거쳐 유럽으로 전했다. 천 년 이상 지났지만, 유럽의 중심에서 멀리 벗어나서 대서양 깊숙이 자리 잡은 이곳 아일랜드에 유럽의 불타는 심장이 자리 잡고 있다. ---p.15

그로부터 여덟 시간 후, 한 독일인에게서 아주 도움이 될 만한 설명을 들었다. “여기서는 모든 게 불결하고 비싸요. 제대로 구운 갈비는 어디서도 먹을 수 없어요.” 나는 벌써 아일랜드를 변호하고 나섰다. 이 나라에 도착한 지 겨우 열 시간이 지났는데 말이다. 그 중 다섯 시간은 자는 데 썼다. 한 시간은 목욕을 하고, 한 시간은 성당에 다녀왔다. 또 한 시간은 나의 열 시간과 비교가 안 되는 반 년 동안이나 이곳에 있었던 독일인과 언쟁을 벌이는 데 썼다. 나는 열심히 아일랜드를 변호했다. 나는 아일랜드의 유명한 차와 성체 강복식 때 부르는 성가(Tantum Ergo) 그리고 조이스와 예이츠를 내세워 구운 갈비 문제와 싸웠다.---p.22

열차는 완행으로 애슬론과 점점 멀어져갔다. 이후 네 시간 동안 점점 서쪽으로 여러 역들을 지나며 굼벵이처럼 갔다. 열차가 서는 마을들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애슬론(인구 9천 명)과 해안가에 있는 도시들이다. 로스커먼과 클래어모리스도 인구를 다 합쳐봐야 도시 노동자 주택단지 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수와 비슷하다. 메이요 주의 수도 캐슬바는 인구가 4천 명이고. 웨스트포트의 인구는 3천 명이다. 대략 쾰른과 프랑크푸르트 사이의 거리에 해당하는 지역인데,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저 대양의 끄트머리에는 뉴욕이 있다. 뉴욕의 인구는 아일랜드 공화국 전체 인구보다 세 배가 많다. 그리고 애슬론 너머 세 개 주의 주민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아일랜드인이 살고 있다.---p.40

영화 시작은 21시로 잡혔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반드시 이 시간이다. 우리가 시간 약속을 하면서 9시경이라고 말하면 그건 아주 분명하다. 우리가 9시경이라고 할 때, 그건 보통 9시 30분까지를 뜻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9시라고 말할 때, 그것은 때로 10시부터를 뜻하기도 한다. 플래카드에 아주 똑똑하게 써놓은 시간은 완전 사기다. 그런데 아무도 늦게 시작하는 것에 대해 전혀 화를 내지 않으니 이상한 일이다. “신이 시간을 만들 때 충분히 만들었다”고 아일랜드 사람들은 말한다. 이 말은 분명 깊이 생각할 가치가 있다. 시간은 우리가 지상에서 할 일을 처리하라고 준 기본요소이다. 그러니 사용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시간이란 언제나 초연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는 사람은 괴물 같은 기형아일 뿐이다.---p.81

14년 후, 1970년 10월 1일이나 4월 1일에 14세 소년이 된 어린 피우스는 손에 메달이 달린 마분지 트렁크와 특별히 만든 샌드위치가 든 다른 가방을 들고 버스정거장에 서 있을 것이다. 흐느껴 우는 어머니가 그를 껴안는다. 그는 긴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클리블랜드, 오하이오, 맨체스터, 리버풀, 런던, 시드니 등지로 가는 여행이다. 어떤 삼촌이나 사촌 혹은 한 형이 피우스를 보살피고 그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런 이별은 습지 한가운데 있는 아일랜드 기차역이나 버스정거장에서 벌어진다. 그때 눈물이 빗방울과 뒤범벅된다. 대서양 바람이 불어온다. 할아버지가 함께 서 있다. 할아버지는 맨해튼의 좁은 골목을 알고 있다. 그리고 뉴욕의 항구 지역도 알고 있다. 할아버지는 30년 동안 영화 〈부두 지역〉을 봐 왔다.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얼른 1파운드를 쥐어준다. 손자는 까까머리에 아직 코흘리개다. 야곱이 요셉 때문에 울었던 것처럼 할아버지도 손자 때문에 울고 있다. 버스운전사가 조심스럽게 경적을 울린다. 그것도 대단히 조심스럽게. 버스운전사는 이미 몇 백 명 내지 천 명의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았고, 그들을 열차로 실어 날랐다.---p.140

여기서는 다리를 삐고, 열차를 놓치고, 파산했을 경우, “더 나쁜 일도 생길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다리 대신에 목을 삘 수 있었다. 열차 대신에 하늘을 놓칠 뻔했다. 파산 대신에 영혼의 평화를 잃을 뻔했다. 왜 파산에 이유가 없겠는가? 무슨 일이 생기면, 그것이 결코 가장 나쁜 것이 아니다. 가장 나쁜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사랑하고 대단히 존경하는 할머니가 죽으면 사랑하고 대단히 존경하는 할아버지도 죽을 뻔했다고 말한다. 농장이 불탔지만 닭들을 구했을 경우, 닭들도 탈 뻔했다고 말한다. 그것들이 타 죽으면 더 나쁘다고 말한다. 심지어 사람이 죽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 아니다. 사람이 죽으면 갖은 고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왜냐하면 참회하는 죄인은 누구에게나 하늘이 문을 활짝 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힘들어도 아일랜드를 순례하는 목적이다.

---p.163

출판사 리뷰

1991년 독일에서 100만 부 판매기록을 돌파하여 ‘황금책’ 상을 수상한 〈아일랜드 일기〉는 대서사도 아니고 극적인 구조를 담고 있는 장편소설도 아니다. 어찌 보면 지루하고 재미없고 황량한, 거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1950년대의 서부 아일랜드를 묘사한 이 담담한 글에 왜 독일인들은 그렇게도 빠진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지나간 시대의 향수, 이제는 더 이상 경험할 수 없는, 우리가 기어이 상실하고 만 아날로그 시대의 진한 감성을 이 책에서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 편집자의 생각이다.
하인리히 뵐은 2차 대전이 끝나고 나서 얼마 안 된 1950년 중반, 아일랜드를 처음 방문했으며 그로부터 2년 후, 다시 가족과 함께 섬을 찾았다. 일반 여행객들과 달리 그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이 아니라 황폐한 서부의 시골을 둘러보면서,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아일랜드의 풍경을 작가 특유의 담백한 시선에 담아, 있는 그대로 묘사했다.
서유럽, 특히 독일의 잣대로 보았을 때 가난한 나라인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단 한 번도 다른 나라를 점령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한 적이 없는 유일한 나라로, 이웃나라인 영국의 점령과 오랜 식민지배라는 아픈 역사를 안고 있다. 이런 핍박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인들은 낙천적이며 휴머니스트 기질이 강하다. “신이 시간을 만들 때 충분히 만들었다”는 말을 즐겨하는 아일랜드에서는 시간에 쫓겨서 바삐 사는 사람은 별로 쳐주지 않는다. 차를 마시는 기록에서만큼은 그 어느 나라에도 절대 뒤지지 않는 이 나라 사람들은 한 해에 목구멍으로 수영장 하나를 채울 수 있을 만큼의 찻물을 흘려보낸다. 나라가 정한 시간 외에 술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라면 자전거를 타고 산 하나를 넘어 십리 길을 가는 것도 불사한다. 인구와 영토 대비, 유럽에서 가장 많은 수의 신부를 배출하는 이 나라에서는 성스러움이 곳곳에 배어 있는 한편으로 저속함의 뗏국물이 도시를 흐른다. 이곳의 도로는 자동차의 소유가 아니라 젖소와 아이들의 것이다. 마르크화를 환전하지 못해 난처한 지경에 처한 저자는 뜻밖에도 기차표에서 식사, 여관에 이르기까지 아일랜드인들의 후한 외상 인심을 경험한다. 이들에게 부는 명예가 아니며 가난 또한 수치가 아니다.
〈율리시즈〉, 〈더블린 사람들〉의 제임스 조이스와 영어권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인 윌리엄 예이츠,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나단 스위프트 등, 걸출한 문인을 배출한 아일랜드는 유럽 변방의 조그만 나라임에도 문화적 유산이 풍부하고 영미 문학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독자들은 하인리히 뵐이 글 곳곳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아일랜드 출신 문인들에게 헌사를 바치고 경의를 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난이 빗물처럼 흐르는 이 자그만 유럽의 국가는 한 작가의 영혼을 확실하게 매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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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인리히 뵐, 전후 독일 문단을 이끈 소설가
    하인리히 뵐, 전후 독일 문단을 이끈 소설가
    201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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