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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의 입이 열리고, 한여름 밤인 데도 오싹 소름이 돋을 만큼 지독히도 차가운 어투의 질문이 흘러나왔다.
"네? 무슨 말씀이시죠?" "날 상대로 왜 이런 연극을 하는 거냐고 물었어." 마치 목 안 깊숙한 곳에서 억지로 끄집어내는 것처럼 그는 한 자 한 자 힘겹게 말을 토해냈다. "연기요? 제가요? 뭘요?"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가 느닷없이 그녀를 끌어당기고 입술을 밀어붙여 왔기 때문이다. 맙소사! 찍어누를 듯 거칠게 밀어붙이는 힘에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가 입을 벌리자 뭉클한 감촉과 함께 낯설고 뜨거운 무엇인가가 침입해 들어왔다. 그녀가 어쩔 줄 몰라하는 사이 광포한 침입자는 입 안에서 사납게 날뛰며 그녀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키스란 게 이런 것이었다니!' 인혜는 아찔한 흥분 속에서도 더욱 그를 맛보기 위해 양손으로 그의 머리를 감싸고 끌어당겼다. 정숙하지 못한 자신의 행동을 보고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해댄다 해도 지금 이 순간 느끼는 쾌감을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래도 계속 시치미를 뗄 작정인가?" ---p.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