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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장정희

집에 가고싶다 8
던져진 박스 하나 14
장례 단상 22
말은 오해의 근원 30
작가노트 36

이명희

엄마의 바디 40
쉰 아홉 그녀 이야기 46
서리태는 좋은데, 천 그루의 산수국은 더 좋 아 52
나는 왜 도라지꽃을 그리는가? 58
작가노트 64

허윤희

구더기가 줄지어 올라가던 집 68
두 다리로 가는 자전거 76
지리(智異)인연 84
시골살이 방학 90
작가노트 98

오은미

첫 차는 수동변속 102
나의 용감한 사전답사, 법기 수원 108
모여라! 짜리몽땅 엄지들 114
세상이 잘 보이는 안경 120
작가노트 261

김나현

빈 의자 130
수조 밖 세상으로 136
빨간 선인장 142
얼리어답터 148
작가노트 156

홍영미

다락방의 아이 160
알로카시아 잎을 세다 166
디버사오 인스퍼라다 172
작가노트 180

정경숙

기치조지(吉祥寺)에서 점심을 184
앵두와 사과나무 울타리 곁에서 192
어떤 발견 200
작가노트 208

이현숙

환생의 찰나 212
늦바람의 행복 218
중앙선 224
작가노트 302

한경화

개 엄마 되기 234
문신 240
벚꽃처럼 248
작가노트 256

장미영

마음에 달뜨다 260
짧은 소설 264
달고나의 달콤함 268
작가노트 272

김민혜

딸이어서 미안합니다만 276
섬에게 길을 묻다 282
고요한 울림 288
작가노트 294

저자 소개 11

쉼 없이 깨어있어야 하는 강박에서 벗어나, 고치를 벗어날 때 펼쳐진 책이 날개가 될 것을 믿으며 글을 쓴다.

장정희의 다른 상품

작고 앙증맞은 채소꽃이 피기를 기다리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주말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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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구연가 시민도서관 독서모임 “푸른소리”,“낭독의 즐거움” 비영리민간단체 “(사)부산색동어머니회” 활동 중
부산대학교 경제통상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은행에서 35년간 근무했다. 인생 후반전, 소중한 가족들과의 행복한 추억 쌓기를 글로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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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채워지는 삶을 꿈꾸며, 현재 연극공연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음.
부산대학교 아동학 전공 박사 부산대 경상국립대 등 강사 경력 20년 놀이치료사 부모교육전문가 부산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연구원
2017년 이한열문학상 수상. 많이 읽고 꾸준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언젠가 ‘천생 작가’라는 말을 당당하게 들을 수 있도록, 정말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정경숙의 다른 상품

전남 완도 출생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사 졸업.2009년 [수필과 비평] 신인상 당선, 2018년 동리목월 소설 신인상 당선되었다. 펴낸 저서로는 『청소년을 위한 문학관 산책』(공저, 가교출판.)이 있다. 단편소설 「태풍의 집」이 [좋은소설] 2020년에, 단편소설 「비트의 세상」 [동리목월] 2020에 실렸다. 현재 부산소설가협회 회원. 『문학관 산책』, 공저『그녀들의 조선』, 공저 소설집『수상한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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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소설에 단편소설 「종점」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동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집으로 『봄비』가 있다.

한경화의 다른 상품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살고 있다. 201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사려니 숲의 휘파람새」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06년 동서문학상 가작을, 2012년 천강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어린이집 교사로, 강아지 달이의 엄마로 지내고 있다.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가수 브라이언 아담스, 숲과 바람을 좋아한다. 저서로 테마소설집 『모자이크, 부산』(공저)이 있다. 바람과 글, 달(강아지)이 함께여서 참,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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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 사람. 부산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2015년 『월간문학』 및 『동리목월』의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명랑한 외출』, 장편소설 『너의 우산』, 앤솔러지 『모자이크 부산』 『그녀들의 조선』 등을 펴냈다. 금샘문학상을 수상했다. 나이 듦의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행복보다 가치를 더 존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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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135*200*16mm
ISBN13
9791196192525

책 속으로

초고령화 사회에서 수많은 노인이 병실 침대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리허 설이 허락되지 않는 단 하나, 죽음.공허한 표정으로 ‘집에 가고 싶다’ 하던 시부는 결국 따뜻한 유골이 되어서야 장의차를 타고 집에 들렀다. 그날의 집은 유난히 쓸쓸했다.
--- p.13 「장정희」중에서

"이 바디는 내가 시집올 때 가져온 거다. 처녀 시절에는 내 길 쌈 솜씨가 좋다고 온 동네에 소문이 자자했었는데…. 얼마나 많 은 옷을 만들었는지 몰라. 옷을 만들면서 식구들 입힐 생각을 하면 잔뜩 행복했지. 옷감을 팔아서 세간 살림살이도 장만했고. 지금에야 길쌈으로 옷을 만드는 사람들이 없지만, 그 때는 옷을 만드는 게 일상이었어. 이 바디는 바로 내 인생이었지." 하던 엄 마는 소녀 같은 웃음을 지었고 눈에는 애잔한 그리움이 가득했다. 나는 손때가 묻은 바디를 오래도록 들여다보다가 신문지에 싸서 서랍장 아래에 다시 넣었다.
--- p.43 「이명희」중에서

그날 나는 그 사람과 동행이 되어 노고단을 올랐다. 늘 혼자 왔던 노고단에서 설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고 혼자 왔을 땐 못 가 본 곳에서 노고단 일몰을 보았다. 그때 혼자 온 나에게 남편이 먼저 말을 걸었고, 어딘가 산꾼 포스가 물씬 품기는 남편의 미더운 행동에 나는 의지의 마음이 생겼다. 누군가 그랬다. 큰 산에는 큰 사람들이 오므로 너무 걱 정할 필요가 없다고. 겨울 지리에서의 인연으로 남편과 나는 한 달에 한 번 만나 우리나라에 있는 명산을 찾아다녔다.
--- pp.88-89 「허윤희」중에서

남편이 없을 때 내가 운전해야 하는 일이 가끔 생겼다. 결혼 전에 오토면허가 아니라 수동면허를 땄는데 실기 첫 시험에는 땡! 불합격했고, 두 번째 시험에서도 문제의 등반 오르막 코스 는 결국 점수를 따지 못했다. 업무시간에 잠시 나와 면허 시험 을 치는 건데 또 떨어지면 미안하고 창피해서 어쩌나하는 걱정 으로 온 몸이 축 늘어졌다. 실망하며 서서히 진행하는데 이게 웬일인가? 운 좋게도 합격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등반 오르 막길 공포는 나를 괴롭혔다. 브레이크, 클러치, 액셀러레이터의 오묘한 조합을 내 몸이 받아들이지 못해 오르막길만 보이면 시 동 꺼트릴까 늘 조마조마했다.
--- p.105 「오은미」중에서

내 마음에 너무나 들었던 투박한 항아리만 생각하고 금붕어들이 자유롭게 지낼 환경과 공간은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내 이기심을 깨달았다. 남아있던 금붕어 한 마리는 수조 위에 둥둥 떠서는 결국 죽고 말았다. 혼자라 너무 외로웠나. 내 즐거움만 생각하고 대충 먹이만 주고 듬뿍 애정을 주지 못한 게 너무나 안타깝고 미안했다. 더 이상 금붕어는 사지 않았다. 금붕어가 없는 수조 안은 부레옥잠으로 가득 채웠다.
금붕어들에게 낮은 수조는 탈출하기 좋은 환경이었을지 모른다. 좁은 공간에 갇혀 익숙해버린 환경이라도, 한번쯤은 답답함에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늘 일탈을 꿈꾸는 나처럼. 언젠가는 더 넓고 자유로운 공간에서 유영하는 날이 오리라 꿈꾸며 오늘도 수조 밖 세상이 궁금해서 자꾸만 밖을 내다보게 된다.
--- p.140 「홍영미」중에서

매일 학교를 마치면 다락방에 머물렀다. 상을 하나 펴서 숙제 도 하고 동화책도 읽고 인형놀이를 하면서 재밌어했다.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생긴 기쁨에 가끔씩 작은 창문을 통해 마을을 내려다보면서 혼자만의 상상에 잠기기도 했다. 그 때의 다락방은 동화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독서공간이 되기 도 했다가 인형놀이도 하는 놀이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했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다목적 방이었다.
--- p.161 「김나현」중에서

손님은 우리 빼곤 전부 일본사람이었다. 다들 씹는 소리 하나 안내며 조용했다. 카드는 안 되고 현금만 된다고 해, 엔화로 계 산할 때 피자를 만들던 70대 여자가 애련함 담은 눈으로 우리를 보는 듯했다. 그는 키친타월로 뭔가를 감싸더니, 그 위에 빨간 사인펜으로 웃는 사람 얼굴을 금세 그렸다. 그걸 우리에게 선물 로 내밀어 깜짝 놀랐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쓰’, 인사하고 밖에 나오자마자 풀어보니, 피자 화덕에서 구운 고구마였다. 어떤 뭉클함을 느꼈다. 고구마 를 다시 잘 감싸 가방에 넣고 기치조지 역 앞 번화가 쪽으로 가는데, 달콤한 듯 담백하고 또 한편 짭짤하면서 독특하게 맛있었 던 토니 피자가 눈앞에 왔다 갔다 했다.
‘그 아주머니는 왜 군고구마를 준 걸까, 우리가 너무 맛있다고 소란을 떨었나?’
빗방울은 점점 굵어지고, 그래도 비를 맞으며 즐겁게 계속 앞 으로 걸어갔다. 일본 사람들이 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기치 조지를 손꼽는지, 그 궁금함은 이미 마음에 없었다.
--- p.189 「정경숙」중에서

태초에는 사람들 사이에 중앙선이 없었다고 한다. 그때는 자 연과 사람이 하나로 어우러져 경계의 개념조차 필요하지 않았 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경계가 없었다. 어느 날 무리 중의 하 나가 먹을 것을 나누는 일에 상처를 받고 무리에서 빠져나와 자 기가 있는 곳으로 넘어오지 말라며 땅에 금을 그었다. 그리고 돌로 담을 쌓았다. 그것도 모자라 나무와 흙으로 사방에 벽을 세워 이 세상 최초의 방을 만들었다. 이후로 담을 만들고, 방을 만들고, 경계선이 생겨 무리는 분열하기 시작했다. 먹을 것으로 부터 차별을 느끼면서 담과 방이라는 중앙선을 긋고 스스로 고 립되거나 몇몇이 부류를 이루어 경계의 영역을 넓혀갔다. 남이 선 안으로 넘어오면 그들을 내쫓고 자신의 경계 영역을 넓히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그때부터 세상은 점점 살벌하고 마음 놓고 길을 가기도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요즘은 웰빙 바람이 거세다. 다시 자연으로
---「이현숙」중에서

며칠이 지났다. 강아지들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양정에 볼 일 도 없는데 자꾸만 서성인다. 용기를 내서 강아지를 보러 왔다 며 처음으로 애견샵 문을 열고 들어간다. 샵주인 아저씨에게 당 당하게 얼마냐고 물어본다. 아저씨는 조그마한 종이 상자에 내 가 고른 꼬물이를 넣어준다. 강아지를 처음 키운다는 말에 아 저씨는 새끼 강아지는 매일 쑥쑥 자라기 때문에 18~20시간 정 도는 잠을 잔다고 한다. 점차 자는 시간이 줄어 들거라면서 그 때 많이 이뻐해 주라고 당부한다. 그 외 다른 당부도 빼먹지 않 고 해줬는데, 감기 걸리지 않도록 신경 쓰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시끄러운 도로변에서 어떻게 저렇게 잠만 자나 했던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강아지도 신생아처럼 잠만 잔다니…. 작고 귀여 운 꼬물이들이 내 집에 입성했다. 처음에는 한 마리만 데리고 왔다. 며칠째 잘 때마다 끙끙거리며 힘겨워한다. 나는 다시 애 견샵으로 갔다. 유리관 옆에서 마주 보며 서로를 의지하던 친구 가 보고 싶어서였다는 것을 알았다. 인간의 욕심으로 비록 유리 관 안에 갇혀 있었지만, 낯선 환경에서 서로 바라보는 것만으로 도 위로가 됐던 모양이다. 나는 주저 없이 이번에도 또 한 마리 를 데리고 왔다. 그날 밤부터 더 이상 강아지는 잘 때 힘들어 하 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아로와 로빈의 엄마가 됐다.
--- p.238 「한경화」중에서

빈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허투루 말 하지 않아야 됨을 배웠다. 평생 책을 읽는 모습에서 늘 책을 가까이해야 함을 배웠다. 명 석함이 묻히는 것에 남들은 아쉬워했지만 웃기만 할 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행동에서 겸손함을 배웠다. 엄마 얼굴도 모르고 자란 유년 시절 탓이었을까, 자식들을 살갑게 대하는 마음씨에 서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보기 드문, 인간적으로 꽤 괜 찮은 사람이었다. 그의 방을 둘러본다. 그의 물건들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아니, 그의 물건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다.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유품정리업체가 다녀간 걸 깜 박했다. 이젠 군데군데 찢겨 나간 책도 없고 퀴퀴한 냄새도 풍 기지 않았다. 텅 빈 방이 그의 존재만큼이나 커 보인다. 그에 대 한 모든 것이 한 편의 짧은 소설처럼 스쳐갔다. 언제나 잔잔한 호수처럼 내 가슴에 머무는 그가, 나의 아버지가, 너무 그립다.
--- p.266 「장미영」중에서

세상의 시선, 주변의 필요, 상대의 욕구에 ‘나’는 알맞게 버무 려지고 마모된 시간들이었다. 글을 쓰고 싶었다. 내 욕망을 불 러내면서 세상의 가치에 부응하는 일이었다. 더 이상 타인을 의 식하지 않고 내 안에 침잠하고 싶었다. 학창 시절의 아련한 꿈 도 떠올랐다. 소설을 읽고 났을 때의 환희는 현실의 벽을 뛰어 넘는 힘이었다. ‘언젠가 작가가 되리라.’ 숨어 있던 그 꿈은 사십 년의 발효기간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다음 날, 우전해수욕장을 벗어나니 짱둥어 다리가 나온다. 물 살이 물러나고 갯벌이 펼쳐진다. 나는 난간에 기대어 다리 아 래를 내려다본다. 짱뚱어, 칠게, 농게가 바들거린다. 짱뚱어들 이 진흙 위를 기어 다니며 몸을 뒤집고 농탕거리는 모습이 귀 엽다. 진흙땅 싸움은 인간들의 추한 아귀다툼을 두고 하는 말이 다. 진흙위에서 뒹굴며 싸우는 짱뚱어나 게들을 보고 진흙땅 싸 움이라고 하지 않는다. 인간이 진흙 속으로 들어가 분탕질을 할 때는 머드 팩을 하기 위해서다. 진흙에서는 절대 진흙땅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아이러니다. 갯벌은 생명의 자궁이라고 했던가.

--- p.284 「김민혜」중에서

출판사 리뷰

『어제보다 환한』은 3개월 동안 매주 에세이를 쓰고 수정하고 공유하면서 공들여 쓴 에세이와 작가들이 동참해서 엮은 산문집이다. 이 책은 자신을 삶을 지탱하고 살아가게 한 힘이 진솔하게 드러나 있다. 에세이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감동이 밀려왔다. 장정희 씨는 오랫동안 내면에 머물던 생각과 삶의 조각들을 글로 풀어내면서 자신과 주변을 더욱 입체적으로 바라볼 기회가 되었고 그 기회가 이해와 화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명희 씨는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자신에게 질문했다. 나는 나답게 살고 있나?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나? 긴 직장생활로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되었는데 이젠 뭐가 중요하지?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서 안에 있는 자신을 밖으로 끌어내는 작업을 했다. 퇴적층만큼이나 켜켜이 쌓여 있는 경험과 감정, 이명희 씨는 글을 쓰기로 했다. 잠시의 주저와 용기가 필요했다. 삶을 살아내느라 남이 뛰면 자신도 뛰어야 했던 긴 직장생활을 마무리했다. 이젠, 자신의 속도로 길을 걷고, 글을 쓰고 있다.

허윤희 씨에게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그는 그 기회를 기쁘게 맞이했다.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매번 숙제를 내야 한다는 마음이 많았다. 쓰고 싶은 글이 이거였나 싶게 글쓰기는 머릿속을 헝클였다. 자신이 쓴 글을 읽을 때마다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자신이 쓴 글을 읽을 때마다 다시 쓰고 싶었다. 아, 어떡하지? 작가의 길로 들어서야 될까? 진지하게 고민을 했고 작가라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삼십여 년의 기나긴 은행 생활 마무리를 몇 년 앞두고 있는 오은미 씨는 작은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어른이 되고, 아내가 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사느라 잊고 있었던 글쓰기를 함으로써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알게 되었고, 앞으로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고픈 일을 재발견 한 것이라 생각한다.

홍영미 씨는 글을 쓰는 동안, ‘나’를 돌아보며 내 안의 ‘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과거의 ‘나’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했다면서 더 멀리, 더 높이 날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정경숙 소설가는 에세이를 쓰면서, 자신의 이야기와 삶과 그 이면을 보여준다는 데에서 그 이끌어가는 방식이 소설과 별 다르지 않다는 걸 실감했다. 작가가 자신의 시선으로 진실함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좋은 글은 열심히 독서하고 열심히 살고,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리고 성실하게 쓰는 데서 완성된다는 걸 또 깨달았다.

이현숙 소설가는 이번 수필을 준비하면서 또다시 내 의지를 길어 올릴 마중물을 만나 기뻤다고 전했다. 앞으로 점점 내게 주어진 시간은 짧아질 것이다. 줄어드는 시간을 핑계 삼지 않고, 주어진 시간의 선상에서 굵고, 알차게 글쓰기에 매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한경화 소설가는 소설만 쓰다가 에세이를 쓰려니, 손에 잘 잡히지 않았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날씨처럼 에세이는 그를 곤경에 빠뜨리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자신을 를 드러내는 일이 힘들었다. 하지만 솔직하고 진솔하게 써내려 갔다.

장미영 작가는 틈틈이 일상의 이야기들을 기록했다.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어쩌면 결이 다를 수 있겠다 싶지만 그럼에도 그 나름의 의미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음의 쉼표가 필요할 때, 이 글이 작은 위로의 손길이라도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혜 소설가는 에세이는 독자를 그다지 의식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썼다. 쓰면서 힐링이 되고 쓰고 나서 의미를 찾는다면, 쓰기의 효능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하지만 소설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여성적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 여성들의 삶에 대한 기록이 어디엔가 남겨져 있다면 의미가 클 것이다. 페미니즘 문학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쓴 것도 그 때문이다.

기획의 말
- 김민혜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행복한 여정

이 책은 ‘작가와 함께 쓰는 에세이’ 과정을 삼 개월 진행한 후 의 값진 결과물이다. 여성 서사의 기록과 치유글쓰기를 늘 염두 에 두었던 나는 올해 초 모임공간이 주어지자 미루었던 기획을 진행했다. 여성들의 지난날과 간직하고픈 옛 추억을 기록하고 상처를 보듬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등단 작가는 아니지만, 문 학을 사랑하고 작가가 되고 싶은 이들, 또 글쓰기를 통해 지난 삶을 위로받고 싶은 이들과 함께 그 지점을 공유하고 싶었다. 연령대는 50대 이상의 신중년 여성으로 제한했다. 50년 이상 산 여성들은 자신의 몸 어딘가에 할 말이 새겨져 있지 않을까.

독서회 회원, 지인과 작가 등 열 분이 동참의 의사를 밝혀 매 주 1회 에세이 한 편을 쓰는 수업을 두 달간 진행하고 한 달은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했다. 작가들은 따로 일정을 짜서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한결같이 설렘과 기대로 차 있었고, 글을 처음 쓴다면서도 매주 한 편씩 에세이를 거리낌 없이 제출했다. 열정과 성실성으로 포기 없이 마지막까지 달려 유종의 미를 보여준 참여자들이 자못 감탄스럽다. 폭염이 쏟아지는 여름날을 뚫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우리는 모여서 주제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읽고 쓰면서 시간을 보냈다.

처음 쓰는 에세이여서 완성도는 다소 부족하지만, 글밭 이랑에는 삶의 희비애환과 사유의 이삭들이 층층이 흩어져 있었다. 나이 듦에 대하여 사유하고 지난 날 걸어온 길과 지금 서 있는 곳을 짚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길을 잃은 뒤에야 비로소 자신을 찾기 시작한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처럼 지나간 날을 후회하는 그 지점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지 모른다. 이제 새 출발 지점에 섰다. 설렘과 기대로 이 책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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