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크레마클럽 EPUB
eBook 눈보라 구슬
김휘 소설집 EPUB
김휘
작가정신 2014.07.25.
가격
8,960
8,070 8,960 쿠폰혜택가
YES포인트?
44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 분야의 이벤트

이 상품의 태그

소개

목차

목격자
아르고스의 눈
괴담 라디오
아트숍
감염
나의 플라모델
동물소통중개소

작품 해설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학교 철학과 불어불문학을, 동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공부했다.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등단작인 중편소설 「나의 플라모델」을 통해 “젊고 역량 있는 신인, 한국소설의 신 영토를 개척하였다.”는 평을 받았다. 펴낸 책으로 장편소설 『해마 도시』, 『퓨어바디』와 소설집 『눈보라 구슬』 등이 있다. <2015년 아르코 주목할 만한 작가 창작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어 창작 지원금을 받았다.

김휘의 다른 상품

저자 : 김휘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학교 철학과 불어불문학을, 동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공부했다.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등단작인 중편소설 「나의 플라모델」을 통해 “젊고 역량 있는 신인, 한국소설의 신 영토를 개척하였다.”는 평을 받았다. 펴낸 책으로 장편소설 『해마 도시』가 있다.『눈보라 구슬』은 다양한 폭력의 메커니즘을 통해 인간의 윤리와 죄의식에 관한 문제를 집요하게 묻고 있는 그의 첫 소설집이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 세계의 지축을 뒤흔드는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흡인력 강한 이야기를 담은 일곱 편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관련 분류

카테고리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25일
이용안내
  •  배송 없이 구매 후 바로 읽기
  •  이용기간 제한없음
  •   TTS 가능 ?
  •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쇄 기능 제공 안함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9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2.5만자, 약 4.1만 단어, A4 약 79쪽 ?
ISBN13
9788972885450

책 속으로

그때 고개를 돌리다 정면 벽 거울 앞에 선 놈과 눈이 마주쳤다. 놈의 발치에 소연이 쓰러져 있었다. 놈이 일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내 예상은 틀림없었다. 놈이 시퍼런 눈초리로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 p.37

그들의 사생활은 그들의 아내나 남편이 내게 의뢰하는 순간부터 카메라 렌즈 속에 갇혔다. 줌을 한 단계씩 당길 때마다 그들의 행적과 몸짓은 사적이지도 은밀하지도 않게 되는 거였다.
--- p.48

전신에 백 개의 눈을 가진 거대한 괴물이 있었지. 그래서 ‘모든 것을 보는 자’라는 뜻의 파노프테스라는 별명도 얻었어. 모든 것을 본다고? 그래. 못 보는 것이 없으니 사각이란 개념도 없었을 거야. 어쩌면 인간의 은밀한 속내까지 투시해냈을지도 모르지.
--- pp.49~50

그렇다면 이 끔찍하고 희귀한 병에 걸려 죽은 제 아내는 첫 번째 희생자일까요? 아니면 지금 이 도시 어딘가에 또 누군가가 자신이 첫 번째 희생자라고 생각하며 죽어가고 있을까요? 사람들이 위험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는 건 안전하다는 지속적인 홍보 탓이지요. 참으로 무서운 현실입니다.
--- p.83

이 세상에 똑같은 건 없어. 조금씩 달라. 그래서 세상은 그럭저럭 살만한 거야. 세상이 똑같은 것 투성이면 어디 싱거워서 살겠냐. 아니지, 싱거운 것보다 섬뜩할 것 같구나.
--- p.110

사 씨가 내게 처음 건넸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베끼는 것보다 자기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나요?’ 순간 알 수 없는 무거운 것이 가슴속에 걸려 있는 것 같았다.
--- p.115

그들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달리 도망갈 곳은 없었다. 요원들은 그가 선 곳으로부터 일 미터 앞까지 왔다. 요원 가운데 한 사람이 주름 관 끝을 그에게 향한 채 하얗고 메케한 기체를 뿜었다. 그는 콜록거리며 두 손으로 입과 코를 감쌌다. 정신이 몽롱했다. 벽에 몸을 기댔다. 방역위생복을 입은 요원들이 달려들어 그의 양팔을 붙들었다.
당신은 감염되었으므로 격리 조치합니다.
--- p.158

환한 불빛을 향해 날개를 파닥이다 추락한 사람들. 나는 광고판 아래 드러누운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벼랑 끝에 몰려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람들이 노숙자로 변태하는 것이 이곳 생리라고.
--- p.180

나의 요새는 없는 것이 없는 다락방이다. 항공모함, 탱크, 잠수함에서 전투기 그리고 왕년 미그 19기 조종사도 있다. 다락방에서 나발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묘한 느낌이 들곤 했다. 탱크와 전투기가 촛불의 일렁이는 빛에 흔들려 실제의 크기로 커지는 느낌 말이다. 웅장한 기계음을 발하며 움직여줄 것 같은 플라모델들. 눈을 감으면 나발 아저씨가 올라탈 수 있을 만큼 그것들은 커졌다.
--- pp.204~205

‘감옥 밖이 오히려 더 감옥 같아 못살겠오.’
감옥 같은 삶을 벗어나기 위해 미그1 9기를 몰고 모험을 감행했지만 착륙한 곳은 또 다른 감옥이었나. 감옥 아닌 곳이 세상엔 없는 걸까. 문득 사진 속 나발 아저씨의 모습 위로 수영 형이 겹쳐졌다. 아니 그건 내 모습이기도 했다.
--- pp.229~232

가족 같은 동물이 과연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심리는 당연하고요. 애완동물이 조금만 아파도 동물병원에 달려가듯이, 소통 중개 서비스가 집 가까이 있다면 수시로 찾게 될 겁니다. 애완동물의 행동이 조금 이상하다거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이 소통중개소로 너도나도 달려가게 된다 이 말이죠.
--- p.256

인권도 이 모양인데 동물의 권리와 생명에 대한 우리 인간의 폭력은 얼마나 무자비할까요. 이제부터는 우리 인간이 생각을 고쳐야 해요. 동물들이 고통에 울부짖는다는 걸, 그들에게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걸 이제 우리 인간은 인정해야 합니다.

--- p.273

줄거리

목격자
신분증 위조 대행을 하며 살아가는 박종일. 어느 날 자신과 닮은 사내에게서 신분증 위조를 의뢰받은 후 정체불명의 누군가로부터 미행을 당한다. 설상가상으로 미용실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용의자의 몽타주가 자신과 닮아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옆집에 사는 영식의 여자 친구는 첫사랑이었던 재희와 똑 닮은 소연이다. 종일은 자기도 모르게 소연에게 끌리지만 정작 소연은 종일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소연에게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온 날, 자신을 미행하던 놈을 보게 된 종일은 이상한 예감에 사로잡혀 소연을 기다리고, 공교롭게도 소연이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자신과 눈코입이 닮은 그놈의 소행이다. 줄곧 종일을 감시하며 주위를 위협하는 무서운 놈의 정체에 유일한 목격자인 종일은 침묵하기로 한다.

아르고스의 눈
나는 신고용 사진을 찍는 일을 하고 있다. 이형의 부탁으로 공작새 박제를 집에 들인 후부터 정체불명의 눈들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다. 온몸에 눈들이 박힌 괴물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 나를 괴롭힌다. 꽃집 여자에게 관심이 있었던 나는 망원경으로 몰래 그녀의 집을 감시하다 우연히 여자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나는 남자의 얼굴을 알고 있지만 경찰에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다. 결국 경찰서에 찾아가 범인의 몽타주를 만드는 데 협조하던 나는 수많은 눈이 빼곡히 떠있는 모니터를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괴담 라디오
J는 인터넷 음악 방송 괴담 라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지구 지킴이’라는 청취자로부터 자신의 아내가 얼굴이 사라지는 병에 감염돼 죽었다는 메일을 받게 된다. 대수롭지 않은 괴담이라 생각한 J는 라디오에 사연을 소개한다. 그 후 ‘루머 바스터즈’라는 발신자로부터 ‘지구 지킴이’의 개인 정보를 알려달라는 협박을 받게 된다. J는 과거에 술에 취해 저수지에 빠진 적이 있다. 친구였던 준모는 그를 구하고 대신 목숨을 잃었었다. ‘루머 바스터즈’는 그날의 사건을 자세하게 기술한 메일을 보내며 J의 과거를 약점 삼아 ‘지구 지킴이’의 개인정보를 요구해 온다. ‘지구 지킴이’로부터 만나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간 J는 ‘지구 지킴이’가 미행을 당해 급하게 도망간 것을 알게 되고 서둘러 집에 돌아온다. 그러나 J는 소독약 냄새와 함께 낯선 정체가 집안에 침입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아트숍
복제화가인 나는 온라인상에서 ‘그린그린 아트숍’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선배로부터 밀반입한 작품의 복제화를 진품으로 둔갑시켜 달라는 제안을 받게 된다. 복제화지만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한 자부심 하나로 살아온 나는 제안을 거절한다. 전 여자친구였던 종희는 유명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가 되어 나타난다. 작업실에 놀러온 종희는 수많은 복제화들 속에서 외삼촌의 유작을 발견하곤 경매에 팔아주겠다며 가지고 돌아간다. 마침 작업실 건물 이 층으로 이사 온 사진작가 사 씨가 인사를 하러 오고, 나는 그가 외삼촌과 같은 부류라는 것을 알고 마뜩찮다. 외삼촌은 극장 간판이나 그리는 삼류화가였음에도 작가주의 운운하며 젠체하는 과였다. 사 씨는 대뜸 나에게 자기의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느냐고 말해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선배의 제안을 두고 고민하던 나는 사 씨가 전시하는 곳에 들러 밤 골목을 찍은 사진을 보게 된 나는 자신이 그린 복제품에서 무엇이 빠져 있었는지를 깨닫는다. 그때 마침 삼촌의 유작이 미술시장에서 추정가의 열배에 낙찰되었다는 종희의 전화를 받게 된다.

감염
나는 Q재활센터 환자들이 괴물의 습격을 받아 전원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망연자실한다. 육 개월 전 루게릭병을 앓던 아버지가 시한부 판정을 받고 들어간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보도 사건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을 발견하고 직접 PP의학연구단지 부속 Q재활센터로 향한다. 재활센터 측에서 괴물을 무작정 몰살시킨 후 사체마저 신속하게 화장 처리했다는 점에 의문을 가진 나는 사건을 몰래 파헤치던 중 닥터 L과 신약개발, 생명 연장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된다. 모든 환자는 연구 중인 신약의 임상실험의 희생자들이었던 것이다. 남자는 가까스로 재활센터에서 도망쳐 온 한 사내의 도움을 받아 모든 진실을 알게 되지만, 병원 관계자들에게 감염되었다는 판정을 받고 끌려간다.

나의 플라모델
탈북한 16세 소년인 나는 플라모델을 파는 플라드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한 남자를 보게 된다. 야산 아래 재개발지역 폐가에 사는 그 남자 또한 탈북자라는 사실을 실향민인 할아버지로부터 듣는다. 어느 날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남자에게 빵을 가져다주고 거기서 전투기 앞에 한 청년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보게 된다. 한때 미그 19기 조종사였던 탈북자 아저씨에게 관심이 생긴 나는 몰래 플라모델 미그 19기를 훔쳐 아저씨에게 가져다준다. 그 이후로 계속 창고에서 몰래 플라모델을 빼던 중 같이 일하는 창용에게 들키고 만다. 창용에게 약점을 잡힌 나는 창용이 꾸민 음모에 가담하게 되고 같이 가게를 턴다. 가담한 조건으로 무선모형 미그 19기를 받은 나는 그걸 아저씨에게 선물로 건넨다. 며칠 후 담당형사에게서 범인을 잡았다는 연락을 받는다. 미그 19기를 비롯해 수많은 플라모델을 증거로 탈북자 아저씨가 범인으로 잡혀간다. 나는 죄책감에 아저씨를 만나지만 오히려 아저씨는 감옥이 편하다며 웃는다. 사건 종결 보름 뒤 나는 포클레인에 의해 부서진 폐가 앞에 서서 부러진 미그 19기를 날린다.

동물소통중개소
연구소장 C는 만성우울증 환자 여대생 S를 전생체험으로 치료 중이다. 여대생 S의 전생은 침팬지. 전생체험연구소를 시작한 이래 동물 전생으로 퇴행한 사례는 처음이라 놀라움을 금치 못한 연구소장 C는 팽인성을 떠올린다. 티브이 프로그램 '기인열전'에 출연했던 팽인성은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으로 이슈가 된 인물이다. 연구소장 C는 팽인성에게 부탁해 여대생 S의 전생인 침팬지와의 대화를 시도한다. 연구소장 C는 곧 출간될 자신의 책이 큰 이슈가 될 거라는 생각에 흥분한다. 팽인성은 티브이에 출연한 후 유명세를 빌어 아버지와 함께 동물소통중개소를 오픈하고 동물사료회사 광고도 찍는다. 연달아 동물자살테러가 발생하자 그 범인으로 동물을 조종한 팽인성이 지목되면서 팽인성의 인기는 한순간에 추락한다. 연구소장 C는 전생체험 사례집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출판사 리뷰

흘러가버린 시간이 현재를 다시 방문하는 희유의 순간,
온몸을 습격해오는 소름주의보가 발령된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얼굴은 붉어지고 눈의 동공이 커진다. 침이 마른다. 근육이 수축한다. 소름이 돋는다. 모두 공포에 대한 신체적 반응이다. 우리는 김휘 소설집『눈보라 구슬』을 읽으면서 이와 비슷한 증상을 겪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신체적 반응이 더해진다. 마치 자신의 치부를 들킨 것처럼, 책장을 덮은 뒤에 참을 수 없는 불편함이 밀려온다는 것. 그것은 공포영화에서 단순히 공포스러운 상황을 관망하는 입장에서 나아가 자신이 공포 그 자체인 현실로 무차별적으로 내던져지고 있다는 자각과도 통한다.
『눈보라 구슬』에서 작가가 이야기하는 공포는 외부적인 상황에 대한 공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공포다. 최근 대한민국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에 관한 국민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기폭제가 됐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국가적 재난은 각종 부조리와 비도덕, 비윤리적인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는 뼈아픈 치부이지만, 그동안 은폐되어 온 우리 자신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를 죽음과 불안, 공포로 몰고 가는 것은 무엇보다도 개개인의 행동과 도덕윤리에서 비롯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우리를 절망케 했다. 더불어 국민들은 이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연대책임이라는 소중한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였으며 모두 다 공범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공포란, 일상생활 속에 내재된 우리들의 어두운 본성을 발견할 때 더욱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김휘 작가의 소설은 현 시대가 안고 있는 상처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함께 진정한 공포란 평범함 속에 내재된 악(惡)을 발견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김휘 작가는 실재와 환상, 악몽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드는 기묘한 괴담을 들려주며 우리의 귀를 사로잡는다. 이 소설을 한낱 괴담이라고 치부해버린다면 독자들은 작가의 비범한 상상력에 놀라고 말겠지만, 괴담이 진실로 다가오는 순간에 이르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 세계의 지축이 흔들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진실을 마주한 자에게 돌아오는 것이란 늘 그렇듯 상처뿐이다. 괴담은 사실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선 헛된 망상에 불과하지만, 불안에 떠는 사람들의 심리 속을 파고 들어가 교묘히 그들을 선동한다는 점에서 위협적인 괴물이 되기도 한다. 미스터리하고 해석 불가능한 사건들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작가가 들려주는 괴담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여지없이 뒤흔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우리가 믿고 있는 것들이 진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문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화살이다. 화살이 꽂히는 과녁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가 괴담이나 루머로 이루어져 있다는 서늘한 공포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가장 두려운 공포는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가 의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말과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악의 평범성’이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악을 악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악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행위의 일부분이며, 이러한 ‘무사유’를 빨아들이며 악은 번식한다. 작가는 이 책에서 ‘무사유’에서 비롯되는 우리 자신의 공포를 기억하고, 기록한다. 이 공포는 실체 없이 떠도는 괴담으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김휘는 이 괴담에 얽히고설킨 진실의 실마리에 주목한다. 진실이 괴담이라는 이름으로 은폐되고 축소되는 현실 사회의 메커니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이 소설은, 괴담이 진실이 되는 단 1퍼센트의 가능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환상 소설도, 추리소설도 아니다. 오히려 실로 진실이 괴담으로 치부되는 99퍼센트의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리얼리즘 소설에 가깝다.




‘그래서,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죄가 아닌가!’
의심과 사유, 기만적인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생존법

이 소설집에서 작가는 ‘의심하기’와 ‘사유하기’를 기만적인 사회 시스템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생존법이라고 말한다. 수많은 괴담으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현실을 재구성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진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인식은 곧 나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로도 귀결된다. 그리고 이 회의감은 곧 사유의 출발점으로서 ‘의심하기’라는 능동적 태도로 표출된다. 의심하기는 일단 사물과 현상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괴담 라디오」에는 의심이 많은 한 사람이 등장한다. ‘지구 지킴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이 소설가는 아내가 얼굴이 사라지는 병으로 죽은 뒤에 그 병의 정체를 밝히고자 한다. 그는 병의 정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전문가들의 말에 “정말이지 의혹을 떨칠 수 없”(85쪽)어서 스스로 진실을 밝히고자 움직인다. 공권력은 “안전하다는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현실을 정상적으로 보이게 만들지만, 사내는 그러한 홍보에 가려진 참혹한 사태를 알리기 위해 인터넷 라디오라는 ‘틈새’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진실을 괴담으로 호도해버리는 이 상황에서 괴담 라디오가 유일한 틈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위험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는 건 안전하다는 지속적인 홍보 탓이지요. 이게 무서운 현실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각종 ‘괴담’들을 떠올리지 않기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러한 주장들을 한낱 ‘괴담’으로 치부해왔다.「괴담 라디오」는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에 뿌리박고 있는 작품이다. ‘얼굴이 사라지는 병’이라는 환상적인 장치를 통해 이 소설은 ‘괴담’이라는 명명 아래 진실이 축소되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자신이 다른 누군가의 삶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또한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거대한 폭력의 메커니즘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악(惡)은 계속해서 힘이 세질 것이다. 그러나 필사적으로 알아차리고 빠져나오고자 하는 자들은 바로 의심하는 이들이다. 「감염」은 생명윤리를 위해하며 무리하게 진행된 정부지원사업인 생명연장 프로젝트를 소재로 삼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시한부 환자들을 실험대상으로 삼았다가 그들을 오히려 괴물같이 만들어버리는 부작용을 낳게 되는데, 이 끔찍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정부와 언론은 괴물이 난입하여 환자들을 죽인 것처럼 꾸민다. <정체불명의 괴물들 소탕작전 불가피>라는 뻔뻔한 기사 제목은 언론이 어떻게 ‘말’을 폭력의 도구로 활용하는지 보여준다. 또한 사건 이후 깨끗하게 청소된 거리는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힘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말끔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는지 알려준다.

재활센터에서 제공된 의료와 재활서비스 덕분이라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무 의심도 하지 않았던 자신이 그는 순간 섬뜩하게 느껴졌다. 침대에서 시선을 거둬 창문 쪽을 바라보았다. 아버지를 곁에서 지켰어야 했다는 자책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극중 인물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아무 의심도 하지 않았던 스스로에게 공포를 느낀다. 김휘는 이 구절을 통해 진정으로 끔찍한 것은 폭력적인 사태가 아니라 그 폭력적인 사태를 방치하는 ‘무사유’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능동적으로 의심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표면적인 사실들을 받아들일 때, 진실은 괴담 취급을 받을 것이고, 우리는 공범이 되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이 소설집에서 현실을 재구성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을 배우게 되는데, 그것은 ‘사유하기’이다.「아트샵」은 복제화가인 나를 통해 진짜와 가짜, 예술과 비예술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드러나는 단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복제화가로서, 위작을 밀반입하여 진품으로 속여 파는 일을 같이 하자는 선배의 유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선배의 유혹을 물리치게 하는 힘이 반대편에서 작용하고 있는데, 그것은 사경호 사진가의 사진들이다. 사 씨는 “느릿하고 뭔가 사유하는 듯한 표정과 말투”로 자신의 예술관을 ‘나’에게 말한다.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사물 속에 얼마나 시간이 스며들어 있는가에 뭘 찍을지를 결정합니다. 그 시간은 마치 영혼처럼 자신을 응시하는 자에게 말을 걸죠. 제 사진이 선생에게 여행에 대한 향수나 감흥을 일으켰다니 기쁘네요. 시간이 존재라는 말이 실감난다니까요.”
“시간이 존재라. 저로선 매우 어려운 말이네요.”

사 씨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그가 찍은 골목 사진을 보다가 시간이 말을 걸어오는 현상을 체험하게 된다. 짝사랑하던 여자가 외삼촌과 골목길로 사라지던 것을 바라보았던 시간, 여자가 떠난 뒤 골목길을 잊으려고 애쓰던 시간들이 되살아나 영혼처럼 그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그리고 그제야 그는 자신의 복제화에 빠져 있던 것이 사 씨의 사진에 있는 ‘영혼’이며, 외삼촌의 극장 간판 그림에 담겨 있던 ‘개성과 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 씨의 사진을 바라본 체험은 그로 하여금 자신의 복제화를 영혼이 빠진 그림, 그러므로 “토사물”과 다르지 않은 그림으로 다시 바라보게 하며, 선배로부터 걸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전화를 받지 않게 한다. 그렇다면 김휘의 소설에는 의심과 사유는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의심하기’가 주체의 의지에 의해 현실을 재구성하는 능력이라면, ‘사유하기’는 주체가 자기도 모르게 과거로 되돌아가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체험이라고 말이다.


영원히 타인의 삶에 연루된 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그들을 둘러싼 현실과 환상, 공포의 눈보라 속에서
반짝이는 진실의 파편 하나

「아르고스의 눈」에는 박제된 공작의 꼬리에 달린 여러 개의 ‘눈’을 본 뒤, 괴물의 ‘눈’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망상장애에 시달리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김휘는 이 ‘눈’을 통해 ‘나’의 죄책감의 크기를 환상적으로 표현한다. 이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일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작가는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극중 인물을 죄의식 속으로 몰아넣으며 영원히 타인의 삶과 연루된 채 살아가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이 겪는 고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우리가 눈감아온 애매하고 불가피한 관계들에 눈뜨게 한다. 우리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자신도 모르게 공범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아이러니한 사실과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공포는 사실을 외면하게 만든다. 작가는 공포의 순간을 직면하고 진실에 접근할수록 커지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함을 역설한다. 의심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사유하는 자만이 허구 속 진실을 꿰뚫어볼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일상을 지속하기 위해 애써 감추어두었던 불안과 공포와 죄책감과 부끄러움은 책장을 넘기는 우리의 손가락에 끈질기게 들러붙는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부정적인 현실과 연루된 우리 자신의 검은 얼굴을 힘겹게 응시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김휘는 폭력적인 사태를 방관하고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질끈 감는” 대신 “피투성이 광경”을 마주하며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라고 충고한다. 독자들은 작가가 보여주는 현실과 환상, 불안과 공포의 눈보라 속에서 반짝이는 진실의 파편 하나를 건져낼 수 있을 것이다. 때늦은 각오인지도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우리가 ‘의심’하고 ‘사유’할 수 있다면.

추천평

이 소설집은 마치 윤리의 실험장처럼 보인다. 죄의식이나 책임감에서 될 수 있는 한 빠르게 벗어나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의 눈에 김휘는 지나치게 집요한 실험가처럼 비칠지도 모른다. 그가 “저거 안 보여?”라고 물으며 등장인물들을 자꾸만 부채(負債)의 순간으로 돌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김휘의 질문을 따라 행간을 짚어가다 보면, 독자는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자신도 모르게 공범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아이러니한 사실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충실한 독자라면, 부정적인 현실과 연루된 자신의 검은 얼굴까지도 마주할 수 있을지 모른다.
정실비(문학평론가)

리뷰/한줄평22

리뷰

8.4 리뷰 총점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채널예스 기사1

  • 김휘 소설가  “섬뜩하기까지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파”
    김휘 소설가 “섬뜩하기까지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파”
    2014.09.23.
    기사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