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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잿빛 도시 퓨어바디 2부 사라진 것들 케이 3부 지하 세계 설명회 4부 가면 사육당하는 과거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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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모두 태어나는 순간 곡예사가 되지. 세상을 산다는 건 곡예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거든. 희로애락은 거기서 나오는 거지. 아슬아슬하고 안타깝게 말이야.”
--- p.103 아르고스의 어조는 단호했다. 정상인에 대한 경계와 적대감이 느껴졌다. 정상인들이 사라진 세계, 그것이 가이아수호연대가 꿈꾸는 세상이란 말인가. --- p.120 “의미는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야.” 흘려들었던 아버지의 그 말이 귓가를 울렸다. 의미는 만드는 거라는 말. 의미 만들기. 그건 결국 그리움의 다른 말인지도 모 른다. --- p.127 “전단지도 그렇고, 어안이 벙벙했죠. 어떻게 퓨어바디가 움직이고 말하고 분노할 수 있는지 어이가 없었어요." --- p.162 “퓨어바디에 대해 말할 땐 조심하게. 이 말은 자네 아버지에게도 했지. 알려진 것과 다르게 말하는 건 위험한 일이거든.” --- p.174 건물들과 가로등, 차들, 자전거들이 안개 속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무수한 이형인들과 정상인들도. 그들은 안개 속에서 걸어 나와 사방으로 흩어졌다. 빈은 오랜 세월 동안 그의 도시, 그의 세계였던 이곳을 다른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그가 숨쉬고 있는 지금 이곳이 탈출할 수 없는 거대한 우리처럼 느껴졌다. --- p.196 뿌연 대기로 둘러싸인 거리는 흐릿했다. 어딜 가나 같은 풍경이었다. 어깨를 스치며 지나가는 이형인들의 모습은 어린아이가 장난으로 빚어놓은 밀가루 반죽 덩어리처럼 제각기 달랐다. 그런 이형인들 틈에 섞여 걷는 이 순간, 빈은 자신 역시 이형의 모습 중 하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 p.198 “낙원이란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기억의 세계라고 말했어.” --- p.199 “아시다시피 퓨어바디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 아니죠. 퓨어바디는 바이오소프트사가 자랑하는 첨단 연구개발 덕분에 탄생한 이 시대의 선물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퓨어바디는 생식 세포 생산기능이 싱싱하게 살아 있는 ‘청정육체’이자 고급 유전자를 함유한 소중한 자원입니다. 참석해주신 여러분은 안심하시고 인공자궁플라자에서 취향에 따라 여러분의 자녀를 계획하고 주문하시면 되겠습니다. 유전자 샘플자료를 보면 만족하실 겁니다. 얼마든지 원하시는 대로 키 크고, 잘생기고, 머리 좋은 정상 아이를 주문하실 수 있도록…….” --- p.218 쇼윈도에 비친 한 젊은 남자의 모습이 눈을 잡아당겼다. 그 앞으로 다가갔다. ‘실종됐던 널 만났어. 기분이 어때?’ 남자의 건조한 눈빛이 묻고 있었다. --- p.279 숨죽인 분노와 열망은 변화를 선호하는 법이었다. 끊임없는 정비와 움직임이 필요했다. 퓨어바디들과 이형인들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였다. 지금 이 순간 빈 역시 톱니바퀴 중 하나였다. --- p.303 까마득한 오래전 범죄에 친숙했던 자가 끈질기게 살아남아 저 자리에 서 있었다. 끊임없이 움켜쥐고, 먹어치우고, 올라서려는 욕망의 관성이라니. 빈은 큐틴질의 새까만 등껍질과 가공할 만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덩치 큰 바퀴벌레를 보는 기분이었다. --- p.305 ‘우리 모두가 다 갈 곳 없는 난민 아닌가.’ --- p.3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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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멀지 않은 몇 세대 후의 미래, 환경오염으로 인해 사람들은 더 이상 정상인을 낳지 못한다. 얼마 남지 않은 정상인들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형인(異形人)들을 차별하며 계급사회를 형성한다. 그리고 이형인과 섞이지 않기 위해 바이오소프트 사가 개발한 생식세포 생산 시스템 ‘퓨어바디’의 세포를 배양한 정상인 아기를 입양한다.
‘배양된 아기’ 나빈은 인구조절부 집행관으로서 이형인의 인구수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그들이 낳은 네 번째 아이를 부모로부터 빼앗아 어디론가 보내는 임무를 맡는다. 나빈은 비인간적인 임무를 못마땅해 하는 전직 기자인 아버지와 갈등을 빚는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가 실종된다. 아버지의 흔적과 자료를 통해 나빈은 아버지가 테러단체인 가이아수호연대와 접촉하고 있었으며, 가이아수호연대는 ‘퓨어바디’를 노리고 있음을 깨닫는다. 가이아수호연대와 접촉하며 아버지의 실종을 깊이 조사해 들어가던 나빈은 마침내 가이아수호연대를 쫓던 단체에 의해 살인 누명을 쓰고 수배자가 된다. 그리고 마침내 ‘퓨어바디’와 자신에게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고 선택의 순간에 이른다. 이형인들의 도시가 잿빛 안개 속에 숨겨 온 ‘퓨어바디’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