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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흔
나무왕관 우주 시대는 미신을 사랑한다 만세, 엘리자베스 용의 만화경 소모품 마법사 나와 밍들의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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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연구실에 곤란한 복학생이 나타났다,무려 백 년 전 입학한 ‘용’ 선배님이!표제작 「용의 만화경」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대학원생의 앞에 백여 년 전 초대 총장의 호의로 학적에 등록했던 용이 새로운 연구생으로 등장하며 시작된다. 공교롭게도 이름마저 ‘김용’인 이 용, 시종 이상한 탈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데다 연구 내용이 담겼다며 플로피 디스켓(!)을 들이미는 어르신 같은 면모를 보이며 얼떨결에 ‘돌보미’ 신세가 된 주인공을 아연하게 한다. 그런데 인간의 상식과 법칙을 가볍게 무시하는 이 용은 사실 단순히 신화적 생물이 아니라, 세상에 축적된 정보의 총합인 ‘에너지체’이다. 초월적인 시간 감각을 지닌 덕에 무수한 변화와 멸종을 목격해 온 이 존재를 통해 주인공의 세계는 혼란스럽지만 경이적인 방식으로 끝없이 확장한다. “어쩔 도리 없이 흩어지는 우리는 가끔은 뜻하지 않게, 이렇게 필연적으로 연결되나 보다.”라는 깨달음과 함께.언제나 새로운 세계가 열릴 때 쓰러져 그 지친 몸뚱어리를 땅으로 바꾸는 존재가 용이었다. 용은 변신하고, 그리고 죽어 비옥하게 썩은 자신의 몸 위에 다시 지성을 갖춘 생명을 키운다. 그것이 용의 순환, 묻힐 곳을 찾고 생명을 하나의 종막에서 다음으로 건네기 위한 의식이었다. ‘이어질 것은 이어진다. 그것이 내 정보체를 이루는 궁극의 명령어.’_본문에서그리운 무언가를 찾아묵묵히 살아내며 건네는 위로대학 캠퍼스란 무대가 먼 과거의 인연과 미래의 가능성을 품은 우주로 넓어지듯, 김유정의 소설들은 지극히 범상해 보이는 일상을 놀라울 만치 다른 풍경으로 그려 낸다. 로봇청소기와 바뀐 몸으로 사물인터넷의 네트워크를 감각하기도 하고(「안녕, 엘리자베스」), 가상공간의 트롤 행위로 인해 어지러운 난수의 세계를 엿보기도 하며(「수직」), 인생의 끝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가기도 한다(「청백색 점」). 낯설고 이질적이어야 할 그러한 풍경들은 단정한 문장 속에서 어쩐지 한없이 그리움을 자극하는 공간이 된다. 제각기 다른 이유로 고단해 보이는 『용의 만화경』 속 인물들은 우연, 미신, 혹은 운명이나 사명과 같은 힘에 움직이며 때로는 경쾌하고 때로는 먹먹하게 그 상상의 공간을 뚜벅뚜벅 나아간다. 그 모습들은 마치 세상일이 뜻하는 대로 되지 않아 보여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하는 듯이 잔잔한 위로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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