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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빛나는 형태들로 여행을 떠나며 12 하나. 대지를 꿈꾸는 - 수평 판의 공간 문화 16 둘. 안과 밖의 변주 - 수직 판의 공간 문화 46 셋. 기욺의 역동성 - 경사 판의 공간 문화 76 넷. 부드러운 포용 - 곡면 판의 공간 문화 106 다섯. 몸과 정신을 떠받치는 - 기둥의 공간 문화 136 여섯. 순수 균일의 세계 - 그리드의 공간 문화 166 일곱. 완전을 향하여 - 구의 공간 문화 196 여덟. 회전과 순환의 미학 - 원의 공간 문화 226 아홉. 절대의 빛과 그림자 - 정육면체의 공간 문화 256 열. 자유로운 생명의 힘 - 비정형의 공간 문화 286 나가는 글 빛나는 우리들의 노래 316 인용 출처 320 도판 출처 322 |
Jong-Ji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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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언어는 하나같이 자연현상에 기반을 둔다. 자연은 인류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다. 자연의 모습과 현상을 묘사한 말은 이후 추상 개념으로 발전했다. 개념은 인류 문명의 바탕이 되었다. 이제 인간은 대지와 바다를 보지 않아도 지평, 수평, 호라이즌이라는 말에서 자연의 풍경을, 그 느낌과 감정을, 추상적인 개념을 마음속에 그릴 수 있게 되었다.
--- 「하나. 대지를 꿈꾸는 - 수평 판의 공간 문화」 중에서 한국과 일본의 전통 건축에서는 종이 문과 벽을 사용했다. 두께 1밀리미터도 되지 않는 종이를 나무 틀에 붙여 만들었다. 손으로 세게 밀거나 발로 차면 쉽게 부술 수 있다. 얇고 약한 문과 벽을 사용해 외기를 차단하고, 여러 세대가 함께 생활했다. 빛과 소리를 투과하는 종이 창호는 동양 특유의 조심스러운 삶, 뉘앙스의 문화, 그늘의 미학을 이끌었다. --- 「둘. 안과 밖의 변주 - 수직 판의 공간 문화」 중에서 이번 장을 시작할 때, 산비탈을 올라가고 내려가는 몸 움직임을 언급했다. 경사 형태 정상에서는 시야가 펼쳐지고, 아래에서는 좁혀진다. 이러한 지형과 공간 특성을 활용한 동서양 전통 건축이 있다. --- 「셋. 기욺의 역동성 - 경사 판의 공간 문화」 중에서 북구의 밤하늘. 광활한 검은 허공이 가득하다. 어디선가 빛이 모여들었다. 형광 초록 빛이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잠시 후, 거대한 빛의 장막이 펼쳐졌다. 누가 이 광경을 인간 세상의 것이라 하겠는가. --- 「넷. 부드러운 포용 - 곡면 판의 공간 문화」 중에서 현대 메트로폴리스는 수직 기둥의 집합체다. “어서 도시를 세우고, 그 가운데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탑을 쌓자.”는 창세기의 말은 현재 진행형이다. 성경에서는 하늘이 이를 막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 「다섯. 몸과 정신을 떠받치는 - 기둥의 공간 문화」 중에서 그리드는 언제나 수학적이고 이성적일까? 격자 질서의 다른 모습은 없을까? 베를린에 있는 유대인 메모리얼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 「여섯. 순수 균일의 세계 - 그리드의 공간 문화」 중에서 독일 의사당이 반구라면, GLA 청사는 기울어진 타원형 건축이다. 마찬가지로 유리로 마감하고, 나선 계단을 넣었다. 같은 의도였다. 시민들은 런던 도시 풍경과 내부 회의 과정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두 프로젝트를 보면 투명 구체 건축이 단순한 형태와 시선의 측면을 넘어 새로운 사회의 이상을 표현함을 알 수 있다. --- 「일곱. 완전을 향하여 - 구의 공간 문화」 중에서 한자 원(圓)이나 영어 서클(circle), 라틴어 키르쿨러스(circulus)는 모두 동그란 모양, 원형으로 모이다, 회전하다를 뜻한다. 추가로 온전하다, 원만하다는 의미도 있다. 중심점에서 동일한 길이 위치에 점을 입체로 나열하면 구, 평면으로 나열하면 원이 된다. 인류는 동그란 자연 사물에서, 인체와 천체의 회전하고 순환하는 움직임에서 원의 원리와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했다. --- 「여덟. 회전과 순환의 미학 - 원의 공간 문화」 중에서 정육면체에는 다른 형태 요소가 첨가되기 힘들다. 스스로 닫힌 형상을 가지기 때문이다. 앞에서 살펴본 다른 사례, 예를 들어 판, 기둥의 경우, 쉽게 다른 요소를 합쳐 복합 형태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모든 면이 동일한 큐브에 이질적인 요소가 붙으면 그 완전함이 깨진다. --- 「아홉. 절대의 빛과 그림자 - 정육면체의 공간 문화」 중에서 사실 자연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형상은 유기적인 곡면을 띤다. 직선은 개념에 가깝다. 부드럽게 굽이치는 산과 언덕, 물에 깎인 협곡은 아름다운 곡선 입체를 보여준다. 미국 앤텔로프 캐니언(Antelope Canyon)의 붉은 사암과 빛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선사시대 인류는 변화무쌍한 구름, 신비로운 협곡을 보며 가슴 뭉클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 「열. 자유로운 생명의 힘 - 비정형의 공간 문화」 중에서 |
고대 문화부터 현대 예술을 아우르는
열 가지 형태와 함께한 여정 그 끝엔 인류의 마음이 있다 먼 옛날의 인류는 자연에서 고유한 형태의 특성을 발견하고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원시 언어와 개념이 형성되었다. 이를 토대로 고대 형태 문화가 나타났다. 이후 중세, 근대를 거치며 새로운 문화가 쌓이고, 엮이고 다시 재탄생돼 현재의 형태 문명으로 발현했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시작된 형태의 특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기술만능주의와 AI 시대가 만들어낸 눈앞의 이미지에 매몰돼 형태들의 서사를 등한시한다. 『빛나는 형태들의 노래』는 형태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눈앞에 하나의 기둥이 보인다고 치자. 이때 저자는 눈앞의 이미지가 핵심이 아니라고 한다. 자연현상 속에서 높이 치솟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위를 향한, 위가 주는 초월의 감정을 느끼고, 끝내 수직 기둥을 세워 올려낸 우리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즉 형태라는 시각적 요소를 인간의 감정과 연결 지어 궁극적으로 우리 내면을 감각하게 만든다. 우리에게 이 책은 눈앞의 사물과 건축, 공간과 예술을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선물한다. 이 책의 주제는 형태의 실재 여부를 밝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감각하고, 지각하고, 경험하는 바로 우리 ‘안’의 형태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책을 덮으면 인류 문명이 만들어낸 건축과 예술, 사물, 가구, 미술이 머릿속에서 콜라주된다. 이내 자연과 인류의 문명, 고대인과 지금의 우리가 형태의 흐름 속에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깨닫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