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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수 밖에 없는 이유중에서 첫 페이지 부터 나오는 시의 느낌이다. 그 중에서 두번째 시 '들녘' 이라는 시는 정말 나를 사로잡은 시이다. [냉이 한 포기까지 들어찰 것은 다 들어찼구나 네잎 클로버 한 이파리를 발견했으나 차마 못 따겠구나 지금 이 들녘에서 풀잎 하나라도 축을 낸다면 들의 수평이 기울어 질 것이므로] 정말 시인의 마음이 아름답다라는 것을 느낄수 있다. 다른사람들 같으면 네잎클로버를 발견하는 순간 따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은 한다는 생각을 먼저 하기 마련이겠지만 시인은 아름답고 고요한 들녘의 수평이 깨질까봐 차마 따지 못하겠다는 마음이 정말 아름답다..
--- p.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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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p.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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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도
- 정채봉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중에서) 아직도 태초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바다를 내게 허락하소서 짙푸른 순수가 얼굴인 바다의 단순성을 본받게 하시고 파도의 노래밖에는 들어 있는 것이 없는 바다의 가슴을 닮게 하소서 홍수가 들어도 넘치지 않는 겸손과 가뭄이 들어도 부족함이 없는 여유를 알게 하시고 항시 움직임으로 썩지 않는 생명 또한 배우게 하소서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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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에는 지난해 간암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정채봉 시인이 병실과 퇴원 후 현재 거처하고 있는 북한산 자락에서 쓴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시들은 그러나 고통스런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는 풀꽃 같은 사랑과 물방울 같은 맑은 영혼이 스며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더더욱 가슴을 저리게 한다.
50이 넘어 쓴 이번 첫 시집에는 쫓아다녔던 지난날의 천진한 소년의 모습과 더불어 그 나이가 살아온 삶의 지혜와 '어린 왕자'와도 같은 교훈이 담겨 있어 한 편의 동화보다도 더욱 아름답고 감동적인 울림들을 보여준다. 서시 격인 이 시집의 첫 시 '슬픈 지도'에서부터 마지막 시인 '슬픔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까지 총 67편의 그의 시들은 다른 시집과 달리 각 부로 나뉘어지지 않고 사랑에서부터 삶과 죽음과 인생이 서로의 연결고리를 맺으며 시 전편에 자연스럽게 녹아 흐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