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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 건물 안에서 웬 할머니가 글을 쓰고 있었어요. 매일 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밤 그 할머니는 글을 썼어요. 커튼 뒤로 할머니의 그림자가 흐릿하게 비쳤기 때문에 알 수 있었어요. 책상 위의 분홍빛 램프는 밤늦게까지 켜져 있었죠. 할머니의 방 창문은 거대하고 어두운 건물 정면 한가운데에서 가장 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있었어요. 꼭 텔레비전 화면처럼요. 때때로 할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쪽으로 사라졌다가 쟁반을 들고 나타났어요. 그런 다음 자리에 다시 않아 차-커피였을지도 몰라요-를 마시고 하던 일을 계속했어요."
... "마침내 할머니는 일어서서 종이들을 정리했어요. 손을 램프쪽으로 내밀자 방이 어두워졌어요. 몇 분 뒤 건물의 현관문이 열리고 한 소녀가 밖으로 살그머니 빠져나왔어요. 소녀의 머리카락은 어깨 위로 찰랑거렸어요. 소녀는 뛰기 시작하더니 이내 거리 끝으로 사라져버렸어요. 난 그자리에 가만히 있었어요. 몹시 우울했어요. 그 소녀를 보려면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했으니까요." --- p.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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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세계로 모험을 떠난 한 소년의 좌충우돌 모험담
기욤은 밤마다 글을 쓰는 맞은편 건물의 할머니를 훔쳐본다. 새벽녘이 되어 할머니가 불을 끄면, 건물에서 한 소녀가 나와 어디론가 뛰어간다. 기욤은 소녀를 쫓아 폐관한 도서관 안으로 들어간다. 소녀는 기욤이 자신의 뒤를 밟는 것을 알게 되고, 둘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가 된다. 사실 이다는 회고록을 쓰는 여든네 살 먹은 할머니의 소녀 시절 환영이다. 그녀는 젊은 시절 도서관 사서로 일했지만 원래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꿈을 이루기 위해 작가가 되는 것을 도와준다는 ‘마법의 책’을 찾고 있다. 이다는 기욤에게 자신이 잃어버린 꿈을 되찾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이튿날 할머니는 갑자기 죽어버리고, 기욤은 이다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게 된다. 이다를 짝사랑하던 기욤은 이제 그녀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슬픔에 잠긴다. 이다를 다시 만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기욤은 할머니가 쓰던 회고록이 이다를 살려냈음을 기억해내고, 자기도 이다에 관한 글을 씀으로써 그녀를 되살리고자 한다. 그러나 맞춤법도, 문법도 엉망인 기욤의 글이 살려낸 것은 콧구멍이 있는 자리에 보조개가 있고 팔다리의 위치가 바뀌어버린 이다를 닮은 괴물이다. 기욤은 ‘괴물 이다’와 래퍼 친구 두두, 그리고 두두의 여자 친구 아디와 함께 마법의 책을 찾으러, 이다를 온전히 살려낼 방법을 찾으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홍당무』 『레 미제라블』 『어린 왕자』와 같은 책 속으로 모험을 떠난다. 책읽기와 글쓰기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재기발랄한 책 『도서관에서 생긴 일』은 책읽기를 즐거움이라기보다는 고역으로 생각하고 있는 요즘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문학의 세계로 인도하는 책이다. 작가는 진실과 감동이라는 것이 따로 존재할 수 없다는 명제를 단순 명쾌하게 펼쳐 보인다. 국어를 싫어하고, 책읽기를 세상에서 제일 지루한 일로 여겼던 소년 기욤이 가장 진실한 감정인 사랑을 발견하고 기꺼이 책 속 모험에 뛰어드는 모습은 진실한 동기가 이끈 책읽기만이 영혼의 풍요로운 양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말해준다. 또한 청소년기의 책읽기야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 만큼 중요하고 값진 것이라는 사실도. 귀뒬은 책읽기뿐 아니라 글쓰기에 대해서도 말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글로 쓴다는 것은 ‘나’를 새롭게 구성하고 성숙시키는 한 방법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모험의 시작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은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직한 책이다. 그것은 전에 읽은 책인 동시에 스스로 다시 써야 하는 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소중한 어린 날의 책읽기 『도서관에서 생긴 일』은 아이들의 행복한 책읽기와 글쓰기를 격려한다. 책 한 권을 읽는 것은 졸음과 지루함과 싸우는 악전고투의 시간이 아니다. 책의 표지는 ‘상상의 세계’로 통하는 통로이며, 그 상상의 세계란 ‘꽃과 분수로 가득한 황홀한 정원’이다. 그리고 그 상상의 세계에 기꺼이 뛰어들 수 있는 것은 오직 영혼이 순수한 아이들뿐이다. 그래서 어린 날의 책읽기가 그토록 소중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책 한 권이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는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