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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의 상상력
바이오크라시, 비인간 생명에게도 투표권이 있다면
안병진
문학과지성사 202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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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사람

책소개

목차

서문 민주주의는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1장 모든 ‘사람’만이 평등하다─미국 민주주의 모델, 참여와 심의의 이중 위기
2장 사상의 세 저수지─베리, 누스바움, 요나스와 생명의 정치질서
3장 미래 세대와 비인간 생명을 위한 제4부─미래심의부 구상
4장 모든 종들의 정치로─생명공화주의 정치질서 만들기

에필로그 생명과 사랑의 정치학을 위하여
참고문헌
총서를 내며

저자 소개 1

安秉鎭

존 듀이가 설립하고, 한나 아렌트 등 세계적 지성의 망명지였던 뉴스쿨 대학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교한 박사 논문으로 한나아렌트상을 받았다.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장, 총장실 정책실장을 역임했고, 현재 미래문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스쿨의 설립 정신에 따라 연구 활동만이 아니라 공적 지식인 활동(www.abjlive.com)을 활발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태 문명의 전환을 추구하는 지구와사람 NGO에서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다. KBS, SBS 등에서 미국 대선 특집 방
존 듀이가 설립하고, 한나 아렌트 등 세계적 지성의 망명지였던 뉴스쿨 대학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교한 박사 논문으로 한나아렌트상을 받았다.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장, 총장실 정책실장을 역임했고, 현재 미래문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스쿨의 설립 정신에 따라 연구 활동만이 아니라 공적 지식인 활동(www.abjlive.com)을 활발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태 문명의 전환을 추구하는 지구와사람 NGO에서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다. KBS, SBS 등에서 미국 대선 특집 방송의 패널로 참여했고, KBS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지금〉에 미국 정치 패널로 빈번하게 출연한 바 있다. 《한겨레》에 이어 현재는 《경향신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미국과 한국 정치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다루고 있다. 저서로는 《미국의 주인이 바뀐다》, 《트럼프, 붕괴를 완성하다》, 《예정된 위기: 북한은 제2의 쿠바가 될 것인가》 등 다수의 단행본과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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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93쪽 | 308g | 137*207*15mm
ISBN13
9788932043463

책 속으로

이 책에서 제안하는 정치체제는 정치적 대전환을 꾀하는 상상력의 일환이다. 비록 당장은 이상주의적으로 들리더라도, 우리는 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개혁해나가는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더 대담한 정치체제를 상상하고 실험을 축적해야 한다. 이 책은 한 가지 대안으로서 지구와 인간, 현재 인간과 미래 인간,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가치, 포괄적 정치체제를 상상하자고 제안한다. 기존 자유주의 대 비자유주의의 이분법적 대립을 넘어 보다 포괄적인 세계관과 새 질서 말이다. 나는 이를 생명공화주의Bio-Republican 가치와 정치질서라 부른다.
--- p.11~12

지금처럼 하원과 상원 모두 선거를 통한 당선이 일차적 동기일 수밖에 없는 데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조건이라면, 선거 및 당파성과 무관하게 소수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이들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더구나 오직 현재만을 고려하는 유권자들이 사회 다수를 이룬다면,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와 비인간 존재의 이익은 갈수록 훼손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현재의 다수에 의한 민주적 통치를 이루는 것, 그리고 현재의 유권자 소수와 미래 존재의 이익을 다양하게 대표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 p.58~59

요나스는 다른 존재들에 대한 염려와 미래에 대한 책임 윤리를 위한 방법론으로 공포의 발견술Heuristik der Furcht을 제안한다. 공포의 발견술은 고도의 과학기술로 인해 나타난 불확실한 미래를 종말론적으로 예상해보고 경종을 울리며 그 책임 윤리를 상기하는 것이다. 이는 비관주의가 아니라 다양한 징후 속에서 부정적 미래를 예방하고 대안을 찾아나가기 위한 적극적 미래 개입의 일환이다. 인간의 겸손을 강조하면서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해보는 미래학의 다양한 사고실험과 맞닿아 있다.
--- p.95

모든 생명체의 아름다운 공존이란 실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곳에서도 격렬한 갈등 속에서 가치의 위계가 발생하고, 아렌트나 랑시에르가 말한 박탈된 자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갈등적 합의와 배제야말로 정치의 본령일 수밖에 없다. 제4부나 바이오크라시 모두 인간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이라는 이상에 가까워지려 부단히 노력할 뿐이다.
--- p.133~34

두 과제는 선후가 있는 단계적 과제가 아니라 함께 부단히 추구해야 하는 연속적 과제다. 자유주의적 공화주의의 실현만을 추구한다면 오늘날 급박하게 닥쳐오는 미래의 파괴를 막을 길이 없다. 자유주의는 결국 인간 중심적 민주주의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자유주의적 공화주의 기반 없이 생태적 과제를 추구한다면 이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거나 혹은 생태 파시즘에 활용될 수 있다. 견제와 균형, 개인의 권리, 적법한 절차, 헌정주의적 통치 등의 자유주의적 공화주의 어젠다는 보다 민주적인 과정에서 한 단계 높은 생명공화주의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 p.168

출판사 리뷰

인간만을 위한 민주주의democracy에서
모든 종을 위한 바이오크라시biocracy로


『제4부의 상상력』에서 저자 안병진이 논하는 바이오크라시biocracy, 혹은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생명공화주의 정치질서’란 인간과 비인간 생명이 공존하며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포괄적 정치질서를 가리킨다. 지구법학이 인간이나 기업 등에만 주어지던 법인격을 동식물과 생태계, 자연에까지 부여함으로써 비인간 생명을 법적 주체로 삼는 법사상 또는 법체계의 학문이라면, 같은 맥락에서 바이오크라시는 비인간 생명을 정치 과정에 참여시키는 세계관과 담론, 제도적 배열 등을 아우른다. 그렇다면 정치질서 내에서 비인간 생명의 목소리를 가시화하고 이들의 대표성을 보장하는 사상적 기반과 방법론은 어떻게 마련될 것인가?

저자 안병진은 수탁자와 배심제의 결합으로 구성된 제4부, 미래심의부를 통해 장기적 시야를 갖춘 전문성과 취약한 존재들에 대한 윤리적 책임감을 아울러 확보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펼쳐 보인다. 엘리트주의와 단기주의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로 보완되는 이 국가기관은 현재와 미래 세대, 생명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기준 삼아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의 의사 결정을 심의하며, 필요시 결정을 지연하는 권한을 가진다. 그러면서도 미래심의부에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설계함으로써 국가기관 간에 견제와 균형을 이룬다. 물론 정교한 제도와 절차를 갖춘다 해도 미래심의부는 격렬한 이해관계의 대립과 갈등의 장일 수밖에 없다. 그 안에서도 과학자 대 인문학자, 전문가 대 시민, 인간 대 비인간 수탁자 등 서로 다른 관점과 이해관계가 충돌할 터다. 그러나 그런 갈등적 합의야말로 정치의 본령이라고 보는 이 책의 구상은, 권위주의와 전체주의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오늘날의 정치 상황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울림을 갖는다.

우리는 현재의 다수에 의한 민주적 통치를 이루는 것, 그리고 현재의 유권자 소수와 미래 존재의 이익을 다양하게 대표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59쪽)

이 책은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장 「모든 ‘인간’만이 평등하다─미국 민주주의 모델, 참여와 심의의 이중 위기」에서는 미국 민주주의 모델을 검토하면서, 당대 유권자들에게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정치 구조 속에서는 입법부나 행정부가 장기적 미래를 고려하기 어렵다는 민주주의의 난제를 확인한다. 2장 「사상의 세 저수지─베리, 누스바움, 요나스와 생명의 정치질서」는 토마스 베리와 마사 누스바움, 한스 요나스의 사상을 차례로 살피며, 주체들의 친교라는 우주관과 각 존재의 자유로운 잠재성 발현, 책임의 윤리를 생명공화주의 세계관으로 제시한다. 3장 「미래 세대와 비인간 생명을 위한 제4부─미래심의부 구상」에서는 단기주의적 입법·행정·사법기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학자들이 앞서 제안한 장기주의 관점의 제4부 구상을 검토한 뒤, 이를 바탕으로 저자 자신의 구상을 본격적으로 소개한다. 그러나 제4부를 신설하는 것이 해결책의 전부일 수는 없다.

4장 「모든 종들의 정치로─생명공화주의 정치질서 만들기」에서는 행정부와 사법부, 기업, 교육기관 등 제4부 바깥에서 어떻게 하면 생명공화주의 정치질서가 포괄적으로 자리 잡아나갈 수 있을지를 살펴보면서, 학계와 의회, 시민사회 등이 폭넓게 지지하는 생명공화주의 정치 블록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생명공화주의 화두가 지금 미국과 한국의 ‘임박한 파국’ 시대에 여전히 왜 필요한지를 제기한다.

이 책의 부제가 나타내듯 ‘비인간 생명에게도 투표권이 있다면,’ 또는 비인간 생명으로 구성된 의회가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바이오크라시를 주창한 미국 사상가 토마스 베리는 『지구의 꿈』에서 비인간 생명으로 구성된 의회의 첫 활동은 인간을 공동체로부터 추방하는 투표일 것이라 단언한다. 그 같은 비관적 상상력을, 지구 공동체를 위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데 발휘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제4부의 상상력』은 비관을 희망으로 전환하기 위한 질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유주의적 민주주의는 불완전하여, 시민들이 지켜나가야 지속될 수 있다. 민주주의 수호의 주춧돌인 시민 참여에 힘을 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우리 재단의 지구적 중대 프로젝트, ‘민주주의 구성 요소를 다시 상상하기’의 한 목표다. 안병진의 제4부 제안이라는 창의적 구상이 구체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리라는 데 우리는 크나큰 만족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 앤서니 케팔러스(민주주의와 문화 재단 부이사장)·아킬레스 살타스(아테네 민주주의 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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