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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곡동
2. 실종 3. 업보 4. 편지 5. 진실 6. 선녀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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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이 모든 게 부처님의 뜻 아니겠나? 내만 믿고 오소. 강명희 씨가 어디에 있는지 데려다줄 테니까. 아나 받아라, 내는 밤눈이 밝아서 괜찮다.”
노승이 손전등을 용일에게 주며 앞장섰다. “잘 따라오이소. 이 밤에 엄한 길로 가면 요상한 것에 홀립니데이. 이 산에는 사람 홀리는 범이 산다 아닙니까. 물소리를 내기도 하고, 사람 목소리를 따라 하기도 합니다. 사람 잡아 먹을라고 별짓을 다한다 아입니까. 크흐흐흐….” 둘은 노승의 뒤를 따랐다. 노승의 걸음은 기이했다. 보폭을 좌우로 넓히며 걷는데, 순식간에 고개 하나를 넘었다. 거칠고 험한 산을 쉬지도 않고 올라도 지친 모습 하나 없었다. ---「1. 곡동」 중에서 아버지가 용일을 보며 웃어댔다. “너거 엄마 찾았다.” 용일은 믿을 수 없었다. 아버지가 베란다에서 대화한 것이 술주정이 아니란 말인가? 멀쩡한 현관문을 두고 베란다에 매달려서 말을 건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도둑이라고 해도 엄마가 있는 위치를 알 리가 없다. 도대체 누구이기에 3년 동안 찾지 못한 엄마의 행방을 아는지 궁금했다. “엄마가 여기 있다는 걸 누가 알려 줬는데요?” “그거? 너거 오촌 백부가 가르쳐 줬다 아이가? 류종태라고 알제? 아버지 사촌 형 말이다.” ‘류종태’라는 말에 용일은 현기증이 났다. 그는 작년에 죽은 사람이었다. ---「2. 실종」 중에서 “최 선생님이랑 똑같은 말씀을 하신 분이 계십니다. 신 선생님이라고….” “혹시 신억관 씨?” 오창석은 뜯어말리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도돌이표처럼 맴도는 수사를 할 바에는 차라리 피해자의 한이라도 풀어주고 싶었다. “그분 걷지도 못하는 노인 아닙니까? 도대체 뭐라고 하셨기에….” “범의 짓일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오창석은 헛웃음이 나왔다. “범이요? 선생님, 상식적으로 생각하셔야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저도 형사님처럼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 선생님의 소견과 지금까지의 일을 정리하니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창석에게는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3. 업보」 중에서 차오르는 구역질을 참으며 밖을 보고 있을 무렵, 거대한 호랑이 한 마리가 가로수 사이로 쫓아오고 있는 걸 봤다. 눈을 의심했다. 화들짝 놀란 용일이 기사에게 재촉했다. “아저씨, 속도 좀 높여주세요.” “네? 여기서 과속하면 안 됩니다.” 용일이 다시 창을 봤다. 호랑이는 없었다. 잠깐 모습을 감춘 것일까? 아니면 오래전부터 용일을 지배했던 공포가 만들어 낸 허상이었을까? 탈출하자마자 두려움이 엄습했다. 지금이라도 오창석의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고민이었다. 하지만 오늘이 아니면 엄마를 찾을 기회는 없었다. 엄마만 찾는다면 평생 놈들에게 쫓긴 채 살아도 괜찮다. ---「4. 편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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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현실이 만나 빚어낸 한국형 호러
소름이 몸을 타고 흐르게 만드는 창귀의 비명 소리 창귀란 호랑이가 해친 희생자의 원혼이 저승에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다. 창귀는 또 다른 희생자를 호랑이에게 바쳐 극락에 가려고 한다. 소설은 잊혀진 전설 속 귀신 ’창귀‘를 중심으로 인간의 두려움과 욕망, 그리고 그로 인해 초래되는 파멸을 그린다. 가상의 마을과 그곳에 얽힌 기억을 배경으로 하여 생생한 민속적 정서를 담고 있으며, 시대적 풍자와 메시지를 교묘히 녹여냈다. 매 장마다 고조되는 긴장감과 독창적인 스토리 전개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제공한다. 문화류씨 작가는 “자신을 죽인 범에게 충성하고 일가친척을 자신처럼 ‘창귀’로 만드는 모습이 요즘 세상처럼 보였다”며,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욕심에 사로잡힌 모습에 집중하려 했다고 말한다. 『창귀』는 단순한 공포 소설을 넘어서서 한국에서만 지닐 수 있는 공포의 색채를 그려냈다. 문화류씨 작가만의 민속적 분위기와 현대적 풍자가 조화를 이루며 한국 공포 문학의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류씨 작가는 실제 투병의 고통과 재활의 과정을 통해 이 소설을 완성했다. 특유의 진솔한 필치와 날카로운 시선은 창귀가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그림자임을 일깨운다. 이 작품은 공포 소설로서의 재미를 제공하면서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