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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경복궁 나들이
역사넷 200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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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경복궁 밖에서 보기
해태는 애완 동물인가?
광화문도 해태도 관악산을 바라보지 않는다
외로운 집 하나 - 동십자각
그 옛날 광화문 앞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파란만장한 중앙청
경복궁에 금천이 흐르는 까닭은?

2. 근정전 자세히 보기
하필이면 이 자리에
회랑이냐 행각이냐
네모와 둥글이
근정전은 북악이 있어 그 자리에 있다
누각을 만든 뜻은?
너럭바위로 막힌 계단
계단이 없다
일월오봉산도는 핵 가방
뛰지마 다쳐
기울어진 바닥
황룡을 찾아라
잡귀야 물럿거라 - 드므
임금의 권위를 상징하는 그릇 - 정
마당에 웬 고리?
일월오봉산도의 비밀

3. 수정전을 돌아 사정전까지
언덕 위 파란 집 - 수정전
한번 집현전 학사는 영원한 집현전 학사
비둘기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수정전 바닥은 온돌 마루?
잘려버리 나무
왕은 땅을 밟지 않았다
경희루 연못에는 용이 노닐었다
물 속으로 난 계단
곰보가 된 돌기둥
시간만 알려주는 시계는 시시해 - 앙부일구
천하 이치를 생각한다 - 사정전의 철학

4. 강녕전에서 향원정까지
용이 머무는 곳 - 강녕전
강녕전은 어디에
남녀 칠세 부동석 - 교태전
교태전은 요술쟁이
왕비는 푹 자고 싶다
나도 왕비처럼 아미산을 보고 싶다
시어머니도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 자경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굴뚝
기둥에 구멍을 뚫어놓은 까닭은? - 풍기대
명성황후는 교태전이 아니고 옥호루에서 살해당했다.
경복궁 후원은 어디에?
선원전 목재가 간 곳은?
경복궁의 북쪽 대문은 어디있을까?
두 번 꺽는다고 물이 따뜻해질까? - 향원정 열상진원
향원정 북쪽에 섬돌을 놓은 까닭은?
나는 밤이 무서워
내일의 태양이 뜬다 - 동궁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71쪽 | 444g | 148*210*20mm
ISBN13
9788995130223

책 속으로

근정전 마당에는 빗물홈이 없다. 남쪽 행각 모서리에 배수구 시설이 있을뿐이다. 그런데도 어지간한 비에는 빗물이 고이지 않는다. 그 비밀은 뜰전체를 비스듬하게 만들어 물매를 주었기 때문이다. 눈에 쉬이 띄지는 않지만 근정전 뜰은 남쪽에 비해 북쪽이 높다. 실제로 재어보면 약 1m쯤 차이가 난다고 한다. 1m라면 꽤 심한 물매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동서행각을 보자. 바닥에는 계단이 져있지만, 지붕은 그렇지 않다. 또 눈에 잘 띄지 않겠지만, 기둥을 보면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낮아진다. 남쪽으로 물매를 준 만큼 기둥 높이를 조절한 것이다. 이런 세심한 배려 때문에 지붕이 기울어지지 않고 1m에 이르는 물매 또한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 p.103

교태전은 정면 9칸이 되는 큰 집이다. 얼핏 11칸으로 보이지만 양 쪽에 있는 1칸씩은 교태전 건물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교태전과 다른 건물을 이어주고 있는 복도일 뿐이다. 건물 가운데 정면 6칸짜리 큰 대청 마루가 있고 좌우에 정면 3칸 짜리 온돌방이 하나씩 있다. 둘레에는 툇마루가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방이 두 개라, 집 규모에 비해서는 방이 적은 편이다.

그런데, 이 방이 요술을 부린다. 순식간에 하나가 아홉이 되는 것이다. 좌우 온돌 방은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칸막이를 둘었다. 장지문을 닫으면 방 하나가 갑자기 9개가 되는 것이다. 9개로 나눈다고 했지만 똑같은 크기로 나눈 것은 아니다. 가운데 방을 크게 정사각형으로 만들다 보니 나머지 둘레방들은 좁고 긴 모양이 되어 버렸다. 이 가운데 방에서 왕과 왕비가 주무신다. 가운데 방은 둘레방에 비해 크기만 큰 것이 아니다. 특별히 온돌 위에 마루를 깔아 열기가 왕과 왕비의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였다고 한다. 들어가 보지 않아서 확인은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가운데 방에서 왕과 왕비가 주무시면 둘레방에서 방 하나에 한 명씩 상궁들이 밤을 새며 지키고 있었다. 다만 왕과 왕비가 머리를 두고 자는 동쪽 방은 비워두었다. 감히 임금과 왕비 머리 위에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 가운데 방은 당연히 문을 닫았지만 상궁들이 있는 둘레방들은 모두 문을 열어놓았다. 서로 볼 수 있게 하여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한 조처였을 것이다.

체면을 지키느라 날마다 가지는 못하지만 왕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왕비가 사는 교태전으로 건너갔다. 어여쁜 후궁이 있다면 몰라도 말이다. 어떤이는 이 때 왕을 맞아들이고 맞아들이지 않는 것은 왕비에게 달려있다고 한다. 무슨 말이냐고? 두 집 사이에는 문이 있다. 문을 여닫는 걸쇠가 어느 쪽에 있는지 살펴 보라. 교태전 쪽에 있다. 왕비가 걸쇠를 걸면 왕이 아무리 건너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정말? 걸쇠를 문 바깥 쪽에 만드는 집도 있던가? 어쨌든 사실은 사실이다.

왕이 왕비와 합궁을 하면 작은 방에서 왕과 왕비를 지키던 젊은 상궁들은 모두 물러간다. 호기심에서 두 분이 누리는 즐거움을 방해할까봐 그랬을까?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덜어주려는 배려에서 그랬을까? 그래도 모두 갈 수는 없는 법. 나이 많은 상궁 3명이 남아 만약을 대비하였다고 한다.

--- pp.195-196

출판사 리뷰

경복궁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궁궐 중 하나이다. 도심 속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 여행중인 외국인들, 웨딩사진 촬영을 하는 신혼부부들로 인해 연일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궁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궁궐을 제대로 바라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단지 흥미 본위의 구경만이 이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대충대충 지나가거나 심지어 소중한 문화 유산을 훼손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왜 우리는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는 것일까?

한가지 의문을 던져본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의 위치부터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현재 광화문은 남산을 바라보고 서있다. 일찍이 광화문과 그 앞의 해치상은 관악산의 화기를 막기 위해 세워졌으나 광화문이 지금 이 자리에 복원돌 때는 중앙청의 정문 자리에 복원된 것이다. 그런데 중앙청은 어떤 건물인가? 중앙청은 일본 총독부 청사 건물을 그대로 대한민국 정부에서 사용한 것이다. 이 총독부가 남산을 바라보고 정문을 남산 쪽으로 하였으니 광화문은 남산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듯 광화문조차 제자리를 차지 못하고, 그 앞의 해치상 또한 원래 위치에서 한참 물러난 자리에 옹색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 우리 궁궐의 현실이다. 또 하나. 궁궐이란 무엇인가? 宮과 闕을 합친 말이다. 천자나 제왕, 왕족들의 가득 모여사는 규모가 크고 웅장한 건물이 궁이라면, 출입문 좌우에 설치하였던 망루를 지칭하는 말이 궐이다. 그런데 경복궁에서 궐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좌우에 설치되었던 동십자각과 서십자각 중 하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또 하나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도로 한복판에 나앉은 외로운 형태로 남아있을 뿐이다.

경복궁을 제대로 보고 깊이 있게 알기 위한 노력은 우리의 근ㆍ현대사를 공부하는 일이고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살펴보는 일일 것이다. 기존에 경복궁 관련 책이 없던 것은 아니다. 친절한 궁궐 안내서도 있고, 심도있게 집필한 궁궐 연구서도 있다. 다만 궁궐을 좀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책이 드물었던 것은 사실이다. 고등학교 역사 교사들로 이뤄진 필자들은 이처럼 궁궐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다시 말해 답사하는 사람들이 직접 자기 발로 궁궐을 돌아다니며 역사와 전통의 향기를 맡으며 즐거워 할 수 있는 경복궁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리뷰 총점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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