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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계산법
홍문식 시집
홍문식
bookin(북인) 201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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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인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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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선녀의 편지
사랑이란
유월
씹할 새끼
당신 하나만으로 족하다
후회
당신 떠난 자리
당신이 생각납니다
선녀의 편지
환지통
솟대
유배
Y셔츠에 나팔꽃이 피었던 날 아침 풍경
차례
위세
씨도 먹히지 않았다

제2부 남자도 가끔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주검을 보며
어떤 이력
안드로메다행 열차
해리장애Dissociative Disorder
여보! 우리는 어떻게 하지
요즘 내가 사는 법
세상은 그랬다
이럴 줄 몰랐다
남자도 가끔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차 선생
누 떼들
말싸움
윙크
아내의 감수성
母情

제3부 이상한 계산법
불알친구
사월
방귀
이상한 계산법
雪花
이쁜 도둑
입덧
쓸쓸한 제사
장날
먹다 죽는다 하더라도
내 집 같던 날
토사구팽
행복한 남자
가슴 시린 날
농사

제4부 아버지의 농사법
전단지
이러고 산다
아내
외식
겨우살이
상술
날아간 십자매
있을 때 잘해
미역국을 끓이며
혼란
그렇게 살지 마세요
그림자
아버지의 농사법
갈 곳이 없다
묵언수행

해설 사랑의 환幻과 흔痕 반어反語의 참 ‘멋’· 백인덕

저자 소개

저자 : 홍문식
1952년 충북 단양에서 출생. 단양중학교, 단양공업고등학교 졸업. 1972년 청주교육대학 졸업. 1987년 한국방송통신대학 국어과 졸업. 2013년 『영남문학』으로 등단. 충북 보은 세중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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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77g | 153*224*10mm
ISBN13
9788997150717

출판사 리뷰

충북 보은 세중초등학교 교장 홍문식 첫 시집 『이상한 계산법』 출간
정년퇴임 맞아 자신에게 주는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선물이 되다
충북 보은군의 세중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인 홍문식 시인의 첫 시집 『이상한 계산법』이 출간되었다. 환갑을 넘긴 이듬해인 2013년 『동양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이란 월계관을 쓰게 된 홍 교장은 그 동안 시 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정년퇴임을 앞두고 시집 『이상한 계산법』을 세상에 선보임과 동시에, 또 오랜 시간 교육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자신에게 건네는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선물’을 마련한 것이다.
홍문식 시인의 시 대부분은 구어체가 아닌 일상어로, 문어체이면서 시어답지 않은 어휘들로 이루어져 있다. 홍문식 시인은 최소한 우리 시의 ‘엄숙주의’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시작 태도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시에는 아름답고 곱고 순수하거나 명징한 어휘들만 사용되어야 하고, 감정은 적절한 시적 의장儀狀을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오늘 우리 시의 엄숙주의의 주류를 이루지만, 이는 시정신은 날아가고 헛 형상만 남은 꼴이다. 그나마 그 작품들은 자연예찬이나 ‘여기­지금’에서는 불가능한 본질적 순수를 갈망하는 것들이 대부분일 뿐이다. 반면 홍문식 시인은 철저하게 체험에 근거했으므로 진위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소재들을 통해, 어쩌면 ‘연민pity과 공감sympathy’ 사이에 낀 시적 화자의 갈등을 담백하게, 때론 처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랑은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주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이상하잖아
사랑한다면 아낌없이 주어야 하는데
당신은 어때
사랑한다고 하면서 주지는 않고
받으려고만 하잖아
사랑은 모든 걸 극복한다잖아
사랑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는 게 사랑 아냐
나라고 언제까지 받기만 하겠어
줄 때도 있겠지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지
당신 날 사랑한다면
아무것도 바라지 마 그냥 주기만 해
내 계산이 틀린 걸까
― 「이상한 계산법」 전문

시집 표제작인 「이상한 계산법」을 이해하는 것이 홍문식의 시세계를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작품의 표면에는 ‘사랑’에 대한 두 개의 정의가 등장한다. 1~2행에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주는 것”이, 9~10행에는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는” 것이란 정의다. 단순하게 이해하면 ‘무조건/조건’의 정의가 팽팽하게 맞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결국은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지”라는 사랑의 파탄, 파국으로 끝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시를 자세히 읽어보면 하나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라는 일인칭을 쉽사리 시적 화자로 읽어버리면, 시적 화자는 2의 정의를 주장하고 있고, 상대편이 1의 정의를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나 ‘당신’과 같은 인칭어가 결국 발화자 누구에게서나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 계산이 틀린 걸까”라는 마지막 행은 무조건/조건을 주장하는 ‘당신’ 그 누구의 발화일 수도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사랑’에 대한 보편적 정의와 오늘 횡행하는 정의에 대한 어떤 촉발적 질문일 뿐, 실제 시인의 ‘정의’가 아닐지도 모른다.
홍문식 시인은 이번 시집 『이상한 계산법』에서 ‘사랑’에 대해 많은 말을 하고 있다. 다만 그 표현 방식과 시적 의장이 일반의 기대와는 다르다는 특징 때문에 미진한 듯 숨겨져 있을 뿐이다. 그것은 아마도 이 시집의 특징이면서 동시에 이른바 부정의 정신으로도 편편의 시를 완성할 수 있다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그랬다
아흔아홉 석 가진 놈이
백 석 채우려고 한 석마저 뺏으려고 하는 것처럼
아픈 놈 쥐어박고 엎어진 놈 짓밟아
두 번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하는 그런 곳이었다

세상은 그랬다
가진 것 없다고 돌려세우고
배운 것 없다고 무시하는 그런 각박한 곳이었다
못 배우고 없는 것도 서러운데
자빠졌다고 깔아뭉개는 그런 살벌한 곳이었다

세상은 그랬다
가진 것 없고 못 배웠다고 동정은 못할망정
가지고 있던 쪽박마저 깨려 들었다
이 세상은 잘난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닌데
못 나고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놈 넘어뜨리는
그런 무서운 곳이었다
― 「세상은 그랬다」 부분

현대시의 기조는 누가 뭐라 해도 바로 ‘부정否定의 정신’일 것이다. 이 부정을 강조하면 최소한 두 가지 측면에서 한 현상의 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나는 이른바 대세, 또는 시대적 조류에 맞선다는 측면에서 한 개인의 자각적 성찰이 근간에 깔려 있음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우리 시의 이른바 엄숙주의와 관련된 것으로 더 자유로운 시작詩作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그만큼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문식 시인이 『이상한 계산법』을 통해 보여주는 여러 부정적 인식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른바 ‘진부함banality’에 대한 부정이다. 그것은 긍정적인 자아 성찰이다. 진부함이란 사전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의 활동이나 비非활동이 낳을 결과에 대한 비판적 사고 없이 명령에 복종하고 다수 의견에 따르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러한 부정적 시편들이 결국은 홍문식 시인 특유의 반어적 화법과 끝없이 진부화되는 생활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된다. 늙는다는 것은 곧 진부화되는 것이다. 그것은 숙명적으로 새로운 시도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수행해왔던 여러 시도들의 결과를 헤아리고 반성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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