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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내띠기의 행복
하동, 秀, 茶纖水 : 결의 인문학으로 물들다!
강영순
bookin(북인) 202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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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인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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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집을 엮으며 4


제1부 상남마을


강영순 | 제송합니다 13
    내가 좋아하는 것들 14
김분악 | 종갓집 며느리 우리 어머니 15
    춤추며 시작 16
    소원 17
    나의 결혼 생활 18
    아들 19
    인생 20
김상동 | 나는 일꾼이라 21
    어린 시절 22
    도망보따리 23
    우리 자석들 24
    우리 어무이 25
    영감에게 하는 펜지 26
김종순 | 김종순 27
    시집 가는 날 28
    우리 어머니 29
    시집살이 30
    요이땅 31
    내 동생 동수 32
    영감님께 33
박권옥 | 나? 34
    보고 싶은 엄마 35
    내 인생 시작은 36
    가을 37
    사월의 고사리 38
    소풍 39
    나의 어린 시절 40
    결혼 생활 41
    우리 남편 42
박덕선 | 보리쌀 43
    스무 살의 혼례 44
    어머니께 45
    어머니 46
    시작 47
    가슴에 묻은 아들 48
박막달 | 첫날밤 49
    우리 손자 50
    어머니 51
서경선 | 나는 엄마다 52
    내 인생 53
서복순 | 행복한 사람 54
    보고 싶은 우리 엄마 55
    어린 시절 56
    결혼과 고민 57
    콩농사 58
    배우는 희망 59
    손자 60
이분순 | 우리 어머니 61
    시집 가던 날 62
    논다이 남편 63
    아들만 일곱 64
이서분 | 한글 65
조필순 | 우리집 살박 고돌빼기 66
    고향 67
    당부 68
    내 인생 69
    보고 싶은 어머니 70
    우리 옴마 71
    개구쟁이 어린 시절 72
    시집 가던 날 73
하말남 | 새비꼴띠기의 행복 74
    시집 가기 싫어서 75
    보릿고개 76
    보고 싶은 어머니 77
    보고 싶은 우리 엄마 78
    가을 79


제2부 횡보마을

김삼선 | 8살짜리 엄마 83
김수희 | 걱정 84
김순선 | 엄마 85
김순희 | 아버님, 어머님 86
김옥임 | 7남매 맏이 87
    설 88
김정자 | 명절 89
    내 친구 텔레비전 90
김행주 | 엄마 엄마 우리 엄마 91
    설 대목장 92
    가장 행복했을 때 93
박분순 | 좋은 생각만 하고 살아야지 94
박종선 | 엄마 생각 95
    큰며느리 96
    설 97
박진석 | 김소순, 나의 엄마 98
안쌍희 | 내 이름 쌍희 99
    보고 싶은 엄마 100
    대목장 101
여영순 | 대목장 102
유광준 | 우리 어머니 103
이기성 | 나는 평범한 사람 104
이숙자 | 우리 아버지 105
이순선 | 첫정 106
이정숙 | 나의 소원 107
이효순 | 개수리 108
장범열 | 천하장사 우리 엄마 109
정문대 |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111
정산세 | 내 이름은 정산세 112
정삼순 | 엄마 같은 우리 오빠 113
    나는 복댕이 114
정순자 | 아까바서 못 입은 치마 115
주호명 | 제일 좋아하는 것 116
최희선 | 어머니 117

해설 너무너무 좋아서 “배창수 거더쥐고 웃것네” · 하아무/ 118
기획자의 말 우리가 듣고 싶었던 삶의 이야기를 만나는 시간 · 안영숙/ 138

저자 소개 1

[상남마을] 강영순 김분악 김상동 김종순 박권옥 박덕선 박막달 서경선 서복순 이분순 이서분 조필순 하말남 [횡보마을] 김산선 김수희 김순선 김순희 김옥임 김정자 김행주 박분순 박종선 박진석 안쌍희 여영순 유광준 이기성 이숙자 이순선 이정숙 이효순 장범열 정문대 정산세 정삼순 정순자 주호명 최희선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18g | 153*224*10mm
ISBN13
9791165120108

책 속으로

우리집 살박골목 돌밧새 고돌빼기
여름 뜨거운 햇빛에 비도 안 오고
머뭇고 살아난내
요새 장마 비에 빗물 묵고 컷나
돌밧구멍도 보이지도 않코
넘덕 퍼지리고 안잔내
학 뻬다 고들빼기 넬로 김치 담으므
한 중발 되겄다 참 마시있것다
내가 넬로 사랑해 서지게 주마
겨울이 오면 눈 비 오고 얼고 추워옷지
살내 비닐로 내가 따시게 덮어주마
내년 봄이 되면 잘 커서 꽃이 피고
씨앗 되어 온 사방 날아가
좋은 옥토에 잘 살아라
나도 고돌빼기 너처럼 날아가고 싶다
--- 「조필순, 우리집 살박 고돌빼기」 중에서

나는 시방 문해교실로 간다
수박이 홍수에 둥둥 떠내려가도
빠질 수 없지
한평생 배우고 싶은 게 소원이지
오늘도 내일도 한 자 한 자
꼭 꼭 써야지
--- 「김분악, 소원」 중에서

김상동, 내 이름이지
구십 넘기 달고다닌 내 이름
좋아하는 음식은 없어 그냥 밥이지
평생 묵었던 밥하고 시래기국이라
따땃한 봄이 좋고
흰색을 좋아해서 한복도 흰색이지
봄을 좋아해서 그런지 꽃무늬도 좋아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동해물과 백두산이라
나라 뺏기가꼬 일본놈들한테 히라카나 배운 적 있어
제일 신날 때는 새끼들 올 때지
제일 슬펐을 때는 엄마 초상이 났을 때
싫어하는 거는 짜다리 없는데
짠 거, 매운 거, 커피라
요새는 다들 커피 묵는데 나는 쓰고 달아서 실어
어떤 사람이냐고?
나는 일꾼이라, 일꾼.
--- 「김상동, 나는 일꾼이라」 중에서

어릴 적 기억은 안 나
친정엄마 이름이 정점이라는 건 알아
남들과 다른 거는 없고
그 시절 엄마들 다 그렇지 머
6남매를 낳아서 키우셨으니
고생이야 말해 뭣해
내가 가운덴데 엄마를 내가 모셨어
우리 엄마가 101살에 돌아가셨어
3년을 어머니 모셨는데
형제들이 안 알아줘서 참 속상하대
그래서 우울증이 왔어
억울해 억울해서 안 좋은 생각하면
가슴이 벌떡거리고 열이 나고 그래
사람 많은 데 잘 안 가는데 여럿이 어울려
이 사람 얘기 저 사람 얘기 듣고 있으면
나아질까 해서 겨우시 나와 앉았네
서운한 생각 억울하다는 생각 안 하고 살고 싶어서

--- 「박분순, 좋은 생각만 하고 살아야지」 중에서

출판사 리뷰

‘배움의 즐거움과 감격이 있는 어르신들의 시집’
‘오탈자와 사투리투성이지만 날것 그대로의 생애 담겨’


하동군 내 어르신들의 시집 『가로내띠기의 행복』은 경상대학교 인문대학과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그리고 하동군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주최하는 인문도시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017년부터 3년간 하동군을 인문도시로 만들기 위해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 사업 중의 하나로 ‘실버세대를 위한 꿈결인문학 체험’이 하동군 내 횡천면 상남마을과 횡보마을 등에서 어르신들의 삶을 시로 형상화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실버세대 꿈결인문학 체험’은 인문도시 하동 조성사업의 대표적인 성과로 기대를 모아왔다. 오랫동안 터전을 지켜오면서 온몸으로 체득해온 지역공동체의 삶의 숨결이 어르신들 시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의 시에는 여느 역사책이나 인문학책에 기록되어 있는 지식이나 정보와는 다른 날것 그대로의 생애가 담겨 있다.

이번 시집 『가로내띠기의 행복』에서 ‘가로내’는 하동 횡천강의 순우리말이다. 지리산 삼신봉에서 발원해 섬진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횡천강은 대개의 우리나라 강이 세로로 흐르는 것과 달리 가로로 흐른다 하여 ‘가로내’로 불려왔다.

오탈자와 사투리투성이인 어르신들의 시집에는 세상 그 어느 교육현장보다 더 큰 배움의 즐거움과 감격이 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논어』의 경구가 있지만 실제 실천은 쉽지 않다. 오히려 이즈음엔 너무 익숙해져 박제된 듯한 느낌, 경구 이상도 이하도 아닌, 딱 경구 그 자체일 뿐이지 않나 하는 기분마저 든다.

새로운 시어도 하나 없고, 새로운 표현 하나 없는, 평범한 단어와 아주 평범한 서술로 엮은 시집이다. 하지만 읽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어쩜 이럴 수가 있을까. 평범하게 나이가 차면 학교 가고, 시간이 지나면 상급학교로 진학해서 대학 나오고 사회생활하는 사람에게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단순한 아름다움’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저 어르신 덕분에 그 평범한 일생을 누려온 것 아닌가 한다. 갑작스레 엄습해오는 태양의 고마움, 딛고 선 땅의 소중함, 공기의 절대성, 그리고 부모님. 자신의 이름을 제목으로 시를 쓸 수 있게 된 기쁨도 누리고 있다.

박경리문학관 관장인 최영욱 시인은 국제신문(2019년 5월 29일자) 문화면에 「산골어르신들의 글쓰기」란 칼럼에서 “경남 하동 평사리 최참판댁에서도 문학축제가 열리는데 ‘토지문학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 문학제의 한 행사로 문해학교 어르신들의 시화가 초청되어 전시되고 있었다. 최참판댁 담장 중간 받침돌에 얹힌 어르신들의 작품 앞에는 많은 사람이 앉거나 서 있었다.

그들은 무릎을 치거나, 웃거나 또 어떤 이들은 하마 울고 있었다. “콩 심으러 갔다가/ 한글 공부하러 가려고/ 쎄가 빠지게 왔다/ 남은 고랑은 다음에 심고/ 꽁이 콩을 다 파묵고 내 글자도 같이 파묵는다” 콩 심으로 갔다가 한글 공부 수업 시간에 맞추려고 허둥지둥 달리는 모습과 꿩이 심어놓은 콩을 다 파먹지나 않을까 싶은 걱정, 배워도 배워도 자꾸만 잊어버리는 자탄에 섞여 울림이 큰 작품도 있고. “시집이라고 옹깨/ 개○도 없대/ 숟가락 한 짝/ 대젓가락 한 짝/ 으찌 살았으까/ 88 나이에/ 재미진거슨/ 한글밖에 없네”라고 쓴 어르신의 작품 앞에서는 박장대소를 하다가도 이내 숙연해지는 모습들이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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