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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서문
연보 서문. 메리 커샛은 누구이며, 무엇인가? 1장. 메리 커샛: ‘현대 여성’을 그린 화가 1893 2장. 미국과 해외의 미국인 예술가들 3장. 커샛의 선택들 1870-1877 4장. 현대의 여성, 현대의 공간 1877-1891 5장. 하녀와 엄마: 1891년의 색채 판화 6장. 현대의 아이 1895-1915 후기 추천 참고도서와 문헌 도판 목록 찾아보기 |
Griselda Pol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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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사람들은 신비로운 성적 매력을 은근히 드러내는 아름다운 외모나 세련된 겉모습을 신화적 여성성의 핵심이라 여겼지만, 커샛은 감상자가 그림 속 인물을 대상이나 신화가 아닌 주체로 만날 수 있도록 어떤 계층의 모델이든 에로틱한 응시를 끌지 않는 모델을 특별히 선택했다. 커샛의 그림에서는 아이든 어른이든 심리적 내면성을 전달한다. 심리적 내면성이란 ‘내면적 삶’을 드러내는 생각과 감정의 결합인데, 아마 세가르는 이런 내면을 이제는 구식으로 들리는 ‘영혼’이라는 용어로밖에 부를 수 없었을 것이다.
---「서문」중에서 드로잉에 기반한 위대한 미술 전통에서 스타일은 개념적 구현과 기법적 구현을 결합해 예술 창작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경지를 뜻한다. 미술 이론에서 스타일은 남성적이고 힘찬 것으로 암묵적으로 취급된다. 세가르는 한때 드가가 소유했고, 심지어 그의 사후에 유언 집행자들의 손에서 드가의 작품으로 분류됐던 〈습작〉(1886)에서 커샛의 스타일을 알아보았다. 무엇보다 이 그림은 여성은 스타일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는 드가의 도발적이고 불쾌한 발언에 커샛이 반박하기 위해 그린 것이었다. ---「서문」중에서 1893년은 메리 커샛에게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그의 예술이 고향 미국으로 귀환한 해이자 파리에서 성공에 ‘도달’한 해였다. 그해 커샛은 시카고 박람회에 전시된 대형 벽화 〈현대 여성Modern Woman〉으로 미국 대중 앞에 등장했다. 그리고 1893년 11월부터 12월까지 파리의 폴 뒤랑뤼엘 갤러리에서 열린 첫 회고전에서 백 점이 넘는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회 도록에서 미술 비평가 앙드레 멜르리오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진심으로 말하건대, 현재 미술가 중에 고귀하고 개성 있고 탁월한 이를 꼽자면 휘슬러와 커샛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커샛의 활동에서 결정적인 중간 지점인 1893년에서 시작함으로써 우리는 ‘메리 커샛’라는 이름 아래 묶이는 작품 세계를 정의할 만한 변화의 주요 순간과 주제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1장」중에서 커샛이 처음으로 ‘메리 커샛’라는 이름으로 살롱전에 등장한 때는 1874년이었다. 드가가 커샛의 〈아이다〉를 보고, “여기 나처럼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선언한 것도 바로 이 살롱전에서였던 듯하다. 어쩌면 사실이 아닌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런 사건이 있었는데도, 두 미술가가 실제로 만난 것은 1877년 봄이 되어서였다. 그해 드가는 1874년에 결성된 독립 미술가 그룹에 커샛이 참유하길 권유했다. ---「3장」중에서 1875년 파리를 두 번째 방문했을 때 루이진은 커샛과 함께 오스망 대로의 뒤랑뤼엘 갤러리와 클로젤 거리의 줄리앙 탕기 영감의 물감 가게를 방문했다. 커샛은 이 젊은 친구를 설득해서 그가 자신과 여동생의 용돈까지 탈탈 털어 에드가 드가의 파스텔화 〈발레 리허설〉(1875년경)을 사들이게 했다. 루이진이 500프랑(100달러)에 산 이 그림은 미국인이 최초로 구입한 드가의 작품이었다. 해브마이어가 남긴 기록에서 이 작품에 대한 커샛의 감상평을 전해 들을 수 있다. “그림의 드로잉은 옛 화가들만큼 확실하고, 평면과 시점의 어려운 문제들을 거장처럼 다루는데, 명암 효과와 색채의 아름다움이 말 그대로 매혹적이다.” ---「3장」중에서 커샛은 나중에 이렇게 썼다. “나는 아이들을 그리길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무척 자연스럽고 진실하지요. 아이들에게는 숨은 의도가 없어요.” 커샛은 1878년부터 아이 한 명을 등장시킨 일련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는 화가와 어린 소녀 사이의 인상적인 만남으로 그려진 〈큼직한 빨간 모자를 쓴 소녀〉(1881)와 〈밀짚모자를 쓴 소녀〉(1886)로 이어졌다. 〈밀짚모자를 쓴 소녀〉는 단순한 슈미즈 위에 점퍼스커트를 걸친 노동계급의 아이를 보여준다. 아이는 아무렇게나 자른 머리 위에 커다란 밀짚모자를 쓰고 있다. 정교하게 설정된 배경 대신 벨라스케스풍의 단순한 회색 배경 앞에서 애처로운 작은 얼굴이 어리둥절한 시선으로 정면을 살짝 벗어난 방향을 바라본다. … 여자아이를 탐구한 이 그림들에서 커샛은 당대 페미니스트들의 질문을 묻고 있다. 여성의 본성이란 것이 있는가? 아니면 지배적인 젠더 개념이 사회적 명령으로써 몸과 마음 모두를 가두고 제한하는가? ---「4장」중에서 ‘책 읽는 여자’ 주제를 다룬 기념비적인 작품 〈여인의 초상〉(일명 〈《르 피가로》지를 읽는 화가의 어머니〉)(1878)는 어머니 캐서린 커샛이 보들레르적 현대성의 상징인 신문을 읽는 모습을 그렸다. 캐서린 커샛은 옅은 아이보리색 벽을 배경으로, 커샛의 다른 그림에서 소녀가 앉았던 것과 같은 꽃무늬 안락의자에 앉아 있다. 커샛은 신문 일부가 비치는 거울을 화폭에 넣었다. 커샛의 작품이 새로 합류한 그룹에서 관심을 끌었다는 것을 1879년 마네의 그림에서 눈치챌 수 있다. 마네는 파리의 한 카페 정원에서 삽화가 들어간 신문을 읽는 근사한 젊은 여성을 그렸다. ---「4장」중에서 극장은 커샛이 인상주의 그룹 전시에 데뷔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였다. 커샛의 극장 그림은 어떻게 그가 이 새로운 미술계의 열정적이고 예술적인 지식인들과 함께 자리를 잡았는지 보여준다. … 1870년대 후반 커샛은 마네가 카페와 카페콩세르를 그리고, 또 그리며 구도와 상황, 사회적 인물 유형을 실험하면서 현대성의 모든 복잡성을 단 하나의 그림으로 응축하려 애쓰는 것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 그러나 이 그림의 두 가지 세부 요소에서 우리는 마네의 해법이 커샛과의 예술적 교류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다. 〈폴리베르제르 바〉의 뒤편에는 거울이 길게 펼쳐져 청중석과 청중을 비추고 있다. 그리고 그 청중 중에 근사하게 차려 입고 오페라 안경을 눈에 갖다 댄 여성이 있다. 우리는 이 여성의 모습에서 마네가 커샛의 1878년 그림 〈칸막이 관람석에서〉를 의도적으로 인용했음을 알아볼 수 있다. ---「4장」중에서 메리 커샛은 ‘신회화 화가’로 알려진 만큼이나 아방가르드 판화가로도 유명하다. 1909년 뉴욕 공립도서관의 판화 큐레이터 프랭크 화이튼캠프는 커샛의 에칭과 드라이포인트 작품이 “매체의 본질에 대한 완전한 이해(그가 사용하는 모델로 인해 강조되곤 하는 탄탄한 느낌에도 여전히 섬세한)와 매체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인식, 노련한 기교, 견고함, 자유분방한 활기, 간결하고 진솔한 표현, 선의 적절한 경제적 사용”을 갖췄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1916년 또 다른 글에서 화이튼캠프는 프랑스 모더니즘을 처음 접하는 관람자에게는 그렇게 견고한 판화가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다고 인정했다. ---「5장」중에서 따라서 어머니와 아이를 그렸다고 여겨지는 커샛의 그림들은 사실 결코 그런 그림이 아니다. 물론 그중에는 육아에 관한 그림도 있다. 그러나 그림의 관점은 어머니로서 여성의 관점이 아니다. 커샛은 어머니였던 적이 없다. 커샛의 그림은 딸의 자리에서 그려졌다. 그리고 감상자로서 우리가 그의 작품에서 동일시하는 자리도 딸의 자리이다. 그의 그림은 딸이 어머니와 맺는 관계에 대한 표현이자. 여성이 사회와 맺는 관계가 역사적으로 달라진 시대 속에서 변화하는 여성성의 형상화로 읽을 수 있다. 커샛의 그림에서 탐구되는 여성성은 그의 어머니가 그의 삶에서 했던 역할의 특성을 거스르는 한편, 그 영향 속에서 창조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5장」중에서 커샛의 후기 작품에서 새로운 것은 호기심과 생각이 많은 딸의 이미지다. 이를테면 〈해바라기를 꽂은 여자〉(1905년경)에서 우리는 거울을 꼭 쥐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캔버스 바깥으로 돌려 우리와 눈을 맞추며, 간접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딸을 만난다. 그리고 〈바느질하는 젊은 엄마〉(1901년경)에서는 화가의 존재를 넌지시 가리키는 딸을 만난다. 어린 소녀의 응시가 상기시키는 것은 그림이 그려지던 그 순간에 마주보았던 화가와 그의 작품이다. 여성 미술가이자 지식인, 화가, 페미니스트, 딸, 동생, 친구, 큐레이터였던 커샛은 이제 우리에게는 페미니즘의 역사적 한 순간을 살았던 ‘다른 여성’이다. 그리고 그 시대의 고고학적 탐구는 현대 페미니즘에 무척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커샛의 모더니즘은 현대 예술과 현대 여성의 창조적 교차점을 이해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5장」중에서 |
2020년 홀베르상 미술사학자 그리젤다 폴록의 대표작이자 페미니즘 미술사의 역작
190점의 공식 소장처 도판 수록한 24년 만의 개정판, 한국 최초 출간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 강은주, 이주은 교수, 아트메신저 이소영 작가 추천 “삶과 예술에 대한 커샛의 이해는 심오하며 감동적이다.” 아실 세가르 (최초의 메리 커샛 평전 저자) “커샛은 사실상, 그래픽아트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프레드릭 차일드 해섬 (미국 인상파 화가) “그들은 자신들의 그림 옆에 희귀하고 빼어난 (메리 커샛의) 작품이 전시된 걸 보면 화를 낼 게다.” 카미유 피사로, 아들 루시앙에게 보낸 편지에서 1904년 영국의 미술비평가 윈포드 듀허스트는 당대 프랑스 미술을 소개한 영향력 있는 책 《인상주의 회화: 발생과 발달》에서 인상파를 ‘독립적인 동료 화가’들이 모인 혼성 그룹이며 최초의 평등주의적 미술운동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운동에 참가한 여성 세 사람을 언급했다. 베르트 모리조와 에바 곤살레스, 메리 커샛이다. (17쪽) 메리 커샛은 당대 아방가르드 화가들(요즘은 인상파라고 뭉뚱그려 부르는)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영향을 주고받았다. 특히 “여기 나처럼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메리 커샛을 소개한 에드가 드가의 집에선 그의 사후 90여 점의 메리 커샛 판화 작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커샛의 회화 [습작](1886)은 한동안 드가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진 바 있다. 마네를 존경한 커샛은 [뱃놀이](1893) 같은 작품에서 그를 오마주했고, 한편 마네의 유명한 [폴리베르제르 바](1882)에서는 커샛의 [칸막이 관람석에서]의 영향을 알아볼 수 있다. 커샛이 유럽과 미국의 모더니즘 형성에 대단히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피카소가 그린 [거트루드 스타인의 초상〉(1906)에서 커샛의 거칠고 강렬하고 눈에 거슬리는 당당한 모더니즘이 연상되는 건 자연스럽다. 하지만 20세기 현대 미술사의 특징인 편향된 성차별주의로 인해 메리 커샛과 같은 ‘예술가-여성’이 당연히 받아야 할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듀허스트가 1904년에 당연하게 언급했던 사실이 아직도 보편적인 지식이 되지 않았다. 그들의 의의를 더 깊이 파고들지 못한 채, 몇몇 학자들이 여성 예술가들을 계속해서 재소개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하다. (19쪽) 커샛은 드가와 마네, 쿠르베의 주제를 그들이 했던 것과 다른 관점에서 다룰 수 있었다. 모더니스트 화가는 현대 도시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살아가는 일상적인 생활 세계를 작품으로 형상화한다. 드가가 발레 무용수와 매춘부, 기수, 세탁부를 포함해 노동하는 여러 인물로 현대적 삶을 재현한 것처럼, 커샛은 아이와 어머니, 보모를 통해 사회적, 역사적 관점에서 현대성을 다루고 있다. 편향된 관점에서 벗어나면 커샛이 예술의 역사상 영향력 있는 화가임을 볼 수 있다. 이 책 전반에서 저자 그리젤다 폴록은 페미니즘 미술사의 프리즘을 통해 커샛의 작품과 생애를 바라보고 분석한다. 저자가 1970년대에 ‘메리 커샛이 도대체 누구지?’라는 분위기 속에서 시작한 연구는 20세기 후반, 이 책이 출간될 즈음 미술사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된다. 미술사학자 이주은(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은 그리젤다 폴록과 이 책의 영향을 이렇게 요약한다. “20세기 후반 미술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미술사학자를 들라고 하면, 나는 린다 노클린과 그리젤다 폴록의 이름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노클린 덕분에 비로소 인류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관점이 제외된 미술사는 불완전하다고 깨닫게 됐다. 이어서 폴록 덕분에 우리는 여성 미술가의 작품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어떻게 다른 각도에서 읽을 수 있는지 방법을 배우게 됐다. … 폴록의 글을 읽고 나면 커샛이, 독자적인 미술 재능가가 아닌 미술사의 흐름 속에 놓인 영향력 있는 당대의 화가였음을 알게 된다.” “예술가 메리 커샛에 관한 책 중 단연 최고다.”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저자 “꼭 읽어야 할 고전을 이제 한국어로도 읽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미술사학자 이주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린다 노클린은 1971년 에세이에서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라고 물었다. 이는 페미니즘 미술사의 신호탄이었고, 한편에선 위대한 여성 미술가의 역사를 밀도 있게 발굴해냈다. 그 주역이 바로 이 책의 저자 그리젤다 폴록이며, 주인공(위대한 여성 미술가)은 메리 커샛이다. 카미유 피사로와 베르트 모리조, 에드가 드가의 절친한 협력자인 메리 커샛은 파리 인상주의 그룹의 핵심을 이루는 화가였으며, 유일한 미국인이었다. 유럽과 미국 모두에서 무척 존경 받았으며 여성의 지적, 창조적, 정치적 해방을 당당히 주장했다.(1장 메리 커샛: ‘현대 여성’을 그린 화가) 통찰력 있는 시선과 여러 매체를 활용한 구성적 독창성으로 극장이나, 아이들과의 친밀한 순간 같은 공적, 사적 공간에서 일어나는 여성들의 미묘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그려냈다.(4장 현대의 여성, 현대의 공간) 특히 아이의 몸과 형성 중인 인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감상성 없이 분석한 그림에서는 그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6장 현대의 아이) 저자 그리젤다 폴록은 페미니스트 미술사와 문화분석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아 2020년 홀베르상을 수상한 미술사학자다. 폴록은 커샛의 긴 예술 여정의 주요 장면을 되짚으며 커샛이 유럽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미술을 공부한 과정을 살펴보고, 옛 거장들의 작품을 어떻게 깊이 이해했는지 분석할 뿐 아니라 마네와 쿠르베의 영향을 얼마나 명민하게 알아차렸는지 보여준다. 또한 커샛의 그림에서 현대 여성에 대한 화가의 비범한 통찰력을 읽어낸다. 1998년 이 책의 초판이 나온 후 유럽의 대형 전시를 통해 메리 커샛의 작품을 볼 기회가 많아졌다. 20여 년이 흘러 새로운 서문을 덧붙이고, 190점의 컬러 도판을 보강한 이 개정판은 이 주요 인상주의 화가만이 발견하고 그려 보여준 세계를 21세기 독자들이 더욱 깊이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의 말 1998년 이 책이 처음 출판됐을 때, 템스앤허드슨사의 ‘미술의 세계’ 시리즈에서 예술가 여성을 다룬 또 다른 책으로는 《바버라 헵워스》가 유일했다. 그때 이후로도 《조지아 오키프》가 추가됐을 뿐이다. 여성 예술가와 남성 예술가 사이의 불균형은 지금도 여전하고, 그로 인한 오해도 여전하다. 그러므로 나는 《메리 커샛》이 컬러판으로 다시 나오게 돼 무척 기쁘다. 이 책은 미국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활동했던 급진적인 예술가 메리 커샛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커샛은 미술사상 최초의 평등주의적 미술운동에 참가한 예술가이자 여성의 지적 활동과 정치적 해방을 주장한 페미니스트였으며, 그 자신과 파리의 급진적 동료들이 ‘새로운 미술’이라 불렀고 우리는 인상주의라 뭉뚱그려 부르는 미술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여 동시대인들의 깊은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화가이다. 커샛을 다룬 최초의 연구서를 쓴 아실 세가르는 그를 무엇보다 ‘아이를 그리는 화가’로 보았고, 그러고 나서야 ‘어머니를 그리는 화가’로 인정했다. 이런 찬사와 섬세한 통찰의 시대는 1차 세계대전 동안 유럽을 파괴한 무시무시한 역사적 힘에 밀려나고 말았다. 그 뒤 1970년대까지 미술계에 만연한 성차별주의 앞에서 세가르의 찬사는 퇴색해 버렸다. 한두 세대 동안 커샛의 모더니즘은 여성을 폄하하고 배제하는 고정관념과 인식에 가려졌고, 그의 작품은 전형적으로 ‘여성적인’ 작품, ‘다과와 옷, 아이 방’을 그린 작품으로 무시되었다. 19세기 여성성의 공간과 정서에 대한 새로운 페미니즘적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나서야 커샛의 작품이 이 시기에 어떻게 개입했는지가 다시 또렷이 드러났다. 이제 우리는 마네의 [폴리베르제르 바]에서 커샛의 영향을 볼 수 있고, 커샛의 판화에서 마네의 [올랭피아]를 인용한 부분을 알아볼 수 있으며, 피카소가 위대한 모더니스트 지식인 거트루드 스타인을 그린 초상화에 커샛의 지적인 어머니의 초상이 아른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모더니즘의 역사에서 ‘현대 여성을 그린 화가’로서 메리 커샛의 자리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
섬세하고 예리하다…. 문화적으로 일반적인 관점에서뿐 아니라 상호텍스트적인 ‘과거와 현재의 참조의 그물망’이라는 관점에서도 커샛의 위치를 명석하게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 린다 노클린 (미술사학자,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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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 미술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미술사학자를 들라고 하면, 나는 린다 노클린과 그리젤다 폴록의 이름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노클린 덕분에 비로소 인류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관점이 제외된 미술사는 불완전하다고 깨닫게 됐다. 이어서 폴록 덕분에 우리는 여성 미술가의 작품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어떻게 다른 각도에서 읽을 수 있는지 방법을 배우게 됐다. 꼭 읽어야 할 고전을 이제 한국어로도 읽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 이주은 (미술사학자,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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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의 즐거움이 끊이지 않았고 밑줄과 포스트잇이 많이 필요했다. 그저 좋은 예술책이라고 말하는 것으론 부족하다. 여성 예술가의 의미를 재정립하며, 커샛의 다층적인 면모를 탐구하는 기념비적 저작이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기를 기대한다. - 이소영 (아트메신저,《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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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샛의 작품에 대한 폴록의 충실하고도 예리한 분석은 19세기 유럽 여성들의 삶을 지면 위에 다시 살아 숨 쉬게 만든다. 초판 발행 이후 미술사 연구자들에게 꾸준히 인정받아 온 책이다. 미술에 관심은 많지만 여성 미술가의 이름을 여전히 떠올리기 어려운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강은주 (미술사학자, 《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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