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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프롤로그 제각기 다른 불행한 이유 속에서도 Ⅰ. 아버지가 쓰러지고 시험대에 오르다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아버지는 내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셨다 죽기 전까지 농담을 하고 싶다는 꿈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겠지만… 퇴원, 입원, 그리고 다시 퇴원… 긴 싸움의 출발점에 서다 왕은 깨도 깨도 다시 나타난다 엄마는 아버지를 놓지 못했다 [여기서 잠깐] 뇌졸중이란? Ⅱ. 감옥 같은 병실에도 희망이 있을까? 병실에도 웃음꽃은 피어난다 잊지 못할 병실 크리스마스 환상 속의 그대 죽어가는 오늘, 잠 못 드는 밤 아버지, 절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아버지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아이를 키우는 일, 부모를 모시는 일 감옥 같은 병원에서 찾은 돌파구 [여기서 잠깐] 섬망이란? Ⅲ. 우리에겐 정답이 아닌 위로가 필요했다 위로? 걱정을 가장한 폭력? 잘 살아왔구나… 잘 살고 있구나… “안녕히 주무셨어요?”라는 흔한 인사 엄마가 좋으면 된 거다 아버지에게 전략이 통할까? 우리 아버지가 달라졌어요 애증의 관계, 목사님과의 작별 엄마는 또 짐을 더 짊어지셨다 [여기서 잠깐] 재활병원, 요양병원, 요양원 Ⅳ. 아버지는 우리의 삶을 쥐고 흔들었다 나는 엄마가 강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아버지 웃음의 이유가 나였다면 엄마의 교통사고, 그 와중에도 엄마는… “여보, 진짜 괜찮은 거지?” 아버지와 함께한 5일간의 모험 나의 끝, 나의 시작만 생각했다 “너는 더 이상 내 아들 아니야!” “우물 안 개구리는 행복할까, 불행할까?” [여기서 잠깐] 좌뇌 vs 우뇌 Ⅴ. 살아가는 한 결말은 없다 간병하러, 아니 쉬러 갑니다 “아버지 암이란다.” 코로나에 발목 잡힌 아버지의 암 수술 아버지가 처음으로 엄마에게 건넨 한마디 아버지가 사라졌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 죽으면 엄마한테 잘해드려라.” 시시포스의 형벌 속에서도 [여기서 잠깐] 개인간병 vs 공동간병 vs 가족간병 에필로그 “I’m Bat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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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껏 아버지에게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아버지는 한 인간으로서, 나의 아버지로서가 아닌 엄마의 남편으로서 평가되었다. 엄마를 힘들게 할수록 아버지에 대한 평가는 박해졌다. 정작 피해 당사자인 엄마는 참고 용서하고 풀었을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아버지에 대해 풀지 못한 감정들이 남아 있었다.
그런 앙금을 깨끗하게 털어낼 기회를, 엄마의 남편이 아닌 나의 아버지, 한 인간으로서의 아버지로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 주신 게 아닐까? 나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생겼다.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하고 싶다. 더 이상 그 어떤 후회나 미움도 남지 않도록. --- 「아버지는 내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셨다」 중에서 한번은 그 친구가 계속 실없이 혼잣말을 하며 히죽거리니 옆 병상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셨다. “야, 시끄럽다. 좀 조용히 해라.” 하지만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니었다. “너나 조용히 하세요.” 할아버지는 뚜껑이 열리셨다. “뭐 인마? 싸가지 없는 새끼 말하는 것 봐라.” “왜! 한판 붙으까? 맞짱 뜨자, 맞짱 떠!” “너 이 새끼 오늘 디졌어! 너 이리 와!” “니가 와 새끼야!” 병실은 일촉즉발의 상황. 하지만 웃기면서 슬픈 사실은 둘 다 못 걷는다는 것. 둘은 각자 침상에 누워 서로 네가 오라고 난리였다. 엑셀 없는 자동차들의 한판 승부랄까? --- 「병실에도 웃음꽃은 피어난다」 중에서 “깊은 산속 옹달샘 동요 알지?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왜 그냥 물만 먹고 갔을까?” 이번엔 뜬금없이 동요를 화두로 던지셨다. “잠이 덜 깨서 그랬을까요?” “세수하러 왔는데 물이 너무 맑은 거야. 그 맑은 물에 자기가 세수하면 물이 더러워져서 뒤에 온 누군가가 기분이 좋지 않겠지. 그래서 토끼는 세수하러 왔다가 다음 사람을 생각해서 물만 살짝 한 모금 마시고 돌아간 거지. 그 마음이 얼마나 예쁘냐.” --- 「감옥 같은 병원에서 찾은 돌파구」 중에서 사고 당시 엄마는 정신이 없었고 차가 구겨져 차 문도 열리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문을 열어 엄마를 꺼내주었다. 119 구급대와 경찰이 도착했고 엄마를 인근 병원으로 옮기려 했다. 하지만 엄마는 그 상황에서도 아버지를 생각했다. “저 간병해야 돼요. 돌봐야 할 사람이 있어요. 저기 병원으로 가야 돼요.” 구급대원은 엄마에게 그게 무슨 소리냐며, 횡설수설하며 구급차에 타지 않는 엄마를 보고 정신이 나간 게 아닌지 의심했다. --- 「엄마의 교통사고, 그 와중에도 엄마는…」 중에서 다시 숙소로 복귀하는 길.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내는 대충의 사정을 듣더니 괜찮냐고 물었다. “그럼. 잘하고 왔지. 이 상황에서 나만큼 잘할 사람은 없을 거야.” 잠시 후 아내가 다시 물었다. “여보, 진짜 괜찮은 거지?” 골치 아픈 생각은 쉽게 스위치를 꺼버리고 고민의 끈은 의식적으로 끊어버리는 나. 나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아내가 다시 물은 것이다. 진짜 괜찮은 거 맞냐고. 순간 멍해졌다. ‘난 진짜 괜찮은 걸까?’ --- 「“여보, 진짜 괜찮은 거지?”」 중에서 백미러로 졸고 있는 엄마의 얼굴이 보였다. 엄마는 졸면서도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고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나쁜 꿈을 꾸시는 걸까? 현실보다 더 나쁜 꿈이 있을까? 어젯밤 짐을 정리하며 냉장고 옆에 쪼그리고 앉아 김빠진 맥주를 드시던 엄마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엄마는 얼마나 고단하실까? 이 상황이 얼마나 지옥 같을까? --- 「아버지와 함께한 5일간의 모험」 중에서 아버지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내 나름대로 견디는 법이 생기고 있다. 첫째, 힘이 들 때면 지금이 아닌 내 인생 전체에서 지금의 순간을 보려 한다. 지금이 다가 아니다. 순간일 뿐이다. 둘째, 그냥 인간의 삶이라는 걸 생각한다. 누구나 태어나서 죽는, 그냥 인간. 뭐 그리 큰일이 있겠는가. 셋째, 스스로 최면을 건다. ‘나는 개미다’ --- 「“우물 안 개구리는 행복할까, 불행할까?”」 중에서 말하면 안 된다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글로 쓰라고 종이와 펜을 가져다드렸다. 펜을 쥘 힘도 없으셨던 아버지는 크게 한 자씩 적었다. “걱, 정, 마.” 이 와중에 아버지가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울며 걱정하는 엄마를 안심시키는 말이었다. --- 「아버지가 처음으로 엄마에게 건넨 한마디」 중에서 “너도 많이 늙었구나. 왜 울어? 울지 마. 우리 웃고 살자. 하하하하, 웃고 살자.” 아버지 앞에서 할머니는 의연했고 할머니 앞에서 아버지는 무너졌다. 옆에서 겨우 눈물을 참아가며 핸드폰을 들고 있던 나 역시 이어진 할머니의 한마디에 와르르 무너졌다. “내 강아지!” (중략) 할머니에게 아버지는 여전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 할 ‘내 강아지’였고, 그것은 아버지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 할 이유였다. --- 「시시포스의 형벌 속에서도」 중에서 엄마는 사람을, 그것도 평생을 함께해 온 동반자를 구하는 일, 그 숭고한 일에 자신을 바친 분이다. 아버지 역시 여러 번 찾아온 병마를 불굴의 의지로 극복한 생존자다. 두렵지만 맞섰고, 괴롭지만 유머를 잃지 않았고, 밑바닥에서도 감사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분이다. 난 두 분에게 연민이 아닌, 존경과 박수를 드려야 마땅했다. --- 「시시포스의 형벌 속에서도」 중에서 아버지의 회복, 오늘의 안온한 일상, 아버지에 대한 내 감정의 변화… 이 모든 것이 가능한 단 하나의 이유를 대라면 그건 엄마다. 그땐 답답하고 바보 같아 보였던 엄마의 결정들, 지켜보기 힘들었던 엄마의 희생과 눈물, 간절한 기도가 지금의 행복을 만들었다. 힘들었던 순간 해결책이랍시고 내놓았던 나의 날 선 의견들, 옳다고 믿었고 최선인 줄 알았던 많은 것들은 많이 틀렸고, 최선이 아니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엄마가 다 옳았다. 바보는 나였다. --- 「“I’m Batman!”」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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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뇌졸중이라는 무서운 질병을 마주한 한 가족의 여정과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진솔한 심경을 담고 있다. 의사로서 매일 뇌졸중 환자들을 보지만, 이 책을 통해 그 아픔과 고통이 단지 환자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가족 모두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저자의 고백은 결코 부드럽지 않다. 그가 겪은 날들은 차갑고, 때로는 절망적이었다. 그러나 그의 글은 그 절망을 넘어, 인간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지게 된다. 병실 속 비현실적인 순간들은 마치 노래처럼 울려 퍼지며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병실에서의 크리스마스처럼, 그 어느 곳에서라도 따뜻함을 발견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비록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때로는 삶이 멈추듯 보이더라도 여전히 ‘살 가치가 있는’ 인생이 존재함을 깨닫는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삶의 가장 어두운 순간조차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이 가족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이 가족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길 바란다. - 김형준 (성모윌병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