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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aro Sawaki,さわき こうたろう,澤木 耕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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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을 살펴보니 외국인은 나 혼자였다. 창가 쪽에 앉았는데 통로 쪽의 아저씨나, 앞좌석 젊은이 두 명도, 통로 건너편 아줌마와 그 딸도 모두 나에게 신경이 쓰이는 것 같았다. 그들이 나를 유심히 살펴봤다. 옆자리 아저씨가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 듯 마침내 말을 걸어왔다. 우선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물었다.
“아르망?” “자퐁.” 그러자 기쁜 듯 소리 질렀다. “쟈퐁!” 내가 일본인임이 드러나자 두 세줄 앞에 앉은, 영어를 어느 정도 하는 중년 남자가 통역을 맡았고, 버스 승객 모두가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일본 어디 사니?”, “언제 일본을 떠났어?”, “학생인가?”, “부모는 생존해 계시나?”, “언제 터키에 도착했어?”, “터키에는 얼마나 있지?”, “터키 좋아해?” 이런 질문들은 그래도 양반이었다. 아직 도착도 하지 않았는데 “트라브존 좋아?”라고 묻는 사람조차 있었다. “도쿄야. 6개월 이상 전에. 아니야. 건강해. 좋았어. 좋아. 좋아할 것 같아.” 내 대답이 통역될 때 마다 버스가 진동한다. 사람들끼리 내 답변을 놓고 토론도 벌였다. 마침내 내 말을 열심히 듣던 앞자리 젊은이가 담배를 권했다. 터키담배인 듯 ‘삼슨’이란 글자가 적혀있다. 어떤 맛인지 알고 싶었으나 나는 담배를 못 피웠다. “안 펴.” 이번에는 뒷자리 아저씨가 담뱃갑을 내게 내민다. 그리고 이런 담배 권유가 끝없이 계속되는 것 같았다. 마침내 한 대 피우기로 했다. 처음 피는 담배라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데 익숙지 못했다. 그 모습을 모두들 빙글거리며 구경한다. 한 모금 빨고 연기를 뱉다가 기침을 하고 말았다. 그러자 ‘일본인들은 담배를 그렇게 피우느냐, 놀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뭔가 어마어마한 사실을 알았다는 듯한 눈초리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 터키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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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떠나지 않은 젊은이가 없었다!
『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원제『심야특급』)가 처음 출간됐을 때, 일본 젊은이들은 열병에 빠져 들었다. 너나없이 배낭을 챙겨 메고, 몽유병 환자처럼 홀연히 일본 열도를 떠났다. “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우연에 몸을 맡기면서, 마음과 몸을 이국땅에 새기면서, 청춘의 여행을 결행"한 것이다. 이 책이 일본 젊은이들에게 끼친 영향은 깊고 또 넓었다. 일본 젊은이들에게 시바 료타로의 『언덕 위의 구름』과 함께 『심야특급』은 필독서이며, 이 책을 읽고도 배낭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젊은이도 아니라는 말이 나돌았다. 이 책은 지금까지 450만부가 팔렸으며, 출간된 지 10년을 훨씬 넘긴 지금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일본에선 30대 여성들이 홀로 세계여행 떠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여자들의 심야특급>이란 제목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만큼 일본사회에 뿌리를 내린 ‘일반명사’가 된 책이다. 젊은이에겐 '여행의 교과서’로서, 중장년에겐 '청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인 것이다. 미래를 잃는다는 형벌 집행을 유예시키고 싶었다. “내가 일본을 떠난 것은, 무엇인가가 결정되어 버리고 만다는 것에 대한 공포뿐 아니라, 불분명한 자신의 미래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겠다는 용기도 극히 조금은 있었던 것이 아닐까”라고 저자는 책에서 말한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오피스빌딩이 밀집한 도쿄의 마루노우치의 한 기업에 입사한 당일 바로 퇴사한다. 누군가 그 이유를 물을 때마다 항상 “비 때문이었다.”고 대답한다. 마침 장마철이었던 그날, 도쿄 역에서 내려 묵묵히 걷는 샐러리맨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걷다가, 역시 회사 따위는 집어치우자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그 후 그는 르포라이터가 됐다. 점차 일이 늘고 인기를 얻었지만, 결코 천직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와는 다른 미래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서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그보다는 미래를 잃는다는 형(刑)벌의 집행을 유예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고 생각한 저자가 선택한 것은 일본을 떠나는 것이었다. 어딘가로 간다는 것은 일종의 탈옥이다. 이 책의 원제는 ‘심야특급’이다. 영어로 'Midnight Express'. 이것은 터키 교도소 수감자들의 은어로 ‘탈옥’을 뜻한다. 그렇다. 그는 도망쳤다. 결정적인 국면에서 최종선택을 해 버릴 경우 내 인생은 한 방향으로 결정돼 버린다. 그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프로 작가의 세계를 선택하지도, 그렇다고 다른 길을 찾지도 않은 채 그냥 집행유예 상태로 내버려두고 싶었다. 왜 런던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하지? 저자는 친구들과 “인도 델리에서 실크로드를 거쳐 영국 런던까지 버스로, 그것도 일반버스로 갈 수 있느냐”를 놓고 내기를 한다. 그러나 이 내기는 떠나기 위한 하나의 구실일 뿐, 진정한 속마음은 ‘지구의 크기를 온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니다. 그것도 하나의 구실일지 모른다. 실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고, 학문의 발전에도 소용없으며, 진실 규명과도 무관한, 더불어 기록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피 끓는 대모험도 아닌, 그야말로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 누구라도 할 수 있으며, 그러나 미친놈이 아니면 결코 하지 않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저자는 털어놓고 있다. ‘진지하게 미친 짓을 해보자.’ ‘말도 안 되는 모순을 저지르고 싶다.’는 것이 진정한 이유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