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John Hoyer Updike,John Hoyer Updike
존 업다이크의 다른 상품
|
호프는 제리의 병원침대에 매달린 채 이런 대리인생의 편린들을 떠올렸다. 제리는 지루함을 숨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모세혈관이 터져 충혈된 제리의 안구가 연약한 눈꺼풀 밑에서 움직이며 제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피조물의 유한성과 마주한 호프는 그 무력함에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 울음은 관계의 손상이 크든 작든, 그녀가 타인과 맺은 관계의 한계점이 어디까지인지도 알려주는 것이었다. ………… 호프의 침묵을 느꼈는지 제리는 다시 눈을 떴다. 호프를 바라보는 제리의 눈동자는 물고기의 눈처럼 흐리멍덩했다. 이런 눈동자를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잭과 가이의 눈에서 봤었다.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보살핌과 사랑 등 할 수 있는 전부를 다해 주었건만, 그 모두가 남자에게는 부차적인, 꼭 필요치 않은 일로 전락해 버렸을 때 남자는 그런 눈빛을 했다. 호프의 남자들이 사랑한 것은 예술, 다시 말해 그들 자신이었던 것이다. 제리는 출신성분이 좋은 호프를 싼값에 골랐다. 호프 혼자 제멋대로 잭과 가이에게 자신은 꿈같은 존재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그것은 지금 제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당신은 더 오래 살아야 한다고 제리에게 울며불며 떼쓰고 있는 것이다. 아주 사소한 존재로 전락하게 된 호프는 제리를 지루하게 만들고 짜증나게 했다. 그러나 제리에겐 호프를 곁에서 쫓아낼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가서 좀 쉬어, 호랑이.” 제리는 호프에게 말했다. “내일 다시 생각해 보자구.”
--- p.345~346 |
|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책’
『내 얼굴을 찾으라』에서 호프의 첫 번째 남편 잭 맥코이의 모델은 미국 추상 표현주의의 대가인 잭슨 폴록과 리 밀러이다. 그리고 두 번째 남편 가이 할로웨이는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클레스 올덴버그, 웨인 티보 등을 혼합해 놓은 인물이다. 작가는 느리면서도 화려한 문장으로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 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억지스러운 성격묘사에 치중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주요한 미술계의 문제, 역사적 사실 등을 포개놓았다. ― Regina Marler
『내 얼굴을 찾으라』는 미국 전후 미술계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줄 만한 어느 여성화가의 예술적, 개인적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가로서 그가 쌓아온 그 기나긴 커리어를 통틀어서 처음으로 존 업다이크는 자신의 출세작『달려라, 토끼야』의 해리 앵스트럼에 비견될 만한 복잡하고 다면적인 여성 캐릭터를 창조해 내었다. ― Los Angeles Times 버몬트 주에 은둔한 79세의 노화가 호프 샤페즈가 뉴욕에서 온 젊고 야심에 찬 잡지사 기자인 캐스린 디’안젤로와 하루 동안 긴 인터뷰를 한다는 형식을 지닌 존 업다이크의 20번째 소설은 그 틀 안에 과거 미국이 세계의 미술계를 주도하던 때를 포획하겠다는 거대한 시도를 담고 있다. 추상 표현주의와 팝아트, 그리고 다른 예술의 ‘형식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 Publishers Week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