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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혼
양장
김원일
이룸 200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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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팔공산
두 동무
여의남 평전
청맹과니
투명한 푸른 얼굴
임을 위한 진혼곡

저자 소개 1

金源一, 김원

1942년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다. 영남대학교 국문학과(1968)를 졸업했다. 1966년 매일문학상, 1967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한국전쟁에 대해 긴 세월동안 정열적으로 파고들었던 작가이다. 김원일 문학의 중심 소재 중의 하나인 한국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월북한 아버지를 가진 작가 가족사와 무관치 않다. 고등학교 3학년때 6·25를 겪었고 그로 인해 고통스런 가족사를 경험해야 했던 작가는 이 문제를 쓰지 않고는 어떤 작품도 쓰지 못할 것같은 부채감이 시달리면 고집스럽고 열정적으로 분단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노을』, 『어둠의 혼』, 『겨울
1942년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다. 영남대학교 국문학과(1968)를 졸업했다. 1966년 매일문학상, 1967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한국전쟁에 대해 긴 세월동안 정열적으로 파고들었던 작가이다. 김원일 문학의 중심 소재 중의 하나인 한국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월북한 아버지를 가진 작가 가족사와 무관치 않다. 고등학교 3학년때 6·25를 겪었고 그로 인해 고통스런 가족사를 경험해야 했던 작가는 이 문제를 쓰지 않고는 어떤 작품도 쓰지 못할 것같은 부채감이 시달리면 고집스럽고 열정적으로 분단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노을』, 『어둠의 혼』, 『겨울 골짜기』와 같은 분단소설의 내용은 18년동안 연재해나간 『불의 제전』에 고스란히 녹아흐르고 있다.

담담한 문체에 절제된 감정으로 6.25의 비극적인 사건을 이야기하는 김원일은 굴곡진 현대사를 몸으로 겪은 한글세대의 문학이고 궁핍한 농촌에서 6·25와 4·19를 체험하고 산업화를 이룩한 우리세대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할 줄 아는 작가이다. 열등의식에 사로잡혔던 사춘기와 가난에 대한 원망등으로 초기 소설은 지나칠 정도로 사회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했으나 4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중편이 많아지고 분위기도 대립에서 화해로 바뀐다. 31년동안 51편을 묶어 중단편 전집을 최근에 배운 컴퓨터작업으로 끝낼 정도로 열정적인 집필가인 그는 어느덧 뿔테안경에 은발을 쓸어올리는 한국문학의 산증인이다. 2005년에는 그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금병공원에 문학비가 건립되었다.

소설집으로 『어둠의 혼』, 『오늘 부는 바람』, 『도요새에 관한 명상』, 『환멸을 찾아서』, 『그곳에 이르는 먼 길』, 『마음의 감옥』, 『슬픈 시간의 기억』, 『오마니별』, 『비단길』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에는 『어둠의 축제』, 『노을』, 『바람과 강』, 『겨울 골짜기』, 『마당 깊은 집』, 『늘 푸른 소나무』, 『아우라지 가는 길』, 『불의 제전』, 『도시의 푸른 나무』, 『푸른 혼』, 『전갈』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 『사랑하는 자는 괴로움을 안다』, 『삶의 결, 살림의 길』, 『기억의 풍경들』, 『아들의 아버지』이 있다.

현대문학상(1974), 한국소설문학상(1978), 대한민국문학상 대통령상(1978), 한국창작문학상(1979), 동인문학상(1984), 요산문학상(1987), 이상문학상(1990), 우경문화예술상(1992), 서라벌문학상(1993), 한무숙문학상(1998), 이산문학상(1998), 황순원문학상(2002), 대한민국문화예술상(2002), 이수문학상(2003), 만해문학상(2005)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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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2월 0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03쪽 | 718g | 157*230*30mm
ISBN13
9788957071335

책 속으로

내 육신이 살아 있다면 나도 그런 신선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육신은 제 명껏 못 산 대신 내 혼은 한 마리 꿀벌이 되어 오늘도 꽃을 쫓아 팔공산 산자락을 떠돌고 있다.
---「팔공산」 중에서

아직 잠이 깨지 않았을 옆 감방 수인들이 들리지 않게 발소리마저 죽여 그들을 따라 미명이 막 터오기 시작하는, 그래서 더 짙은 어둠을 밟고 걸었다.
---「두 동무」 중에서

그는 어머니가 준 동자상을 입에 넣어 삼켰다. 그것이 처음에는 목구멍에 걸렸으나 몇 차례 침을 삼키자 목울대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여의남 평전」 중에서

드디어 새벽 4시 15분, 복도를 울리는 발자국 소리에 이어 어느 감방인가 자물쇠 따는 쇠소리가 났고 두런거리는 말소리도 들렸다. 꿈에서 깨어난 뒤부터 눈을 감고 정좌해 있던 서 씨는 드디어 최후의 시간이 당도했음을 알았다.
---「청맹과니」 중에서

복숭아나무의 복사꽃 핀 가지 끝에 앉아 있던 앵무새 한 마리가, 살아서 죽고, 죽어서 살고, 살아서 죽고, 죽어서 살고……, 하며 사람 목소리를 되풀이하여 흉내내고 있었다.
---「투명한 푸른 얼굴」 중에서

오직 후세에서 당신을 만나면 평생 동거지정을 이어 백년고락과 일시생사를 한가지로 하기를 소원합니다. 그 재회를 기다리며, 그 동안 안녕히 계십시오.
---「임을 위한 진혼곡」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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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인권’문제에 정면 도전한 냉전시대를 향한 증언의 화살
김원일의 이번 연작소설집 『푸른 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두에 나선「팔공산」의 주인공 송영진부터 만나 보아야 한다. 그는 해방 이전, 팔공산으로 숨어든 징집 기피자 가운데 정씨라는 사람으로부터 ‘이념’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다. 정씨를 비롯한 일행이 바위굴에 숨어 학습을 하는 걸 얼핏 들어 알게 된 사실이다. 거기서 그들은 사회주의 책을 읽으며 토론을 벌였다.

어느 날인가, 마을로 내려온 정씨는 내게 사회주의 이론을 설명하며 열변을 토한다. 그리고 심부름 갔던 날에는 일본 제국주의가 조만간 패망하리라 예견한다. 정씨의 말대로 해방이 되었다. 그러나 독립을 맞은 나라는 폭등하는 물가고와 생필품 품귀현상으로 무법천지, 아비규환이었다. 아사자가 속출하고 송장을 매장하러 팔공산 발치에까지 운구 행렬이 이어졌다.

식량난으로 내홍을 겪던 끝에 해방 후 최초로 대구에서 터진 민중 봉기인 ‘10ㆍ1사건’을 두고 진보계열은 ‘10ㆍ1 인민항쟁’으로, 또 우익 측은 ‘10ㆍ1 대구폭동’으로 부르는 이치를 알 까닭이 없었다. 다만 좌다, 우다 편갈라 따지기 전에 한 하늘 아래 살며 세상살이가 어쩌면 이토록 불공평할 수 있어 배 터지게 먹는 자 따로 있고 다수 백성들은 굶어죽을 처지에 내몰리게 되었는지 마음이 아플 따름이었다. 그제야 정씨가 말했던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왜 이 땅에서 성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정씨가 또다시 ‘야산대(野山隊)’라 불리는 조직에 가담하여 팔공산으로 숨어든다. 정씨와의 인연이 비로소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후 교사로 일하면서 나는 1950년의 ‘육이오’를 비롯하여 1960년의 ‘4ㆍ19 학생혁명’을 거치기까지 진보ㆍ혁신계 정당에 몸담았다 군사정권에 ‘빨갱이’로 낙인 찍힌 사람은 물론, 그쪽 식견에 밝은 모난 사람들과 자주 어울릴 기회를 가졌다. 그러던 중 1961년 ‘5ㆍ16 군부쿠데타’가 일어나면서 대한민국은 동토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6월 17일, 계엄군에 의해 검거ㆍ압송되어 나는 난생처음 모진 고문을 당했다.

그것이 끝이 아닌 시작일 줄이야…. 1964년 ‘6ㆍ3항쟁’이 터지자 팔공산으로 들어가 양봉 일을 하던 나는 또다시 인민혁명당(인혁당) 지도부 요원이라는 누명을 쓰고 검거되어 모진 고문을 당했다. 그 후 10년이 지나도록 팔공산에 들어가 평범한 양봉인으로 살던 내게 잊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1974년 박정희가 ‘유신헌법’을 선포하고 영구집권을 위한 독재정권을 강화하자 학생들의 데모가 전국적으로 거세게 일어났으며 4월 7일 ‘민청학련’이란 이름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자 정부는 ‘긴급조치 4호’를 발동하고 민청학련을 주도한 운동권 학생 검거에 나섰다.

민청학련 배후세력으로 또다시 ‘인혁당’이 지목되면서 마침내 운명의 날이 서서히 다가왔다. 날조된 인혁당재건위사건으로 검거된 지 꼭 1년 뒤인 1975년 4월 8일, 군인이 아닌 민간인들로 구성된 대법원마저 비상군법회의에서 선고한 ‘사형’ 확정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대법원이 항소를 기각한 지 하루가 채 못 되는 9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치소에서 교수형으로 처형되는 운명이 대한민국의 역사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어지는 「두 동무」의 주인공 이준병과 김길원 역시 같은 운명을 맞는다. 부산 유학길에 오른 이준병은 봄방학을 맞아 모처럼 고향에 다니러 가는 길에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1학년 학기를 마치고 가정형편상 낙향하던 김길원을 만난 것이다. 학년이 같았기에 둘은 곧 마음을 트고 친구가 되었다. 그 후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쌓았다. 수재 가운데 수재였던 둘은 길원이 서울대 물리학과에, 준병이 부산대 사범대에 입학하여 서울과 부산에서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난다. 하지만 둘의 우정은 방학중에 서로가 서로를 찾으며 끈끈하게 이어진다. 그러던 중 준병은 길원의 편입시험 제안을 받아들여 신흥대(현 경희대) 정경대에 수석합격한다. 서울로 유학 온 ‘암장’ 회원들이 동아리를 틀고 있는 이문동 귀퉁이 자취방에서 준병은 학생운동에 눈뜨기 시작한다. (……) 대법원이 항소를 기각한 지 하루가 채 못 되는 9일 새벽, 그들 역시 서울 서대문구치소에서 교수형으로 처형되었다.

「여의남 평전」의 주인공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다. 1945년 5월 7일, 대구시 전농동 23번지에 사는 대처승 여씨 집안에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한학에 밝았던 여씨는 셋째아들 이름을 의남(義男)이라 지었으니 ‘정의로운 남아장부가 되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여의남이 사회 현실에 어섯눈을 뜨기는 중학교 3학년 때인 1960년 2월 28일, 경북고등학교를 비롯한 시내 공립 고등학교 학생 시위대가 도 청사 앞까지 진출한 현장을 목격하면서부터다. 이듬해에 여의남은 경북고등학교에 입학했으며, 경북대 법정대학에 진학했다. ‘6?3항쟁’과 ‘인혁당사건’이 있던 해에 대학생이 되었으니 ‘정의로운 남아장부가 되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그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 대법원이 항소를 기각한 지 하루가 채 못 되는 9일 새벽, 그 역시 서울 서대문구치소에서 교수형으로 처형되었다.

김원일의 이번 연작소설집 『푸른 혼』은 그 동안 발표한 연작소설 5편과 『물방울 하나 떨어지면』(문이당 刊)에 실렸던 「고난일지」를 「청맹과니」로 바꾸고 일부를 고쳐 함께 묶어낸 신작이다. 「청맹과니」는 1960년대 인혁당 사건에 연루됐다가 다시 10여 년 만에 인혁당 재건 모의 혐의로 억울하게 죽어간 39세 남자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1961년 12월 혁명재판소에서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제6호’ 위반으로 징역7년의 선고를 받고 서울교도소에서 복역중 대통령 특사로 2년 7개월 만에 석방, 1968년 ‘조총련 간첩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걸어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되었으나 이듬해 대구고등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석방된 바 있는 서상원은 인혁당재건위의 수괴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긴급조치 4호’에 몰려 수배 중 다시 붙잡히고 고문 끝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두고 혹자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불의가 그 수치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정의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시대다. 남자는 죽음을 떳떳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신원(伸寃)의 문학은 아니다. 인류의 고난시대를 살았던 모든 천사들은 환난의 독액을 마셨다. 고발과 증거의 연판장 위에 내 문장을 한 줄이라도 덧붙여 놓아야 한다는 작가적 책무는 문학 이력 중 어느 단계에서건 찾아볼 수 있다.”

이어지는 「투명한 푸른 얼굴」은 도운종의 이야기를 다루기는 하지만, 처형의 순간에 모여든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 모두 등장한다. “천장 마루청이 덜컹, 하고 열리는 소리에 이어 또 한 명의 사형수가 밧줄에 매달려 지하로 쿵, 하며 떨어졌다. 도씨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 바로 송영진이었다.” 이런 식으로 사건에 연루된 이들 모두가 만나는 장면은 눈물조차 흐르지 않으며 가슴을 옥죄어 온다. ‘심장이라도 도려낸 듯’ 그저 숨이 멎을 따름이다. 하지만 작가 김원일이 건조한 문체로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독자들이 감상에 빠지지 않고 진실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한 반면, 작품에 등장하는 이들의 실제 인물들을 불러모아 위로하려 했음은 대작가만이 내보일 수 있는 너그러움 아닌가 싶다. 김원일은 날아든 혼(魂)을 하나하나 불러 결 고운 노래로 위로를 아끼지 않는다. 이는 그간의 작품 속에 배어 있던 격렬성과 치열성이 화해의 분위기로 바뀌었으며, 등장인물들이 대립하는 대신 너른 마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끌어안는다는 지적에 답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자리를 잡은 「임을 위한 진혼곡」은, 그럼에도 객관성을 견지하는 김원일의 칼날 같은 작가정신을 대변하는 글이 아닐 수 없다. 「투명한 푸른 얼굴」에서의 위로가 작가적 책무이며, 그 나머지를 유족에게 남긴 것이다. 유족 가운데 한 분의 편지글을 진혼곡삼아 실었으되, 유가족의 고통 또한 잊지 않기 위함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대작가다운 배려가 아닐 수 없다.

불경기 여파로 가뜩이나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인권 문제’와 ‘환경문제’ 등으로 시끄러운 2005년 벽두에 대작가 김원일의 『푸른 혼』을 마주한 운명을 노무현 대통령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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