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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 009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 063 도르도뉴에 가면 - 097 북해 - 135 타임라인 - 175 시애틀 호텔 - 207 찰리를 기다리며 - 233 망사르드 - 245 남쪽 - 265 문가의 남자 - 285 감사의 말 - 319 옮긴이의 말: 다섯 번의 화요일, 슬픔이 빛이 되는 순간들 - 321 |
Lily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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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내가 귀기울여 듣고 있는 것을 몰랐다. 그들에게 나는 스티비가 수영장 바닥에 숨겨둔 보물을 찾는 잠수부였다. 나는 나를 둘로 분리하는 재주가 있었다.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면서도 어른들의 대화를 집중해서 듣고 법의학자처럼 상세히 분석할 줄 알았다.
--- p.40 「괴물」 중에서 이제 와서 그가 달라지거나 누군가를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는 같은 사람이었다. 언제나 한결같은 사람이었다. 과거의 자신을 마치 전에 알던 지인처럼 애틋하게 회상하는 책 속의 인물들이 그는 놀라웠다. 미첼은 지금의 그 자신 외에 다른 누군가가 되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어쩌면 순전히 외모상의 변화가 거의 없어서인지도 모른다. 머리숱이 줄지도, 몸무게가 늘지도, 수염을 기르지도 않았다. 지난 이십 년 동안 수많은 글을 읽었지만, 그 무엇도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그리고 세상 속에서 자신이 맡은 미미한 역할을 바라보는 관점을 뒤흔들어놓지는 않았다. --- p.89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중에서 머지않아 폴라는 그가 딸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알아주지 않는다고,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기 시작할 것이다. 실은 종종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딸을 사랑하고 있음에도. 하지만 사람들은 늘 마음속에 있는 것을 말로 표현해주기를 원했다. --- p.91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중에서 “눈에서 뭔가 닮은 걸 봤나보죠.” “그게 뭘까요?” “두려움.” 케이트는 눈을 피했다. 그는 이런 대화가 얼마나 실망스러울 수 있는지를 잊고 있었다. “욕망.” 그녀가 조용히 덧붙였다. 사랑, 그가 생각했다. 곧 말이 되어 나올 것이었다. 단어와 감정들은 그의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다가 원자의 잃어버린 일부처럼 결합했다. 그는 밀어내거나 떼어내려 하지 않고 그것이 새로운 충만함으로 가슴을 부풀리도록 두었다. --- p.94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중에서 “그건 이제 여기 없어.” 그가 말했다. “뭐요?” “그 일.” “그럼 어디 있는데요?” “없어진 거지. 끝났어. 더이상 찾을 수도 없고, 쓰다듬을 수도 없고, 어루만질 수도 없어. 시간이 데려간 거야. 빌어먹게도 늘 그렇게 모든 것을 앗아가듯이 훔쳐간 거라고. 드물게는, 너의 경우처럼, 그게 좋을 때도 있지.” --- pp.114-116 「도르도뉴에 가면」 중에서 베카와는 결국 결혼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그러는지 모르겠다. 열네 살 때, 발목 양말만으로도 정신을 달아나게 하던, 젖은 머리에서 과거의 냄새를 풍기는 소녀와 어떻게 함께하지 않을 수 있을까.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된 바로 그 순간에 곁에 있던 소녀와. --- p.133 「도르도뉴에 가면」 중에서 어른들은 고통과 두려움, 실패를 감추지만, 사춘기의 아이들은 행복을 감춘다. 보여주면 사라질 어떤 것처럼. --- p.158 「북해」 중에서 버몬트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비록 한 아이와 강아지에 관한 삼 분 남짓한 짧은 이야기일지라도 몇 마디 말을 순서에 맞게 하는 것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안긴 실망을 단숨에 잊게 할 수 있었다. --- p.197 「타임라인」 중에서 마개를 열고 젊은 시절의 댄스시간을 들이마셨다. 부모님 집의 욕실과 세면대를 차지한 그의 형제 톰, 저녁이 다 지날 무렵 소녀의 머리카락에서 풍겨오는 자신의 향수 냄새. 그는 종교를 믿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만약 찰리가 잘못되더라도 톰이 저편에서 기다리고 있으리란 건 알았다. 두 사람은 비슷한 또래일 것이다. 죽었을 때 톰은 겨우 스물넷이었으니까. 그는 톰 없이 자기 혼자 육십칠 년을 더 살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 p.242 「찰리를 기다리며」 중에서 죽으면 더이상 누구도 사랑할 수 없어. 그녀는 이제 생각했다, 더이상 누구에게도 사랑을 줄 수 없어. 그녀 역시 아이들을 더이상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순간 오드리는 사람이 죽으면 가장 끔찍한 것이 바로 그것임을 깨달았다. 더이상 웃거나 숨을 쉬거나 키스할 수 없다는 것보다 끔찍했다. 자신의 아이들에게 더이상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은 실존의 질식 같은 것이었다. --- p.256 「망사르드」 중에서 “정말 이해를 못하겠더군. 어째서 재능도 없는 사람이 예술에 목을 매는지 말이오. 그게 다 뭔 짓이오? 없어서는 안 될 뭔가를 창조했다는 성취감은 평생 느끼지 못할 것이오. 고만고만한 장면들, 예쁜 그림들은 나올지 몰라도, 모든 예술, 인생의 경계를 넘어섰을 때 비로소 도달할 수 있는, 절망에 가까운 고양된 감정에는 절대 도달할 수 없을 텐데.” --- p.316 「문가의 남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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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달콤하고도 씁쓸한
헤맴에 대하여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은 사랑의 복잡 미묘한 지점을 생생히 포착한다. 그 주체는 마음속에 저마다 취약한 부분을 지닌 지극히 인간적이고 입체적인 인간들이다. 어떤 인간도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다루는 일에 능숙할 수는 없기에 이들은 자주 바보 같은 선택을 한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유일한 희망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끝없는 나락과 충동을 경험하게 하고 또다른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표제작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을 읽다보면 감정의 진폭을 직접 겪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화자인 미첼은 바람난 아내와 이혼하고 홀로 열두 살짜리 딸아이 폴라를 키우며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에게 다정히 대해주는 서점의 하나뿐인 직원 케이트에게 끌리지만, 그녀에게 키스하고 싶은 마음은 더 많은 돈을 저축하고 싶은 것과 다르지 않은, 지속적이지만 일면 비현실적인 욕망이라 여기며 애써 감정을 억누른다. 그러나 케이트가 폴라에게 화요일마다 스페인어 과외를 해주게 되고, 미첼은 화요일을 애타게 기다리게 되는 마음까진 막을 도리가 없다. 「망사르드」의 오드리는 여느 때처럼 브리지게임을 하기 위해 친구 프랜시스의 집을 찾아간다. 그러나 프랜시스에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와 있었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프랜시스의 미스터리한 아버지 벤이다. 그들은 함께 브리지게임을 하게 되고, 오드리는 벤에게 예상치 못한 성적 욕망을 느낀다. 둘은 마음을 확인하지만 연락처조차 주고받지 못하고, 오드리는 벤이 남긴 힌트를 곱씹으며 남편 몰래 그가 살고 있다는 망사르드지붕 아래 건물을 찾아 헤맨다. 「시애틀 호텔」에서 화자는 대학 시절 짝사랑했던 동성 친구 폴의 연락을 받고 놀란다. 지금으로부터 한참 전, 폴이 ‘나’의 커밍아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뒤 두 사람은 영영 멀어졌었다. 하지만 현재 남자친구인 스티브와의 관계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차, ‘나’는 호기심을 안고 폴을 만나러 시애틀의 한 호텔로 나간다. 그곳에서 머리가 벗어지고 살이 빠진 중년의 폴을 만나고, 두 사람의 재회는 점차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만다. 한편 전작 『작가와 연인들』의 설정을 연상시키며 그 재미를 더하는 「타임라인」에서 화자인 ‘나’는 함께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바텐더 윌리엄에게 생의 처음이라고 할 만큼 강렬한 욕구를 느낀다. 하지만 곧 그에게 아내와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아내와 오픈 릴레이션십이며 둘의 관계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말하지만 ‘나’의 마음은 계속 불편하다. 그럼에도 그와의 관계를 차마 끊지 못하고 이어가다가 그의 아내와 같은 달에 임신하게 되고 끝내 임신중절을 선택한다. 그리고 윌리엄을 만난 케임브리지에서의 생활을 정리한 뒤 오빠의 집으로 도망치듯 이사한다. 새로운 동네에서, 밤에는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낮에는 글을 쓰며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려 하지만 또 한번 뜻하지 않게 혼란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새로운 단편 거장의 탄생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마음속 혼돈의 지도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에 수록된 작품에는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인물이 자주 등장한다. 스스로조차 명명하기 어려운 감정에 사로잡힌 인물들은 때론 입을 닫아버리고(「북해」), 극심한 성장통에 고통받으며(「괴물」),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조차 제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도르도뉴에 가면」). 소설집의 문을 여는 「괴물」에서 화자인 캐럴은 파이크 집안 대저택의 상주 베이비시터로 근무했던 열네 살의 여름을 회상한다. 그해, 아빠는 알코올의존증으로 치료센터에 입원했고 엄마는 그런 아빠를 견디지 못해 캐럴을 데리고 세번째로 집을 나왔다. 캐럴은 부모와 떨어진 채 대저택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여가시간이면 홀로 『제인 에어』를 읽거나 일기장에 “모든 죽음과 새로운 삶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어라고 쓰고는 스스로 놀라워하”는, 복잡한 사춘기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파이크 씨의 아들 휴(Hugh)가 자신의 결혼생활에서 도망쳐 집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집안의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고, 캐럴의 감정은 위험하게 요동치기 시작한다. 「북해」에서 오다와 한네 모녀는 단둘이 첫 휴가를 떠난다. 한네의 아빠인 프리츠가 뜻밖의 사고로 사망한 이후, 한네는 입을 꾹 닫은 채 점점 더 퉁명스러워지기만 한다. 한네와 가까워지기 위해 오다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의 승마 교습까지 보내주지만 막상 아이가 수업을 받으러 떠나자 그제야 숨통이 트인다. 「도르도뉴에 가면」의 화자는 부모님이 여행을 떠난 사이 자신을 돌봐주러 온 대학생 에드, 그랜트와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함께 냉동 음식을 먹고 테니스를 치며, 엄격한 부모님에게서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애정과 편안함을 느낀다. 부모님이 여행지에서 사고로 죽어 돌아오지 못하는 상상을 할 만큼. 그러나 그토록 뜨겁고 절절하던 그해 여름은 눈부신 빛을 내고는 다시 오지 못할 곳으로 사라져버린다. 과도기에 놓인 인물들의 방황과 직시, 또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삶에서 우리 자신이 지나온 방점들을 다시 살펴보는 일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나’를 만든 무수한 움직임과 멈춤, 꺾어짐과 뉘우침들을 외면하지 않고 덤덤히 회상하는 일. 릴리 킹의 소설을 읽는 것은 그런 행위와 닮았기에 더욱 익숙하고, 더욱 흥미롭다. 인간적이고 보편적인 인물들이 일상적인 상황에서 마주한 전환점을 절제된 언어로 그려냈기에, 이 열 편의 소설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고도 핵심적인 깨달음을 남긴다. 공감하거나, 충격받거나, 세상을 보는 완전히 다른 관점 하나를 얻게 만드는 것이 진정 좋은 단편소설의 조건이라면, “릴리 킹은 이 작품으로 앨리스 먼로, 로리 무어, 메리 게이츠킬과 같은 단편소설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평가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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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토닉한 사랑, 짝사랑, 금지된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까지…… 우리가 겪어온, 그리고 겪을 사랑의 무수한 스펙트럼에 대한 거장의 고혹적인 단편집.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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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고립의 시대에 릴리 킹은 몸을 웅크리게 하는 이야기를 쓴다. 이 이야기들은 문학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위안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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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킹은 욕망과 슬픔, 그리움과 사랑, 성장과 자기수용 같은 감정적으로 무거운 주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극적인 전개를 피하며 일상의 고요함을 몰입감 넘치게 그려낸다. 이것은 ‘작가와 연인들’을 위한 책이자, 스토리텔링에 관한 책이며,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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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순간까지 만족스럽게 흘러가는 열 편의 이야기에는 허투루 쓴 문장이 단 하나도 없다. 릴리 킹은 장편에서도 단편에서도 인간이 지닌 감정의 깊이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차근차근 전달하는 데 대가다. -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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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킹은 인간의 마음속 지도를 가장 잘 그려내는 작가다. - [에스콰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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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네일스케치의 대가인 킹은 단 한 문단으로 완전히 생생한 삶을 창조해낸 다음 곧바로 숨막히는 반전을 선사한다. 단편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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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들이 자신의 사람을 찾는 이야기이자 새로운 관점에 대한 이야기. 가장 신랄하면서도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현대 소설가 중 한 명인 릴리 킹은 이 작품으로 앨리스 먼로, 로리 무어, 메리 게이츠킬과 같은 단편소설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 [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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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대를 거스르며 전형적으로 전개되는 법이 없는 작품이다. 릴리 킹은 삶이 결코 생각대로 되지 않으며 항상 변화하고 변형된다는 사실을 존중한다. 인물이 극한의 고통, 연약함, 행복을 느끼는 모습은 독자를 타인의 불완전한 삶 속에 빠져들게 한다. 경외감, 분노, 그리고 감탄과 허무함까지 불러일으키며 다시금 삶이 어떤 느낌인지를 상기시켜준다. - [플라우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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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부터 중년의 게이 남성, 심술궂은 구십대 할아버지까지, 주인공은 다양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의 단편들은 어떤 특성을 공유한다. 릴리 킹은 삶의 작고 고통스러운 순간과 인간들의 어색한 상호작용을 묘사하는 데 능숙하다. - [라이브러리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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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은 감동과 영감을 주었으며 나를 전율하게 했다. 내 가슴속을 가득 채워주었다. - 앤 패칫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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