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과학 용어의 탄생 (큰글자도서)
과학은 어떻게 '과학'이 되었을까
김성근
동아시아 2025.04.30.
가격
38,000
38,000
YES포인트?
0원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변경
배송비?
무료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큰글자도서라이브러리

MD 한마디

우리가 받아들인 근대과학
과학, 자연, 철학, 주관과 객관, 물리학, 기술 그리고 공룡까지. 서구가 주도한 근대과학의 주요 개념 대부분이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 이 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일본이 변역한 단어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한국 학자가 정리한 학문과 과학 어휘의 역사.
2025.03.04. 자연과학 PD 손민규

책소개

목차

추천의 말
머리말

01. 과학
일본어 ‘과학科學’은 ‘분과의 학’을 의미했다 / 일본 최초의 근대 철학자 니시 아마네는 science를 ‘학學’으로 번역했다 / 과학, science의 다양한 번역어들 속에서 결국 승리하다 / ‘과학’이 처음 등장한 한국어 문헌은 1895년 유길준의 『서유견문』 / 조선인 일본 유학생 장응진의 ‘과학’ 개념 / ‘과학’이라는 어휘가 조선 사회에 대중화되다

02. 자연
한자어 ‘자연自然’의 첫 출처는 노자의 『도덕경』 / 에도 시대 일본의 난학자들은 네덜란드어 natuur를 어떻게 번역했나? / 19세기에 ‘자연’이라는 한자어는 natural이나 naturally의 번역어로 사용되었다 / Nature, 결국 ‘자연’을 포획하다 / 한국의 전통적 ‘자연’ 개념 / 조선인 일본 유학생들, ‘외적 사물의 집합’으로서의 ‘자연’ 개념을 수용하다 / ‘자연과학’이라는 어휘의 등장

03. 철학
Philosophy를 ‘철학哲學’으로 번역한 니시 아마네 / 유학과 구별하기 위해 만든 어휘 ‘철학’ / ‘철학’이라는 번역어에 반발한 일본 지식인들 / 관제 어휘로 ‘철학’이 일본에 퍼져나가다 / 유길준의 『서유견문』에 나타난 ‘철학’이라는 어휘 / 철학은 과학 이상의 과학이다 / 1910년대 전후 조선에서의 신구학문 논쟁과 ‘철학’

04. 주관-객관
니시 아마네가 subjective를 차관此觀으로, objective를 피관彼觀으로 번역하다 / 니시 철학에서 주관과 객관은 왜 분리되고 말았을까? / 니시 철학 이후의 ‘주관’과 ‘객관’ / ‘객관’이라는 신화와 과학제국주의 / ‘주관’과 ‘객관’은 한국에 언제 들어왔고, 어떻게 사용되었나?

05. 물리학
근대 이전에 동아시아에서 사용된 ‘물리物理’는 ‘사물의 도리나 이치’를 뜻했다 / ‘궁리’라는 전대미문의 괴사怪事 / 니시 아마네의 물리 개념 / 니시 아마네의 『백학연환』과 ‘격물학’ / 메이지 정부의 과학 제도화와 ‘물리학’이라는 어휘 / 1883년 ‘물리학역어회’가 설립되다 / 자연과학으로서의 ‘물리’ 개념은 한국에 어떻게 수용되었나? / 물리학을 우리말 어휘 ‘몬결갈’로 바꾸자고 주장했던 김두봉

06. 기술
기술은 과학과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 Technology의 어원 / 전통 동아시아의 ‘기술’ 개념 / 니시 아마네의 ‘기술’과 ‘예술’ / 메이지 신정부와 근대적 산업기술의 도입 / 근대 일본어사전에서 technology의 번역어 / 산업기술을 의미했던 유길준의 ‘기술’ 개념 / 한국어사전에 보이는 technology와 art의 번역어들 / 공예, 공업, 기술, 예술의 구분

07. 과학기술
1940년대 일본의 전시 동원 체제하에서 등장한 ‘과학기술’이라는 어휘 / 한국에서 먼저 등장한 ‘과학기술’이라는 어휘 / 해방 이후 한국에서 ‘과학기술’이라는 어휘

08. 원자
시즈키 다다오의 ‘속자’와 ‘진공’ / 원자를 기氣로 재해석하다/ 근대 이전의 동아시아인들은 ‘원자’와 ‘진공’을 어떻게 번역했나? / 최소입자를 ‘분자’라고 번역한 19세기 일본 난학자들 / ‘원자’라는 어휘는 누가 언제 만들었을까? / 한국에서 ‘원자’와 ‘진공’은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

09. 중력
시즈키의 ‘구력’은 곧 중력을 의미했다 / ‘구력’을 ‘중력’과 ‘인력’으로 바꿔 쓰다 / 메이지 시대의 ‘중력’과 ‘만유인력’ 개념 / ‘중력’은 한국에 어떻게 등장했나?

10. 화학
‘화학’이라는 어휘는 중국에서 처음 출현했다 / ‘사밀’이라는 일본제 번역어의 반격 / ‘화학’이라는 중국제 어휘가 일본에 전해지다 / 니시 아마네의 ‘화학’ / 끈질기게 살아남은 어휘 ‘사밀’ / ‘화학’은 언제 어떻게 한국에 유입되었을까?

11. 진화
일본어 ‘진화’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1878년 『학예지림』 / ‘천연’이라는 번역어를 선택한 중국의 엔푸 / 19세기 후반 일본을 휩쓴 사회진화론 / 동아시아 근대를 뒤흔든 어휘 ‘자연도태’와 ‘적자생존’ / 한국에서 ‘진화’라는 어휘

12. 전기
한자어 ‘전기’는 중국에서 만들어졌다 / 일본에서 네덜란드어 elektriciteit는 처음에 ‘그릇’의 의미였다 / ‘전기’라는 중국제 어휘의 일본 수입 / ‘콘센트’라는 국적 불명의 어휘 / 한국에 수입된 어휘 ‘전기’ / 1887년 3월 6일 경복궁 건청궁에 전등이 점화되다

13. 공룡
1842년 리처드 오언이 만든 어휘 ‘dinosaur’ / ‘공룡’이라는 어휘를 최초로 만든 요코야마 마타지로 / 한국인들은 언제부터 ‘공룡’을 알게 되었을까?

14. 행성
한국에서는 행성, 일본에서는 혹성으로 부르는 이유는? / 해왕성은 자칫하면 ‘용왕성’으로 불릴 뻔했다 / 한국에서 ‘행성’은 어떻게 살아남게 되었을까?

15. 지동설
‘지동설’이라는 어휘의 첫 출처를 찾아서 / ‘지동설’이라는 어휘를 처음 사용한 요시오 난코 / 중국에서의 지동설 / 한국에서 ‘지동설’이라는 어휘

16. 속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과 ‘속도’ / ‘Speed’와 ‘velocity’의 구분은 19세기에 이루어졌다 / ‘운동량’과 ‘힘’의 번역어들 / ‘속도’라는 번역어를 처음 만든 니시 아마네 / 중국에서는 velocity를 어떻게 번역했을까? / 한국어 문헌에 등장한 ‘속력’과 ‘속도’

17. 신경
중국인들이 접한 서양의학과 ‘신경’ / 신이 다니는 길=‘신경’이라는 어휘를 최초로 만든 스기타 겐파쿠 / 일본에서 메이지 전후의 ‘신경’이라는 어휘의 확산 / 중국의 서양인 선교사들이 만든 어휘 ‘뇌경’ / 구한말 한국의 사전들에서 nerve는 주로 ‘힘줄’로 번역되었다 / ‘신경’이라는 어휘가 등장한 최초의 한국 문헌은 『한성순보』

맺음말
주석

저자 소개 1

어릴 적부터 별 보기와 만들기를 좋아했다. 스무 살 무렵, 신과 과학적 진리의 문제를 고민하다가 과학이 다른 학문과 무관한 지식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결국 과학사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흥미로운 과학도구들을 직접 만들고 수집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동서양 과학 사상의 만남, 국제 병기 무역 등에 관심을 가져왔고, 최근에는 우리 과학 용어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연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남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후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과학기술사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쿄대학교 센탄과학기술연구센터와 일본 학술진흥회에서 연구원을 지냈고, 도쿄 오오츠마여자대학교에서 강
어릴 적부터 별 보기와 만들기를 좋아했다. 스무 살 무렵, 신과 과학적 진리의 문제를 고민하다가 과학이 다른 학문과 무관한 지식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결국 과학사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흥미로운 과학도구들을 직접 만들고 수집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동서양 과학 사상의 만남, 국제 병기 무역 등에 관심을 가져왔고, 최근에는 우리 과학 용어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연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남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후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과학기술사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쿄대학교 센탄과학기술연구센터와 일본 학술진흥회에서 연구원을 지냈고, 도쿄 오오츠마여자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이후 영국 니덤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과학기술사연구실에서 동서양 과학을 비교 연구했다. 현재 전남대학교 자율전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공은 과학사다. 『사회 속의 과학』, 『보이지 않는 것의 발견』 등을 번역했고, 근대화 시기 동서양 과학의 교류에 관한 수십 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했다. 첫 책 『교양으로 읽는 서양과학사』를 시작으로 『문학과 과학Ⅰ: 자연·문명·전쟁』(공저), 『조선 근대 과학기술사 연구』(일본 출간, 공저) 등을 내놓으면서 과학에 따뜻한 생명을 불어넣는 데 힘쓰고 있다.

김성근의 다른 상품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170*274*30mm
ISBN13
9788962626544

책 속으로

『옥스퍼드 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에 따르면, 영어 science (프랑스어 science)가 등장한 것은 이미 14세기 중반 무렵부터였다. 그런데 당시 이 어휘도 오늘날의 과학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것은 라틴어 ‘스키엔티아’와 마찬가지로 ‘아는 것’ 또는 ‘지식 일반’을 의미했다. 당시의 문헌들에서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과학과 가까운 어휘를 찾자면, 영어 science나 라틴어 scientia가 아니라 오히려 ‘자연철학philosophiæ naturalis’이라는 어휘였다. 아울러 그러한 탐구자들을 사람들은 natural philosophers(자연철학자들) 또는 virtuosos(거장들), savant(학자) 등으로 불렀다. 예를 들어, 아이작 뉴턴은 1687년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일명 『프린키피아』라는 라틴어 저서를 집필했는데,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스스로의 학문을 ‘과학’이 아니라 ‘자연철학’이라고 불렀다.
--- 「01ㆍ과학/科學/Science」 중에서

이만규는 언어학자 이윤재李允宰가 상하이로 가서 김두봉이 만들었던 과학 어휘들의 일부를 적어왔다고 밝히고, 순수 우리말로 된 물리학?화학?수학 관련 술어 약 521개를 소개했다. 예를 들어, 김두봉은 물리학을 ‘몬결갈’로, 역학을 ‘힘갈’, 운동을 ‘움즉’, 관성을 ‘버릇’, 중력을 ‘부재힘’, 만유인력을 ‘다있글힘’, 구심력을 ‘속찾힘’, 원심력을 ‘속뜨힘’ 등으로 썼다. 김두봉의 제안은 근대화를 거치며 거의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었던 외래어 문제를 되돌아보고, 그것을 순수 우리말로 바꾸고자 했던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 「05ㆍ물리학/物理學/Physics」 중에서

오늘날의 technology에 가까운 어휘로는 오히려 라틴어 ‘아르스ars(영어 art)’가 근대 초기까지도 활발하게 사용되었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발달과 함께 종래의 장인적 기술을 넘어서는 기계적 산업이 성장하면서 공장이나 생산 현장에서의 art를 종래의 학문이나 예술, 수공업으로서의 art와 구분할 필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즉, art 중에서도 ‘기계적 기술mechanical art’이라는 어휘가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16세기 프랑스 철학자이자 교육 개혁자였던 피터 라무스Peter Ramus는 아르art를 자유로운 기술liberal art과 기계적 기술mechanical art로 나누고, 라틴어 technologia를 그것들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사용했다.

오늘날 technology는 보통 ‘기술’로 번역되지만, 전통적으로 ‘技術’이라는 한자어는 이 technology와 다른 의미를 갖고 있었다. 즉, 한자어 技術은 사마천의 『사기史記』(기원전 91년경) 〈화식열전貨殖列傳〉 제1절에서 그 이른 용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의사나 방사 등 여러 가지로 먹고사는 기술자들이 정신을 애태워 가며 재능을 있는 대로 발휘하는 것은 양식을 중히 여기기 때문이다醫方諸食技術之人, 焦神極能, ?重?也”라는 구절이다. 『사기』의 〈화식열전〉은 농업?수산?상업 분야에 관한 각 나라의 물산들과 제철?야금?주물 등의 공업 분야를 소개하는 것으로, 위 문장에서 ‘기술’은 의사나 방술사들의 ‘솜씨’ 혹은 ‘재능’의 의미였다.
--- 「06ㆍ기술/技術/Technology」 중에서

이듬해인 1908년 2월 24일 『태극학보』 제18호 〈인조금人造金〉에는 “물질은 모두 극히 미세한 먼지로 이루어졌다는 학설이 오늘날에도 널리 유행하는데, 이 작은 먼지에 원자라는 명칭을 붙여 일원론을 주장하나 이것은 하나의 억설에 지나지 않아[物質은 皆是 極細? 微塵으로 成出?엿다? 學說이 今日에도 橫行??? 此微塵에? 原子라는 名稱을 付?야 一元論을 唱?나 此? 一箇臆說에 不過?야]”라고 나온다. 원래 전통적 불교 용어였던 미진微塵을 여기서는 원자의 의미로 사용하면서 원자론이 낭설일 뿐임을 말하고 있다.
--- 「08ㆍ원자/原子/Atom」 중에서

영어 dinosaur가 ‘무서울 정도로 큰 도마뱀’을 의미하는 것과는 달리, 공룡은 한자적으로는 ‘두려운 용’을 뜻한다. 마타지로는 고토와 마찬가지로 사우루스sauros를 ‘용’으로 번역하고, 그 앞에 ‘두려운’이라는 의미의 ‘공恐’ 자를 붙여 ‘공룡’이라는 새로운 번역어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마타지로가 만든 어휘인 ‘공룡’보다는 오언이 만든 어휘, 즉 ‘무서울 정도로 큰 도마뱀fearfully great lizard’이라는 원어 개념에 더 충실한 번역어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공룡’ 대신에 ‘공척恐?’ 혹은 ‘공석恐?’이라는 어휘를 사용했다. ‘공척’이나 ‘공석’은 도마뱀을 가리키는 한자어 ‘도마뱀 척?’이나 ‘도마뱀 석?’ 자에 ‘두려울 공’ 자를 붙인 것이다.
--- 「13ㆍ공룡/恐龍/Dinosaur」 중에서

이 다섯 행성은 고대 중국 철학과도 관련을 맺었다. 오행설五行說이 대표적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불火, 물水, 나무木, 금속金, 흙土이라는 다섯 물질이 섞여서 이루어졌다는 이 오행설은 다섯 행성과 상호 대응하면서 발전한 것이다. 아울러 이 다섯 행성에 해日輪와 달을 포함한 일곱 개의 천체는 동서양 우주론이나 달력, 연금술 등의 바탕이 되었음은 잘 알려져 있다. 7일의 요일명이 대표적이다. 일요일은 태양日, 월요일은 달月, 화요일은 화성, 수요일은 수성, 목요일은 목성, 금요일은 금성, 토요일은 토성에 해당한다. 세종대왕 시대인 1442년에 만들어진 ‘칠정산七政算’이라는 역법은 이 일곱 천체에 대한 운행 기록서이다.
--- 「14ㆍ행성/行星/Plane」 중에서

Speed를 속력으로, velocity를 속도로 번역하면 혼란이 사라질 것 아닌가?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혹자는 속도를 속력으로, 속력을 속도로 바꿔 쓰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속도의 도度는 ‘~하는 정도’를 가리키고, 속력의 력力은 ‘~하는 힘’을 가리킨다. 따라서 어원상 ‘속도’의 ‘도’는 온도, 밀도, 습도처럼 ‘어떤 것의 정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크기만을 나타내는 스칼라값에 가까운 반면, 속력의 ‘력’, 즉 힘은 작용하는 방향이 중요하므로 벡터값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 「16ㆍ속도/速度/Velocity」 중에서

출판사 리뷰

어휘의 패러다임 경쟁을 관찰함으로써
그 어휘가 우리 사고 체계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과학은 무엇일까? 또 물리란 무엇이고, 철학은 무엇일까? 선문답 같지만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명확하게 즉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흔히 ‘과학적’인 용어들을 사용한다. 어떻게 보면 이는 이성과 합리를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공동선(共同善)으로 삼은 근대화 과정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적인 것보다 이성적인 것, 주술적인 것보다 과학적인 것, 주관적인 것보다 객관적인 것.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가 ‘더 좋은 것’이라고 간주하고 있는 그 ‘과학적’이라는 건 무엇일까? 과학의 사전적 정의는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과학적인 것이란 무엇인지 사례를 들어서 얘기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과학의 본질을 더 정확히 탐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우리가 무엇을 ‘과학’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는지 원점으로 돌아가 찾아보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과학의 본질이라기보다는 우리가 ‘과학이라고 정의한 것’의 본질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흔히들 과학상의 술어는 우리말로 다 찾아서 적을 수 없고, 다만 서양어 발음 그대로나 한자 발음 그대로 부르는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듯합니다. 그러나 과학 술어란 별것이 아닙니다. 발명한 인명이나 지명을 넣어서 만든 것, 그 물건의 성질과 형상, 동작, 출처, 용도 등을 따라서 만든 것이니, 이같이 그 술어 속에 숨겨진 말의 요소를 살펴보면 우리말이 부족해서 술어를 못 찾을 염려는 전혀 없는 것입니다,”
_이만규, 〈과학 술어와 우리말〉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 용어를 순우리말로 대체하는 시도를 했던 이만규와 김두봉의 사례를 이야기한다. 지금 현대인들에게 묻는다면 과학, 물리, 행성, 공룡과 같은 과학 용어가 ‘그렇게’ 정해져 있다고 관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지만 이들을 두고도 첨예한 패러다임 경쟁이 있었다. 이만규가 말하는 것처럼 과학 용어들 또한 어차피 사람의 손에 의해,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 정해진 것일 뿐, 절대적인 기준은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 용어는 왜 지금의 형태로 정착되었을까? 이 과정을 탐구함으로써 해당 용어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다.

가령 planet을 떠올려보자. 즉시 ‘행성(行城)’이라는 번역어를 떠올렸다면 한국에서 통용되는 과학 사고 체계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셈이다. 동일한 한자문화권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planet의 번역어로 ‘혹성(惑星)’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반면 일본을 거쳐 여러 과학 용어를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혹성’이라는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사용하는 惑에는 ‘방황하다’, ‘길을 헤매다’ 등의 의미가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의미로 사용하기보다 ‘혹하다’의 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 ‘방황하다’라는 뜻에서 미루어보듯, ‘혹성’이라는 말 또한 천체가 한 군데 머물러 있지 않고 움직인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진 조어이다. 어원을 따지고 보면 ‘행성’과 통하는 데가 있다.

과학 용어가 번역되면서 각 사회에 기존에 존재하던 단어를 수용체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조율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면 각각의 용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저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고, 까닭이 있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해당 용어에 부여하는 본질이다. 즉, 우리 사고의 발로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탐구하는 것은 이러한 경쟁의 과정이다. 17세기 과학혁명기에서 시작해 메이지 일본을 거쳐 한반도에 착륙하기까지, 과학 용어들은 부단한 경쟁을 겪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탄생했다. 이를 통해서 정립되는 것은 단순히 개별 용어의 존재가 아니라, 과학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으며 구축된 현재 우리의 과학적 사고 체계 자체이다. 지금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사유의 틀이다. 이 책은 그러한 사유의 틀을 함께 해체하고, 들여다보고자 하는 지적 여정이다.

격치ㆍ궁리ㆍ몬결갈ㆍ사밀ㆍ용왕성ㆍ사충ㆍ공석ㆍ공척…
다른 어휘가 살아남았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고 있었을까?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각 과학 용어의 경쟁 과정은 결코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각 용어는 수많은 대체어와 경쟁해서 살아남았고, 그 과정은 필연이 아니라 우연 또는 단순한 시간적 순서에 따른 선점 효과, 혹은 관제 용어의 채택이라는 다소 불합리해 보이기까지는 결정적 순간이 있기도 했다. 종이 위에 적히는 단어라고 생각하면 지극히 정적이지만, 그럼에도 이 경쟁의 과정은 동시에 몹시도 역동적이다. 지금에 와서는 괜한 공상에 불과하겠으나,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이 단어가 살아남았다면-”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과학적으로 따지면 아무런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대중문화 등에서는 ‘공룡’과 용(dragon)을 연관 지어 설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dinosaur를 ‘공룡(恐龍)’이라고 번역하지 않았더라도 그렇게 됐을까? 자세한 내용은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고 있으나 dinosaur의 의미는 영어로 fearfully great, a lizard, 즉 ‘무서울 정도로, 큰 도마뱀’이라는 뜻에 가깝다. 만약 이런 의미를 살렸다면 ‘공룡’ 대신에 ‘공척(恐?)’ 혹은 ‘공석(恐?)’이라는 어휘가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크다. 도마뱀을 가리키는 한자 ‘도마뱀 척(?)’이나 ‘도마뱀 석(?)’ 자에 ‘두려울 공’ 자를 붙인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지금 우리가 공룡에 대해서 가지는 두려움이나 동경의 감정이 조금은 옅어지지 않았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 봐서는 그 의미를 쉬이 알아볼 수 없는 스러진 어휘들의 잔재를 들여다보며 과학 용어의 변천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 과정은 지난하지만 결코 지루하지는 않다. 이는 단순히 언어의 사체를 전시하는 박제가 아니라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인식, 사고의 뿌리를 탐구하는 역동적인 모험이다.

추천평

왜 science는 ‘과학’이고, philosophy는 ‘철학’일까? 왜 technology는 ‘학’이 아니고 ‘술’이 들어간 ‘기술’일까? 만약에 science가 ‘과학’ 대신 ‘실학’으로 번역되었다면 지금 우리는 science에 대해 다른 관념 체계를 가지고 있을까? 김성근의 『과학 용어의 탄생』은 과학 어휘와 개념이 단순한 명칭의 문제를 넘어, 사유의 틀을 형성하고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그는 일본의 번역 작업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지식 사회에서 근대적 과학 어휘들이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하며, 이 과정이 동서양 세계관의 충돌과 상호작용 속에서 전개되었음을 밝혀낸다. 개념은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 생각의 틀을 짜고 생각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작동한다. 과학 개념들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지금 우리에게까지 이어졌는지 한 번이라도 궁금해한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짜릿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홍성욱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교수)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그렇다면 과학이라고 부르는 생각의 총체는 언제, 어떻게, 어떤 말뭉치에 담겨 우리에게 주어진 것일까? 17세기 과학혁명기 서유럽, 19세기 메이지 시기 일본, 20세기 한반도를 가로지르며 과학사와 개념사를 접목한 이 역작에서 그 답을 확인할 수 있다. 라틴어 스키엔티아scientia, 영어 사이언스science, 동아시아의 한자어 과학科學을 잇는 계보를 이해할 때, 엔지니어engineer의 어원이 르네상스 시대의 신흥 장인 집단 인게니아토르ingeniator임을 깨달았을 때, 일본제 과학 용어인 역학과 만유인력을 순우리말 ‘힘갈’과 ‘다있글힘’으로 고쳐 쓰자던 한국 과학사의 한 장면을 음미할 때, 전문 과학기술인뿐만 아니라 과학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교양인 모두에게 새로운 과학의 영靈과 감感이 찾아올 것이다. - 이종식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38,000
1 3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