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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찢고 싶은 블랙 동화 010 옥타비아 파스가 돌멩이 연필을 건네다 012 흑백사진 - 예멘, 맨발의 아이들 013 칼끝의 미로 014 바늘의 행성 016 낯선 질문 018 모과나무 혼자 꽃이 피고 지는 020 낯선 광야 022 우리가 흘린 얼룩 025 숨어서 소리를 내지 026 구상과 디자인의 판타지- 리모델링의 미학 028 찢고 싶은 블랙 동화 030 수학은 엄살이 안 통해 032 저 독한, 바다 한 마리 034 대책 없는 아우라 036 시의 뒤통수 038 묵호 제2부 바늘로 행성을 깁는다 040 바늘로 행성을 깁는다 041 부치지도 못할 편지 042 문장 속에 탄알이 044 바닥이고 점프야 046 쿠바의 뒷골목 047 잃을 것이 없는 안부 048 양자역학 050 문자가 물방울로 지워지고 052 종아리의 바다 054 드라마의 한 컷 - 나의 해방일지를 보며 056 무감각한 위기들 058 우주 사냥 060 착한 구둣방 062 라비린스 064 재미없는, 눈부신 066 정지된 시간들 제3부 묵호 068 버린 길을 인출해 낼 수 있을까 070 보라와 블루 사이 072 궤도 이탈이 필요한데 074 바다의 배후 076 깜깜한 트릭 078 묵호 079 일회용 의사 080 갈등선호증후군 082 산 벚꽃들의 가속 084 재즈와 빗줄기 086 아나모픽 088 홀퉁 바다 090 안과 바깥 092 달은 염색하기에 달렸다 094 아가리배 - 검은 고래의 방 제4부 고원과 광야의 탐색 098 몽우 100 컴퓨터 속에서 무럭무럭 키워지지 102 맨발의 성찬 104 풍문의 주소 106 기타는 허공을 난타하고 107 오솔길로 따라가 보세요 108 달빛 항아리 사내 110 고원과 광야의 탐색 112 이 환장할 봄에 113 사마리아 여인의 우물 114 꿈이 담을 넘을 때 116 늙은 아이 118 서늘한 기울기 120 천 번의 무게 122 시에 대한 변명 124 빠져봐야 아는 일 125해설 이병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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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시는 입이 없으니 소리도 없다. 조짐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시인을 탐색하거나 시인의 발에 걸려 슬쩍 넘어지는 걸 자처한다. 이번에는 내가 시의 발에 걸려 무작정 무너질 참이다. 시의 우주 속으로 들어가는 낯선 미로의 문장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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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의 시들은 서로 영향권 안에 있으며 시간의 산화를 지연시키면서 열려 있다. 개체에게 주어진 유한성을 이겨내려는 생명의 상승 운동은 중력을 거슬러 탈주를 꿈꾼다. 죽음과 맞닿아 있던 그 시간을 장소성으로 견뎌낸다. 마침내 그곳을 탈출, 확장하려는 노마드적 탈주를 시도한다. 자신이 발을 내딛고 있는 지점을 벗어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시의 목소리로 발화한다. 그런 운동으로 시의 육체성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다른 차원으로 이주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전지적 서술자로서 이야기를 확장하면서도 섬세함과 촘촘함을 보여준다.
그 이야기들은 자전적 삶의 시간을 따라가고 있으며, 지나온 가지마다 시인만의 꽃과 열매를 피워놓는다. 결국 ‘나’라는 고정불변의 자아란 없으므로 그때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나’는 주변 에너지의 이합집산에 의해 융기하고 침강한 채 태어난다. 묵호의 시간으로부터 열린 우주로까지 나아가고자 한 정영주 시의 존재 이유가 설명된다. 그녀라는 생명나무 속 물관과 체관의 리듬이 또렷하게 들린다. - 이병금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