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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_ 길과 사람 사이
옛길의 기다림: 충남 공주시 유구읍 추계리 용목골에서 문금리 용수골로 가는 길 봄은 강물을 타고 온다: 충북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말티마을 물과 뭍 사이: 강화도, 섬인가 뭍인가 거룩한 꿈의 땅: 강원도 인제군 남면 갑둔리의 사라진 마을들 골골샅샅: 강원도 홍천군 광암리 용소계곡에 숨은 마을들 고개 속 길과 고개 너머 마을들: 공주시 신풍면 쌍대리에서 봉갑리까지 삶과 죽음의 고개, 고인돌: 전남 화순군 춘양면 대신리 지동마을, 효산리 모산마을 삶은 산이 되어라 겸손한 길 산과 사막: 톈산산맥의 실크로드 자연, 삶의 극장: 강원도 삼척군 하장면 중봉리 절골 삶의 비만과 아픔: 강원도 정선군 구절리 제2부_ 집과 사람 사이 숨쉬고 있는 집 언덕 위의 삶과 작은 성당: 이일훈의 ‘생극 성당’ 홀홀 겹겹: 곽재환의 ‘은평구립도서관’ 내가 본 건축, 건축인 건축과 건축가의 팬 집과 아파트 아파트 살림 이야기 제3부_ 사람과 사람 사이 사라지는 것과 사라지지 않는 것: 프랑스 아를르에서의 산책 히치콕과 현대 미술: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본 히치콕 자연은 삶을 위한 가장 좋은 문화상품: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 게랑드 마을 스위스 루체른의 ‘교통 박물관’ 영국의 워릭 성과 문화상품 삶을 비우는 일: 프랑스 파리에서의 산책 바깥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역경의 교훈이 주는 거룩함: 파리에서 만난 흑인 할머니 영국 볼턴에 사는 밥 에드워드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만난 라미자 자바 섬에 살고 있는 에코와 파인애플 사막은 고독과 침묵으로 사람을 키운다: 튀니지 네프타에서 만난 하페트 그리스 아르고스에서 만난 노인 파리에서 만난 거지 토마 노르웨이에서 만난 파올리 숲에서 살고 있는 페트루스 맨발로 걷는 앙 다와 무거운 책가방을 든 고송무 선생 아일랜드 드럼클리프에서 만난 택시 운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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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 이후 세 번째 기행산문집
연극평론가로 유명한 안치운 씨가 자신의 세 번째 기행산문집을 냈다. 제목은 ?길과 집과 사람 사이?. 저자를 오지 기행산문가로 유명하게 만든 '옛길'(학고재, 1999),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디새집, 2003) 이후에 쓴 글들을 이 책에 묶었다. 이번 산문집은 책제목이 말해주듯, 그 소재의 지평이 넓어졌다. 그 이전의 책에서 저자가 ‘옛길’이라는, 국내에 숨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길 위를 걷고 있었다면, 이번 산문집에서는 ‘길’과 함께 서 있는 ‘집’(건축)과 해외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로 그 기행의 넓이를 확장하였다. 국내외 오지(옛길) 위에서 빛나는 사유와 언어 이미지 제1부 '길과 사람 사이'는 길의 소재가 달라진 국내외 오지(옛길)에 대해 저자의 사유와 언어 이미지가 조용히 빛나는 여전히 아름다운 기행문들이다. ‘충남 공주시 유구읍 추계리 용목골에서 문금리 용수골로 가는 길’부터 시작해 ‘충북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말티마을’, ‘강화도’, ‘강원도 인제군 남면 갑둔리의 사라진 마을들’, ‘강원도 홍천군 광암리 용소계곡에 숨은 마을들’, ‘공주시 신풍면 쌍대리에서 봉갑리로 이어지는 옛길’, ‘전남 화순군 춘양면 대신리 지동마을, 효산리 모산마을’, ‘톈산산맥의 실크로드’, ‘강원도 삼척군 하장면 중봉리 절골’, ‘강원도 정선군 구절리’ 등이 그것이다. 이런 숨은 길들 위에서 저자는 고즈넉한 자연의 낮은 숨소리와 인간의 투명한 삶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있다. ‘옛길’에서 ‘사라져가는 집’과 ‘현대 건축’으로 확장된 아름다운 기행산문 제2부 '집과 사람 사이'는 그야말로 ‘집’과 ‘건축’으로써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미학에 대한 저자의 사유가 가득한 이야기이다. 길 위에 선 저자는 언제부턴가 흉가가 되어 ‘사람을 그리워하는 집’을 발견하기도 하고, 이 땅에서 이젠 거의 볼 수 없는 ‘너와집’(나무를 네모나고 평평하게 쪼개 지붕을 올린 집)을 만나 소박하고 척박한 삶의 냄새가 가득한 집의 향기를 맡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건축평론가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의 안목과 식견으로 저자는 ‘생극 성당’, ‘은평구립도서관’ 등의 현대 건축물들을 찾아가 건축가의 작품 세계와 섬세하게 소통한다. 조용한 삶과 진지한 문화를 깊이 있게 반영한, 집짓는 이들의 ‘모노그라피’를 그의 글쓰기가 찬찬히 추적해 그 건축미학을 독자들에게 읽어주고 있는 것이다. 외국에서 만난 부러운 문화와 아름다운 사람들 앞서 나온 두 종의 기행산문집이 우리나라 안에 있는 옛길을 이야기하고 있는 반면, 이 책의 제3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공간은 모두 외국이다. 저자는 참으로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저자는 프랑스의 아를르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예술 혼을 만나고;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에서 현대 미술을 자기 영화로 만든 거장 히치콕의 영화 예술을 만난다. 또,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최고의 소금밭을 일구는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게랑드 마을과 그곳의 생생한 역사를 보여주는 중세 축제를 만나고; 알프스 산맥을 사이에 둔 운송과 교통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스위스 루체른의 ‘교통 박물관’을 찾아가 인간이 이뤄놓은 살아 있는 ‘교통’의 역사를 만난다. 또한 저자는 영국의 워릭 성(城)을 찾아가 오늘날의 현대 기업이 과거 중세의 성을 어떻게 살아 숨쉬는 문화상품으로 탈바꿈시켜 놓았는지를 꼼꼼히 확인하며 우리 독자를 그곳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의 유학 시절을 회상하는 프랑스 파리에서의 산책길에서 그곳의 바캉스 문화와 자동차 자전거 문화를 부러운 눈길로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가장 긴 단락인 '바깥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에는 12꼭지의 감동적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야말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파리의 시내버스에서 만난 당당한 흑인 할머니; 영국 볼턴에서 사는,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양심적인 아버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만난, 슬픈 민족의 추억을 간직한 미더운 여행 가이드; 자바 섬의 동포를 위해 연구에 몰두하는 파인애플 학자; 튀니지 사막 네프타에서 만난 침묵의 자연인; 그리스의 아르고스 길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6.25 참전 병사 노인; 파리의 대학 근처 카페에서 만난 조용한 노숙자; 노르웨이에서 만난, 마음 씨 고운 한국인 입양아 처녀; 원주 토지문화관 심포지엄에서 만난, 숲에서 살고 있는 네덜란드인 도예가; 히말라야에서 만난, 맨발로 걷는 청년; 불가리아 소피아 공항에서 만난, 중앙아시아 한인을 연구하는 동포 재외 학자; 아일랜드 드럼클리프에서 만난, 손님의 다음날까지 배려한 마음 착한 택시 운전사. 그들은 모두 ‘사람과 사람 사이’에 따뜻하고 조용한 감동을 일으킨 삶의 주인공들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 책은 저자에게 세상의 모든 숨은 길은 햇살을 잉태한 새벽 물안개처럼 언제나 낮고 고요한 숨결이다. 겨울을 보내는 나뭇가지에서 여드름처럼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봉오리 같은 설렘이다. 그런 저자는 밤새 외우다시피 한 연애편지처럼 지도를 들어다보고 길을 나선다. 그러면 이미 마음은 주머니 속에 적어놓은 꼬깃꼬깃한 시처럼 갈 길을 매만지고 있다. 그 오랜 걸음으로 이번 이 책은 기행의 범위가 넓어졌다. ‘길’에서의 발길이 ‘집’과 ‘사람’을 만나 머물며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게, 눈인사부터 나누며 만나는 아름다운 집들, 그 안팎에 미소(微少)한 살림을 꾸려놓은 사람들로 이 책은 내내 소박한 축제를 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