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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유랑의길 7
제2장| 서역의 바람 51 제3장| 태극군 83 제4장| 요하 142 제5장| 상봉 214 제6장|고구려 천하관天下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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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어.
이제 높은 창공을 나는 해동청이 되어야 해! “하늘에 금성이 하나이듯이, 이 세상에서 태자는 전하 한 분만 계시옵니다. 후연의 모용보가 저 스스로 금성이라 할지 모르지만, 천하에서 금성은 오직 태자 전하 한 분이십니다. 담덕 태자 전하는 초저녁에 떠서 오래도록 수많은 뭇별들과 함께 하늘의 평화를 지키는 계명성이 되셔야 하옵니다.” 담덕은 멀리 하얗게 눈이 덮인 천산의 봉우리를 쳐다보았다. 평지는 푹푹 찌는 한여름인데, 천산 봉우리는 사시사철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어 한겨울이었다. 하가촌 도장에서 사부 을두미에게 무술을 배울 때 마동과 함께 자주 태백산(백두산)에 올라갔던 적이 있었다. 겨울에는 태백산도 눈이 쌓여 있어 백두산이란 별칭을 얻고 있었지만, 천산처럼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지는 않았다. 늦은 봄에서 초가을까지는 눈이 내리지 않아 백두산도 짙푸른 녹음이 우거져 있었던 것이다. ‘세상은 넓고도 넓구나. 사람도 피부색이 제각각이고, 사는 모습도 다르구나.’ 서역으로 가는 노정은 악전고투를 거듭하는 고생길이었지만, 담덕은 그래도 다양한 세상을 구경하게 된 것을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무방비 상태에 있던 요동의 고구려 군사들은 느닷없이 들이닥친 모용농의 연나라 대군을 보고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용농의 군대가 이렇게 빠르게 진군할 수 있었던 것은, 전날 고구려와의 전투 때는 한여름이어서 요택이 진흙 펄이었으나 이제는 겨울이라 땅이 얼었기 때문이었다. 마구 달려가도 발이 빠지지 않아 제대로 가속도가 붙었던 것이다. 모용농은 군대의 기세를 알았다. 군사들의 사기가 충천해 있을 때 몰아치면 장마철 폭포로 떨어지는 물처럼 그 누구도 막을 길이 없는 것이었다. “오늘 밤으로 요동을 점령하고, 내일 새벽밥은 성안에서 지어 먹는다.” 모용농은 군사들을 모아 놓고 일갈했다. “바야흐로 세상이 변하고 있사옵니다. 이제는 탁발선비까지 나라를 세워 대흥안령 너머의 서북방을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전진이 무너지고 북방 세력들이 우후죽순처럼 머리를 곧추세우며 일어나 제각기 나라를 세우니, 이는 우리 고구려에게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증좌 아니겠사옵니까? 지리적으로 볼 때 후연은 가깝고 북위는 멀리 있습니다. 북위에 사신을 보내 우호관계를 맺은 다음 후연을 괴롭히도록 하는 근공원교(近功遠交)의 전략을 구사함이 옳을 듯하옵니다.” "오늘 담덕 왕자를 태자로 책봉하면서, 이를 기념해 평양에 아홉 개의 사찰을 창건하는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지난날 초문사와 이불란사를 창건할 때는 너무 서두른 느낌이 있었다. 이번에 창건하는 아홉 개의 사찰은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지어야 할 것이다. 태자의 앞날을 축원하고 고구려를 불국정토로 만들어 세상을 호령하라는 뜻이 있는 바이니, 제신들은 과인의 뜻을 헤아려주기 바라노라." 담덕은 마침내 태자가 되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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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의 고구려를 만나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해할 수 있다!”
“광개토태왕과 같은, 이 시대의 영웅을 기다린다” 서사가 죽어가고 문학이 가벼워져 가는 시대입니다.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삼국지』와 『대망』과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작가가 글쓰기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쳐 쓴 작품입니다. 그리하여 책을 만들어내는 우리의 심정 또한 남달랐습니다. 천년 세월을 견뎌 우리에게 전해진 고구려의 벽화와 비석들처럼, 다시 백년 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역사책을 만든다는 심정과 자세로 이 작품을 종이 위에, 인터넷의 바다 위에 깊고 단단하게 새겨나가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광개토태왕’은 널리 알려진 영웅입니다. 그러나 그건 단지 피상적인 수준입니다. 실제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는 집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훼손된 채 덤불 속에 묻혀 있다가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발견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간 지극히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덕의 위대한 자취를 되살려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에 더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다시피 한 기록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속 광개토태왕의 모습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김부식의 신라 중심 사관으로 인해 고구려의 모습은 당시 중국 사료의 파편들을 주워 모아놓은 것처럼 허술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껄끄럽기만 한 광개토태왕의 업적에 관해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정 아래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마치 당대의 『삼국사기』에서 미진하게 다룬 디테일한 부분까지 복원시켜 놓은 것처럼, 역사적 연대기에 충실하면서도 실감나게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직접적인 시대 배경은 광개토태왕 재위시기를 전후한 40~50년이지만, 고구려의 전반기 400여 년을 아우릅니다. 작가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2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국 등지에서 ‘고구려본기’속 빈 공간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걷고, 찾고, 읽고, 물었습니다. 나아가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당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더욱, 고구려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와 교역, 당대의 문화까지도 함축적으로 직조하여 당대의 문화사를 읽는 듯한 즐거움도 선사할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은 고난에 찬 위기의 순간을 황홀한 기회의 시간으로 바꾸어 놓는 고구려인들의 놀라운 지혜와 불굴의 투지를 통해,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앞길을 밝히는 빛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리하여 대하소설 『광개토태왕 담덕』 열 권을 덮는 순간, 그동안 우리가 우리를 얼마나 과소평가했는지 새삼 깨달으며, 태왕 담덕과 같은 영웅이 이 시대에도 탄생되기를 간절히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작가의 말 ”담덕의 리더십을 통해 주변 강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고, 대내외적으로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당당하게 보여주는 나라” 내 몸속에는 조상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찌 되었든 광개토태왕 담덕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가 한 덩어리로 집적된 암호 체계의 유전자로 전해져오고 있을 것이다. 역사의 바다에 상상력이란 낚싯줄을 드리워 펄떡펄떡 뛰는 싱싱한 물고기를 낚듯이, 몸속에 저장된 역사적인 암호를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업이 바로 소설 쓰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내가 DNA 유전자의 기억을 더듬어 160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담덕이 되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역사소설은 단지 과거 역사를 이야기로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 역사를 통해 오늘날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다시 그 저력으로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희망을 심어주는 데 진정한 역사소설의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담덕의 리더십을 통해 장차 남북이 통일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주변 강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면서 당당하게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