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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상업의 길 7
제2장| 역참과 흑부상 70 제3장| 모녀 장수 118 제4장| 양수겸장 166 제5장| 백제 한성공략 220 제6장| 북국의 바람 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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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길을 먼저 닦고 그 위에 상업이 길을 열면 교역의 탄탄대로가 열린다네!”
“장사꾼의 흥정하던 버릇이 있어 그러하니, 내가 실수했다면 용서를 구하겠소. 기예단을 이끌고 고구려 방방곡곡 장터를 순례하며 먹고사는 것 같은데, 나를 따라 저 서역까지 가서 크게 한판 벌여보는 것은 어떠한지 묻고 싶은 것이오. 그 대가는 이 고구려 땅에서 버는 수입에 열 배를 보장하겠소.” 조환은 말끝에 빙그레 미소를 머금었다. 그의 말에 사내가 경계심을 풀고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기 때문이다. “서역이라?열 배를 보장하겠다고 했소?” 사내는 다시 한 번 확인이라도 하듯 되물었다. --- p.16 “네가 담덕이냐? 도무지 병법도 모르는 자가 아닌가? 퇴로를 막아버리면 더욱 기가 살아 죽기로 싸우는 것을 모르느냐? 적의 가운데로 진격하라! 죽기로 싸워 포위망을 뚫어라!” 아신은 병사들을 향해 목이 쉬도록 외쳤다. “우하하하하! 백제왕 아신은 들어라! 도망치는 적을 애써 쫓지는 않겠다. 오늘은 그대의 얼굴을 보고 싶어 접견하러 나왔을 뿐이다.” 담덕은 깃발로 신호를 보내 중군을 좌우로 갈라지게 했다. --- p.107 바로 그때였다.자작나무숲의 비탈길로 데굴데굴 바위가 구르듯 달려 내려오는 짐승이 한 마리 있었다. 갈색털이 곤두선 채 질풍처럼 내닫는 것이 꼭 장마철 산사태로 바윗덩어리가 굴러내리는 듯했는데, 다름 아닌 불곰이었다. 활을 든 군사들이 일제히 화살을 날렸다. 그때마다 쿵쿵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흙덩어리가 튀어올랐다. 겨울잠을 자려다 꽹과리와 징 소리에 깜짝 놀라 동굴에서 튀어나왔는지,구르듯 달리는 불곰이 네 발을 재게 놀릴 때마다 살집 뭉친 등허리의 근육이 육감 좋게 꿈틀거렸다. --- p.171 사람이 작은 꿈을 가지면 소인이 되고, 큰 꿈을 가지면 대인이 되는 법입니다. 나라도 마찬가지로 큰 꿈을 가지고 발전시켜야 대국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대국이 된다는 것은 땅만 크고 백성이 많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름지기 대국은 대국다워야 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하면 단군왕검 시대부터 내려온 우리 민족의 홍익인간 정신을 살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p.295 모용수는 자신의 애마에게 다가가 갈기를 쓰다듬어주었다. 갈기는 땀으로 흠씬 젖어 있었고, 두눈에선 찐득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그래,너도 너무 많은 전장을 누볐다.” 모용수는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 애마의 목을 단칼에 쳤다.순간, 몸뚱어리에서 떨어져나간 말머리가 혀를 쑥 내민 채 헐떡거렸고, 절단된 목줄기에서는 시뻘건 피가 울컥울컥 뿜어져올라왔다. 천천히 다가가 말머리를 손으로 들어올린 모용수는 그때까지 멀뚱하게 뜨고 있던 두 눈을 감겨주었다. 그의 눈에도 물기가 어렸다. --- p.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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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의 고구려를 만나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해할 수 있다!”
“광개토태왕과 같은, 이 시대의 영웅을 기다린다” 서사가 죽어가고 문학이 가벼워져 가는 시대입니다.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삼국지』와 『대망』과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작가가 글쓰기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쳐 쓴 작품입니다. 그리하여 책을 만들어내는 우리의 심정 또한 남달랐습니다. 천년 세월을 견뎌 우리에게 전해진 고구려의 벽화와 비석들처럼, 다시 백년 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역사책을 만든다는 심정과 자세로 이 작품을 종이 위에, 인터넷의 바다 위에 깊고 단단하게 새겨나가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광개토태왕’은 널리 알려진 영웅입니다. 그러나 그건 단지 피상적인 수준입니다. 실제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는 집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훼손된 채 덤불 속에 묻혀 있다가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발견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간 지극히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덕의 위대한 자취를 되살려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에 더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다시피 한 기록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속 광개토태왕의 모습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김부식의 신라 중심 사관으로 인해 고구려의 모습은 당시 중국 사료의 파편들을 주워 모아놓은 것처럼 허술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껄끄럽기만 한 광개토태왕의 업적에 관해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정 아래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마치 당대의 『삼국사기』에서 미진하게 다룬 디테일한 부분까지 복원시켜 놓은 것처럼, 역사적 연대기에 충실하면서도 실감나게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직접적인 시대 배경은 광개토태왕 재위시기를 전후한 40~50년이지만, 고구려의 전반기 400여 년을 아우릅니다. 작가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2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국 등지에서 ‘고구려본기’속 빈 공간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걷고, 찾고, 읽고, 물었습니다. 나아가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당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더욱, 고구려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와 교역, 당대의 문화까지도 함축적으로 직조하여 당대의 문화사를 읽는 듯한 즐거움도 선사할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은 고난에 찬 위기의 순간을 황홀한 기회의 시간으로 바꾸어 놓는 고구려인들의 놀라운 지혜와 불굴의 투지를 통해,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앞길을 밝히는 빛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리하여 대하소설 『광개토태왕 담덕』 열 권을 덮는 순간, 그동안 우리가 우리를 얼마나 과소평가했는지 새삼 깨달으며, 태왕 담덕과 같은 영웅이 이 시대에도 탄생되기를 간절히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작가의 말 ”담덕의 리더십을 통해 주변 강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고, 대내외적으로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당당하게 보여주는 나라” 내 몸속에는 조상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찌 되었든 광개토태왕 담덕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가 한 덩어리로 집적된 암호 체계의 유전자로 전해져오고 있을 것이다. 역사의 바다에 상상력이란 낚싯줄을 드리워 펄떡펄떡 뛰는 싱싱한 물고기를 낚듯이, 몸속에 저장된 역사적인 암호를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업이 바로 소설 쓰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내가 DNA 유전자의 기억을 더듬어 160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담덕이 되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역사소설은 단지 과거 역사를 이야기로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 역사를 통해 오늘날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다시 그 저력으로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희망을 심어주는 데 진정한 역사소설의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담덕의 리더십을 통해 장차 남북이 통일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주변 강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면서 당당하게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