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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 동상이몽의 외교전략
제2장 | 5국 전쟁 제3장 | 군자(君者)의 도 제4장 | 불타는 숙군성 제5장 | 대방 전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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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은 손수 술병을 기울여 술잔 하나에 칠홉 정도 술을 따랐다. 그런 뒤에 품속에서 단도를 꺼내 자신의 손가락을 살짝 베어 그 핏물을 술잔에 몇 방울 떨구었다.
“폐하! 황감하옵니다.” 실성은 곧 단도로 손가락을 찔러 자신의 피를 몇 방울 술잔에 떨구었다. “이 술잔에는 짐과 그대의 피가 섞여 있소. 짐이 먼저 마시고, 그대가 마시면, 이제 우리는 형제의 의를 갖추는 것이오.” --- p.61 소가노 마치는 칼을 거두고 추수를 향해 돌아섰다. “오래전 백제의 장수였던 목라근자의 아들 목만치라 하오. 백제에서 변란이 일어나는 바람에 왜국으로 망명해, 지금은 ‘소가노 마치’라고 이름을 고쳐 부르고 있소.” “목라근자 장군의 아들이라. 과연 대를 이은 검술의 대가라 할 만한 실력이오. 우리는 그대들을 더 이상 쫓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고 퇴각하시오.” --- p.150 ‘군주는 그래야지. 지상의 별처럼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그 빛의 세례를 주어야지. 가공할 무력으로 전쟁을 그치고(武), 인내와 사랑으로 고통을 없애고(無), 모든 이들이 희열로 춤추는(舞), ‘무무무(武無舞)’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군주의 도가 아닐 것인가?’ 정호는 그런 생각을 마음속으로 되뇌는 순간, 갑자기 가슴이 뻐근해져 오는 느낌을 받았다. --- p.165 운양금광의 상단 행수 소철은 갑자기 들이닥친 왜군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들을 이끌고 온 자가 눈에 매우 익었다. “금괴 숨긴 비밀 창고로 안내하라.” 고마 히로가 소철에게 칼을 들이대며 소리쳤다. “아니, 너는? 네가 어찌 감히 이곳을?” 소철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고마 히로의 배반이 참으로 괘씸했기 때문이다. --- p.329 해광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해평은 다소 안심이 되는 듯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지난날 내가 반역을 한 것은 왜국으로 망명해서도 뼛속 깊이 후회하고 있소이다. 이 아비는 죽이되, 아들만큼은 다시 한번 관용을 베풀어주시기 바라오.” 해평은 흐윽, 하면서 고개를 더욱 떨구고 어깨가 들먹거릴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그의 오른손은 긴 가죽 장화의 안쪽을 더듬었고, 그곳에 숨겨두었던 단도를 끄집어냈다. . 추수가 뒤늦게 수상한 움직임을 눈치채고 소리쳤다. “말리지 마라. 태왕, 마지막 부탁이오. 아들 해광만큼은 목숨만이라도 살려 다시 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시오.” 해평은 그 말을 남기고, 재빠르게 오른손에 힘을 주어 자신의 숨통을 끊었다. --- p.3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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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의 고구려를 만나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해할 수 있다!”
“광개토태왕과 같은, 이 시대의 영웅을 기다린다” 서사가 죽어가고 문학이 가벼워져 가는 시대입니다.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삼국지』와 『대망』과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작가가 글쓰기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쳐 쓴 작품입니다. 그리하여 책을 만들어내는 우리의 심정 또한 남달랐습니다. 천년 세월을 견뎌 우리에게 전해진 고구려의 벽화와 비석들처럼, 다시 백년 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역사책을 만든다는 심정과 자세로 이 작품을 종이 위에, 인터넷의 바다 위에 깊고 단단하게 새겨나가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광개토태왕’은 널리 알려진 영웅입니다. 그러나 그건 단지 피상적인 수준입니다. 실제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는 집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훼손된 채 덤불 속에 묻혀 있다가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발견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간 지극히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덕의 위대한 자취를 되살려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에 더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다시피 한 기록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속 광개토태왕의 모습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김부식의 신라 중심 사관으로 인해 고구려의 모습은 당시 중국 사료의 파편들을 주워 모아놓은 것처럼 허술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껄끄럽기만 한 광개토태왕의 업적에 관해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정 아래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마치 당대의 『삼국사기』에서 미진하게 다룬 디테일한 부분까지 복원시켜 놓은 것처럼, 역사적 연대기에 충실하면서도 실감나게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직접적인 시대 배경은 광개토태왕 재위시기를 전후한 40~50년이지만, 고구려의 전반기 400여 년을 아우릅니다. 작가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2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국 등지에서 ‘고구려본기’속 빈 공간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걷고, 찾고, 읽고, 물었습니다. 나아가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당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더욱, 고구려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와 교역, 당대의 문화까지도 함축적으로 직조하여 당대의 문화사를 읽는 듯한 즐거움도 선사할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은 고난에 찬 위기의 순간을 황홀한 기회의 시간으로 바꾸어 놓는 고구려인들의 놀라운 지혜와 불굴의 투지를 통해,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앞길을 밝히는 빛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리하여 대하소설 『광개토태왕 담덕』 열 권을 덮는 순간, 그동안 우리가 우리를 얼마나 과소평가했는지 새삼 깨달으며, 태왕 담덕과 같은 영웅이 이 시대에도 탄생되기를 간절히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작가의 말 ”담덕의 리더십을 통해 주변 강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고, 대내외적으로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당당하게 보여주는 나라” 내 몸속에는 조상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찌 되었든 광개토태왕 담덕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가 한 덩어리로 집적된 암호 체계의 유전자로 전해져오고 있을 것이다. 역사의 바다에 상상력이란 낚싯줄을 드리워 펄떡펄떡 뛰는 싱싱한 물고기를 낚듯이, 몸속에 저장된 역사적인 암호를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업이 바로 소설 쓰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내가 DNA 유전자의 기억을 더듬어 160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담덕이 되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역사소설은 단지 과거 역사를 이야기로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 역사를 통해 오늘날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다시 그 저력으로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희망을 심어주는 데 진정한 역사소설의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담덕의 리더십을 통해 장차 남북이 통일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주변 강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면서 당당하게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