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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여인의 눈 백조 12 아마릴리스를 알현하다 13 여인의 눈 15 달리아꽃 16 해맞이 19 분홍장미와 안개꽃 20 십자가 21 눈물 23 잊을 수 없는 것들 24 비목어 25 갈대 26 인내론忍耐論 27 모래시계에 대한 소고 28 여인의 향기 29 봄비 30 비도 길을 내었습니다 31 낙엽 단상 33 나팔꽃 34 어머니 35 첫눈 36 코스모스에게 38 파랑새 39 연꽃 40 별 41 꽃 벌집 42 풍선인형 44 안개 45 제2부 무無! 바람꽃의 곡선을 그리다 조각상 48 무無! 바람꽃의 곡선을 그리다 50 수묵화 51 비오는 정원에 앉아 52 가을동화 54 혼을 깨우는 붓의 향기 55 코스모스 56 유월이 지나는 길목에서 57 봄비 나리는 날의 명상 58 미인도 59 대숲에서 60 11월의 아침 61 가을에게 62 소나기 64 봄비와 수선화 65 겨울 호수 66 이제야 알았어요 67 꽃단풍의 노래 68 10월 속에 있는 그대에게 69 가을 바라기 70 철쭉꽃 편지 71 사월의 바다 72 제3부 행복한 라르고(largo)의 선율 조각상 76 행복한 라르고(largo)의 선율 78 가을 별시 80 추석 한가위 82 코로나의 봄 83 오페라 85 살아있다는 것은 마음 안에 깃드는 일이다 86 오! 오월의 밤하늘이여! 87 봄의 기도 88 공작새 89 물푸레나무 숲에서 90 그 해 여름 유년단상 91 피아노 93 하얀 나라 크리스마스 94 가을의 웨딩마치 95 가을 편지 96 침묵의 섬, 그 별에게 97 발렌타인데이 98 당신의 마음을 흔들고 99 겨울 애상愛想 100 능소화와 가시나무새의 사랑 101 요정이 된다면 102 제4부 하얀 꽃잎에 새긴 사랑 꽃의 기도 106 하얀 꽃잎에 새긴 사랑 107 가을로 그린 초상화 108 오월의 편지 110 사랑의 느낌표 112 목단에 대한 소고小考 113 초승달 114 능수오디 115 광안리바다 116 티아라 118 웨딩드레스 119 기다림 120 수국 121 초콜릿 122 가을 사랑 123 국화꽃으로 쓰는 편지 124 선인장 125 젖어있는 노란 리본 126 눈 내리는 날 127 성탄전야 128 분홍장미 129 소꿉친구 130 난 꽃에 대한 음유 131 로미오와 줄리엣 132 장미향 같은 사랑 133 사월의 봄 134 겨울이 오는 들녘에서 135 시 평 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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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해조음에
솟구치는 물소리 흰 날개 춤사위 거룩한 빛 우아한 자태의 백조여! 창공을 꿈꿀 때마다 자줏빛으로 화안한 눈부신 꽃 언저리 낮별을 물어온 한 나절의 호숫가 저마다 은결든 날개 꽃 피어난다 --- 「백 조」 중에서 아리따운 그녀의 이름은 아마릴리스입니다 꽃봉오리 곱게 핀 밤하늘이지만 어쩌다 오늘은 눈감기가 싫어져 꼿꼿이 등을 펴고 별빛 쏟아 부은 들창가로 나와 별들을 쓸었습니다 약한 내면에서 수세기 동안의 홀로 디자인된 쓸쓸함이 저 하늘 돌아서가는 여울목으로 남았기에 그녀는 잠들지 못합니다 그녀는 첫여름보다도 강렬한 입술과 음악보다도 아름답고 깊은 귀를 가졌으며 마지막 겨울보다도 따스하며 고혹적인 가슴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되뇌이면 뇌일수록 나긋나긋한 아리따운 그녀의 이름은 아마릴리스입니다 내 영혼 속에서 꺾어내어도 자꾸자꾸 싹이 트고야마는 것은 눈부신 아름다운 기도의 응답이었습니다 --- 「아마릴리스를 알현하다」 중에서 눈동자 드로잉은 마치 우주를 축소하여 놓은 듯 들여다볼수록 광활하였습니다 지구에 머문 블랙홀 환하고 깊은 침묵호수 곡선의 심미안으로 빛납니다 밤하늘 소인국에는 눈동자들이 연거푸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신비한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반복과 숙달과 연습을 반복하면서 말입니다 눈동자 드로잉은 차갑지만 따듯한 겨울입니다 노을빛 아이셰도우에 머무는 --- 「여인의 눈」 중에서 웃는 순간 한 잎 한 잎 탱글탱글 여무는 달리아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우아함과 화려한 자태를 지닌 꽃술들이 아이의 조막만한 손으로 한 뼘씩 커갈 때는 조금씩 하늘을 향한답니다 꽃피우는 모습을 들여다보나요 응시하실 동안 당신의 언 마음은 녹아내리나요 무료할 때는 가슴의 노래가 가난한 울림으로 떨려와 더욱 더 예뻐지는 다알리아 진한 선홍의 핏빛으로 살아가는 동안, 당신의 혼에 촛불을 놓아서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눈부신 기도는 멈추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달리아를 보거든 온유함으로 다가가길 바래요 하늘로 오르는 향기로운 달리아의 기도와 노래는 끝없이 이어져야 하니까요 조금은 가까이 조금은 저만치 진지한 모습으로 한여름을 견디는 그 아련한 마음이 영원하도록 말이에요 넓은 잎으로 넓은 세상으로 달리아는 은은히 퍼져갑니다 당신의 본향과 달리아의 생애를 건 큰 염원은 작은 나의 가슴에 시공을 초월하여 겹겹으로 움트고 있답니다 잠시 목말랐던 들꽃바람이 지날 무렵 순간순간 피어나는 달리아의 정령 앞에 감동의 눈시울이 젖었어요 한 가지 기억해 주실 것은 정원이나 뜰에 나를 가두지마세요 진정으로 행복한 꽃이 되기 위해 어느 곳엔가 고요히 서서 침묵 속에서도 그들을 위로하는 부드러운 눈길이고자 소원하니까요 누군가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그리움을 꽃줄기에 소롯이 담아 목울대로 피어나는 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오늘도 어머니의 무덤가에 달리아 한 아름 꽃피웁니다 다알리아의 노래~! --- 「달리아꽃」 중에서 세모의 언저리에 한바탕 꿈처럼 지나간 세월이리라 어쩌면 봄을 염원하는 겨울의 처마 끝에 산란한 햇살들의 혼미한 순간과 잉태로 화살처럼 지나는 세월 앞에 한 해를 희망으로 맞을 일이다 새해엔 꽃씨가득 그대들에게 향기로운 잉태로 행복을 지으리라 --- 「해맞이」 중에서 가슴마다 하늘을 담는 날에 아리따운 꽃 중에서 어느 꽃이 마음에 들까 선택하라시면 안개꽃 물안개 피워 겹겹이 미사포로 치장한 분홍장미 여인 연푸른 하늘은 신화로 드리우고 바람은 풀잎을 흔들어 속살거리며 연보랏빛 햇살에 그리움이 한 뼘씩 피면 달달한 초코 향 보조개 미소는 꽃 타래되어 분홍꽃잎 사이로 번져갑니다 당신에게 드리는 고백과 맹세 어둠을 건너 새날이 밝아도 때론, 사랑도 젖을 때가 있어 그 무게에 짓눌릴 때 하늘에게 바람에게 구름에게 꽃 단비와 온갖 새들과 풀꽃들에게 시야가 닿는 곳 속 깊은 바람은 향기를 전해줍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옥빛하늘에 천사의 미소 같은 --- 「분홍장미와 안개꽃」 중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응시하노라면 은빛구름사이 빛으로 오시는 십자가의 모습이 보입니다 천국에 이르는 기도의 소리 하늘 문이 열릴 때마다 눈물로 부서지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낮은 곳으로 임하셔서 참 평화와 참사랑을 입으시고 아기예수 구유에 나셨으나 우리 죄를 대속하여 십자가에 죽어 가신 샤론의 꽃 예수여! 눈물이 지천으로 흘러갑니다 보셨나요 보이나요 12월의 성탄절 시인은 하늘에 닿을 성시를 띄웁니다 주님을 향하여 간절히 응시하노라면 은빛구름사이 빛으로 오시는 십자가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랑의 보혈! 갈보리산의 그 선명한 은혜의 빛을 그 십자가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 「십자가」 중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는데 눈이란 곳에서 꽃망울이 피어난다 수평선을 흘러서 지평선을 걸어서 갈매기 날개 닮은 눈물 꽃이여! 피와 눈물이 다르다고 하지 말라 오직, 심장이 흐느낄 때 눈동자에 글썽이며 영롱한 아침 이슬처럼 흐르는 내면의 진정한 흐느낌이여 마음을 씻어내는 청정의 아침 이슬 같은 것이리니 --- 「눈물」 중에서 꽃비 나리는 길목을 걷던 향기로운 이여! 심장 안에서 눈을 감으면 단 한 송이 꽃망울 피우던 금방이라도 꽃으로 달려와 입맞춤하며 의미를 부여했던 꽃보다 더 꽃다운 이여! 살랑이는 바람에 아려오는 아픔마저 어여쁘던 이여! 바이올린 현의 음률이 귓불을 애무하면 별빛 밝혀 내 곁을 맴돌던 이여! 맑고 진실한 영혼에 사랑의 가치를 알게 하고 설령, 변절이라 하여도 사랑은 남아 꽃의 계절에 오리라는 믿음으로 꽃향기 날리는 노을 지는 언덕에서 배려와 진실의 매듭 엮어 사랑은 이것들로 인해 피어난 것임을 꽃이 피고 지는 성숙에 이르러 알게 되었음을 --- 「잊을 수 없는 것들」 중에서 오므렸다 편 햇살들이 장미꽃잎이 되고 하얀 가슴에는 담을수록 꽃불처럼 환해집니다 여름의 의미가 없었다면 타들어가는 하늘도 땅으로 내딛는 빗물도 간혹 눈 속에 저미는 슬픔도 달이 되고 바람이 된다하여도 비목어의 전설처럼 될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아깝지 않으리 물결에 정화되어 가는 또 다른 눈동자의 눈이 있기에 분분히 날리는 슬픔도 비목어의 전설 또 다른 얼굴이 없는 비목어의 승화 예각도 망각도 없이 두 눈이 하나로 봉인되어 치유되는 사랑이고 싶으리 --- 「비목어」 중에서 가을이 첩첩 산중을 돌아 외씨버선 길 능선을 벗어나 물안개 제겨 밟고 백발이 되었습니다 병풍을 두른 듯 서로를 기대어 서걱이는 바람결 강직한 자태로 허공보다 깊은 침묵을 흔들어 당신 꼿꼿한 패기의 오라에 가던 길 멈추고 그대의 뜰에 한 줄기 노을빛으로 머물겠습니다 --- 「갈대」 중에서 새파란 새벽으로 가는 바다 모래에 맷방석을 깔아 퍼즐을 맞추고는 항해를 나선다 제 몸을 태운 만개한 하얀 꽃 수평선에 선명한 단면을 잇고 유선을 그린 우주 밖으로 달아난 생의 조각들을 모으는 중이다 부라린 눈 승천하려던 용이 벌겋게 달아오른 카타르시스에 불새가 된 삼경의 심야 포승에 자유를 잃은 바람 바다 깊숙이 안치된 타이타닉의 전설을 부르고 들판으로 탈옥을 착취한다 참아야 한다 여며야 한다 치열해야 한다 오롯이 네 생각만을 고집해야 한다 --- 「인내론忍耐論」 중에서 사막에서 갓 나온 하얀 나비처럼 수채화 물감 번져나듯 실크 빛 햇살에 장구처럼 앉았다 무형의 존재로 너그러워져서 눈마저 여려지는 시계 세상 셰익스피어의 희극과 비극의 서글픔을 논하지 말아다오 자만심을 버려다오 부정의 힘조차 잠재우고 오직 긍정으로 한 모금씩 한 눈금씩 두려움에서 치유되기 위해 구속에서 자유하기 위해 시공의 여백 없이 세월 눈금 찍어가며 하염없이 쏟아내는 은빛 모래 --- 「모래시계에 대한 소고」 중에서 여인이라 불리우리 여인의 향이라 불리우리 한줄기에 세 줄기로 난 쪽진 머리 디프로마의 혼들은 이집트 동굴 속의 미라의 행렬처럼 그들의 혼을 불러내어 축제를 연다 비늘 금발에 푸르름이 선명한 깃털이여! 머리칼 곱게 빚은 여인이여! 웨이브 굽이치는 헤어의 미학 --- 「여인의 향기」 중에서 목마른 꽃송이마다 까치발로 창가를 서성이면 저 멀리 산자락 타고 오르는 물안개 산마루에 그림자를 내려놓고 보랏빛 봄비 한 모금 자박자박 화심 밟는 소리 연둣빛 햇살 창가에 턱을 괴면 골짜기마다 메지구름 겹겹이 아픔 딛고 산마루엔 그리움 봄비 되어 가슴의 응어리 봄날을 숨어 운다 내 마음에도 봄이 오고 꽃바람 불어 초록빛 새 살이 꽃으로 피면 말갛게 트인 봄날을 은빛 아지랑이로 솟아올라 은총 같은 비의 노래를 부르리라 --- 「봄비」 중에서 마른 파도의 물결 적신 무지개 너머 유년의 추억을 데리고 비가 예까지 오나 봅니다 바람에 묶인 나무가 해마다 하늘에 열매를 걸어 두고 비만이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빗길로 그림의 행성들이 오선지를 이탈하며 넘나들며 비도 길을 내었습니다 푸른 물고기 떼 돌처럼 굳어져 적멸에 들기 전 짙어지는 구름 떼 뜨겁게 타고 있는 화인의 흔적 지친 가부좌로 앉아 비경의 생을 마감하려는 듯 비도 길을 내었습니다 비는 직각과 사선 내 심장의 오목한 곳에서 녹아드는 시 한 구절 하늘 닫힌 문이 열려 살아 있는 것이 그토록 아렸는지 비는 악보를 삼키고 뱉는 오케스트라 연둣빛 화두로 빗길을 트는데 비도 길을 낼 수 있나 봅니다 --- 「비도 길을 내었습니다」 중에서 햇살을 애무하던 푸른 잎사귀 열일곱 남짓한 풋가시내 같았는데 나부끼는 사시랑이 되어 서러우네 생명이 바람에 밀려가고 빈 마당 세상 속으로 낙하할 때 날연히 비상하는 갈 빛 작은 새들 천상의 영혼을 얹어놓고 우아한 현의 음률로 춤을 추려는가 목메인 가슴 비올라연주에 하늘을 흔드는 집시의 춤 다시 올 그대 뚝뚝 내딛는 흔적이여 --- 「낙엽 단상」 중에서 아침 이슬에 익숙한 손놀림 시멘트벽 터진 사이로 희망을 품고 어둠에 지쳐 오각형으로 빚어 낸 아침 해가 되었네 하늘을 밀고 실 한 줄 여미어서 높이 더 높이 줄기를 뻗으며 몸 기대고 껴안으며 부비던 사랑아 원 그린 하늘에 목젖을 돋우는 붉디 푸른 등불 들 몸에서 편전처럼 빠져 나간 침묵 날마다 닫히고 날마다 열리며 날마다 둥글게 말아 올려 송이송이 초롱불 옛 사립문에 걸고 또다시 꽃이 되어 하늘을 칭칭 말아 올리려는가 꽃 모양의 열쇠로 매일매일 하늘 문을 훤히 열 때까지 까만 기다림만 점, 점, 점 --- 「나팔꽃」 중에서 모진 풍파 견뎌낸 묵언의 동공하늘 휘어버린 초승달은 어머니 모습일까 접동새 울음 울어 먼 하늘을 배회하네 천태만상 모든 일 첩첩이 고이 접어 들녘 지난 봄바람이 수초 앉은 호수에 눈물이 가슴 할퀴는 바람이 되셨네 --- 「어머니」 중에서 늦가을 하얀 바람 불어왔는지 새벽 첫 눈이 내렸어요 누군가의 그리움이 컸던 까닭이었을까 밤사이 내려 산들에 솔 솔 앉았나 봐요 고즈넉한 산 풍경 오고 간 사람 흔적은 없고 무성한 별들이 지던 자리 밤하늘을 난무하던 하얀 백조 날개 짓에 눈방울들이 내렸어요 나무 가지에 이를 때마다 이름 모를 첫눈꽃이 피었나 봐요 녹아들지 않은 새벽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바라만 보는 흰 화선지 속의 그림 하늘 모퉁이 명이 다하여 지는 별들도 말하려는 듯 울먹이는 별들이 마지막 순간에는 독백을 하나 봐요 은빛 숫눈길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숲길 --- 「첫눈」 중에서 어느 날 문득 내게 손 내민 건 너 꽃 분홍 날개옷 여덟 갈래 옴추린 꽃술 뾰로롱 물고 나비처럼 날아온 너 처음 내민 손이라 부끄러웠겠지 처음 웃어주는 미소라 겸연쩍었겠지 그래도 용기 내어 초록잎사귀 목메어 흔든 건 너의 작은 사랑 빛 표현 갈바람에 꼿꼿이 버티며 가냘픈 미소로 반기는 너 --- 「코스모스에게」 중에서 향기 있는 꽃도 아니며 솔 향 그윽한 나무도 아니지만 당신을 바라보는 빛 고운 파랑새 새벽에 눈뜨는 당신에게로 기도하는 당신에게로 향한 날개를 펴네요 무심히 날아서 눈길 한 번 가져온 것이 그만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네요 하루가 시작되는 첫날에 당신의 마음 속 들여다보고 싶어서 매일매일 당신에게로 날아가네요 매일 매일 꽃을 물고 날아가네요 --- 「파랑새」 중에서 여름날 이른 아침에 동이 트면 아련히 피는 연꽃들 홍련은 청초한 소녀처럼 여리게 꽃잎을 열고 백련은 영롱한 소년처럼 바람에 꽃등을 펴고 진흙 속에서 피어났어도 순결하며 호수 물결 위를 잔무늬 일게 하는 꽃말처럼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춤사위 고아한 연꽃 꽃잎들 --- 「연꽃」 중에서 아침엔 사랑의 순간에서 눈뜨며 밤엔 사랑의 영원에서 눈을 감는다 아침에 동 터 올 때의 사랑은 침묵을 깨우는 사랑이고 밤에 별이 뜰 때의 사랑은 이미 내 가슴에 피인 너를 하늘가에 고요히 꺼내어 밤마다 하나씩 별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 「별」 중에서 우리 집 앞 들판 너머 논두렁 지나가면 벌 키우는 곳이 있어 소문에 거기 벌들이 가끔씩 우리 마을 집으로 떼 지어 와서 살다가 사라지곤 하는데 내가 이름 지어 주기를 벌이 직접 지은 꽃집이라고 마치 아주 작은 꽃이 아래를 향해 핀 듯 한 모양이었어 우리 집 2층 계단 내려가는 구석진 칸에 꽃 벌집이 조그맣게 보였더랬어 귀여워서 놔두었더니 한 둬 마리가 드나들고 있는 거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벌 꽃집이 망가져 있었어 안타까운 마음에 멍하니 한동안 그 벌 꽃집을 응시했는데 벌들의 발길은 끊기고 날갯짓은 햇살의 모퉁이로 사라졌지만 그때의 가족 벌들은 아기 벌은 어디로 갔을까 --- 「꽃 벌집」 중에서 부끄러워 숨고 싶은 나의 이름은 풍선인형이랍니다 침묵하고 있다고 말 한마디 없다고 외면하지는 않으시겠지요 침묵만으로도 난 늘 정이 흐르고 말 한마디 없으나 난 늘 웃고 있으며 살갑게 흔들리지만 제 몸은 공기를 지탱한 사랑으로 만들어져 있답니다 날 만져보세요 제 심장에 귀를 대어 보세요 마음의 맥박을 들어보세요 영원히 죽는 법을 알지 못하는 나의 이름은 풍선인형이랍니다 --- 「풍선인형」 중에서 안개는 눈짓으로만이 오는 소리입니다 손짓하지 않아도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쳐 나와 흘러내리는 아픔의 음률입니다 공기를 타고 내리는 안개는 어쩌면 산을 넘고 호수 위 연꽃잎을 밟고 온 작은 손님입니다 새벽 숲속의 안개는 노래로 흐르는 내 눈물로 만든 흔적입니다 --- 「안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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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마리아의 시세계-
서정성과 성경적 이해를 중심으로 『시인, 문학박사』 조 선 형 Ⅰ. 들어가며 스위스 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의 인지발달 이론에는 어린이들이 특정 발달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가지는 사고 특성 중 하나로 인지발달 4단계 설을 주장한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서구의 아이들은 3단계의 물활론적 사고(animism)를 거친다고 했다. 첫 번째 단계는 가장 원초적인 물활론으로 주위의 모든 것에 생명이 있다고 본다. 주위의 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다고 주장하는 불교나 일부 힌두교의 입장이 이들과 비슷하다. 두 번째 단계는 운동하는 것에만 생명이 있다고 본다. 주로 4~6세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며, 이들은 생명이 있는지 없는지의 기준을 그 사물이 움직이는지 아닌지에 둔다. 이들에게 나무나 건물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생명이 없고, 동물이나 자동차는 움직이기 때문에 생명이 있다. 마지막 단계는 스스로 움직이는 것만 생명이 있다고 본다. 6~8세의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며, 이들은 인간이 움직이는 자동차나 인간이 던진 공은 생명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 움직이는 태양, 바람 등은 아직도 생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지적능력은 타고난 것이나, 그것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인지의 발달이라는 것이며, 아동이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성장함에 따라 변화한다는 개념에 기반 한다. 누구나 이 같은 어린 시기를 거치면서 어른이 된다. 가령 자동차가 고장이 났는데 “자동차가 피곤해서 쉬고 있나봐” 라고 어른들은 말하는가. 그런데 인지능력이 발달한 어른들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동원해 남다른 능력을 표출한다. 창의력을 지닌 어른이 시인이라면 언어를 표출하는 방법도 다를까? 다음의 시를 보자. 시詩란, 그냥 줍는 것이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 나태주, 「시」 나태주 시인은 “시詩란 무엇인가?” 라는 담론에 그냥 ‘마음의 보석’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그 보석은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져 있다는 것이다. 먼저 줍는 자가 임자인 것처럼 그냥도 주울 수도 있는 게 시詩라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여류 시인은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시집이란 틀을 감히 이용한다며, 바람 잦은 산길에 서서/산언덕으로 올라오는 이야기를 주우면/소나기 소리로 부딪치고 가는 바람이/왜 이렇게도 아픈지요..(중략) -(송미정 시인, ‘바람으로 쓰는 편지’ 부분 중에서) 시는 “바람 잦은 산길에서 산언덕으로 올라오는 이야기를 주울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김마리아 시인이 첫 시집 『아마릴리스 그녀의 기도문』에 120여 편의 보석들을 세상에 내어 놓습니다. 제목이 묵직합니다. 궁금합니다. Ⅱ. 머물며 우리 인간은 성인이 되었다고 아동 때의 발달단계를 벗어났다고 생각할 는지 모른다. 그러나 50대 아니, 그 이상의 연륜이 되었다 해도 여전히 사물을 보는 시선은 아동기 때와 달라질 것이 없다. 3세~6세 아이의 인식론, 즉 모든 사물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1단계와 움직이는 것은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2단계와 물활론적 사고체계에서 3단계 논리적 사고체계로 발달이 저절로 성인이 되면서 연장된 것뿐이다. 김마리아 시인의 시는 『아마릴리스의 기도문』에서 나온다. 마땅히 제1의 주제가 기도여야 한다. 기도는 신 또는 거룩히 여기는 대상에게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인간의 행위 양식이다. 일반적으로 스스로가 가야 할 길을 구하거나, 도움을 구하거나, 죄를 고백하거나,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목적으로 한다. 기도는 신성하게, 영이 가득한 말을 연속적으로 하는 형태이다. 신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표현하는 행동을 통틀어서 ‘기도’라 한다. 1. 시는 경건해야 한다 모든 사물이 살아 있다. 주위의 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다고 주장하는 불교나 일부 힌두교의 입장이 이들과 비슷하다. 시 평 139 느끼는 관점은 다를지라도 김마리아 시인의 「꽃의 기도」는 자못 경건하다 못해 간절하다. 청보라 빚 꽃 타래를 풀어서 만든 나의 여린 꽃 기도가 피어나게 하소서 밤이면 꺼질 줄 모르는 내 마음조차 선홍별이 되는 기도가 되어 가시별꽃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찔려도 아프지 않을 기쁨과 슬픔과 행복이 녹아든 눈부실 대로 눈부신 밤하늘 가에 왔다가 되돌아가는 길에도 성숙한 기쁨이 되어 꽃으로 꽃으로 상처가 되지 않도록 어루만지듯 피어나게 하소서 이쯤 되면 ‘꽃의 기도’는 비장하다. 가시별꽃은 국화과(Asteraceae)의 1년생 초본식물이며, 꽃을 둘러싸서 받치고 있는 가시 모양의 포엽을 가진 꽃이다. 찔려도 아프지 않을, 오히려 성숙한 기쁨이 되어 꽃으로 피어나고 싶다는 간절함이 140 아마릴리스 그녀의 기도문 이 시에 담겨 있다. 하지만 기도만 해서 되는가. 분명 응답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시인은 그 대상을 아마릴리스 꽃으로 삼았다. 아마릴리스는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인데 마치 백합꽃과 유사하다. 결단,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을 의미한다.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게 중량감을 느끼게 한다. 현대어에서 쉽게 사용하지 않는 ‘알현하다’란 말을 시어로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리따운 그녀의 이름은 아마릴리스입니다 꽃봉오리 곱게 핀 밤하늘이지만 어쩌다 오늘은 눈감기가 싫어져 꼿꼿이 등을 펴고 별빛 쏟아 부은 들창가로 나와 별들을 쓸었습니다 약한 내면에서 수세기동안의 홀로 디자인된 쓸쓸함이 저 하늘 돌아서가는 여울목으로 남았기에 그녀는 잠들지 못합니다 그녀는 첫여름보다도 강렬한 입술과 음악보다도 아름답고 깊은 귀를 가졌으며 마지막 겨울보다도 따스하며 고혹적인 가슴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되 뇌이면 뇌일수록 나긋나긋한 아리따운 그녀의 이름은 아마릴리스입니다 내 영혼 속에서 꺾어내어도 자꾸자꾸 싹이 트고야마는 것은 눈부신 아름다운 기도의 응답이었습니다 『아마릴리스』 전문 시인은 이 시에서 형태학적인 꽃의 피어나는 모습과 마침내 아름다운 꽃을 피어낸 것을 보고 마치 시인의 오랜 기도가 응답받은 것처럼 기뻐한다. 그런데 ‘아마릴리스’ 꽃에 관한 시는 이미 류시화 시인도 썼다. 시상詩想을 그리는 태도만 다를 뿐입니다. 류시화 시인은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캔버스에서 피어나는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앞서 영국 출생 미국 시인 드니스 레버토프(1923-1997)는 그의 「꽃 피우는 직업」 이란 시에서 아마릴리스의 개화 과정을 정밀하게 그렸지요. 자라는 것에 온전히 사로잡힌 그것은 아마릴리스 특히 밤에 자라며 동이 틀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아 바라보는 데는 내가 가진 것보다 약간의 인내심만 더 필요할 뿐 육안으로도 시간마다 키가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해마다의 성장을 자랑스럽게 뛰어넘으며 헛간 문에 키를 재는 어린아이처럼 착실히 올라가는 매끈하고 광택 없는 초록색 줄기들 어느 날 아침, 당신이 일어났을 때 그토록 빨리 첫 번째 꽃이 핀다 혹은 짧은 머뭇거림의 한순간 막 피어나려는 것을 당신은 포착한다 다음 날, 또 다음 날 처음에는 새끼 망아지처럼 수줍어하다가 셋째 날과 넷째 날에도 망설이다가 마침내 그 튼튼한 기둥 꼭대기에서 의기양양하게 꽃이 피어난다 만일 사람이 저토록 흔들림 없는 순수한 추진력에 이끌려 한눈팔지도 서두르지도 않고 온 존재로 꽃을 피울 수 있다면! 우리 자신을 가지고 꽃을 피울 수 있다면, 불완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꽃을 불완전한 것조차 감추지 않는 꽃을! 김마리아 시인과 드니스 레버토프의 시의 공통점은 둘 다 긴 시라는 거다. 아무리 시가 길어도, 시인은 때로는 자신이 말하고 싶어 하는 두세 줄의 문장을 쓰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긴 시를 쓴다. 내 영혼 속에서 꺾어내어도/자꾸자꾸 싹이 트고야마는 것은/눈부신 아름다운 기도의 응답이었습니다 (김마리아, ‘아마릴리스’ 부분 중에서) 만일 사람이 저토록 흔들림 없는/순수한 추진력에 이끌려/한눈팔지도 서두르지도 않고/온 존재로 꽃을 피울 수 있다면! (드니스 레버토프, ‘아마릴리스’ 부분 중에서) 마치 아마릴리스가 봄부터 긴 꽃대를 꾸준히 밀어 올려 마침내 줄기 끝에서 한 송이의 선홍색 꽃을 피우듯이 두 시인은 침착하고 끈기 있게 아마릴리스가 피어나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2. 시의 대상은 생명이 있어야 한다. 운동하는 것에는 생명이 있다. 바람, 강물, 해, 자동차 등 따위에도 생명이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인간은 흙으로 빚어놓144 아마릴리스 그녀의 기도문은 존재다. 그리고 무생물에 입김을 불어넣었더니 흙이 생명을 지니게 되었다. 역설적으로 인간의 존재처럼 무생물에게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게 시인이기도 하다. 오므렸다 편 햇살들이 장미꽃잎이 되고 하얀 가슴에는 담을수록 꽃불처럼 환해집니다 여름의 의미가 없었다면 타들어가는 하늘도 땅으로 내딛는 빗물도 간혹 눈 속에 저미는 슬픔도 달이 되고 바람이 된다하여도 비목어의 전설처럼 될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아깝지 않으리 물결에 정화되어가는 또 다른 눈동자의 눈이 있기에 분분히 날리는 슬픔도 비목어의 전설 또 다른 얼굴이 없는 비목어의 승화 예각도 망각도 없이 두 눈이 하나로 봉인되어 치유되는 사랑이고 싶으리 『비목어』 전문 본시 ‘비목어比目魚’는 당나라 노조린의 시에 나오는 전설의 물고기로 알려졌다. 태어날 때부터 눈 하나를 잃은 물고기가 있었는데, 어느 날 자신처럼 한쪽 눈이 없는 물고기를 만나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는 전설이다. 둘이 하나를 이뤄야 비로소 온전해진다는 상징성 때문에 참된 사랑, 진정한 부부를 비유된다. 그런데 시인은 에둘러 “비목어의 전설처럼 될 수 있다면...” 하고 가정법을 쓴다. 아무리 천태만상이 자신의 뜻대로 될 수 없어도 전설은 전설이다. 류시화 시인도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서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사랑하고 싶다(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부분)”라 읊었다. 이 시에서 그는 “-싶다, -싶다, -싶다”를 5번이나 반복해 사용한다. 그 정도로 전설처럼 살아가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김마리아 시인이 가정법을 쓸 수밖에 없는 연유는 여타의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비는 사람들의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들을 동시에 소환한다. 주로 과거에 대한 회상을 떠올린다. 보통은 비가 오면 장소에 따라 또는 비의 양에 따라 사회의 통상적인 규칙이 혼란을 일으켜 많은 변화를 야기한다. 19세기 영문학에서 비(rain)는 열이 나거나 청혼을 받는 것을 의미하는 경향이 있었다. 조지 엘리엇은 The Mill on the 146 아마릴리스 그녀의 기도문 Floss 에서 “비는 사랑스러운 신사가 매력적인 이웃을 방문하고 그녀 옆에 머물 수 있는 완벽한 기회”라고 말합니다.비는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기도 합니다.비의 종류는 40여 가지나되는데 상황에 따라 정서는 변화할 수 있다. 마른 파도의 물결 적신 무지개 너머 유년의 추억을 데리고 비가 예까지 오나 봅니다 바람에 묶인 나무가 해마다 하늘에 열매를 걸어 두고 비만이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빗길로 그림의 행성들이 오선지를 이탈하며 넘나들며 비도 길을 내었습니다 푸른 물고기 떼 돌처럼 굳어져 적멸에 들기 전 짙어지는 구름 떼 뜨겁게 타고 있는 화인의 흔적 지친 가부좌로 앉아 비경의 생을 마감하려는 듯 비도 길을 내었습니다 비는 직각과 사선 내 심장의 오목한 곳에서 녹아드는 시 한 구절 하늘 닫힌 문이 열려 살아 있는 것이 그토록 아렸는지 비는 악보를 삼키고 뱉는 오케스트라 연둣빛 화두로 빗길을 트는데 비도 길을 낼 수 있나 봅니다 『비도 길을 내었습니다』 전문 시인은 자기에게 길을 내어 줄 정도의 비의 종류에 대해선 언급한 바가 없다. 다만 비의 형태는 직각과 사선으로 오는 비니만큼 는개비나 안개비처럼 가는 비는 아닐 것으로 짐작한다. 좀 세차게 바람을 동반한 작달비 정도는 되리라 추측한다.하늘 문이 열리고 살아있는 것이 아리고 악보를 삼킬만한 비인 것이다. 게다가 악보를 삼키고 뱉는 오케스트라를 빗는 비라니! 막연하지만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2번쯤이 아닐까요?이처럼 시어로서의 비의 존재는 가히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게 표출됩니다. 조병화 시인은 빗속에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과거가 있다. 그러면서 비오는 거리를 걸으면서 무언가를 생각하는 사람은 사랑을 안다고 말한다.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의 과거가...//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중략) ........ 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 부분 중에서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비를 맞으면서 안정을 찾는다고 하 는데, 하루 중에 아침에 내리는 비는 어떤 의미를 전할까요. 그이는 잔에 커피를 담았지 그이는 커피잔에 우유를 넣었지 그이는 우유 탄 커피에 설탕을 탔지 그이는 작은 숟가락으로 커피를 저었지 그이는 커피를 마셨지 그리고 잔을 내려놓았지 내겐 아무 말 없이 그이는 담배에 불을 붙였지 그이는 연기로 동그라미를 만들었지 그이는 재떨이에 재를 털었지 내겐 아무 말 없이 그이는 나를 보지도 않고 일어났지 그이는 머리에 모자를 썼지 그이는 비옷을 입었지 비가 내리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이는 빗속으로 떠나버렸지 말 한마디 없이 나는 보지도 않고 그래 나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울어 버렸지......자크 플로베르(1900~1977), 「아침 식사」전문 아침은 삶의 시작이지만, 지난밤의 시간과 단절을 의미하고 그 단절이 공간의 단절을 이끈다. 왜? 그가 떠나기 때문이다. 그것도 빗속을 걸으면서 비옷을 입고 떠난다. 비옷을 입었다는 것은 메마른 그이의 내면을 암시한다. 빗물에 이지러지지 않고 메마르게 있다는 것은 그녀의 눈물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것. 그래서 이 아침이, 이 시작이 더 아프다. 이렇게 이 시의 아이러니는 시작을 알리는 아침에 끝이 오는 이별이라는 점, 그래서 아침은 시작이 아니라 끝이라는 점, 관계의 시작이 아니라 관계의 끝이고, 그것은 삶의 시작이 곧 삶의 끝이라는 점에서 발생한다. 3. 시는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생명이 있다 시詩에도 생멸(生滅)이 있다면 어떤 시는 살고, 어떤 시는 죽은 것일 수도 있다. 생명이 있는 시는 그 안에 적절한 교훈이 들어 있다. 어떤 시는 깨우침을 주고, 또 어떤 시는 영혼을 일깨울 만큼 영감을 주기도 한다.필자는 영시를 통해 많은 감명을 받는데 유독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중에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과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서 서서(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가 내 가슴속에 오래도록 살아 있다. 읽히고 오래 기억나는 시가 좋은 시다. 김마리아 시인의 ‘유월이 지나는 길목에서’를 읽기 전에 먼저 로봇 프로스트의 생명력이 있는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중략) 그의 외침으로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었네 다만 건너편 절벽의 돌 비탈에 부딪친 물체가 멀리 떨어진 수면에 첨벙하고 떨어졌으며, 잠시 후 그것이 헤엄을 쳐 가까이 왔을 때, 그 자신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인간이 아니라 그것은 큰 수사슴으로 힘차게 나타났네, 출렁이는 물을 위로 밀어 헤치며 폭포처럼 물을 흘러내리며 뭍에 올라, 바위 사이를 거친 걸음으로 비틀거리며, 덤불숲을 거세게 헤치고 갔네 - 그게 전부였네.’....(로버트 프로스트/ 최선의 것 The most of it) 그의 이 시는 1942년 시집 “목격자 나무” (A witness tree)에 수록되어 있다.이 무렵의 프로스트는 정신적으로 아주 힘든 시기였다. 1934년 딸(Marjorie)의 죽음, 1938년 부인(Elinor)의 죽음, 1940년 아들(Carol)의 자살 등 연쇄적인 불행한 일이 거듭하면서 그는 삶의 고독과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항상 위안을 찾았던 대자연은 무관심하며, 전혀 생소하고 심지어 위험하게까지 여겨졌다.이 시는 시인의 고독한 심경과, 자신에게 전혀 응답하지 않는 우주와 자연의 질서에 당혹해하는 시인의 마음을 적었다. 하지만 그의 시 속에서 굉장한 생명력을 느낄 수 없는가. 절벽 아래 떨어진 물체가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큰 사슴(buck)이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것이 물속을 저벅저벅 걸어 나오는 장면을 상상해보라.위의 시 ‘최선의 것”(The most of it)이 갖는 제목 안에는 두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첫째, 시인은 삶에서 ‘가장 많은 것’(The most of it), 즉 최선의 것을 갈망하고 있다. 우주와 자연이 그러한 그의 욕망을 충족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다.둘째, ‘the most of it’ 은 흔히 ‘make the most of it’ 의 숙어로 쓰이며, 주어진 기회나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의미를 지닌다.시인은 삶에 대해 서로가 진실하게 반응하는 사랑을 원하고 있지만, 그러한 외침에 돌아오는 것은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공허한 메아리뿐이다. 김마리아 시인의 유월이 지나는 길목도 과연 그런가. 동공의 시어들이 낮엔 높은 하늘에 연줄을 띄우다가 밤엔 청자빛으로 온 몸이 파리하다 매혹적인 벌들이 배낭을 메고 꽃길을 오가는 한 나절의 물결은 색을 바꾸다가 노을이 채색되기도 전에 밤바다에서 흑조가 된다 아픈 기억 까맣게 해바라기 숲으로 들고 생각만으로 가둘 수 없었던 갈망은 숙성되지 못하고 세월이 가고 시간이 흐를수록 연둣빛 시어들은 밤하늘의 끝없는 고독이다 생명마저 망부석이 된다하여도 더욱 그리워지는 건 나의 간구가 너무나 절실한 까닭이다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은 내 속눈썹과 이마에 입맞춤하리라 모두가 잠들었을 때 유월은 간다 『유월이 지나는 길목에서』전문 시인의 기도문에 들어있을 간구가 뭘 지 궁금하다. 어쩌면 망부석이 된다 하여도 화자의 그리움은 채워지질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망부석이 웬 말인가. 그것은 집 떠난 낭군이 돌아오길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돌이 되어버렸다는 전설이 아닌가. 화자의 최선의 것은 기다림이다. 비록 그것이 채워지지 않는, 끝없이 이어질지도 모르는 갈망으로 남는다 해도 기다려야 하는 시인에겐 유월은 절실하고 고독하다. 어이하랴.세상에는 의외로 우연한 일이 운명을 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전엔 간판이 지금의 미디어 광고를 대신했다. 어떤 이름들은 오래도록 기억하기 좋은 것이 있다. 시의 제목을 어떻게 붙이냐에 따라 독자의 손을 이끌게도, 놓게도 한다.김마리아 시인의 ‘소나기’는 우리에겐 익숙한 단어다. 자연현상에서 일상으로 만날 수도 있고 소설이나 시의 제목과 시어로도 주주 접하는 친근한 말이다. 좀 거창하게 비유로 인생길에서 만나는 소나기도 있다. 이처럼 연상 법을 떠올리게 할 제목을 김마리아 시인이 들고 나왔다. 하늘에 꽃 문이 열리면 곱사등 노인의 젖은 적삼 위로 조각구름 내려앉아 목을 축인다 속삭이는 말보다 가장 큰 소리로 다가가서 고백하는 날이다 너를 부르면 삶의 날줄에 나를 향해 맨발로 와 닿는 너는 내가 꿈꾸던 기다림 본연의 색채에 오색무지개 타는 목소리 하얀 물새처럼 춤을 추듯 유리창 너머로 도란도란 꽃들의 함성 갈망을 적실 탱탱한 심장소리 하루가 해갈을 하고 허물을 벗는다 『김마리아, ‘소나기’』 전문 이 시에는 탁월한 시문이 들어 있다. “하루가 해갈을 하고, 허물을 벗는다.” 우리말 표현의 묘미를 보는 듯하다. 그리고 “부르면, 나를 향해 맨발로 와 닿는 내가 꿈꾸던 기다림의 존재”가 바로 ‘너’란다. 필자가 그렇지만 일반 독자도 소나기 하면 벌써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로 달려갈 것이다. ....소년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 소나기가 뭐야? 응, 갑자기 쏟아지는 비란다. 그럼 어떻게 해야 돼? 잠시 비를 피했다가 비가 그치면 가면 된단다.”... 소년은 이 일 후에 소나기와 비를 구분하는 법을 배웠다. 소나기는 잠시 피하는 거라고. 소설은 소나기를 만나 전개되는 소년 소녀의 풋사랑 이야기가 중심 줄거리다. 빗발치는 소나기 속에 소년은 소녀를 등에 업고 불어난 개울을 건너 소녀의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지만 그 날 이후 소녀는 감기 때문에 죽었다. 자연의 비는 맞으면 옷이 젖고 감기가 들 뿐이지만, 인생에서 만나는 소나기는 죽음과 같은 참담한 상황까지 올 수도 있는 것이다.그런 면에서 생각하면,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의 첫 두 소절은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로 시작한다. 소나기란 제목이 갖는 유추다. 제목에서 벌써 오래 잊힌 기억속의 황순원 작가와 김유정 작가를 소환하여 찾아오게 하지 않는가. 소나기는 우리네 삶에서 친근한 서정을 주기도 하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시는 교훈도 주지만 자기 성찰을 하게 해준다. 가슴속에도 별이 뜬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가슴속에도 비가 온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우리의 가슴속 일기예보는 은빛곡선을 그리며 표현하는 당신의 사랑온도 가슴속에도 영혼의 햇살이 가슴 벽안을 채우며 피어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가슴속에도 하얀 눈이 고고히 내린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언 발로 달려와 따듯한 피가 흐르는 내 가슴속에 꼭 꼭 숨어있는 당신을 나만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이제야 알았어요』 전문 “이제야 알았어요”는 화자의 자아성찰의 내면의 발화이다. 일반적으로 자아성찰은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깊이 돌아보고 분석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회상에 그치지 않고, 과거의 행동, 생각, 감정 등을 되짚어보며 자신의 패턴과 선택의 다양성을 깨닫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이를 통해 개인은 자신의 가치관, 신념, 감정 상태 등을 명확히 인식하게 되며,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마음의 눈을 통한 성찰이 필요하다. 맹자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게 된 ‘마음(心)’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부에 있어서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일은 잃어버린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너 자신을 알라”고 외치던 소크라테스나,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자기 자신을 찾아 자기 자신이 될 줄 아는 일”이라고 말했던 몽테뉴 역시 진정한 자기 찾기, 즉 자기인식이야말로 우리의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임을 역설했다.이 마음의 눈을 지닌 사람이 시인이 아닌가. 또한 마음을 담은 곳이 가슴인데 김마리아 시인의 가슴속에는 별이 뜬다. 그런가 하면 사랑의 온도까지 잴 수 있는 일기도 예측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가슴속은 눈까지 내리는 날에 “언 발로 달려와/따듯한 피가 흐르는 내 가슴속에/꼭 꼭 숨어있는 당신”이란 존재를 시인만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다.기왕에 시인의 가슴속에 별이 뜬다 했으니 별 이야기 좀 더 하고 가자. 별빛 아래에서의 고백은 그 어떤 것보다도 로맨틱한데 시인들은 종종 별을 통해 마음속 깊은 감정을 풀어내곤 해왔다. 그들의 시를 읽다 보면 마치 별과 대화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별은 단순한 천체가 아니라, 우리의 꿈과 소망과 사랑을 담고 있는 존재이다. 작가들은 별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탐구하고, 인간 존재의 고독을 이야기한다. 남을 따라서 살 일이 아니다/네 가슴에 별 하나/숨기고서 살아라/끝내 그 별 놓치지 마라/네가 별이 되어라.......... 나태주, 「너는 별이다」 중에서 나태주 시인은 마음에 별이 있는 사람의 인생은 무엇이 달라도 달라야한다는 것이다. 별이 인생의 길잡이 같은 존재일 수 있으니까, 인생에서 별의 존재는 엄청나게 소중한 존재이다.사람들에게 별의 느낌은 밝고 기쁘기도 하고 슬프고 아프기도 하다. 왜일까? 별은 멀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치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먼 데서 또 빛이 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절대적 거리는 때로는 소망과 환희를 낳기도 하지만 그만큼 절망과 허무를 낳기도 한다.그런데 가끔은 시인이 절대자와 대등한 권능을 가진 존재란 생각이 든다. 김마리아 시인의 ‘별’에는 벌써 그런 기미가 보인다. ...(중략).. 이미 내 가슴에 피인 너를 하늘가에 고요히 꺼내어 밤마다 하나씩 별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김마리아, ‘별’ 부분 중에서 시인의 별은 사랑이다. 아침에도 밤에도 도시 떠날 줄 모르 는 온전한 사랑인 거다. 이미 가슴속에 들어와 있는 사랑을 밤하늘 하나씩 별을 헤듯 꺼내어 만들어 낸다. 불타는 언약이 깊을수록 사막 한가운데는 바람이 인다 백지장처럼 뉘인 모래톱에서 모진 바람이 일수록 물 한 방울의 은총이 없는 눈물 마른 가시들이 돋는다 태고부터 팽팽한 긴장감 돌아 마음을 접고 펴는 사막에서 하늘 위로 피워 올리는 강인한 사브라 미풍의 안락함을 땅 끝에 묻고 아이러니한 삶에 생멸을 거듭하여도 기억하리라 내가 너를 꽃 중의 꽃으로 피어남을 (김마리아,「선인장」 전문) 김마리아 시인은 이 시에서 두 개의 묵직한 시어 ‘언약과 사브라’를 던져주었다. 언약은 끝맺는 말에서 언급하겠지만 사부라와 함께 성경적 해석의 이해를 요하는 시어들이다.‘사브라’의 사전적 의미는 통칭 이스라엘 태생의 이스라엘인(건국 후에 이주해 온 이스라엘인과 구별하기 위해서 쓰는 말)을 말한다. 유대인들은 자기 자식을 선인장 꽃의 열매에 비유해 “사브라” 라고 한다. 그것은 사막의 악조건에서도 꽃 피우고 열매 맺는 강인한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열매 맺었다는 것은 피나는 고통과 사랑의 결과물임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겪는 거친 바람과 시련도 훗날 꽃으로 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성장통과 같은 고비를 넘는다.유대인들에게는 이것은 신념이자 잠언 같은 존재이다. 그러니 이들이 겪는 고난은 오히려 희망이었고 고통은 꽃을 피우는 과정에 불과할 뿐이다.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질곡의 추억들이/시샘하는 바람에 부딪히는 두 다리가/허공을 헤집고 어디로 항해 하는지/눈부신 전조등에 모여든 봉긋한 동공이/물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조차/한 번쯤 기억 밖으로 꺼내 보이며/추억을 걸어가는 너의 이름은 사브라/중략....(윤외기, 「너의 이름은 사부라」 부분 중에서) 이 시는 윤외기 시인이 강변을 거닐다가 문득 스치는 기억들을 추억하며 하나하나씩 꺼내본 상념들이다. 그의 시에서 고난의 꽃을 피울만한 사브라의 이미지는 없다. 그런데 김마리아 시인에게는 웬지 모르게 냄새가 나는 듯하다.불타는 언약의 도입부가 심상치 않다. 그리고 3연에서 비장하게 “태고부터 팽팽한 긴장감 돌아/마음을 접고 펴는 사막에서/하늘 위로 피워 올리는 강인한 사브라” 를 외치더니, 마지막 연에서 “기억하리라 내가 너를/꽃 중의 꽃으로 피어남을” 하고 의지를 다지지 않는가. 기도문에 들어갈 자신과의 언약이다. Ⅲ. 나가며 김마리아 시인의 시집에는 두 개의 큰 화두가 있다. 즉, 하나는 기도문이요, 다른 하나는 언약이다. “언약言約 covenant 은 사전적 의미는 ‘말로써 약속하다’는 말인데, 성경에서 말하는 의미와 형태는 좀 다르다. 다시 말해서 언약은 쌍방 간의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약속(계약, 맹세).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간의 약속이 주류를 이룬다. 성경은 특별히 하나님께서 인간과 인격적으로 맺으신 구원 언약(testament)이 중심 주제이다. 다만 신구약의 언약의 의미가 차이가 있다. 구약 시대 언약을 체결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자신보다 더 큰 권위를 힘입어 맹세를 했으며, 언약 체결 후 선물을 교환하거나, 잔치를 베풀거나, 손을 들거나, 신발을 벗거나, 악수를 함으로써 그 언약의 신실한 이행을 약속하였다[네이버 지식백과, 언약(言約, covenant) 참조)]” 신약성경에서는 주로 하나님의 구속적인 사랑을 나타내는 도구로서 언약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고, 특히 그 언약의 증표로서 구약의 선지자들이 예언한 바 있는 메시야 예수를 통한 새 언약)이 소개되고 있다.결론적으로 김마리아 시인의 첫 시집 『아말리우스의 기도문』의 결말은 두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억하리라 내가 너를/꽃 중에 꽃으로 피어남을” 흔히 골프에서 아마 선수가 기본기를 습득한 후에 필드에 나가 정식으로 18홀 또는 9홀을 처음 경험하게 될 때 “머리 올리다”는 말을 쓰는데, 처음으로 정식 라운드를 도는 것을 말한다.무엇보다 이 시집은 하늘에 계신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정의 마음을 담아낸 시집이다. 제게 그토록 그리운 존재는어머니였습니다. 시詩에게 가까이 가는 일은 어머니를 만나기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시인의 말 중에서)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 중앙도서관 옥상에 ‘사색의 정원’을 꾸며 놓았다. 하늘과 바람을 품은 정원에 도서관 이용자들이 잠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만든 쉼의 공간이다. 도서관서가(書架)에 김마리아 시인의 첫 시집 『아마릴리스 그녀의 기도문』이 꽂히고, 그 시집을 뽑아 읽어줄 독자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